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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겟인제주 GET2] 그곳에 가면 음악이 있다 (GET 공연)

GET (Great Escape Tour)에 대한 세번째 소개글입니다. 첫번째 글에서는 GET에 대한 개괄과 간략한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참조. 음악과 함께 여행을 떠나자 Great Escape Tour), 두번째 글에서는 GET의 (제주도) 생태여행 프로그램을 소개했습니다 (참조. 자연을 얻다 (GET 여행)). 이번 글에서는 GET의 차별화 또는 유니크 포인트인 음악과 공연을 중심으로 글을 적을까 합니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고백하자면 저는 GET의 3개의 메인 음악이벤트 중에서 두번째인 공연 (및 뒷풀이)만 참석했습니다. 다른 이벤트인 자연에서 즐기는 어쿠스틱 라이브와 뮤지션들과 함께 하는 여행 부분은 전적으로 저의 상상의 결과 (1회 여행 후기 영상은 봄)라고... (어차피 자세한 내용이 아니라 저의 느낌을 적을 글이었으니..) 전체 글을 적는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1. GET 소개
  2. GET 여행
  3. GET 공연 (*)
  4. GET 강연
  5. GET Season 1 Episode 2
  6. GET & Daum
  7. 번외. 우도여행편


(원래는 어제 적기 시작했는데, 저녁에 급한 약속이 생겨서 이제 다시 적습니다.)

GET은 여행을 매개로 하지만, 메인 이벤트는 여행 중에 즐기는 음악이 아닐까 합니다. 첫째날 오름을 오르면서 야외에서 (물론 2회 여행에서는 비가 내려서 두모악의 실내 창고?에서) 어쿠스틱 라이브 연주를 즐기고, 둘째날 생태여행으로 몸은 지쳤지만 저녁에 락밴드 3팀의 공연으로 신나게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그리고 마지막 세째날에는 락밴드 멤버들과 함께 또 여행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여행을 참가한 몇몇 분들께 물어보면 대부분 GET에 참여한 랙밴드의 팬들입니다. 크라잉넛이 그래도 가장 유명하니 대부분 크라잉넛 팬인가 싶었지만, 그것도 아니었습니다. 대략 1/3 씩 각 밴드를 좋아했고, 그래서 공연 후 뒷풀이에서도 자연스럽게 팬모임형태로 그룹이 지어졌습니다. 여행이 매개였지만 GET을 이끌고 있는 것은 음악이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쿠스틱 라이브
제주/여행지에 처음 도착하면 바로 간단한 오리엔테이션 (원래 계획으로는 다음스페이스에서 GET 소개 및 강연이 준비되어있었음. 그러나 비행기 스케쥴 때문에 2회 여행에서는 강연이 생략되었고, 1회 여행 때는 금요일 저녁에 뒷풀이 전에 잠시 강연을 했음)을 마치고 바로 편하게 오를 수 있는 오름으로 이동을 합니다. 2회 여행에서는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오름 중에 하나인 용눈이오름에 게이트플라워즈 멤버들과 함께 올랐습니다. 1회 여행 때는 야외에서 바로 5m 내에서 라이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2회 여행에서는 두모악의 실내 창고 (겨울에 균을 선별하는 선과장 창고)에서 게이트플라워즈 멤버들의 어쿠스틱 연주를 즐겼다고 합니다. (참조. 한겨레 매거진 ESC 기사) 원래 음악 (그리고 미술 등의 모든 예술과 문화 활동)이라는 것이 삶의 바로 옆 자리를 지켜왔던 것입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런 감정의 변화가 있을 때 그냥 입에서 몸에서 흘러나온 소리가 음악이었습니다. 생활의 음악이 어느 순간 공연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TV 라디오 MP3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아닌 자연스러운 음악 즉 생라이브를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은 공연장을 찾을 때만 가능해졌다는 것이 문명의 폐혜이고 전문성의 또 하나의 함정입니다. 돈이 없으면 공연장에도 가지 못하고, 보통은 공연장에 가더라도 먼 발치에서 가수의 얼굴도 제대로 못 보고 숨소리도 못 듣는 그런 경험에 만족해야 합니다. 그러나 GET의 라이브 공연은 5m 내에서 바로 전문 연주자의 공연을 즐길 수가 있고, 또 그 음악 선율에 맞춰서 함께 노랫말을 흥얼거릴 수가 있습니다. 음악이 다시 생활로 내려오는 순간입니다.

락밴드공연
음악이 항상 여행과 함께 했지만, 그래도 GET 여행의 메인 이벤트는 둘째날 즐기는 락콘서트입니다. 보통 3팀의 인디락밴드를 먼 곳 제주까지 모셔옵니다. 2회 공연에서는 크라잉넛, 브로컨발렌타인, 그리고 게이트플라워즈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한가지 놀랐던 사실은, 크라잉넛은 원래 유명했기 때문에 제주에서 여러 번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머지 두 팀은 이번이 제주에서 첫 공연이라고 합니다. 제주도민 및 기타 지방의 팬들이 이들의 음악을 라이브로 즐기기 위해서는 서울로 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조금 슬픈 현실입니다. 생활에서 즐겨야할 음악을 공연장에서 즐겨야하고, 또 그것도 몇 시간씩 이동을 해서 음악을 즐겨야 한다는 것... 그러나 GET을 통해서 그런 음악이 우리 (지방)에게 다가왔습니다. 참고로 1회 여행에서는 델리스파이스, 눈뜨고코베인, 그리고 바이바이배드맨의 공연을 가졌고, 3회 여행에서는 밴드 강산에, 마크 코즐렉, 그리고 피터 컴플렉스의 공연이 준비되어있습니다. 10여년 전에 대학 축제 (포항에 있는 대학을 다녀서 문화생활은 제주의 지금이나 별반 다를바는 없었음) 때 느꼈던 그 자유로움을 30중반이 되어서 다시 경험을 하니 새로운 기분이었습니다. 하루 종일 걸어다니며 몸의 기운은 모두 빠졌지만, 락스피릿에 심취해서 2시간이 넘도록 서서 방방 뛸 수 있었다는 것은 락밴드의 라이브공연이 준 또 하나의 선물입니다. 그리고, 여행참가자들은 락공연에서 제일 앞자리에 배정됩니다. (물론 공연이 시작되면 자리의 위치는 별 상관이 없어지지만...)

락은 자유.
TV를 틀면 아이돌가수들만 나옵니다. 최근에 나가수가 인기를 끌면서 다시 재조명을 받는 가수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현재의 주류는 아이돌입니다. 아이돌의 노랫말을 잘 들어보면 거의 90%는 사랑 그리고 이별 이야기입니다. TV드라마에서 불륜이나 출생의 비밀 등의 막장요소가 빠지면 시나리오가 만들어지지 않듯이, 현재 KPOP에서 달달한 사랑이야기가 빠지면 음악이라는 예술장르 자체가 사라져버립니다. 그에 비해서 락음악들은 보통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많이 담겨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금 다르기도 하겠지만 미국 등의 본류에서는 저항메시지를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이 자기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고, 그래서 그 마음이 노랫말로 나와야하는데 한국의 모든 사람은 그냥 사랑만 하고 그냥 이별만 하나 봅니다. 비트가 빠른 음악을 들어면서 '분노하라'는 메시지를 다시 되새기게 되고, 그냥 '자유하라'는 내면의 울림이 들렸다고 하면 거짓말일까요? TV 라디오에서 달달한 사랑 이야기를 들었다면 락밴드공연장에서는 또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를 들어보는 것도 삶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될 듯합니다. 고백하자면, 공연장에서 방방 뛰는 저의 모습이 어색합니다. 그래서 자주 옆에 분들은 어떻게 하고 있나 눈치를 보게 됩니다. 주위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완전한 몰입을 해보는 것도 또한 즐거운 경험입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바로 3팀의 공연이 이어졌기 때문에 중간에 악기세팅을 하기 위해서 5~10정도 암욱의 시간이 끼어있었다는 점입니다. 큰 무대에서는 듀얼스테이지를 만들어서 한팀이 공연하고 있을 때, 뒷무대에서는 다음팀의 공연을 준비하고 그리고 첫팀의 공연이 끝나면 바로 무대를 교체해서 공연을 이어갈 수가 있겠지만, 지방의 소극장에서 그런 시설은 사치입니다. 사람은 인식의 동물입니다. 오래 기다리는 것에 불평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 기다리는 것같다는 느낌에 불평합니다. 그래서 악기를 새로 세팅을 하는 중간 시간을 좀 다르게 활용하는 방안을 주최측에서 마련을 해두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다른 공연의 영상을 보여준다거나 아니면 준비를 하는 중에 무대 구석에서 한 명이 기타연주를 해준다거나...

뮤지션과의 여행
락공연이 끝난 후에는 락밴드 멤버들과 뒷풀이 행사가 있습니다. (물론 여행참가자 및 스태프들만 제주의 모처에서) 처음 뒷풀이 장소로 가니 4개의 그룹으로 나눠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인식을 못했는데, 첫번째 그룹은 크라잉넛을 좋아하는 팬들이었고 두번째 그룹은 게이트플라워즈의 팬모임이었고 세번째 그룹은 브로컨발렌타인의 팬그룹이었습니다. 음식을 먹는 중에 가수들이 도착하니 자연스럽게 팬그룹의 자리로 가수들이 함께 자리를 잡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네번째 그룹은 중립그룹이었습니다. 2회 여행에서는 취재진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이들이 자연스럽게 4그룹을 형성해서 그냥 식사만... 뒷풀이는 새벽 늦은 시간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는 너무 힘들어서 12시경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이후부터 진짜 화끈한 뒷풀이가 이어졌다고 합니다.)

늦은 뒷풀이로 3째날 여행은 좀 늦게 시작하고 또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10시 11시 경에 일어나서 전날 공연했던 밴드멤버들과 함께 또 여행을 떠납니다. (크라잉넛은 스케쥴 관계상 뒷풀이까지만 참석했다고 합니다.) 세째날 여행에 대해서는 사진만 몇 장 봤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상상만으로는 글을 풀어가기가 힘듭니다. 어쨌던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아래에 세째날 낙천리 아홉굿마을 (의자마을)에서 가수들과 함께 찍은 단체 사진을 한장 올립니다. (페이스북 그룹에서 사진을 발췌했습니다. 페이스북 그룹에서 여행의 감흥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낙천리 아홉굿마을에서 뮤지션들과 함께 보낸 즐거운 한 때..

중요한 코멘트 하나.. 최근에 제주로 문화이민을 오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문화적 역량이 제주의 곳곳에 스며들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제목과 같이 '그곳에 가면 음악이 있더라'라는 말이 여행객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었으면 좋겠습니다. GET참가자분들처럼 GET여행에 직접 참여하지 않더라도, 그냥 제주에 놀러오셨다가 제주의 모처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공연 등의 문화활동에 참가했으면 좋겠습니다. 제주에 여행을 와도 밤에는 할 게 별로 없습니다. 지루한 밤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공연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인가? 그 선택은 여행자들의 몫입니다. 옳은 선택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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