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인터넷 서비스들이 등장하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고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는 몇 안 된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모바일앱이 가세하면서 더 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하지만 그럴 수록 더 제한된 서비스만 계속 사용하게 된다. 내게 꼭 필요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가 아니라면 눈길 한번 주기도 어렵다. 새로운 것들을 테스트해보고 손에 익히기 보다는 그냥 포기하고 손에 익은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편이 더 낫다. 새로 나온 서비스들이 기존의 것들과 경쟁하기 위해서 다양한 새로운 기능들로 무장하면서 더 복잡해지고 무거워져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
앞서 말했듯이, 기존의 경쟁 서비스들과 차별화를 꽤하기 위해서 새로운 서비스들은 다양한 기능들을 하나둘 추가하게 되고, 그렇게 될 수록 서비스는 복잡해진다. 사람들이 많이 착각하는 것으로 더 많은 기능을 가진 서비스가 더 완성도 높은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더우기 네이버나 다음과 같이 포털에서 나온 서비스들이라면 기존의 서비스들과의 연계하는 것까지 고민해야하기 때문에 더 많은 기능들을 넣게 된다. 많은 기능을 넣다보니 제한된 화면에 모두 보여줄 수가 없어서, 2, 3 단계로 기능을 숨겨서 제공해주기 때문에 정작 내가 필요한 기능이 어디에 숨어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힘들다.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하는 것 자체는 어쩔 수 없다지만, 과연 그 새로운 기능들이 꼭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짧은 식견으로 판단하건데... 새롭게 추가되는 많은 기능들이 '필요한 기능'이 아니라, 그저 '필요할 것같은 기능'들이다. 기획 단계에서 이런저런 기능이 필요할 것같지 않나?라고 생각하면 그냥 그게 진짜 필요한 것인지 또는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지 않고 그냥 일단 넣고 본다. 그렇게 한번 들어간 기능은 다시 빼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추가하기 전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한다. 그런데 일단 넣고 보자라는 생각이 많은 듯하다. 그렇게 그런 기능들을 넣는다는 기본 가정 아래 서비스/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에 정작 꼭 필요한 기본 버튼들이 바로 눈에 띄지 않거나 깊이 숨겨져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인스타그램을 처음에 많이 사용했다. 초기 앱에는 기본 필터가 7~8정도 밖에 없어서 사진을 찍고 나서 어떤 필터를 이용할지 바로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17개의 필터가 제공되기 때문에 더 다양한 사진편집이 가능하다. 그런데 정작 사용하는 필터는 2~3에 불과하고, 더우기 필터가 추가된 이후로 인스타그램의 사용빈도가 더 줄어들었다. 물론 Path와 핀터레스트 등을 함께 사용하게 된 것도 인스타그램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사실 나는 사진을 찍은 후에 콘스트라스트와 밝기만 조정해서 올리고 싶은데... 그래서 핀터레스트의 사진공유 기능을 좋아했다. 그런데 이번에 업데이트되면서 이 기능일 빠져버렸다. 회사의 몇몇 개발자들이 개인 시간을 할애해서 Pix라는 사진편집앱을 만들어서 배포했다. 미리 만들어진 몇몇 필터를 조합해서 사진을 보정할 수 있다. 그런데 필터가 너무 많아서 처음 두세번 사용한 이후에 그냥 방치되고 있다.
기획 단계에서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초기 개발 이터레이션을 돌다보면 조금씩 아쉬운 기능들이 있다. 그러면 또 그런 기능을 넣는다. 인스타그램에서 필터가 더 추가될 수록 사용성이 떨어지고 초기의 간편한 편집 및 공유하는 핵심을 잃어버렸다. 꼭 필요한 필터가 아니라, 필요할 것같은 필터를 추가함으로써... 어쩌면 Pix도 지금처럼 그렇게 복잡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 거다. 그런데 하나둘 추가하다보면 이것저것 부족한 점이 보이고, 그러면 또 추가하고... 그런 과정이 반복되었을 법하다. 그 결과가 바로 서비스/앱이 복잡해져버렸고, 그래서 사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들을 봐도 Pix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테스트용으로 몇번 사용되다가 최근에는 본적이 없기 때문에 나만 그런 거는 아닌 듯하다.
한번 추가된 기능을 다시 빼버리기는 어렵다. 필요할 것같아서 넣은 기능들이, 한번 들어가면 불필요한 기능이 될 수가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필요할 것같은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만 추가했어야 한다. 복잡해진 서비스를 다시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어쩌면 그냥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늘 염두에 두는 마인드셋 하나 'Don't Add One Unless Subtract Ano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