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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온 페이스북, 아이엠.

일전에 적은 '대한민국의 페이스북 사용자 연령분포'에서도 보여지듯이 참 많은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전체 인구 대비로는 20%정도 밖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젊은층은 대부분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는 듯합니다. 물론 가입만하고 제대로 활동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겠지만, 페이스북을 통해서 수많은 연결이 완성되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밤에도 문득 '어느 순간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이 페이스북 상에 존재하는 것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페이스북 친구가 500면이 채 되지 않으니 모든 지인들과 친구를 맺은 것도 아님은 확실하지만, 순간순간 아는 사람들이 여기 다 있네라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리고 간혹 전혀 모르는 사람의 프로필을 볼 때 뮤츄얼프렌드에 누군가가 존재하는 것을 보거나 전혀 엉뚱한 두 사람이 연결되어있는 것을 보면 세상 참 좁네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이 페이스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페이스북에 존재하는 사람들이 이제 내가 아는 사람들의 전부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페이스북 상에 존재하지 않는 친구의 안부는 더 이상 궁금해지지 않고 잊혀지는 것같습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간 관계가 확장될 거라는 기대를 많이 가졌습니다. 실제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서 예전에는 모르는 던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멀리 떨어져서 얼굴 보기 힘들었던 친구들의 소식도 듣게 됩니다. 그런데, 그러면서 또 우리는 페이스북 상에서만 존재하는 것같습니다. 페이스북에 매일 사진이나 글귀가 올라오는 그는 잘 지내고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그 사람의 진짜 안부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라이크 한 방이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세상에서 아날로그 감성은 사치에 불과합니다. 내가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공유합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했는데, 현대인들은 '나는 페이스북을 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더이상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아바타만 존재할 뿐입니다.

(2013.06.02 작성 / 2013.06.10 공개)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unexperie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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