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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다음과 제주에서의 7년

오늘로써 다음커뮤니케이션이라는 법인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약 20년의 역사 중에서 내가 함께 했던 기간은 1/3정도인 약 6년 반이다. 2008년 3월 11일에 입사해서, 2014년 9월 30일 오늘 강제 퇴사(?)가 발생하니 6년 6개월 20일정도를 다음에 근무하고 있다. 그 기간이 정확히 제주에서의 생활과 일치한다. 나의 다음과 제주 생활을 정리하면서 사내 게시판에 46장의 사진을 선별해서 글을 적었는데, 같은 컬렉션을 블로그에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어서 (글이나 사진 코멘트는 다르겠지만) 같은 사진 (시간순)을 올립니다. 그리고, 그동안 사내 동료들을 위해서 적었던 글도 모두 티스토리에 올렸었는데,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의 글은 밖으로 알려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티스토리에 따로 백업하지는 않았었다. 언젠가 오늘을 기억하면서 최근의 어수선함이 추억이 될 때, 웃으면서 공개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6년 반이라는 시간이 길면 긴 시간이고 짧으면 또 짧은 시간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 46장의 사진을 뽑았습니다. 대부분 첫 경험들이 주를 이루고, 또 그동안 거쳐갔던 사옥들의 사진들도 담아봤습니다. 별로 좋은 품질이 아닌 사진도 있겠지만, 개인의 추억이려니 이해해줬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진에 일부 동료들의 얼굴이 나오는데,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못한 것은 이 글을 통해서 양해를 구하고, 그러니 (본인이 아닌) 인물이 포함된 사진들은 함부로 재배포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각 사진별로 코멘트를 남겼는데, 사내 게시판에 적었던 것과 많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주에서 첫 오름 등반. 제주에 내려온지 약 한달만에 당시 팀장님과 제주에 파견온 직원과 함께 제주의 동쪽 끝에 있는 지미오름에 올랐습니다. 멀리 우도도 보이고 경치가 좋은 곳인데, 그 후에 옆길은 자주 지나갔는데 다시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 제주를 떠난다면 마지막 등반은 지미오름으로 해야겠습니다. 제주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던 그 시절,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했는데,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서 제주의 소중함을 잊고 사는 것같습니다.


제주에 내려와서 제일 처음한 것 중에 하나가 마트에서 1000피스 직소퍼즐을 구입해서 며칠동안 맞췄던 일입니다. 너른 집이 생기면 더 큰 퍼즐을 구해서 맞춰보고 싶은 것이 늘 바람 중에 하나였는데, 아직 새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그 꿈을 이룰 수는 있을런지...


다음에 입사해서 처음 갖는 팀워크샵입니다. 경기도 영주산이었나? 정확히 지명이 기억에 남지 않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유일한 비제주 사진입니다. 몇은 이미 다음을 떠았지만 그들과의 추억이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유수암리 운동장에서 가졌던 임사후 첫 검색본부 체육대회입니다. 검색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보자고 열심히 달렸던 시기였고, 모두가 의욕이 충만했었는데 우리의 노력이 그만큼의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지금보다는 조직이 많이 적었고 검색품질도 많이 나빴던 시절이지만, 적어도 저때의 멤버들과의 끈끈함은 더 했습니다.


제주에서 첫 지역 축제에 참석한 날입니다. 얼마전 이효리 때문에 유명해진 새별오름입니다. 2008년도 가을 억새축제인데, 그 이후 단한번도 억새축제가 다시 열리지 않았다는 슬픈 일이... 봄에 들불축제는 어쩌면 제주에서 가장 큰 행사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차가 많이 막힌다는 얘기 때문에 아직 한번도 참여한 적은 없지만...


입사할 때의 다음 CI가 붙은 제주 GMC. 약 4년을 GMC에 생활하고 지금은 다음스페이스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약 150~200명정도를 수용했던 오피스인데, 그때는 같이 일을 하거나 대화를 하지는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모두 알고 지내던 시절이었는데.. 스페이스로 옮기고 나서 가장 아쉬운 점이 이제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덜 받는다는 것입니다.


처음 제주에 내려왔을 때는 4.3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살면서 4.3이 조금 이해가 되기 시작했고 그래서 제주인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물론 그네들의 눈에 저는 여전히 이방인이지만...


제주에서 애인도 없는 총각들은 나름의 자유가 있지만 또 주말에 할 일이 참 없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일이 있든 없든 GMC 사무실에 한둘씩 모여듭니다. 계획없이 모여서 바로 계획을 세웁니다. 2009년도의 주말은 탑통에 인라인을 타러 자주 갔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는 인라인을 타지 않고 주변에서 사진만 찍고 있었지만... 그때 같이 했던 동생인데, 평생 연애도 못하고 혼자서 살 것같았는데, 저보다 먼저 장가를 가서 애도 낳고 잘 살고 있습니다. 벌써 첫돌이라니.. 그래도 처음 만났을 때의 짠함이 여전합니다.ㅎㅎ


동료들은 탐동에서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고 있을 때 (가끔 농구하러 가기도 했음), 저는 옆에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 바빴습니다. 요즘처럼 많은 사진을 찍지 않았던 것이 후회되기도 하지만,.. 간혹 이런 염장샷도...ㅠㅠ


반기에 한번정도는 검색본부 사람들과 출근 전 오름 산행을 가기도 했었습니다. 본부장님이 제주 출장 내려오시면 하루 택해서 김밥 등을 구입해서 모두 집결했던 것이 추억이 이미 돼버렸습니다. 다랑쉬오름에도 갔었고, 여기는 한라산 어리목에 있는 어승생악입니다. 이후 조직이 많이 커지고 해서 이런 번개성 산행도 없어졌습니다.


제주 생활의 한 특권은 다양한 해양 스포츠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의 윈드서핑 동호회가 있는데, 그냥 따라가서 사진만 찍었습니다. 모두 초보다보니 보드 위에 제대로 올라가지도 못합니다.


마이닝팀으로 입사했지만 당시에 하던 일이 검색랭킹과 관련되어 검색품질팀을 만들면서 잠시 팀을 옮긴 적이 있습니다. 그때 섭지코지로 나름 럭셔리한 워크샵을 떠났을 때입니다.


할일없이 주말에 오피스에 나가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면 또 할일없는 동료들이 모여듭니다. 그렇게 모여서 서귀포 이중섭거리로 드라이브를 떠납니다. 한명은 얼마 전에 퇴사해서 강남에 가 있고, 또 한명은 더 전에 퇴사해서 판교의 어딘가에 있고, 또 한명은 카카오에 있는데 내일이면 다시 만나게 됩니다.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 이것 때문이었는데... CI도 변경하면서 의욕적으로 다시 일했지만, 결론적으로는 실패했다고 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인은 사라지지만 나의 젋음과 열정을 바쳤다는 사실이 왜곡되지는 않습니다.


매년 봄가을에 열리는 제주퓨리배구대회입니다. 외국인들이 주축되어 개최하는 행사입니다. 가끔 제주 토박이나 내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제주를 더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제주 생활의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그냥 하루 휴가를 내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입니다. 때로는 아침에 출근했다가 반차를 내고 자연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 날도 하루 휴가를 내고 용눈이오름, 성산 경미휴게소, 월정리 등을 돌아다녔던 날입니다. 월정리는 참 미안합니다.


동네에 뒷산이 있다는 것은 그냥 아무 때나 올라갈 수 있다는 것.


영평동에 새로운 사옥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오피스로 이사하기 전 겨울에 설레는 마음으로 미리 방문해서 사진을 찍고 글을 남겼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주의 겨울은 참 할 것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겨울 한라산 등반이 있어서 늘 기다려집니다. 첫 겨울산행이었는데, 두번째로 힘들었던 산행입니다. 가장 힘들었던 산행으로 기억될줄 알았는데, 아래에 더 힘들었던 겨울 산행이 있었습니다.


다음스페이스로 이사짐을 보내고, 주말에 나와서 자리를 정리한 후에 사진을 남겼습니다. 이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은 것.


서울과 제주의 검색개발 유닛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그 다음날 남아있던 서울분들과 하루 제주투어를 떠났습니다. 이곳은 더럭분교. 다행히 사진 속의 모든 분들이 여전히 곁에 남아있어서 좋습니다.


제주에서 살다보니 GET과 연이 닿아서 함께 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주에서 문화생활이 어렵다는 말은 많이 듣지만, 저는 오히려 제주에 와서 다양한 음악인/밴드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즐거움연구회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회사 내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기획했던 적이 있습니다. 일환으로 한에종의 기타리스트의 연주회를 가질 수도 있었습니다.


스페이스에서 맞는 첫 가을


스페이스의 달. 여전히 아쉽다. 아니, 시간이 갈수록 더... 다른 역사를 가질 수도 있었는데,...


날씨가 흐린 날에도 여행은 계속됩니다.


이때까지는 좋았는데... 으리


제주에서 오래 혼자서 생활하다보면 웬만한 곳은 다 가보고 해서 점점 주말이 무료해집니다. 처음에는 회사에 나가서 일도 하고 또 우연히 만난 동료들과 여행도 떠나고 했는데, 그때 그들이 하나둘 회사를 떠나기도 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다보니 저만 혼자 남게 됩니다. 그래서 주초가 되면 다음 주말은 어디서 뭘 하지를 고민하면서 새로운 제주를 찾아해매던 시절에 갔던 가시리 풍력발전단지입니다.


스페이스닷원에 아뜰리에 아키와 제휴해서 다양한 예술작품 전시회가 열립니다. 제주를 찾은 동구리들입니다.


스페이스의 일몰


스페이스의 저녁


추석 연휴 전날은 조금 일찍 퇴근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급히 용눈이오름에 가서 일몰을 맞이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반대편인 서쪽 끝, 당산봉에서 추석 전 일몰을 맞이했습니다. 제주에 얼마나 더 오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게 연례행사가 될 듯합니다.


너무 무료해져서 제주사진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제주의 새로운 곳을 발굴해서 사진집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만든 히든제주의 첫출사는 추사추모관으로...


격동의 2014년의 첫 해돋이를 성산에서...


워즈와 차붐. 워즈의 사진을 받은 MBP에 차붐의 사인을 받고 기념 촬영입니다. 사인은 많이 지워졌지만 그날의 기억은 선명합니다.


아주 힘들었던 겨울 산행. 이날 이후로 한동안 오른쪽 귀에 감각이 무뎠습니다.


스페이스의 겨울


마녀사냥이 제주에서 촬영하던 날 저녁.


미스틱 스페이스


스페이스의 밤


미래의 희망.. 스페이스 닷 키즈


스페이스닷투 오프닝


닷투에석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다.


서울의 커피동호회분들의 제주 나들이. (두모악 카페)


닷투에 태풍이 찾아온 날.


마지막으로 다음스페이스닷투... 이젠 다음카카오스페이스닷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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