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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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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디자인보다 더 나쁜 건 그것에 익숙해지는 것. 어제 아침에 출근해서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든 생각입니다. 3월에 다음스페이스.1으로 사무실을 이전했는데, 벌써 6개월이 지났습니다. 초반에는 새로운 사무실에 대한 기대감도 컸지만, 사려깊지 못한 몇몇 이상한 설계/구조 문제로 글도 몇 편 적었습니다. 그 사이에 몇 가지 개선된 것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것들은 여전히 불편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디자인은 어떻게 보여지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다"라는 故 스티브 잡스의 인터뷰 내용은 이럴 때면 늘 생각납니다. 처음부터 디자인을 잘 해놓았다면 불편함도 못 느꼈을테고, 굳이 만들어진 것을 다시 바꿀 필요도 없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나면서 불편한 곳들은 자연스레 피해서 다니고 이곳저곳 이동을 하면서도 최적 길..
발표는 왜 어려울까? 살다보면 대중 앞에서 발표를 해야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수백명이 모이 컨퍼런스에서 키노트를 담당해야할 때도 있고, 네다섯명의 프로젝트 그룹에서 진행사항을 공유할 때도 있고, 때로는 한명의 청자를 위해서 제품의 사용설명을을 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청산유수로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발표 시간이 다가올수록 긴장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발표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겠지만, 남들이 보면 발표를 잘 하는 사람도 늘 긴장감과 두려움을 가진다는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그리고 회사 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어느 정도 발표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하지만, 발표할 때마다 매번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발표/프리젠테이션이 어려운 걸까요?발표를 잘 하는..
프레임에 갇힌 지식인들 어제 적었던 글 밑에 심각한 댓글이 달렸습니다. 회사의 UX를 담당하는 팀의 팀장님께서 글을 남기셨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다시 강조하지만 이전 글은 UX디자인 방법론이나 프로세스의 무용론을 설파한 것이 아니라 그런 정형화의 틀에 갖혀버릴 수 있는 지식, 즉 사고의 고착화에 대한 우려였습니다. 평소 무제한에서 오는 창의력과 창발성 못지 않게, 제한에서 오는 창의력의 중요성을 늘 강조했습니다. 특정 프로세스가 사고의 과정을 효과적으로 유도해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역으로 특정한 패턴으로 사고가 정해져버릴 수도 있습니다. 넛징 Nudging이라는 것이 그래서 유용하면서 무서운 것입니다.지금은 조금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텍의 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보통 4학년 여름) 방학 중에 ..
기획은 공학이 아니잖아요. 2주 전에 최근에 런칭한 서비스에 대한 향후 방향성 및 기능보강을 위한 워크샵이 열렸습니다. 제가 직접적으로 참여해서 만든 서비스는 아니지만, 사내에서 이래저래 쑤시고 다녔더니 '그러면 니가 직접 해봐'라는 식의 오더가 내려온 듯합니다. 그래서 20명정도의 서비스 담당자와 마케팅, 개발, UX 담당자들이 모여서 1박2일 동안 열띤 토론을 버렸습니다. 먼저 참가자 별로 해당 서비스에 대한 3분 스피치를 하고, 비슷한 내용의 사람들끼리 3개조로 나눠서 더 구체적인 안을 내도록 했습니다. 그런 후에 취합된 내용을 모두에게 발표를 하고, 또 각 서비스 개념/방향에 대해서 칭찬/비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UX팀에서 워크샵을 주관을 했습니다.개별 조모임을 시작할 때, 사내외에서 IT기술트렌드에 말빨이 있으신 유명 ..
인터넷 공간 구분 지난 토요일에 김녕성세기해변의 쓰레기를 치우는 자원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일단 이렇게 자랑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점심휴식시간에 맞춰서 제 얼굴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여름 내 시커멓게 탄 얼굴, 추석 전이라 여전히 장발, 지난주 GET4에 동참하여 깎지 못했던 수염, 그리고 퇴약볕에서 청소를 하기 때문에 주최측에서 나눠준 밀집모자를 쓰고, 마지막으로 선글라스를 똬악. 대강 그림이 그려지시나요? 그런 몰골의 사진을 찍어서 제 페이스북에 올리고 프로필 사진도 변경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논란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나, 근래에 그런 뜨거운 관심은... 마지막에 댓글로 '여기는 스스로 광대가 되는 공간'이라고 글을 남겼습니다. 바로 이 댓글에 대한 글입니다.인터넷 공간을 크게 4개로 구분할 ..
중독된 사람들 마약같은 삶 지난 목요일 이야기입니다. 14호 태풍 덴빈이 뒤늦게 한반도를 찾아왔습니다. 그날 아침에 마플 메시지를 무진장 기다렸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15호 태풍 볼라벤이 제주도를 향해 급하게 올라오던 월요일 오후에 강제퇴근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화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바람이 셌기 때문에 공지가 있기 전에는 출근을 늦추라는 마플 메시지가 왔습니다. 수요일 밤에 조금 늦게 잠들었기에 목요일 아침에 매우 피곤했습니다. 그래서 덴빈의 영향으로 또 출근을 좀 늦추라는 메시지가 오지 않았을까하는 설레는 마음으로 마플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메시지가 없었습니다. 동료들과 대화를 해보니 저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습니다.월급쟁이 직장인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25일일 겁니다. 바로 월급날이기 때문입니..
서비스는 왜 복잡해지는가? 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등장하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고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는 몇 안 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앱이 가세하면서 더 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하지만 그럴 수록 더 제한된 서비스만 계속 사용하게 된다. 내게 꼭 필요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아니라면 눈길 한번 주기도 어렵다. 새로운 것들을 테스트해보고 손에 익히기 보다는 그냥 포기하고 손에 익은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편이 더 낫다. 새로 나온 서비스들이 기존의 것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다양한 새로운 기능들로 무장하면서 더 복잡해지고 무거워져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앞서 말했듯이, 기존의 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를 꽤하기 위해서 새로운 서비스들은 다양한 기능들을 하나둘 추가하게 되고, 그렇게 될 수..
생산적 잉여가 되자 언제부턴가 '잉여'라는 단어가 좋은 뜻으로 해석되다. 예전에는 잉여라고 하면 나머지 공부를 하는 사람이나 아니면 동네 놀이에서 깍두기같이 핵심 멤버가 아닌 사람을 뜻하거나 아니면 뭔가를 만들고 남은 짜투리같은 어감이었는데, 요즘은 뭔가 자신만의 취미 생활을 폼나게 하고 가족들에게도 헌신적인 뭔가 럭셔리한 느낌을 받는다. 맨날 야근을 하고 주말에는 쇼파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 그런 산업화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라,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칼퇴근을 해서 어학이나 여러 기술들을 별도로 습득하기도 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캠핑도 가고하는 그런 책임감있고 가정적인 그런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른다. 잉여는 여유로움을 뜻하고 잉여는 자유로움을 뜻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잉여로운 사람이라면 남는 시간과 자원을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