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같은 또 하루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하루에 의미를 부여한다. 어제와 같은 하루인데 어제와 다른 하루다. 그렇게 2014년이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말을 하고 2014년에 이루고 싶으 새해 소망을 적는다. 나는 특별히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가 않지만, 모두가 그렇게 들떠있으니 나도 뭔가를 적어야할 것같아서 글을 적는다.
나에게 새해 소망이나 목표라는 것이 있을까? 딱히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러나 그냥 떠오르는 한 단어가 있으니 바로 ‘정성적’이라는 거다. 즉, 정량적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모든 것이 수나 양으로 정량화되는 삶에 지쳤다. 미리 정해진 목표만큼 채우면 성공한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이 되어버리는 이 시대에 지쳤다. 그냥 나는 나로써 자유롭게 살고 싶은데, 주변의 시선이나 바람이 너무 무겁다. 그래서 바로 나답게가 아닌 나로 살아보자는 것이 일종의 소망 아닌 소망으로 정했다.
정성적인 삶 또는 정성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른다. 그냥 떠오른 단어를 적어놓고 이게 뭘까?를 고민하고 있다. 그냥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보고 그렇게 살아보는 것이 어떨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대한 표시일 수도 있다. 정해진 잣대도 없이 그저 재미있게 살았으면 너는 이 생에서 즐거운 삶을 았았다라는 인증을 해주면 좋겠다. 연봉은 얼마를 받고 어떤 직책으로 승진을 하고 차는 몇 CC를 타고… 그런 식의 가치 아니 가격 판단의 시대에서 탈피하고 싶다.
책을 몇 권을 읽겠다 블로그글을 몇 편을 적겠다 새로운 기술이나 언어를 몇 개 배우겠다 등의 목표에서 탈피해서 오로지 즐겁고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수와 친해야하는 직업을 가져서 그런지 몰라도 늘 숫자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반편생을 그런 압박 속에서 살았다면 이제는 좀더 자유로워도 될 것같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도 좋지만 그냥 정처없이 표류해보는 삶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이런 시대일 때 그런 삶을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세대와 동떨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고 연결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내 삶이 실패가 되어도 좋다. 삶에는 좋은 본보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교사도 필요하다. 성공하면 누군가에게 본보기가 되고 실패하면 또 누군가에게 반면교사가 되면 된다. 그러나 누구의 삶도 성공과 실패로 나눨 수가 없다. 그냥 그 삶으로써 의미가 있다. 숫자와 목표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지만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면 성공도 실패도 없다.
원래 계획이나 생각을 가지고 적기 시작한 글이 아니니 그냥 생각이 산으로 가고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런 삶을 살아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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