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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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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2년 전에 적은 글을 다시 읽었습니다. 어제 잠들기 전에도 그리고 아침에 일어난 후에도... 오늘은 그 친구가 우리 곁을 떠난지 2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참 가물던 여름의 끝자락에 그날도 단비가 내렸는데 오늘도 여전히 비가 내립니다. 그를 그렇게 보내고 한순간도 잊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여전히 그가 생각납니다. 어려운 데이터 분석 문제를 접했을 때도 그가 있으면 조언을 구할텐데라며 생각났고, 해변의 모래사장을 보면 그 친구의 아들이 좋아했던 모래놀이가 생각나서 그가 떠올랐고, 죽음이라는 관념의 문제를 만나면 그라는 실제와 대면하기도 했고, 어느날 아침에 문득 또는 잠들기 전에 문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떠났지만 여전히 제 머리 속에서 살아숨쉬고 있습니다. 사실 아버지의 죽음보다 더 큰 충..
사는 것 '사는 것'에 관해서 더 깊이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모든 이슈나 상황 속에서도 경제만을 갖다붙이는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인간이라면 그저 산다는 것 그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잘 사는 것도, 먹고 사는 것도, 함께 사는 것도 아닌그저 산다는 것 그 자체에 집중하고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메르스 사태에서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말하고세월호 이슈에도 경제가 죽는다고 말한다.경제가 죽고 사는 주체나 객체인가도 모르겠다.그저 사람이 죽어가는데 잘 먹고 사는 걸 걱정한다.잘 먹는 것에 앞서 그저 산다는 것에 집중하자.사는 것이 해결된 이후에 잘 먹고 사는 것도 가능하다.일단 살고 보자.
광고는 서비스다. 최근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던 팀에서 광고를 제공하는 팀으로 트랜스퍼를 했습니다. 제가 하는 기본 업무의 성격을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기존에 검색, 쇼핑, 미디어 관련 데이터 분석 업무에서 광고 관련 분석으로 바뀐 것 뿐입니다. 오랫동안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지며 지켜봐왔고, 다른 서비스 분석 업무를 진행하면서 광고도 주의깊에 살펴봐왔습니다. 광고를 중심으로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에 나름 조예가 있다고 자부하지만, 외부인의 시각에는 한계가 분명 있습니다. 어쩌면 이 글에서는 그런 외부인의 한계로 인한 오해를 배설할 수도 있고, 앞으로 비즈 업무를 대하는 자세나 방향성에 대한 다짐일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업계에는 나름 내부 알력 싸움이 있습니다. 서비스를 담당하는 쪽과 돈을 버는 (보통 광고..
천번째 생각 2008년 9월에 처음 티스토리를 개설하고 1000번째 글입니다.중간에 특정 시리즈의 글 약 80개 (중요한 글은 아님)를 삭제해서 사실상 922번째 글이지만,인덱스 상으로 1000번째의 글입니다.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서 개설했던 블로그인데, (누적PV는 50만이 채 되지 않음)최근 매일 2~300명씩 꾸준히 방문해주셔서 참 감사합니다.아무도 관심이 없을 듯한 주제의 글에 깊이도 없이 장난치듯 적었는데...때로는 더 많은/좋은 정보가 있었더라면 또는 더 깊은 통찰이 있었더라면...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지나가는 일상을 기록하고 생각을 정리하려던 원래 취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습니다.짧은 글에 짧은 생각이 담기고 긴 글에 긴 생각이 담기지는 않습니다.형식이나 길이 또는 표현을 떠나서 ..
이렇게 살다간 죽는다 아침에 출근해서 조식을 먹고 양치를 하러 가는 중에 문득 '이렇게 살다간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났다 (했다가 아니라 났다). 최근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몇 주를 계속 달려오고 있다. 눈이 충혈돼서 이물감을 느끼면서 인공눈물에 의지하면서 지낸지가 한달이 넘었고, 입술 주위가 부릅 트서 피가 계속 난지도 수일이 지났다. 어느날 피곤해서 일찍 잠들었는데 꿈에서 맵리듀스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깨버린 적도 있다. 전체로 봐서는 중요할 수도 있으나, 나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일들은 계속 발생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계속 받는다. 그럴 거면 대안이나 바른 방법을 제시해주든가... 그러지도 못하면서 스트레스만 주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작년에 친하던 ..
불평은 쉽고 행동은 어렵다 요즘 날씨 때문에 불만이 많습니다. 제주에 살면 깨끗한 자연과 더불어 산다고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날씨 변화가 심합니다. 그래서 흐린 날도 제법 많습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초)미세먼지 때문에 일기예보는 맑다고 하지만 실제 파란 하늘을 구경하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단순히 날씨가 흐리고 미세먼지가 많다고 불만인 것이 아니라, 주중에는 날씨가 좋은데 주말마다 날씨가 나빠진다는 점이 불만입니다. 마음먹고 사진을 찍으러 나가야겠다고 계획하지만 막상 토요일 아침에 날이 흐리면 의욕이 떨어집니다. 안개나 비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싶은 것이 욕심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주말에는 날씨가 흐린데 월요일이 되면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출근하려고 문을 나서는 순간 기분이 좋..
2014, 정성적인 삶을 시작하다 여느 때와 같은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하루에 의미를 부여한다. 어제와 같은 하루인데 어제와 다른 하루다. 그렇게 2014년이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말을 하고 2014년에 이루고 싶으 새해 소망을 적는다. 나는 특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가 않지만, 모두가 그렇게 들떠있으니 나도 뭔가를 적어야할 것같아서 글을 적는다. 나에게 새해 소망이나 목표라는 것이 있을까? 딱히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러나 그냥 떠오르는 한 단어가 있으니 바로 ‘정성적’이라는 거다. 즉, 정량적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모든 것이 수나 양으로 정량화되는 삶에 지쳤다. 미리 정해진 목표만큼 채우면 성공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되어버리는 이 시대에 지쳤다. ..
2013년, 나는 살아남았는가? 나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 더 정확히는 작년 대선 결과를 보고 나서 -- 2013년도의 목표를 '살아남기'로 정했다. 그래서 2013년 첫 포스팅의 제목을 '2013, 살아남아라.'로 정했다.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그 글을 찾아서 읽는다. 과연 나는 지금 살아남았는가? 치열하게 살아남기로 다짐했지만 지금은 그저 가느린 산소호흡기에 기대어 연명하고 있을 뿐, 자생으로 살아남지는 못한 자가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위로 아닌 위로를 얻는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살아남은 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이다. 11월 어느날 이 글을 적으며 한해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채워넣는 지금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한장의 대자보가 세상이라는 큰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