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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겟인제주 GET2] GET, 다음 그리고 나

GET (Great Escape Tour)에 대한 일곱번째 소개글입니다. 첫번째 글에서는 GET에 대한 개괄과 간략한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참조. 음악과 함께 여행을 떠나자 Great Escape Tour), 두번째 글에서는 GET의 (제주도) 생태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참조. 자연을 얻다 (GET 여행)).  세번째 글에서는 GET의 메인이벤트이고 중심주제인 음악과 공연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참조. 그곳에 가면 음악이 있다 (GET 공연)).  네번째 글에서는 GET의 세번째 꼭지인 강연을 중심으로 소개했습니다. (참고. 삶을 깨우다 (GET 강연)) 그리고 다섯번째 글에서는 GET의 2박3일 간의 일정의 재구성해봤습니다 (참조. 일상에서의 탈출 GET Season 1 Episode 2) 지난 여섯번째는 GET에 참가한 여행자분들이나 음악가들, 공연관람자들 그리고 이를 준비한 스태프 등의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얘기였습니다 (참조. 너와 함께라 행복했다 (GET 피플)). 그리고 오늘은 GET의 활동과 제가 몸담고 있는 Daum이라는 회사와 어떻게 더 긴민한 협력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볼려고 합니다. 좀 단편적인 얘기들이 많습니다.

  1. GET 소개
  2. GET 여행
  3. GET 공연
  4. GET 강연
  5. GET Season 1 Episode 2
  6. GET 사람
  7. 번외. 우도여행편
  8. GET & Daum (*)
  9. GET 못다한 이야기

지난 주에 폭풍 집필 후에 금주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글일 바로 잇지 못했습니다. 퇴근길에 다음 글의 주제가 갑자기 떠올랐는데, 이번 글을 빨리 마무리짓지 못하면 다음 글에도 지장이 생길 것같아서 또 이렇게 글을 이어갑니다. 사실 이 번 글은 좀 더 많은 생각이 필요하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적어야할 글임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 언제나 그렇듯이 -- 즉흥적으로 글을 적을 수 밖에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다음이 GET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과 다음이 GET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냥 단순히 제주의 다음직원들이 몇 장의 공연티켓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협력방안이 뭘까?를 계속 고민했는데 별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너무 당연한 얘기만 적을 듯합니다.

다음은 GET의 공식스폰서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금은 얼마나 지급하는지 모르겠으나, 다음뮤직을 통해서 GET 참여 이벤트도 진행하고 (GET 3회 이벤트. 종료), GET 후기도 받아서 뮤직BAR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GET 2회 후기). 그 외에도 제주 다음스페이스의 멀티홀을 GET 강연장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협찬으로 다음직원 몇 명이 GET 여행에 동참하기도 하고, GET 공연티켓을 직원들에게 무료배포 또는 현장 할인 등의 혜택을 얻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은 너무 평이한 수준의 GET과 다음의 협력관계입니다. 이런 1차원적인 협력관계를 뛰어넘는 방안은 없을까?를 고민해보게 됩니다.

GET이 음악여행이기 때문에 다음뮤직과의 연계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지금도 여행참여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고, 여행 후기도 다음뮤직을 통해서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후기에는 단순히 여행의 과정을 따라가는 것에 더해서, 여행 중에 감상했던 음악들도 함께 제공해주고 있어서 여행에 참여하지 못했던 이들에게도 그 여행의 감흥을 일부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까지입니다.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 중에는 몰랐는데, 다음뮤직을 담당하는 팀의 일원이 여행에 동참했다는 것은 나중에 알았습니다. 여행 중에도 직원이 한 명 --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제주의 직원을 선발해서 -- 동참해서 직접 경험한 후기를 다음뮤직에 포스팅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동행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2주의 시간이 지났지만 그/그녀의 발자취를 다음뮤직에서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여러 전략적 방안에 대한 검토와 토론이 있었으리라 짐작을 합니다.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공연 티켓은 33,000원입니다. 만약 다음뮤직을 통해서 공연티켓과 참여 뮤지션의 앨범 한장을 함께 묶어서 (적당한 가격에) 판매를 한다면 어떨까?라는... 공연의 감흥 때문에 음악을 구매하는 것도 좋지만, 공연 전에 미리 음악을 경험하고 공연장에서 뮤지션들과의 교감을 시도한다면 더 좋은 경험이 될 듯합니다. 저의 경우 브로컨발렌타인과 게이트플라워즈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공연장에서 충분히 신났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두번째의 협력은 여행에서 올 듯합니다. 다음이 지도서비스를 위해서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부족하고 부족하고 미흡합니다. 이런 여행코스에 대한 정보를 다음지도에 올려서 서로에게 공유를 할 수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요 포인트마다 또 여행참여자들의 후기가 엮일 수도 있습니다. 앞선 사람들이 다녀갔던 발자취에 맞춰서 이후에 다른 이들이 같은/비슷한 코스를 따라 걸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GET 여행에 동참하고 싶었지만 여러 이유로 함께 하지 못했더라도 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루트를 따라서 그리고 그들이 들었을 음악을 들으면서 그 길을 걷는 것도 괜찮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GET 여행이 다음지도와 연결이 되고, 또 다음여행과도 연결이 되고... 이런 생각이 너무 당연히 떠올랐습니다. 잘 만들어진 여행코스/루트를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떠오른 생각은 다음카페를 GET과 연결시킬 수 있을까였습니다. GET 전체 또는 기수별로 카페를 만들어서 그들을 계속 연결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페이스북 그룹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페는 사실 좀 무겁습니다. 그래서 바로 생각했던 것이 최근에 오픈한 캠프입니다. (아직 캠프는 서비스 완성도가 많이 떨어집니다. 인정할 건 인정합니다.) 여행 이후에도 캠프를 계속 유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여행참가자들이 처음 모인 그 시점에 바로 캠프를 하나 개설하고, 그들이 참여를 합니다. 그리고 여행 중에 발생하는 사소한 것들을 캠프에 기록합니다. 여행기획자들은 알림글이나 여행코스에 대한 정보를 기록해놓고 참가자들이 열람하게 할 수도 있고, 참가자들은 순간순간의 기억을 짧은 메모와 사진으로 캠프에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나서는 (이후에도 캠프를 통해서 계속 교류가 되면 좋겠지만..) 그 캠프를 하나의 타임캡슐처럼 기억을 아카이빙해놓는 것입니다. 2박3일 동안만 캠프가 액티브한 상태가 되고, 이후에는 그냥 패시브하게 타임캡슐로 만들어둡니다. 그리고 나중에 일상에서 지칠 때 캠프를 열어보며 그 날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아직 캠프는 서비스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서비스들과 개념적 차별화도 못 시키고 있고... 또 내외부적으로 욕도 많이...)

[현재로써는 다음의 서비스 중에 가장 아쉬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온오프믹스와 같이 이벤트를 통해서 사람들을 모으고 참가신청을 받고 무료/유료 결제까지 연결시켜주는 것이 없다 (?)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쉽게 참여하고 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금이라도 갖춰야할텐데...]

다음의 서비스를 통해서는 아니지만 다른 형태로 GET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음에는 이미 제주도에 정착한 많은 직원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삶의 궤적을 따라온 이들이기 때문에 이야기거리가 무궁무진합니다. 이들이 만약 GET의 강연의 한 꼭지를 채워주고 또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제주에서의 삶이나 그 외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될 듯합니다. (참고로, 3회 여행에서는 다음의 직원을 통해서 연결된 건축가께서 제주에서의 건축에 대한 강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주와 음악을 공통점으로 갖는 GET 기획자분들과는 또 다른 형태의 인맥과 경험을 통해서 GET 강연의 깊이와 넓이는 더 해줄 수 있을 듯합니다.

...

저는 사실 음악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문외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듣는 음악이라고 해봤자 출퇴근 10분동안 듣는 CCM이 전부입니다. (선택과 집중의 결과입니다.) 대신 여행과 사진에는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GET의 여행자들과 동행하면서 제주의 이런저런 모습을 소개해주고 사진을 찍고 또 그날의 기억이나 생각을 이렇게 글로 적는 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냥 기회가 되면 그냥 여행/걷기만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다행히/우연히도 2회 여행에서는 제주의 '즐거움연구소'에서 2명이 GET에 동행해줄 것을 곰사장님께서 권해주셔서 참여할 수가 있었습니다. ('즐거움연구소'란 다음이라는 회사 내에서 문화, 예술활동을 발굴해서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보자는 비공식모임입니다.) 그렇게해서 다녀왔던 여행의 기억이 강해서 이렇게 많은 글을 적고 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로 이렇게 체계적으로 글의 구성을 생각해서 장문의 글을 적어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개별 포스팅은 모두 즉흥적으로 적었지만...) 

처음 GET에 초청받았을 때는 그저 관찰자의 역할을 하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여행에 참여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첫날 뒷풀이에서는 철저하게 뒤에서 관찰만 했습니다. 그런데 둘째날은 어쩔 수 없이 함께 걷다보니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알고 있는 제주에 대한 여러 이야기 보따리를 펼쳐놓게 되었습니다. 진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늘 혼자서 드라이브를 하고 오름에 오르고 길을 걸었는데, 여럿이서 함께 길을 걷는 즐거움을 알아버렸습니다. (혼자가 좋아서 혼자 걷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다음에도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다는 마음이 많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제가 그들 사이에 낌으로써 역효과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됩니다. 여행자들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서 그들의 즐거움을 깨어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주제넘게 이렇게 글을 적으면서 그들의 기억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음글이 당분간 GET에 대한 마지막 글이 될 듯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어 동행한다면 또 그것에 맞는 글이 나오겠지만... 다음 글의 주제는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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