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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2020년 카드 사용 내역 정리

아침에 연말 정산을 했습니다. 예전보다 점점 더 편해집니다. 국세청에서 서류를 다운로드하고, 기부금 영수증은 사진으로 찍어서 시스템에 등록하면 끝납니다. 교회 헌금 (십일조)를 시골 고향 교회로 보내기 때문에 정산 철이 되면 매번 전화해서 왜 빨리 안 보냈냐고 성화였는데, 이젠 그냥 사진 파일로 받아서 그걸 첨부하기만 하면 됩니다. 예전에는 작성한 서류로 모두 프린트해서 사인 또는 도장으로 서명해서 제출했는데, 이젠 그런 불필요한 작업을 하지 않아서 더 편해졌습니다. 이렇게 우리 삶은 온라인에서 편해지고 있는데 여전히 불편한 곳도 많습니다.

늘 연망 정산을 할 때면 지난 1년 동안 사용한 카드 내역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매번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아끼려고 노력하고 그리고 매달 카드값을 갚을 때마다 금액을 보긴 하지만 1년간의 내역을 다시 모아서 보면 또 다르게 정리가 되는 기분입니다. 매번 좀 더 아끼면서 살겠다고 매번 사용한 총액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젠 입주 2.5년이 돼서 더 이상 이사/입주를 핑계 댈 수도 없습니다. 카드 사용 내역을 정리할 때는 매번 카드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한 달짜리 내역서를 엑셀 파일로 12개 다운로드하여서 정리했는데, 올해는 1년 치를 직접 손으로 입력했습니다. 맥을 사용하고 있는데, 홈페이지에 로그인할 수가 없었습니다. 필요한 모든 파일을 설치했음에도 접속할 수 없었습니다. 로그인을 위해서 엑티브X마냥 불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설치하는 것도 못마땅한데, 그걸 다 설치해도 로그인할 수가 없는 게 참 불편하고 화가 났습니다. 홈페이지 고객소리에 컴플레인을 한 번 하고, 그냥 수기로 입력했습니다.

그동안 카드 사용액만 정리했는데, 이번에는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금액과 경기지역화폐로 결제한 것도 포함시켰습니다. 페이와 지역화폐가 각각 115만원, 160만 원으로 생각보다 많이 차지합니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결제액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어서 2019년 12월 중순부터 2020년 12월 중순까지의 사용 내역입니다.

전체 사용 금액은 1,152만으로 페이와 지역화폐를 제외하면 880만원을 카드로 결제한 셈입니다. 2019년보다 약 120만 원 정도 더 사용한 건데, 2019년에는 페이로 지불한 걸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주 많이 더 사용한 것 같진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택근무가 길어져서 2019년에 비해서 점심값이 75만 원 정도 적게 사용한 걸 감안하면 더 많이 사용한 것이 아닙니다. 참고로 점심값을 보통 다른 분이 계산하면 페이 송금으로 바로 정산하기 때문에 카드/페이/지역화폐로 잡히지 않습니다. 줄어든 만큼 집에서 먹는 식비로 전환돼서 카드값에 반영됩니다. 어쨌든 재택으로 집에만 있었는데 전체 소비액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뒤에 다시 적겠지만 매년 카메라나 컴퓨터 관련해서 1~200만 원이 들어갔지만, 2020년은 그 비용도 없었는데도 비슷한 금액을 사용했다는 것인데 어디서 펑크가 났는지...

먼저 월별로 보면 한달에 평균 96만 원을 사용한 셈입니다. 최고액은 12월로 260만 원, 최저액은 11월로 51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12월이 최고액이 나온 이유은 2019년 12월에 자동차 점검을 받으면서 130만 원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1년에 한 번씩 르노자동차 센터를 방문해서 점검받고 부품을 교체했는데, 재작년에는 130만 원이 나왔습니다. 부품값을 약 60만 원 나왔는데 공임이 70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실제 작업은 1~2시간 만에 끝났는데, 모든 부품마다 공임을 다 붙여서 청구한 것은 뭔가 잘못된 것 같단 생각입니다. 모든 노동에는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부품은 교체하기 어렵고 특수 장비가 필요할 수도 있어서 공임료가 들어가지만, 매우 간단한 부품을 교체하면서 몇 만 원씩 부가하는 건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삼성차는 정비사가 수리하기 불편한 차종으로 알려졌는데, 자기들이 수리하기 힘들게 만들어두고 그걸 수리한다고 비싸게 공임료를 받아가는 것은... 그래서 그냥 지난달에는 집 앞에 있는 정비소로 갔습니다.

3월, 4월, 8월, 12월 (자동차 수리비 제외)에는 100만원을 넘겼습니다. 4월은 자동차 보험료로 평소보다 5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갔고, 12월에는 수비드 머신에 꽂혀서 액세서리를 포함해서 약 4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3월과 8월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2월 말과 8월 중순에 재택을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식자재비가 늘어난 시기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집에 있다 보니 필요한 것들이 생각나서 바로 인터넷에 많이 주문한 것입니다. 특히 3월에는 식물도 인터넷으로 많이 구입했습니다. 그 외에는 특징적인 것이 없습니다.

카테고리별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카메라 항목 (카메라, 컴퓨터, 핸드폰)이 0원입니다. 작은 악세사리들은 인터넷으로 구입해서 이커머스 항목에 일부 포함돼있지만, 눈에 띄는 제품 구입은 없었습니다. 집에서 사용할 iMac도 구입해야 하고 (애플 실리콘 버전을 기다리는 중), 카메라도 1Dx마크3을 구입하고 싶은데, 이 둘만 합쳐도 1년 치 금액이 들어가는데 2021년에 구입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제주를 떠난 후로, 특히 재택 후로는 카메라를 더 사용하지 않고 있어서 카메라 구입은 내년 이후로 밀릴 듯합니다. 카메라 항목의 비용이 크게 줄었다면 병원비 항목은 크게 늘었습니다. 어깨 회전근 쪽에 문제가 있어서 1년 넘게 한의원을 다니면서 약 170만 원 정도 사용했습니다. 2019년에도 치아 치료 등으로 40여만 원을 사용했는데, 2020년은 거의 4배입니다. 여전히 불편해서 계속 한의원을 다녀야 하고, 자동차도 오래 타면서 그렇지만 몸도 나이가 들면서 수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집니다.ㅠㅠ

재택으로 교통비 (버스, 지하철)가 20만원정도 줄었고, 점심값과 기타 외식 비용을 합쳐서 100만 원가량 줄었습니다. 대신 마트 (대형마트, 식자재마트, 편의점) 항목이 50만 원 정도 늘어나서 220만 원 정도이고, 인터넷으로 구입한 내용도 70만 원 정도 늘어난 260만 원입니다. 대부분의 식자재는 오프라인 마트에서 구입하지만, 쌀이나 김치 등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품목도 많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수비드 머신을 사면서 약 40만 원, 인테리어 식물과 액세서리 구입으로 꽤 많은 비용이 이커머스 항목에 포함돼있습니다. 이사/입주 후로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집에 필요한 잡다한 것들이 많아서 보통 인터넷으로 구입합니다. 집에서 편하게 구입할 수 있으니 더 쉽게 구입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그 외에는 앞서 적었듯 자동차 수리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주유비는 전년보다 15만원정도 적게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4월 가족/친지모임이 취소되고, 추석 때 집에 내려가지 않은 것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입니다. 도서 구입비는 전년대비 35만 원 늘어난 것에 만족하지만, 책상에 쌓인 저 책들은 언제 다 읽을 수 있을까요? 여전히 핸드폰과 인터넷 비용은 꾸준히 나갑니다. 외국에선 재택근무하면 인터넷 사용료의 일부를 회사에서 지원해준다는 뉴스도 봤는데, 우리나라에서 이게 가능할까요? 회식과 워크숍, 송년행사 등을 못해서 아낀 돈도 엄청날 텐데 직원들한테 조금만이라도 인심을 좀...

예년보다 많이 사용한 항목도 있고, 줄인 항목도 있지만 총액은 그냥 또이또이... 소비를 줄이려는 것은 5년이나 10년 후에 은퇴해서 고향집에 내려가면 벌이없이도 연명할 수 있어야 하기에 미리미리 소비 다이어트를 통해서 적응하려는 것인데 다이어트가 쉽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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