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 (Great Escape Tour)에 대한 두번째 소개글입니다. 첫번째 글에서는 GET에 대한 개괄과 간략한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참조. 음악과 함께 여행을 떠나자 Great Escape Tour) 이번 글에서는 GET의 메인 뼈대인 (생태)여행을 중심으로 글을 적을까 합니다. 전체 글을 적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GET의 기본 컨셉이 음악과 함께 또는 음악가와 함께 떠나는 여행, 공연이 있는 여행, 강연이 있는 여행입니다. 많은 수식어를 갖다붙이더라도 기본적으로 '여행'이 메인키워드입니다. 그렇기에 다른 프로그램의 소개에 앞서서 여행에 초점을 맞춘 글을 먼저 적는게 좋을 듯합니다. (혹시 이 글에서 누락된 부분은 더 정리해서 다른 글에 올리겠습니다.)
여행은 크게 보는 여행과 쉬는 여행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서구권은 휴양의 성격이 강하지만, 한중일 동양권은 관광의 성격이 강합니다. 여행이 대중화되고 웰빙트렌드와 함께 한국에서도 여행이 휴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그와 함께 체험여행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릴 적을 회상하면 동네 어르신들이 관광을 위해서 계를 조직하고 함께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몇 시간씩 달려서 바다 한번 보고 돌아오던 것이 여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부담없이 비행기 티켓을 구매해서 전국을 또는 세계 방방곳곳을 돌아다닙니다. 유명한 관광스팟만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이 여행이었는데, 이제는 그냥 그곳에서 그 시간을 그 사람들과 함께 보내는 것이 여행입니다. 같은 공간 내에서 같은 체험을 공유하는 공감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제는 여행입니다. GET도 그런 새로운 트렌드의 여행입니다.
단편적으로 보면 2박 3일의 패키지 여행입니다. 이미 여행스케쥴 및 프로그램이 다 나와있고, 제한된 인원을 선발(?)해서 관광버스를 타는 모습이 어릴 적 여행과 많이 닮았습니다. 그러나 보는 경험을 넘어서 즐기는 경험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MP3가 아닌 라이브 음악을 듣는다는 것. 여행을 하면서 락콘서트에 2시간동안 신나게 방방 뛰면서 목이 쉬어라 소리를 지른다는 것. 대자연의 속으로 들어가서 걸으면서 자연을 그대로 느낀다는 것. 좋아하는 뮤지션들과 술잔을 부딪치며 밤을 지새운다는 것. 그리고 또 여행의 백미는 식도락. GET을 단순히 기획상품, 패키지여행이라는 카테고리로 묶기에는 너무 자유롭습니다.
아직은 초반이라 제주를 중심으로 여행지가 결정됩니다. 1회 때는 올레5코스를, 2회 때는 제주도 우도 일대를, 그리고 3회는 또 제주의 어느 곳을... 적어도 GETinJeju에서는 대자연 속을 걷는 생태관광이 이어질 듯합니다. 더 발전해서 '겟인경주'가 생긴다면 1000년의 고도로 시간여행을 떠는 역사여행이 될 수도 있고, (겨울에) '겟인평창'이 생겨나면 겨울레프츠와 함께 하는 스키여행이 될 수도 있고,... 확대되는 지역의 특색에 맞는 그만의 테마여행이 될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음악과 함께) 어쨌든 지금 '겟인제주'에서는 대중들에게는 다소 덜 알려졌더라도 제주의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을 중심으로 생태여행이 계획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매회같은 일정, 같은 장소를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참가자의 구성이라든가 계절, 날씨 등의 여러 변수에 따라서 오름이나 산이 될 수도 있고, 올레길이 될 수도 있고, 해변이 될 수도 있고, 섬속의섬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곶자왈이 될 수도 있고...
제주생태관광은 '(주)제주생태관광'과 함께 기획, 실행됩니다. (참고. 제주생태관광에서 제안한 제주생태관광 추천여행지들) 지역의 전문가들에게 시기와 여건에 맞는 여행코스를 일임함으로써 주최측에서는 음악/공연 및 강연이라는 부가프로그램에 더 집중할 수가 있습니다. 그동안 대형 여행사를 통한 패키지 여행들은 이미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유명한 곳들로 구성된 프로그램/스케쥴 대로 돌아다니기 때문에 제주를 10번을 와도 10번 다 똑같은 곳만 돌아다녔을 것입니다. 제주올레가 유명해졌지만, 대부분 1코스는 상징적으로 다녀오는 듯하고, 또 가장 아름답다고 알려진 7코스 (외돌개에서 중문까지)정도만 걸었을 것입니다. 현지의 전문가와 제대로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입니다. 역으로 현지의 전문가들은 그런 대형 여행사들과 또 연결될 지점을 찾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GET은 새로움을 원하는 여행객들과 또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지역기업과 연결시켜주는 요즘 소위 말하는 사회적 여행, 공정여행입니다. (로컬푸드라는 말과 비슷하게 로컬여행이라는 말도 생길듯)
GET 여행의 특징을 즉흥성과 우발성 -- 어쩌면 모든 여행의 묘미일 수도 -- 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합니다. 물론 여행 참가신청이 마감되면 여러 프로그램과 스케쥴을 구성합니다. 그러나 여행에는 늘 돌발상황이 발생합니다. 여러 돌방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도 GET이 단순 패키지 상품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지난 2회 투어 때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먼저 우도 성진항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야하는데 하우목동항 배를 타는 일이 발생했지만 현지에서 바로 버스를 예약해서 이동시간을 최적화하기도 했고, 미리 계획된 성산 경미휴게소에서 문어라면을 간식으로 먹을 예정이었으나 장소가 협소해서 40명의 인원을 모두 수용할 수 없어서 긴급하게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금요일 제주에 도착하는 날도 비가 계속 내렸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변수를 잘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코스를 바로 탐색해서 여행을 나선 것도...
'GET 음악'에서 더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GET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악여행입니다. MBC 일밤의 '바람에 실려'와 같이 즉흥적으로 음악을 만들고 뮤직비디오를 찍을 수는 없겠지만... 현지의 어쿠스틱 밴드게이트플라워즈 함께 오름을 오르면서 적당한 무대가 조성되면 바로 야외에서 어쿠스틱 공연을 하고, 평소에 제주에서 잘 볼 수 없는 인디락밴드를 제주로 초청해서 제주도민들 그리고 관광을 오신 많은 분들과 함께 락공연을 즐기고, 또 좋아하는 뮤지션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그들과 함께 제주의 길을 걷고... 2회 공연에는 크라잉넛, 브로컨발렌타인, 그리고 게이트플라워즈가 함께 했는데, 크라잉넛은 이미 유명하기 때문에 제주를 여러 번 찾아와서 공연을 했었는데, 브로컨발렌타인과 게이트플라워즈는 이번이 첫 제주공연이었다고 합니다. 제주도민들이 그들의 공연을 직접 보는 기회도 생겼을 뿐만 아니라, 그들 락밴드들도 제주라는 새로운 곳에서 처음 공연을 한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곳에 가면 음악이 있더라 (GET 음악)' 편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식도락입니다. 고생을 감내하고 떠나는 여행이라도 음식이 나쁘면 참 기분이 더럽습니다. 지역을 잘 아는 현지인들과 함께 여행을 나서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발품을 팔아서 좋은 식당을 알아볼 필요도 없고, 또 그냥 허름한 간판 때문에 그저 지나갔을 법한 제주의 숨은 맛집들 (그러나 40명의 인원을 감당할 수 있는 곳을 찾기도 좀 어려움)로 사람들을 인도합니다. 제주도 음식하면 그저 흑돼지나 회 정도로만 생각하는데, 교래리의 닭요리나 국수거리의 고기국수, 경미휴게소의 문어라면, 그리고 제주도 보리빵 등의 음식은 현지인들의 소개가 아니면 찾아가기 힘든 곳들입니다. 그리고 또.. 이건 좀 단점일 수도 있으나...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말과 같이 좀 힘들기 때문에 더 맛있습니다. 평소에 잘 걷지도 않는 이들이 제주도의 자연 속을 2~3시간을 걷다보면 자연히 식욕이 돋습니다. GET은 진짜 맛집을 소개해주거나 진짜 맛있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줍니다.^^
위의 특성들을 종합해보면 GET 여행의 인원수를 스태프를 포함해서 40명 내외로 맞춰야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는 더 좋은 경험을 얻을 수 있지만, 기획자들의 입장에서는 손익분기도 못 맞추는... 좀 더 활성화되어서 매달이 아닌 매주 여행이 가능하다면...? 그리고 현지 공연이 더 활성화되어서 제주도에서 2~3일 연속공연이 가능하다면...
GET여행은 '자연 자유 그리고 느림'이란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천천히...
글을 적다보니 업무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다른 글에서 더 보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