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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카카오톡 치즈'의 사전 예약 이벤트가 시작됐다. 새로운 앱/서비스를 외부에 공개하기에 앞서 내부에 CBT (Closed Beta Test) 버전을 우선 공개해서 최종 테스트를 거친다. iOS CBT 버전을 최근에 몇 차례 사용했다. (아직 사진 결과물을 외부에 공개할 수는 없다.) 내가 원래 이런 종류의 앱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많이 테스트해보지는 않았다. (이런 종류 = 사진을 왜곡시키는) 치즈의 개발이 결정되기 훨씬 전부터 카카오에서도 카메라/사진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졌지만, (최근 유행하는) 이런 형태/컨셉의 앱은 아니었다. 여행가서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듯이 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그런 형태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캐릭터 인형과 함께 사진을 찍듯이)를 생각했고, 그래서 '프렌즈 캠'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프렌즈 = 친구 & 프렌즈 캐릭터, 캠 = 카메라 & 캠코더)

아래는 일종의 카카오 사내 게시판인 아지트에 올렸던 글이다. 제목은 '치즈는 성공할 수 있을까?'지만, 치즈에 국한한 얘기는 아니고 여러 미투 (카피캣) 또는 트렌드에 편승한 서비스/앱들에 대한 비판이다. 어쩌면 나의 관점이 틀렸을 수도 있다. 그리고 내부인을 위해서 가볍게 적었던 글임을 고려하고 읽기를 바란다. 전체를 그대로 옮겼지만 일부 내용은 수정한다.

* 치즈는 이 글의 계기일 뿐, 치즈의 성패를 논하는 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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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는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물론 1천만명, 1억명의 사용자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될 수는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다. 현재 트렌드와 프렌즈 캐릭터 로열티를 고려하면 실패하지 않은 서비스는 될 수가 있지만, 실패하지 않음이 성공했음과 동의어가 될 수가 없다. (*주, 현재 카카오에는 '1천만'이라는 괴물이 살고 있다.)

서비스에서 후발 주자들이 늘 하는 실수가 있다. 피타고라스정리처럼 마치 교과서에 공식이 나와있는 것 같은 동일한 실수를 반복한다. 반복되는 실수라면 실수가 아니라 실책이다. A라는 서비스가 갑자기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 같은/비슷한 개념을 가져와서 B라는 네이밍의 서비스를 만든다. 여기에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한다. 더 많은 기능, 특히 무료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다. 더 많은 기능은 보통 복잡도만을 증가시킬 뿐, 서비스의 유니크함을 주지는 않는다. (*주, 보통 개념의 차별화가 아닌 중요하지 않은 기능의 추가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그래서 실패.)

모바일 시대의 다음 Daum의 역사가 그랬다. 단문에 사진을 함께 올릴 수 있다는 걸 강조한 서비스가 요즘이었는데, 요즘은 지금 없다. 다른 정책적 판단 미스가 있기도 했지만 다양한 무료 스티커를 제공하고 더 편한 기능이 많았던 마플도 현재는 없다. 더 많은 용량을 제공하는 클라우드도 결국 비용 압박만 줬을 뿐 퇴출의 순수를 걸었다. 이정도만 얘기해도 머리 속에 떠오르는 많은 서비스들이 있을 것이다. 토픽은? 플레인은? 쏠을 기억하는 분들이 계시려나? 위드는? 150은? 해피맘은 아직도 있나? (*주, 그래도 발버둥이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계속 했다는 점은 높이 산다. 그러나 다양한 시도가 개념과 방식의 다양화였으면 현재 유산으로라도 남았을텐데...)

물론 치즈는 악세사리에 가까워서 앞서 언급한 것들과는 조금 다르다. 귀걸이가 있다고 해서 다른 귀걸이를 구입하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노우나 다른 카메라 앱들이 있다고 해서 치즈를 설치 안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이를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다. 그저 악세사리 중에 하나일 뿐이다. 자동차나 집이 될 수가 없다는 거다. 유행이 지나면 안 입고 결국 버려지는 옷... 명품으로 기억될 수는 있지만 더 이상 유행에 맞지 않는... 물론 명품이라면 유행을 거슬러야 한다.

서비스를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이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치즈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가 뉴스 서비스를 만들면 성공할 거라고 내놓은 것이 토픽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없다. (*주, 그리고 대부분 완성도도 떨어졌다. 그렇다고 영원한 베타 형식으로 꾸준한 개선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건 새로운 개념을 구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만약 치즈가 실패하고 철수했을 때, 치즈를 개발하면서 얻었던 경험이 다른 서비스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래야 한다. 새로운 도전이 중요하지만 실패한 도전이 새로운 도전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 그런데 최근 몇년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페이퍼는 실패했지만 그 팀이 그대로 남아서 인스탄트 아티클을 만들었다는 것에 교훈을 얻어야 한다. 게임 개발에는 실패했지만 플리커와 슬랙이라는 유산을 남긴 걸 생각해야 한다. 트렌디한 서비스만 쫓다보면 무형의 경험도 유형의 유산도 남지 않는다.

후발 주자 중에서도 충분한 자금과 인력을 가지고 뚝심있게 밀어붙이는 패스트팔로워들이 있기는 하다. 그리고 그들이 시장을 점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상에 선 그 순간이 바로 한계의 순간이다. 그런데 보통 자금이나 인력을 가진 거대 조직이라고 해서 후발주자로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고,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결국 개념과 철학의 부재는 비전을 모호하게 만들고 실행력을 갈아먹을 뿐이다.

보통 후발주자가 성공한 경우는 다른 외부적 요인(규제)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한글화라는 로컬라이징도 그렇고, 현지 실정법이라는 규제도 그렇다. (*주, 카톡은 일종의 한글화/현지화였고, 카택은 우버의 반사이익이 컸던 측면이 있다.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정리될 사안은 아니지만...)

실패하지 않은 서비스가 성공한 서비스는 아니다. 비록 수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었다손 치더라도... 지금 당장 사금을 얻을 수 있다고 해서 대형 다이아몬드 원석을 발굴하는 노력과 가공하는 기술을 연마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는 우는 범하지 않아야 한다. 카카오에도 다시 천만요정의 가호가 있기를... (*주, 1천만은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괴물이 될 수도 요정이 될 수도 있다.)


=== Also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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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후배 장례식장을 다녀오면서 오랜만에 지도교수님을 만나서 점심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2학기 중에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학부 1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공학입문 수업 시간에 특강을 한 번 하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수업시간이 월요일이라서 (주말에 고향집에 갔다가 월요일에 수업참여하는 일정) 흔쾌히 승낙을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원생이 아닌, 아직 산업공학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는 학부1년생들을 대상으로 어떤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데이터마이닝에 대한 내용을 강의하면 자칫 너무 어려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게 되거나, 아니면 반대로 내가 스스로 비판하는 내용없는 수박겉핥기식의 내용만 전달할 것같아서 망설여집니다. 인터넷 트렌드를 정리해서 발표하기에도 학부 1년생들에게는 적합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결론을 내렸습니다. 때마침 국책사업인 BK에서 산업공학과가 홀대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를 생각했었고, 학과 내에서 스스로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내용으로 발표하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학부 1년생들에게 적합한 내용이 아닙니다. 아직 산업공학을 맛도 못 본 이들에게 산업공학은 망했다라는 식의 비판을 들려주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는 시대가 변했는데 여전히 전통적인 산업공학을 고수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올가미를 쒸우는 행위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산업공학이라는 마성에 깊이 빠지기 전에 현실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그네들의 일생에 도움이 될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아래의 발표자료를 준비했습니다.

제목은 짧게 'Survival'로 정했습니다. 제 블로그를 오랫동안 보신 분들은 저의 2013년의 목표를 '살아남기'로 정한 것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살아남기'라는 말이 어쩌면 포스트 테일러 시대를 살아가는/살아갈 세대들에게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얘기해주기에 적합한 제목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입에는 저의 학부태생, 현재 사는 곳, 직장 및 업무에 대한 설명입니다.) 피카소가 말했듯이 모든 창조의 시작은 파괴입니다. 산업공학을 전공하기로 마음을 먹을 학생들에게 산업공학을 철저히 부숴뜨려주는 것은 그들 나름의 산업공학을 정립하는데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산업공학과는 잘 알다시피 프레더릭 테일러의 과학적 경영과 포드의 대량생산이 시초입니다. 산업화 시대에는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미덕이었고, 그래서 규격화 효율성 최적화라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1~20년 사이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의 변화를 생각해보면 그런 전통적인 산업공학의 키워드가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에 삽입된 내용은 교수 or 삼성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부실대학도 퇴출되고 어쩌면 국가부도도 현실화되는 시대에 살면서 철밥통이라는 교수나 공무원도 안전한 직업이 아니고, 그렇다고 현재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삼성도 10년 후에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이런 산업화의 테일러 시대를 종언시킨 동인은 잘 알듯이 인터넷, 모바일, 그리고 Bitom (참고. BITOM의 세계로)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인터넷은 오프라인에서 디지털화가 가능한 것들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컨텐츠, 유통 및 금융 등)을 파괴했습니다. 이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책이 크리스 앤더슨의 롱테일과 프리입니다. 이후에 등장한 모바일은 인터넷의 디지털화를 진일보시켰고, 우리의 생활패턴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Internet of Things, 3D 프린터, 팹랩, 공유경제 등에서 보여줬던 비트화의 재아톰화는 전통 산업의 모습을 완전히 탈바꿈시켰습니다. 대량생산 대샹소비가 아닌 커스터마이제이션과 오픈소싱으로 대변되는 탈테일러시대에는 더이상 규격이나 최적화가 아니라 다양성과 통합이 더 중요한 미덕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런 탈테일러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저도 잘 모릅니다. 그래도 몇 가지 힌트는 주고자 합니다. 첫번째는 다양한 활동에 해보라는 조언입니다. 특히 대학생 시절에 (요즘은 알바에 모든 시간을 빼았기지만) 다양한 문화 예술활동을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습니다. 첫번째는 나중에 스트레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삶에 균형을 주는 안식을 제공해줄 수 있고, 또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그 속에서 불편한 점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개선해가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는 인생의 목표를 정하라는 것입니다. 테슬라 모터스의 Elon Musk와 아마존의 Jeff Bezos는 이를 잘 보여주는 산 증인입니다. (상세 설명 생략) 어렵겠지만 인생의 목표를 정할 때 가장 먼저 당위성 (have to)를 생각하고, 다음으로 어떻게 (able to), 마지막으로 무엇을 (love to)를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쉽지 않은 방법입니다. 그러나 무엇을에서 시작하면 결국 큰 그림없이 그저 바쁘기만 할 것입니다. 

세번째로는 (어렴풋하더라도) 목표를 정했다면 그것과 관련된 지식과 트렌드를 꾸준히 축적하라고 조언합니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다음이나 네이버의 탑 화면에 피쳐링된 기사정도는 읽을 것입니다. 간혹 특정 분야 (예, IT)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섹션탑의 기사들을 읽어볼 것입니다. 그러나 목표를 정했다면 누군가가가 피쳐링한 그런 기사들 뿐만 아니라, 하루에 올라오는 모든 기사 (전체기사)를 훑어보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종합적이면서도) 선별적으로 습득해야하고, 또 국내 기사뿐만 아니라 외신 (IT쪽은 왜곡이 덜 심하지만, 최근에는 특정 대기업 또는 그들의 경쟁사 관련 기사에서 왜곡이 심하기 때문에) 기사들도 확인하고 전문 블로그/매체의 기사들도 꾸준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 RSS를 구축하는 것도 좋지만, 잘 만들어진 큐레이션 피드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트렌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전체를 재확인하고 미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관련된 서적을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에 일본의 어느 상점 입구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적어도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에 진학한 학생들이라면 대를 이을 가업이 없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면 경영학이나 해당 기술 관련 학과에 진학했어야 했고, 잘 나가는/유명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면 또 그것에 맞는 진로를 선택했을 건데, 산업공학과는 가업과는 많이 무관한 학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길을 스스로 설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해주고 싶었고, 그것보다는 아직은 대학생으로 여전히 부모님께 기댈 수 있는 나이입니다. 그렇기에 부모님을 담보로 두고 다양한 삶에 도전해보라는 조언을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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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두달이 남았기 때문에 내용이 조금 변경될 수는 있지만, 큰 틀에서 바뀔 것같지는 않습니다. (2013.11.04에 수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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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OM의 세계로

Tech Story 2013.08.20 1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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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적어놓은 글에 살을 붙이려 합니다. 오래된 생각이지만 글은 즉흥적으로 적겠습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등장 이후 최근 우리는 디지털 경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근 20년 간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에 인간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는 다시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전이시키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모바일투게더, 모바일퍼스트, 모바일온니로 이어지는 흐름은 모든 것이 모바일로 통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피상적으로 그렇게 모바일로 수렴되는 걸로 착각했다. 그러나 더 많은 증거자료는 모바일이 끝이 아니라 단지 중간 과정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모바일은 단지 그 끝을 향해가는 매개물일 뿐, 그 끝이 아니다. 나는 지금 모바일퍼스트나 모바일온니에 목숨을 거는 사람/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려 한다.

시작이 오프라인이었으면 그 끝도 오프라인이다. 그러나 시작의 오프라인과 끝의 오프라인은 같지가 않다. ATOM의 시대가 BIT의 시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시대로 가고 있다. 그것을 나는 단순하게 BITOM이라 명명하겠다. BIT가 ATOM을 대체할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BIT가 ATOM과 강하게 결합되어 BITOM을 만들어낸다. 모바일은 BITOM의 촉매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어느 인터뷰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 대신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0년동안 나도 변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웹의 시대에 적절히 편승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폰의 등장과 이후의 삶을 예견하지 못했었다. 그러니 모바일의 세상에서 급변하는 트렌드를 쫓느라 핵심을 놓쳐버렸다. 베조스가 말했던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이 변하는 것만을 집중했다. 대지가 아닌 흔들리는 나무와 잡히지 않는 바람에 정신을 놓아버렸다.

BIT로 대변되는 디지털의 시대 그리고 모바일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ATOM이다. 구매의 수단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먹고 마시고 입고 잔다. 유희의 공간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웃고 울고 즐기고 괴로워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ATOM은 목적이고 BIT는 과정/수단이다. 이제는 이 둘이 결합할 때가 되었다. 물론 이제껏 결합된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ATOM이 배제되어있었을 뿐이다.

일전에 1차 산업 없이 2차 산업이 존재할 수 없고, 2차 산업 없이 3차 산업이 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집중되고 있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에서의 모든 서비스들이 결국 1, 2차 산업의 터전이 없다면 결코 지속할 수가 없다. BIT가 우리의 실생활과 더욱 밀접해져야 한다. 앞으로 그런 서비스가 결국 대세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Internet of Things를 보면서 이 생각이 깊어졌다. 첨언하자면 아직까지는 IoT는 생활이 아닌 놀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를 읽으면서 이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 물론 BITOM의 시대에는 모두가 앤더슨의 주장처럼 현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속속 등장하는 다양한 공유경제는 어쩌면 BITOM의 시대를 대변한다. 부침은 있었지만 자동차를 공유하는 집카는 전형적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보여준다. AirBnB를 통한 집을 공유하는 것, Lyft가 보여준 통한 자가용 택시 사업, 테슬라의 모델S도 BITOM의 상징이다. 이들이 기존의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허상보다는 더 견고하다. 현실적 성공을 기준으로 트렌드를 평가할 수가 없다. 트렌드를 타지 않는 것이 진정한 트렌드의 승리자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결국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자야 한다. BIT만으론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자는 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자동차나 비행기의 모양이나 성능은 변하겠지만 공간을 이동한다는 개념은 변하지 않는다. BIT는 공간의 이동없이 연결해주겠다고 하지만 순간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나는 정반합을 좋아한다. ATOM이 BIT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ATOM이라는 정에 BIT라는 반을 만나서 결국 BITOM이라는 합에 이른다. 앞으로 수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현실에 바탕을 둔 것만이 살아남으리라 확신한다. 단지 나의 느낌이 아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주는 인간의 숙명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P.S., 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 글을 적는 것이 아니기에, 내 주장이나 인식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스스로 판단해보고 맞으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 정도의 수고는 해야지 자신의 지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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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등장한 이후로 모바일 세상이 열렸다. 현재의 생활이 5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것을 종종 느낀다. 여전히 아이폰이 가져온 큰 변화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 변화에 즐겁게 동참해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이들도 많아졌다. 아이폰 이후에 안드로이드도 실질적으로 만들어졌고, 아이패드와 태블릿이라는 영역이 개척되었다. 삼성은 피쳐폰의 제왕 노키아를 가볍게 누르고 어느새 핸드폰 마켓의 강자로 굴림하게 되었다. 애플과의 특허 전쟁은 실질적 침해 여부를 떠나서 삼성의 위상을 높여주었고, 영원한 우군처럼 보이던 안드로이드의 구글이 견제한다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이건 국내 언론의 과장일 수도 있다.) 어쨌든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 업계의 판도에도 지각변동이 있었고, 우리같은 일반 소비자들은 모바일 세상을 즐기고 있다. 물론 여전히 PC정신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이들도 많지만…

그런데 문득 아이폰이 등장한 이후로 실질적으로 세상이 정체된 것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래의 트윗을 남겼다. 설명하기는 좀 애매하지만 내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서두에 아이폰 등장 이후의 많은 변화를 얘기했지만, 실질적인 변화라기 보다는 그저 아이폰 조정기 또는 적응의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같다. 세련화 과정을 혁신 과정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혁신 모델을 설명하는데 점진적 개선 incremental improvement와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폰은 분명 당시로써는 파괴적 혁신이었다. 그런데 한번의 큰 파괴가 발생하면 그 이후 오랫동안 그 파괴를 수습하기에 바쁘다. 그 수습의 기간 동안 적응해나가는 몸부림이 점진적 개선이다. 서두에 말했던 수많은 변화들이 새로운 파괴를 일으켰다기 보다는 그저 파괴 이후의 개선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큰 지진 이후에 계속 이어지는 작은 여진들과 같다.

아이폰 이후의 5년을 잘 살펴보면 실질적으로 아이폰보다 더 나아진 것이 없다. 안드로이드가 되었건 윈도우8이 되었건 아니면 타이젠이 되었건 실질적으로 iOS와 별반 차이가 없다. (어느 OS가 더 낫다 아니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삼성 LG HTC 모토로라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의 수많은 제조사들에서 쏟아져나오는 스마트폰들이 아이폰이 만들어놓은 카테고리를 파괴하지 못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애플의 아이패드도 실질적으로 아이폰이 만들어놓은 세상을 조금 확장했을 뿐 실질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최근에 이슈가 되는 애플의 iWatch나 구글 Glass도 딱히… 그렇다. 이미 우리는 손목시계를 그저 장식용 악세사리로 취급하기 시작했고, 안경은 여러 모로 불편하다. (지난 밤에 글의 초안을 적었는데, 밤새 올라온 The Joy of Tech에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제품이긴 하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줄 것같지 않다는 거다. 여전히 아이폰 이후의 에코시스템에 우리는 갖혀있다.

The Joy of Tech. http://tapastic.com/episode/2316

앞서 말했듯이 많은 개선이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파괴는 없었다. 물론 어느 곳에서는 새로운 파괴가 일어나고 있겠지만 적어도 현재까지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비유가 이상하겠지만, 2004년도의 쓰나미, 2011년도의 쓰나미 이후로 많은 쓰나미 경보를 발행했지만 실제 눈에 띄는 쓰나미가 없었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 그런 혁신 또는 파괴에 대한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우리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이 없다. 어느날 갑자기 대형 쓰나미가 발생하듯이 또 어느날 갑자기 우리 손에 새로운 혁신이 놓여있을 거라는 것은 확신한다. 미래의 일이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는 아이폰 이후의 정체기를 겪고 있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카피하거나 개선한 수많은 것들이 쏟아진다. 아이폰이 규정해놓은 스마트폰의 정의에 충실한 아류들이 쏟아졌다. 만약 아이폰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다른 또는 더 혁신적인 스마트폰이 등장하지 않았을까? 또는 다른 모바일 세상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현실적으로는 시기가 더 늦어졌거나 열등한 제품들에 여전히 만족하고 있겠지만… 포드의 모델T이후의 자동차의 외관과 기능이 비슷해졌던 것이 하나의 혁신이 세상을 얼마나 획일화시켜버리는지를 잘 보여준다. 모방을 통해서 배우기도 하지만 혁신은 모방의 자식이 아니다. 수명이 다 하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파괴다. 혁신이 그런 것이다.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동안 우리는 아이폰이 만들어놓은 프레임에 갇혀지낼 것같다. 혁신이 혁신을 정체시킨다는 의미다. 우리는 여전히 아이폰이 만들어놓은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자유가 있다. 각성하라.

(2013.03.05 작성 / 2013.03.15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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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freeover.tistory.com BlogIcon FreeOver™ 2013.03.15 13: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정말 아이폰은 있던 시대와 없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듯합니다~!!!

  2. Favicon of http://solarhalfbreed.tistory.com BlogIcon ludensk 2013.03.16 23: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과연 지금을 정체되었다고 해야할까요?
    제 주위에는 아직 스마트폰의 기능을 카톡이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서요... 아직도 적응하는 중인게 아닐까요?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3.03.16 23: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이폰이 설정한 것 이상의 제품/혁신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S4까지 나왔지만 5년전 아이폰과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거죠.

서비스 개발 방법론

Gos&Op 2013.01.21 0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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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신규 서비스를 위한 기획회의에 참석한 직후에 적고 싶었던 글입니다.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글을 적고 싶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일반론이지만 정리해두면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처음부터 제대로된 컨셉/기획안을 만들어서 빈틈없는 개발을 하거나 빠르게 개발하고 사용자들의 반응에 맞춰서 빠르게 수정보완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적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한문장이외에 덧붙일 내용도 없었기에 그냥 글을 적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더 생각나서 글을 완성시켜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새로운 방법론이라기보다는 앞서 말한 기획중심의 개발과 개발중심의 기획을 확장/변형한 방법론입니다.

성공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획 또는 개발을 '설계'라는 용어로 아울러서 말하겠습니다.

기획중심의 설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시대의 트렌드와 사용자들의 니즈를 잘 파악해서 그 트렌드와 니즈를 파고드는 서비스의 컨셉을 정하고, 그 컨셉에 충실한 완벽한 서비스를 기획한다는 것입니다. 완벽한 기획이라는 것이 그 기획대로만 개발하면 무조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같지만, 말그대로 기획이 완벽했다면 개발 및 운영에 문제가 발생할 수가 없습니다. 보통의 기획서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인 것입니다. 실패하는 많은 기획서를 보면 대충 리소스를 산정해서 서비스 개발에 대략 10주 걸리고, 테스트하는데 2주면 되기 때문에 3달 후에는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다 식으로 계획을 세웁니다. 그런데 실제 개발에 착수하면 예기치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리소스는 늘 부족하고 개발기간은 늘 촉박하고 그래서 대강 나온 서비스를 제대로 테스트도 하지 않고 런칭을 합니다. 그러면 런칭 직후부터 문제가 터지기 시작하고 초기의 버그는 사용자들을 떠나게 만듭니다. 요즘처럼 대체제가 많은 시기에는 그런 초기의 서비스 불만은 치명적입니다. 우리가 접하는 많은 서비스들은 기획에서부터 시작한 것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대체제가 없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기다려줬고, 그래서 현재는 나름 성공/정착한 서비스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획에서 시작한 서비스들이 제대로 성공하는 경우를 못 봤습니다. 완벽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기획안을 못 만들면서도 우리는 늘 관념적으로만 이런거 좋겠지?라고 생각하고 불완전한 기획에서 개발에 들어가고 서비스를 런칭하고 그래서 실패하고 맙니다. 다시 말하지만 기획이 완벽하면 서비스는 성공합니다. 제품의 개발주기가 몇년씩 걸리는 산업에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개발중심의 설계.
두번째로 떠오른 생각은 적당한 감을 가지고 초기 서비스를 만들어보고 일부 사용자들에게 테스트를 받아보고 보완해서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군가가 이런 기능/서비스가 필요해라고 말하면 그걸 바로 구현해서 적용해보고 사용자들이 꾸준히 사용하면 기능을 더 개선하고 그렇지 않으면 완전히 없애거나 처음부터 다시 디자인/구현해서 런칭을 하는 것입니다. 구글의 성공 이후에 영원한 베타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지금 가장 많이 사용하는 Gmail도 초기 몇년동안은 계속 Beta 표시를 달고 서비스가 되었습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그냥 괜찮게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계속 베타 마크를 붙이고 서비스했습니다. 알파, 베타 마크가 사용자들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해해주세요라는 그런 무언의 압력이기도 하지만,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고 꾸준히 개선해나갈께요라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기획중심의 설계가 완벽한 기획이 필요했다면, 개발중심의 설계에서는 빠른 구현 및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으로 몇 시간에서 며칠내로 초기 버전이 구현되지 못하면 또는 초기 반응이 시큰둥하면 바로 접을 수 있어야 합니다. 긍정 또는 부정적인 사용자들의 (명시적/암묵적) 피드백을 얼마나 빨리 많이 수집해서, 그것들을 얼마나 빨리 수정/개선해서 차기 버전으로 만들어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입니다. 초기 서비스에 버그가 있었지만 사용자들이 완전히 실망하기도 전에 며칠 또는 몇 시간 내에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여준다면, 아무리 초기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더라도 사용자들은 그 문제가 며칠 내에 해결될거다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고 나의 피드백이 바로 반영이 되는구나라는 것을 느낀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의 열혈 사용자가 될 가능성도 더 높습니다. 적당히 좋은 아이디어/컨셉을 빠르게 구현해서 적용해보면서 가능성이 없으면 초기 비용이 별로 안 들었을 때 바로 접으면 그만이고, 가능성이 있으면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서 더 나은 서비스로 발전시켜나가면 됩니다.

데이터중심의 설계.
세번째 방법은 기획과 개발의 중간 쯤에 위치하면서 개발중심의 변형입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 구현하기에 앞서서 현존하는 데이터들을 모으고 분석하는 것입니다. 예를들어 검색엔진에서 어느날 갑자기 특정 패턴의 검색어들이 많이 유입된다면 그런 패턴어를 처리해줄 수 있는 검색서비스를 만들어서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영화, TV프로그램, 인물 등의 다채로운 정보가 검색에서 스페셜로 노출되는 것도 그런 종류의 검색어들이 상시적으로 많다는 것을 관찰/분석한 이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간혹 경쟁사에서 서비스를 오픈해서 따라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 기획중심의 설계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음.) 아니면 트위터에서 오프라인 번개에 대한 니즈가 급증하는 것을 관찰했다면 트위터와 매끄럽게 연계된 번개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트위터의 초기에 트위터를 둘러싼 수많은 독립 서비스들이 개발되어 트위터에코를 만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데이터중심의 설계는 신규서비스의 설계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이미 런칭한 서비스의 개선에 더 큰 역할을 합니다. A/B 테스트로 알려졌듯이 새로운 기능이 사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얻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기존 기능과 신규 기능 사이의 버킷테스틀르 통해서 새로운 서비스에서 사용성이 더 좋으면 새로운 기능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취합니다. 데이터중심의 설계는 개발중심의 설계와 밀접하게 커플링되어있습니다.

경험중심의 설계.
네번째는 기획중심의 설계의 변형이지만, 근본적인 차이점은 관념과 실제에 있습니다. 기획중심에서는 그냥 주변의 트렌드나 설문조사 등에서 나타난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는 것이라면, 경험중심에서는 나 자신이 실제 사용자가 되어서 그 속에서 느꼈던 불편한 점들을 모아서 그것들을 극볼할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때로는 기존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해서 대체제/경쟁제를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작년 말에 사내외에 다양한 페스티벌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글을 적었었는데, 그 속에는 기본적으로 그런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운영해보면서 스스로 불편함도 느껴보고 또 사용자들의 행동을 가까이에서 관찰해보고 그들의 불편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보고 그걸 서비스화시켜보고 싶다는 것을 염두에 둔 생각이었습니다. 내가 직접 여행을 해보면서 불편한 점이나 좋았던 점 등을 경험해보지 않고, 관념적으로만 이런 게 필요할 것같고 이런 건 ROI가 안 나올 것같고 등과 같은 관념으로만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다보면 결국 리소스는 많이 투입했는데 결과는 좋지 못한 그런 경우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실생활에서 참가해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어떤 서비스가 진짜 필요한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 기업을 다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관찰해보면 그들이 인터넷과 너무 동떨어져서 생활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생활에서는 인터넷/모바일 서비스를 전혀 이용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인터넷/모바일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서 제대로된 것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상으로 네가지로 나누어서 서비스 개발방법론이라고 거창하게 적었지만, 뭔니뭐니해도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은 래피드프로토타이핑 rapid-prototyping입니다. 빨리 구현해서 테스트해보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기획중심의 설계에서도 기획단계에서부터 이런저런 기능을 테스트해보고 실제 데이터를 보면서 파이널 제품으로 갈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실제 서비스의 프로토타입이나 데이터를 보지도 않고 무조건 위에서 시킨 업무라고해서 끝까지 기획서만 만드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해버리고 정작 기획서가 나왔을 때는 이미 트렌드는 끝나가거서 유사제품들이 시장에 넘쳐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특히 이미 성공한 제품/서비스를 가진 기업들일 수록, 후속 서비스에 대한 (대박) 압박 때문에 이런 오류를 자주 보입니다. 그럴수록 초기 단계에서부터 테스트 및 분석을 거치면서 큰 그림을 완성해야 합니다. 확고한 (초기) 컨셉이 정해졌다면, 작게 생각하고 빠르게 만들어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관찰/분석해서 좀더 강건한 서비스를 기획/개발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애플에서 매킨토시를 처음 만들 때 케이스만 수십가지/차례 만들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 새로운 애플 제품은 적어도 100가지 디자인 중에 하나가 선택된다는 이야기, 페이스북에서 Q&A기능을 넣었다가 사용자 반응이 미비해서 그냥 빼버린 사례, 그리고 앞서 말했던 구글의 영원한 베타전략 및 A/B테스트에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대학에서 품질공학 수업을 들으면서 초기 기획/설계 단계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 최종 제품 개발에서 실패가 적다는 것을 정석으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실물 경제에서는 초기 디자인 단계에서 많은 것들이 검토되면 뒤쪽의 생산 단계에서 문제가 적게 발생한다는 얘기입니다. 몇 년의 준비과정이 필요한 제품의 경우에는 맞는 말이지만 인터넷/모바일 서비스처럼 몇 개월 또는 수주 내에 서비스의 승패를 결정하는 분야에서는 재고되어야할 내용입니다. 그리고 기획/설계 단계에 많은 것들을 점검하고 긴 회의를 거치더라도 앞서 말했듯이 꾸준한 프로토타이핑 및 테스트를 거치지 않으면 완벽한 서비스가 그냥 좋은 서비스에 밀려나고 맙니다. 그리고, 3~6개월만 개발이 지연되어도 트렌드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6개월 ~ 1년 이상의 장기적인 마일스톤을 세워두고 꾸준히 개발/개선해야할 서비스나 기반기술들도 있습니다. 양자 모두에서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테스트는 여전히 필수/유효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현실에서는 다양한 경험에서 서비스 아이디어를 얻고 빨리 구현해서 데이터로 검증을 받아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디어만으론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어린 친구들에게 좋은 아이템이 있으면 창업해보라고 부채질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이 가진 재능과 패기를 바탕으로 조언하는 것이지 능력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런 조언도 해주지 않습니다.

지나치게 일반적인 내용을 너무 길게 적었습니다. 앞서 '정석'이라는 표현도 사용했지만, 실제 성공하는 서비스의 왕도는 없습니다. 각 기업/조직의 문화에 따라서 더 적합한 방식이 따로 있습니다. 일반론에 함몰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PS. 웃픈 글이 있어서 링크를 겁니다. 게임업계인에게 직접 듣는 게임업계의 슬픈 현실. 대화내용에서 카툰 아래에 나오는 '기획자가 필요없다'는 대목이 최근 IT업계의 현주소입니다.

(2013.01.14 작성 / 2013.01.21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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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적기에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는 존재의 흔적이라도 남기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것같아서 적습니다. 오히려 이미 지난 일을 다루기에 더 설득력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 완성된 일이 아니기에 그냥 헛소리에 지날지도 모릅니다. 지나간 하나의 과거를 바탕으로 가능한 많은 미래 중에 하나를 상상한다는 것은 너무 무모합니다. 그러나 식자라면 그리고 화자라면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냥 묻어두는 것은 이 시대, 세상, 세대에 대한 죄가 될 겁니다. 말을 하는 사람은 말을 해야 하고, 글을 적는 사람은 글을 적어야 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역사에 죄를 남기지 않는 길입니다. 미천한 헛소리고 어리석은 상상이지만 귀 있는 자는 들을 것이고 눈 있는 자는 볼 것입니다.

90년대 중후반, 그러니까 약 15년 전에 인터넷이라는 것이 우리 삶으로 스며들던 그 시절에는 모든 사업 (그냥 '사업'으로 통칭하겠음)이 무조건 온라인을 품어야 성공한다는 그런 의식이 팽배했습니다. 한국에서는 IMF 경기침체에서 명퇴, 실업자들이 늘어나고 또 바다 건너 미국에서는 허황된 꿈을 쫓아서 벤처붐이 일고 그런 신생 IT벤처의 버블은 커져만 갔습니다. 그 당시에 새롭게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들은 특별한 비즈니스 모델 BM도 없으면서 그저 오프라인의 매장을 단순히 온라인에 올려놓기만 하면 일확천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고, 또 그런 기대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당시에 참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와 URL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어찌 보면 요즘 우리가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들보다도 더 다양한 서비스들이 당시에 존재했던 것같습니다. 그 당시의 그런 분위기를 한 문장으로 '오프라인, 온라인을 품다' 정도로 정리하면 될 듯합니다. 그러나 무턱대고 시작한 오프라인사업의 온라인화는 버블붕괴라는 비참한 현실에서 우후죽순 생겼던 서비스들이 일순간에 정리되었습니다. 그런 충격 속에서도 살아남은 기업들이 향후 10년을 지배했습니다. 구글은 승승장구했고, 아마존은 흑자전환을 이뤘고, 이베이는 여전히 전자상거래의 대명사로 남아있습니다. 구글은 오프라인의 BM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의 대부분의 서비스는 기존의 오프라인모델을 (순전히) 온라인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향한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다음과 네이버로 대표되는 순전히 인터넷 기반의 포털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시작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포스퀘어 등과 같이 시간, 공간, 인간의 컨텍스트 정보를 잘 활용한 실시간, 위치기반, 소셜서비스들이 등장한 오늘날에는 15년 전의 조류와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냥 정보만 어찌 잘 전달해주면 되던 시절에는 온라인을 품는 것이 성공의 열쇠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잡음이 많이 들립니다. 검색으로 대표되는 포털 사업의 정체에 대한 얘기가 많습니다. 그동안 비인터넷 인구들이 인터넷 인구로 전환되면서 무한 성장하던 인터넷 사업들이 이제는 잉여 비인터넷 인구가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절대적인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이제는 제한된 시장/파이를 서로 나눠먹는 점유율 싸움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이런 시점에 저는 당당히 주장합니다. 이제 인터넷은 온라인을 버려야 한다고... 인터넷이 온라인이고, 온라인이 인터넷인데 무슨 헛소리를 하느냐?라고 반문하시겠지만, 인터넷 사업이 그저 온라인에서만 존재하는 그런 사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제는 15년 전과 반대의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야할 때입니다. 이제 다시 인터넷이 오프라인을 품어야할 때입니다. 모바일과 컨텍스트는 오프라인과 떼내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모바일과 문맥이 더 중요해지면서 기존의 온라인 사업모델은 일순간에 무너질 수 있습니다. 지난 10년은 그저 인터넷이 일상의 삶을 대행해주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이 일상의 삶과 더 긴밀하게 밀착될 시점입니다. 그 선봉장이 모바일이고, 그 무기가 바로 문맥정보입니다.

모바일과 문맥의 시대에는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라는 말이 좀 무색합니다. 그래서 다른 'X라인' 용어를 새각해봤는데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업라인 up-line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가 깨어있는 (wake-up) 모든 순간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잠들어있는 시간에도 우리가 인터넷과 끊어져있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잠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주시하고, 잠시 깨어서도 이메일이나 트위터 멘션을 확인하는 오늘날을 생각하면 단지 의식적으로 눈을 뜬 업 up된 순간만 인터넷에 연결되었다고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올라인 all-line이라는 용어를 생각해봤습니다. always-line이라는 의미가 될 듯하니 그냥 alline이라 명명하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의식적으로 깨어있던 그렇지 않던 모든 순간에 우리는 인터넷과 연결된 그런 순간을 잘 표현해주는 듯합니다. 올라인 순간에는 오프라인이 존재하지 않고, 또 별도로 온라인을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의 삶의 전부가 라인에 연결되어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의 모바일은 그저 온/오프라인에서 올라인으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입니다. 더 큰 변화가 앞으로 존재할 듯합니다.

검색광고나 배너 디스플레이 광고로 먹고 사는 포털은 이 사실을 빨리 각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템 판매로 밥줄을 연명하는 게임업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모바일의 시대에 당황해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올라인 시대는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할지 참 걱정입니다. 최근 '제주 다음인 마을을 꿈꾸며...'라는 글에서 인터넷이 오프라인을 품는 조금의 힌트가 들어있습니다. 오프라인 사업들이 온라인으로 넘어갔듯이, 역으로 온라인 사업들이 이제 오프라인으로 재유입되는 시대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의 포털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모바일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보다는 여전히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검색광고, 배너광고, 아이템판매라는 패러다임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과 문맥의 도전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더 큰 충격이 조만간 옵니다. ('조만간'이 언제냐는...?) 증강현실 AR이 어떤 면에서 오프라인을 제대로 품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아직은 그 영향력이 미미합니다. 온라인에서 정보를 가진 것이 힘이던 시절은 이제 종말을 고하고 있습니다. 그 정보를 이제 실제 우리의 삶인 오프라인에 적용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문제는 어렵지만 의외로 답은 쉬울 수가 있습니다. 그냥 이대로 망해보면 답이 보일테니... 그러나 그 전에 답을 찾기를 바랍니다.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제 감을 적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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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ailmarypass.tistory.com BlogIcon affogato kim 2012.10.05 03: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간지 흐르는 아이디어인 것 같습니다! 포털을 비롯한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잘 넘어가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잘 정착된다면 또 한번 신기한 현상이 일어날듯! 합니다. 상상은 잘 안되네요..^.^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0.08 19:0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트렌드 또는 기회라는 것이 매번 바뀌기 때문에 과거의 것이라고 해서 그냥 무시할 수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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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떤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특히 시제품도 나오기 전인 기획단계에서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그나 지난 몇 년 간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사용/경험해보면서 '이 서비스는 좋다' 아니면 '이 서비스는 조만간 접겠다'정도의 감은 생긴 것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실패한 서비스들의 공통점이라 말할 수 있는 특징들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아래에는 구체적인 방법론이나 특징을 나열하지는 않겠지만, 아래의 것을 만족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지 않다고 필패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거대 담론 속에서 여러 서비스들을 설명해줄 수가 있고, 더 중요한 것은 왜 실패했는가?에 대한 자기 반성의 기준은 될 수 있습니다. 주제넘게 이런 글을 적고 있지만, 제가 서비스의 기획/개발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 서비스의 성공률이 아무렇게나 (?) 만든 것보다 더 높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오늘도 대니얼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 A Whole New Mind> 이야기를 꺼내야 겠습니다. 그가 말했던 하이컨셉과 하이터치가 실패한 서비스들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잣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억컨대 2006년도에 처음 아니 딱 한번<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읽었습니다. 7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책의 메시지는 선명합니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스토리나 디자인, 유희 등과 같은 세부 내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지난 세기와는 또 다른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경험을 주는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어쩌면 제 기억과도 같이 특정 서비스를 평가하기 위해서 핑크의 6가지 조건 --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유희, 의미 --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보다는 그냥 개념적으로 새로운가?와 좋은 경험을 제공해주는가?라는 단순하지만 모호한 질문에 답을 얻는 것이 여러 서비스들을 평가하기에 더 좋을 듯합니다.

하이컨셉 / 새로운 개념
앞서 말했지만 실패한 서비스들의 첫번째 특징은 개념이 없다는 겁니다. '개념'은 특정 서비스의 '존재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입니다. IT의 역사도 새로운 개념의 창발의 역사였습니다. 단순히 과거에 만들어진 개념을 조금 수정, 보완, 개선한다고 해서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하지 않습니다. '창조적 파괴' 또는 '파괴적 혁신'이라는 말도 새로운 (파괴적) 개념이 기존의 (지속적) 개념을 뛰어넘는 것을 말합니다. 모뎀 시절의 나우누리와 하이텔이 인터넷 시대에 영속하지 못했던 이유도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개념으로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애플과 노키아의 희비보다 더 적합한 예도 없습니다. 2009년도에 한국에도 아이폰이 소개되면서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로 많이 시프트되었습니다. 당시에 다음은 나름 모바일에 앞서간다고 말했지만,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다음지도'정도를 제외하면 기억에 남는 서비스/앱은 없습니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보면, 모바일에 대응은 빨랐지만 모바일에 맞는 새로운 개념은 부족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냥 PC에서 보던 것을 단순히 모바일에 옮겨놓은 것이 다음TV팟 앱이었고, 다른 카페나 티스토리 앱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마이피플은 전혀 새롭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카톡은 성공했냐?라고 묻는다면 그냥 (우연에 의한) 시장의 선점이지 (전략적) 개념의 성공은 아니다라고 말하겠습니다. 네이버LINE은 나름 선전하던데, 아직 라인은 사용해보지를 않아서... 그리고 개념이 없었던 최악의 다음앱은 다음플레이스앱입니다. 4Sq의 따라쟁이이면 그 이상을 보여줘야했는데, 전혀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요즘'도...

하이터치 / 새로운 경험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안드폰에 적응하면서 -- 생활 패턴의 변화 등 -- 이후에 모바일 환경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앱들이 많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에서도 초창기에 수많은 기존 서비스를 모바일에 이식한 앱들이 등장했지만, 최근에 베타테스트 중인 새로운 앱들은 기존의 다음 서비스와는 조금 다른 것들입니다. (대외비라 자세한 내용은 생략.) 최근 3~4개의 앱들을 자발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는데, 개념적으로는 이제 좀 다른 것들을 만들어내는구나 또는 제대로 기획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터치에서 발생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서비스라고 사용성이 떨어지면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습니다. 최근 테스트를 하면서 '이 서비스는 괜찮을 것같은데 왜 이렇게 사용하기 어렵지?' '내가 지금 제대로 사용하는건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개념적인 부분에서는 서비스 기획 단계에서 많은 고민을 했구나라고 생각되지만, 실제 사용성 (화면의 구성이나 프로세스 등) 면에서는 그냥 막 쑤셔넣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UI/UX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만들어진 서비스일텐데, 저만 이상한 걸까요? (그리고, 실제 서비스를 기획, 개발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것에만 집중해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또 익숙해져서 정작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가 얼마나 불편한지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처음 다음플레이스 앱에서 기대했던 내용을 가진 앱이 런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플레이스 실패 이후에 만들어져서 그나마 개념을 장착했는데, 사용성 측면에는... 앱을 실행해서 뭔가 액션을 취할려고 했는데 과연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단순한 의문이 들었다는 것 자체가 터치에 문제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다음이 개념을 장착하는데 몇 년을 보냈는데, 이제는 터치를 장착하기 위해서 몇 년을 보내야 하는 걸까요? 여담으로, 어쩌면 터치는 익숙함과 신선함의 조화입니다.

타이밍
실패한 서비스들 중에는 억울한 것들이 많을 줄 압니다. 분명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이고, 사용성도 나쁘지 않은 많은 것들이 만들어졌지만 금새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 서비스들의 문제는 하이컨셉이나 하이터치의 영역이 아니라 그냥 시간의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너무 앞서간 서비스나 아니면 너무 뒷쳐진 서비스들입니다. 개념이 별로 좋지 않더라도 그리고 사용성이 조금 나쁘더라도 시기만 잘 만나면 나름 성공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획자들의 힘을 빠지게 합니다. 새로울 것도 없는 개념으로 그냥 그렇게 런칭했지만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카톡인 듯합니다. 역으로 그래서 실패한 사례가 마플입니다. 주소록에서 시작해서 메신저로 발전하는 시기를 놓쳐서 카톡에 밀려버린 마플. 이후에 무료/영상통화 기능 등을 넣었지만 이미 카톡은 플랫폼으로 진화해버렸고, 마플은 그냥 아류작으로 남아버렸습니다. 만약 아이폰 발매 초기에 그냥 쓸만한 무료 주소록을 제공하고, 주소록 사용자를 확보한 이후에 그들 간의 무료문자기능을 넣어주고, 그리고 더 필요에 따라서 무료통화/영상통화 기능을 넣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완벽 제품보다도 완벽한 타이밍이 더 중요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앞서 말한 다음플레이스 대체앱도 시기를 놓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습니다.) ... 서퍼에게 지나간 파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말은 참 쉽게 합니다.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서 시의적절하게 배포한다.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더 많은 노력과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DOA (Dead on Arrival) 서비스에 시간과 노력과 리소스를 투입해야할까요? DOA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하기 지금 기획/개발 중인 서비스가 사용자의 니즈와 욕구와 강제[각주:1]를 충족시켜주는가? 과연 그들이 이 서비스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사용할 것인가? 과연 지금인가?를 끊임없이 자문하고 검증받아야 합니다. (좀 더 좋은 글을 적을 수 있었는데... 혹시 이 글이 개념없고, 터치가 없고, 시의적절하지 못한 글이 아닌가?라는 반성을 해봅니다.)

  1. 참고. http://bahnsville.tistory.com/62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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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이전의 글에서 본인은 네가지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워북, MBP,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 물론, 소프트웨어를 포함하면 종류가 더 많아집니다. 이 중에서 앞서 말한 두개, 특히 파워북,는 다수 Majority에 대응하는 소수 minority의 전형을 보여주고, 뒤의 두개는 대량소비 Mass-consumption에 대응하는 얼리어댑터에 해당하는 제품입니다. 아이폰의 경우 벌써 대량소비의 단계로 이어졌지만, 적어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얼리어댑터의 단계로 보입니다. 60만의 아이폰 유저가 있다지만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1.5%, 아니 핸드폰 사용자의 2~3%밖에 차지 하지 않기 때문에 여전히 얼리어댑터 제품으로 다룰 수 있을 것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국내에서 애플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큰 부분 (편의)를 버리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이 MS의 IE에 최적화되어있고, 또 요즘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웹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의 75%가 플래쉬기반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애플의 사파리에서도 플래쉬 플러그인이 존재하고, 대부분의 동영상들을 제대로 볼 수가 있습니다. 어쨌던 국내의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은 리눅스나 맥오스, 또는 파이어팍스나 사파리, 크롬 등보다는 MS윈도우즈와 IE에 최적화를 두고 제작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고, 그런 측면에서 애플 사용자 아니면 리눅스 사용자 등의 마이너들은 여러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메이저를 포기하고 마이너를 선택하면서부터 감내해야했던 부분이니 더이상 불평불만을 터뜨릴 내용은 아닌 것같습니다. 그리고, 얼리어댑터의 측면에서도 앞의 마이너가 겪는 비슷한 종류의 어려움들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좀더 본격적으로 들어가서, 전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사용중입니다. 아직 국내에 스마트폰 사용작 150만명을 하회하는 가운데 국내의 그 누구보다 먼저 모바일 웹/앱이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용자입니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 아이패드는 수백개의 유닛만 들어왔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그 중에 한 기기를 제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얼리어댑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재 형국으로는 의도치않게 얼리어댑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제가 아이패드를 받기 전에, 회사에서 체험용 아이패드가 몇대 있었습니다. (몇일 사이였지만) 저희 검색본부의 본부장님께서 그 체험용 기기중에 하나를 집에 가져가셔서 사용을 하고, 야머 또는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국내의 웹환경, 특히 검색,에서 모든 링크들이 새창/탭으로 연결됩니다. 그런데 아이패드에서도 링크들이 새창으로 뜨니 불편하다는 글이었습니다. PC와 달리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는 전체창으로 브라우저가 오픈이 되는데, 새글이 새창에 노출되면 글을 다 읽은 후에 새창을 닫고 원래 글로 돌아가는 구조가 불편하다는 것입니다. 이것보다는 현재창에서 새글이 노출되고, '창닫기'가 아니라 '뒤로가기' 버튼을 클릭해서 원문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더 편하다는 말입니다. 제가 아이패드를 받기 하루이틀 전에 올리신 글인데, 저도 체험이 아닌 직접 사용하면서 비슷한 불편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사내 야머에 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고, 현재 PC 환경에 최적화된 새창열기가 아니라 모바일환경에 맞게 현재창열기가 디폴트가 되어야 한다는 글을 적었습니다. (물론, 모바일만을 위한 페이지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 현재창에 새로운 글이 노출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에 글을 적은 의도는 아이패드를 포함한 모바일기기, 더 정확히 말하면 터치 기반의 기기에서 접속한 사용자들에게는 새창이 아닌 현재창 열기가 기본이어야 한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런 것도 어렵다면 적어도 두가지 옵션을 동시에 화면에서 보여줘야한다는 취지의 글입니다. 이 글에 바로, 그런 불편을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당장 투입해야할 리소스 문제 등으로 쉽게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다양한 서비스들을 동시에 기획, 개발,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언제나 리스스 관리 문제에 부딪히고 있고, 그런 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입니다. (이는 포털 이용자들이 왜 포털회사에 CS를 넣었는데도 바로 반응하지 않느냐?에 대한 일종의 변명입니다. 외부에서 보시기에 인터넷 회사들이 참 느리게 대응하는 것같지만, 내부에서 봤을 때도 느리다는 것은 공감하지만 다른 리소스 또는 우선순위 문제 때문에 어쩔 수가 없다는 이중의 어려움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 요는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회사의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을 느껴서 개선하자고 제안을 했지만 당장은 리소스 문제와 어느 것이 최적이냐?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없기 때문에 좀더 연구해보자라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저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불편을 과연 몇명이 느끼고 공감을 하고 있을까?입니다. 한국에서 아이폰 사용자 60만명 또는 스마타폰사용자 150만명은 핸드폰 사용자를 3000만명으로 가정해도 5%에도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더 나아가 PC에서 웹을 사용하는 인구 (유아와 노인을 제외하고) 4000만명의 3~4%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현재의 스마트폰이 이럴진대, 국내에 겨우 수백대 들어온 아이패드 사용자들이 저와 같은 불편을 겪고 공감하겠지만, 전체의 90%이상의 사용자들은 저의 불편을 이해할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나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서 여러 서비스들을 사용해보면서 불편한 점을 리포팅하고 개선점들을 제안을 하는 등의 나름 열혈 사용자인양 행세를 했지만, 제가 90%이상의 웹사용자들 - 대중 - 을 대표할 수가 없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대중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 능력/자격을 상실했다'라고 트윗했습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엘리트 제품을 사용하면서 제가 불편을 경험하고 개선점을 말해줘도 그 모든 것이 개선되더라도 저와 다른 환경의 90%이상의 대중들은 뭐가 바뀌었는지도 전혀 논치채지도 못할 것이고, 어떤 경우는 저의 제안때문에 변경된 또는 추가된 기능 때문에 더 큰 불편을 겪을 수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중이 아닌 소수가 되어버린 저의 경험이 대중의 경험을 향상시줄 수 있을까요?

 엘리트가 된다는 것만을 생각하면서 이제까지 달려왔습니다.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대우를 받고... 무조건 남들보다 좋은 그런 환경과 지위를 누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양 살아왔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남들보다 더 높은 자리에서 과연 아래를 내려다 볼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중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야하는 입장에 있으면서, 대중이 경험하는 것이 아닌 소수의 엘리트들만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을 경험하면서 이게 대중을 위한 서비스다라는 말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엘리트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제가 스티브 잡스와 같이 선구자/선견자 Visionary가 될 수가 없습니다. 단지, 엘리트주의에 빠져서 대중과 동떨어진 허상만을 쫓을 뿐입니다. 혼자서는 선견자인양 대중을 설득했지만, 대중의 필요와 요구는 철저히 외면한 소위 엘리트주의에 빠진 나르시스트가 되어버렸습니다. 과연 엘리트주의자들이 만인을 위한 서비스,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요?

 잘 아시다시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전직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한 회사입니다. 모바일을 먼저 경험해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보라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다음의 직원 1000명이 스마트폰을 열혈적으로 사용해보고 여러 불편을 느끼고 또 수많은 서비스들을 개선했다고 치더라, 여전히 모바일과 동떨어져 지내는 95%의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특히 다음의 사용자들에게, 무슨 가치와 효용을 줄 수가 있을까요? 남들보다 먼저 출발해서 길을 닦아놓겠다고 했지만, 대중이 가기를 꺼려하는 길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회의감도 듭니다. 실제 대중은 자신들이 근원적으로 필요하고 원하는 경우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설문조사라거나 심층인터뷰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스티브 잡스/애플의 경우는 그런 일반 방법론을 취하지 않고서 혁신적이고 사용자들이 갖고 싶어하는 제품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 알려진 단면만을 보고서, 우리같은 일반인/회사들도 비슷한 식으로 대응을 한다면 더 큰 문제와 혼란만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고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것도 어쩌면 비슷한 오류에 빠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바일이 미래가 아니다'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바일이 우리 일부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빨리 현재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점을 말합니다. 일부 엘리트들이 경험하는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을 대중들은 미래에 경험할 수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니 얼리어댑터, 엘리트들이 지나친 설레발은 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엘리트주의에 빠져서 대중의 '보이는' 니즈와 요구를 제대로 파악을 못하는 것은 더 위험에 빠질 수가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니즈와 요구는 어떡하지?) 지금 많은 회사들이 스마트폰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아이패드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어쩌면 이들이 자신들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다음이 아이폰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은 칭찬받을 만하지만, 다음 직원들만이 느끼고 경험하는 그런 서비스를 만들어내놓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섭니다. 나를 위한 서비스의 기획, 개발이 아닌 너를 위한 서비스의 기획, 개발이 되어야 하는데, 나와 네가 처한 환경이 다르다라는 것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됩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늘 신중해야 합니다. 내가 선견자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집에 빠진 우물안 엘리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실패한 엘리트 대문에 성공하는 대중이 탄생이 된다면 제가 가장 먼저 실패한 엘리트가 되어서 나쁜예를 보여주겠습니다.

... 여전히 논리가 부족한 글.. 처음 적고 싶었던 냉철함이 사라진 어리버리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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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uezery.tistory.com BlogIcon 블루제리 2010.05.02 13: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엘리트주의가 그렇게 나쁘다는 생각은 안드네요..
    지금은 대중의 것이 아니지만 앞으로는 대중의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죠..
    그런점에서 미래의 대중을 위해 미리 마련해 놓으면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ㅎㅎ;;

    그래도 마지막 말씀은 공감이 가네요..^^
    실패한 엘리트주의가 되지 않도록 주의 하는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0.05.02 14:1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엘리트가 나쁘단 의미보다는 엘리트만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까 싶어서 걱정된다는 소립니다. 엘리트를 위한 서비스가 모두 대중들이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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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몇 포스팅에서 줄기차게 블로거뉴스 '자세히보기'에 있는 프리뷰의 길이가 너무 짧다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프리뷰의 길이를 늘리던지 아니면 다른 부가정보를 충분히 제공해야한다 (실제 발행자의 이전글 보기가 신설되었음)는 요지의 글들을 적었다. digg.com 등의 외국의 메타블로그들에 잘 접속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의 사례는 어땠는지 잘 몰랐다. 블로거뉴스 (임시) 개편 이후에 digg.com과 비교하는 글들을 몇 번 보게 되었는데, 오늘 사내의 세미나 중에 잠시 digg.com에 접속해서 그들의 인터페이스를 조금 훑어보았다. (자세히 보지 않음) 가장 눈에 띈 것이 digg에서 제공해주고 있는 포스팅의 프리뷰의 길이였는데, 현재 블로거뉴스의 그것과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단지 메인 페이지에 함께 보여준다는 점 정도만 제외하면... 물론, 한글과 영어의 폰트 차이에 의해서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바가 다른 점은 인정한다. ... 일부에서 쉽게 결론을 내린 것은 단순히 블로거뉴스가 digg을 벤치마킹해서 프리뷰의 길이 등을 정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다음에서 앞으로 내세울 대표적인 서비스의 하나인 블로거뉴스를 아무런 고민이 없이 남들의 것을 모방해서 오픈했을 것이다라는 결론은 너무 성급한 점이 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프리뷰가 짧은 것은 단순히 digg을 벤치마킹한 결과라기 보다는 제목에서도 밝혔듯이 모바일 환경에서의 블로거뉴스, 즉 마이크로-블로거뉴스,를 위한 사전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블로거뉴스 랩에서 모바일 환경을 위한 블로거뉴스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iPhone 등의 좁은 창에서 너무 긴 프리뷰는 오히려 가독성을 떨어뜨릴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른 부가정보들을 효과적으로 화면에 표시해주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 환경에서 쾌적하게 블로깅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최대한 짧은 프리뷰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타협을 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가진다. ... 그렇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즉, 블로깅 디바이스를 자동으로 확인해서 PC에서 연결된 경우 긴 프리뷰를 제공하고,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연결된 경우는 짧은 프리뷰를 제공하는 식의 flexibility를 쉽게 제공해줄 수 있는데, 왜... 이랬을까? 앞으로 추가될 많은 부가정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도 아닌 것같다. 어차피 모바일 환경까지 고려된다면 앞으로 추가될 많은 부가정보들이 탭브라우징을 통해서 제공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자세히보기' 화면에서 긴 프리뷰를 제공하더라도 공간활용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결론을 내리자. PC를 위한 프리뷰의 길이는 다른 여러 사정을 생각해도 너무 짧다. 그렇지만 모바일 환경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단순한 타협이 아닌 융통성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안 한가지를 하자면... '자세히보기'의 프리뷰를 사용자들이 에디팅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글의 시작부분을 보여주는 것은 제대로 된 프리뷰가 될 수가 없다. 포스팅의 특정 부분을 보여주거나 아니면 자세히보기 (또는 팝업창) 프리뷰를 위한 사용자 요약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가지 더 제안한다면... 현재 블로거뉴스에서 몇 가지 카테고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카테고리의 종류가 너무 적다는 불만은 많았고, 개편과 함께 늘어날 것이고 특히 개인화된 카테고리도 제공해주리라 믿는다.) 내가 말하고 싶은 점은 (위의 불만사항이 아니라) 현재 카테고리들은 주제별로 나뉘어져있다. 그런데, 또 다른 차원의 카테고리도 필요하다. 즉, 포스팅/글의 타입/성격에 따른 카테고리가 필요하다. 즉, 단순히 사건/사고의 속보/뉴스를 위한 뉴스 (Breaking) News, 현재 사회의 다양한 신제품이나 마켓 트렌드를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글들을 위한 트렌드 Trend & Prediction, 특정 인물/사건/현상/용어 등을 정의하여 지식화하는 (위키피디어/다음신지식 등과 같은) 지식아카이빙 Knowledge Archiving, 그리고 사건/현상 등에 의견을 개진하는 오피니언/칼럼 Opinion & Column 등과 같은 글의 성격에 따른 구분이 필요하다. 모든 발행글들에 대해서 이런 구분이 불가능하더라도, 베스트에 오른 글들에 대해서 이런 재분류 과정이 필요할 것같다. 자동화가 가능하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이런 종류의 자연어 처리가 쉽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기에) 베스트 글들에 대한 운영자가 판단을 내리거나 추천시스템과 같이 일반 대중의 판단에 맡기는 방법 (추천시스템보다는 호응도가 낮겠지만)도 고려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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