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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Story

BITOM의 세계로

제목만 적어놓은 글에 살을 붙이려 합니다. 오래된 생각이지만 글은 즉흥적으로 적겠습니다.

컴퓨터와 네트워크의 등장 이후 최근 우리는 디지털 경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최근 20년 간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에 인간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폰의 등장 이후로는 다시 온라인을 올라인으로 전이시키는데 집중을 하고 있다. 모바일투게더, 모바일퍼스트, 모바일온니로 이어지는 흐름은 모든 것이 모바일로 통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피상적으로 그렇게 모바일로 수렴되는 걸로 착각했다. 그러나 더 많은 증거자료는 모바일이 끝이 아니라 단지 중간 과정에 지나지 않음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모바일은 단지 그 끝을 향해가는 매개물일 뿐, 그 끝이 아니다. 나는 지금 모바일퍼스트나 모바일온니에 목숨을 거는 사람/기업들에게 경종을 울리려 한다.

시작이 오프라인이었으면 그 끝도 오프라인이다. 그러나 시작의 오프라인과 끝의 오프라인은 같지가 않다. ATOM의 시대가 BIT의 시대를 거치면서 새로운 시대로 가고 있다. 그것을 나는 단순하게 BITOM이라 명명하겠다. BIT가 ATOM을 대체할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BIT가 ATOM과 강하게 결합되어 BITOM을 만들어낸다. 모바일은 BITOM의 촉매제다.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어느 인터뷰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 대신 '어떤 것들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를 고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10년동안 나도 변하는 것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면서 웹의 시대에 적절히 편승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이폰의 등장과 이후의 삶을 예견하지 못했었다. 그러니 모바일의 세상에서 급변하는 트렌드를 쫓느라 핵심을 놓쳐버렸다. 베조스가 말했던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이 변하는 것만을 집중했다. 대지가 아닌 흔들리는 나무와 잡히지 않는 바람에 정신을 놓아버렸다.

BIT로 대변되는 디지털의 시대 그리고 모바일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ATOM이다. 구매의 수단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먹고 마시고 입고 잔다. 유희의 공간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웃고 울고 즐기고 괴로워하고... 그렇게 살아간다. ATOM은 목적이고 BIT는 과정/수단이다. 이제는 이 둘이 결합할 때가 되었다. 물론 이제껏 결합된 많은 제품과 서비스들이 많이 나왔었다. 그러나 그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ATOM이 배제되어있었을 뿐이다.

일전에 1차 산업 없이 2차 산업이 존재할 수 없고, 2차 산업 없이 3차 산업이 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 집중되고 있는 온라인 또는 모바일에서의 모든 서비스들이 결국 1, 2차 산업의 터전이 없다면 결코 지속할 수가 없다. BIT가 우리의 실생활과 더욱 밀접해져야 한다. 앞으로 그런 서비스가 결국 대세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Internet of Things를 보면서 이 생각이 깊어졌다. 첨언하자면 아직까지는 IoT는 생활이 아닌 놀이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크리스 앤더슨의 메이커스를 읽으면서 이 생각은 확신이 되었다. 물론 BITOM의 시대에는 모두가 앤더슨의 주장처럼 현물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속속 등장하는 다양한 공유경제는 어쩌면 BITOM의 시대를 대변한다. 부침은 있었지만 자동차를 공유하는 집카는 전형적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을 보여준다. AirBnB를 통한 집을 공유하는 것, Lyft가 보여준 통한 자가용 택시 사업, 테슬라의 모델S도 BITOM의 상징이다. 이들이 기존의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허상보다는 더 견고하다. 현실적 성공을 기준으로 트렌드를 평가할 수가 없다. 트렌드를 타지 않는 것이 진정한 트렌드의 승리자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결국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하고 자야 한다. BIT만으론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자는 것도 해결해주지 못한다. 자동차나 비행기의 모양이나 성능은 변하겠지만 공간을 이동한다는 개념은 변하지 않는다. BIT는 공간의 이동없이 연결해주겠다고 하지만 순간적인 해결책일 뿐이다.

나는 정반합을 좋아한다. ATOM이 BIT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ATOM이라는 정에 BIT라는 반을 만나서 결국 BITOM이라는 합에 이른다. 앞으로 수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 현실에 바탕을 둔 것만이 살아남으리라 확신한다. 단지 나의 느낌이 아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주는 인간의 숙명이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P.S., 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서 글을 적는 것이 아니기에, 내 주장이나 인식이 맞는지 틀렸는지는 스스로 판단해보고 맞으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거부하면 그만이다. 그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고 또 그 정도의 수고는 해야지 자신의 지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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