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6.21 일은 일일 뿐이다.
  2. 2013.01.17 아마추어를 시기하는 프로들 (2)
  3. 2012.05.12 프로는 프로가 아니다.

일은 일일 뿐이다.

Gos&Op 2013.06.21 08: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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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사람들로부터 (회사 외부) '일은 재미있냐?'라는 질문을 종종 듣는다. 그러면 '일이 재미있으면 일이 아니죠'라고 짧게 말하고 긴 얘기는 피하는 편이다. 나도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보통 회사 내부) '재미있는 일 없냐?'라고 묻곤 한다. 업무 외적으로 재미있는 일/이벤트가 없냐는 뜻도 있지만, 회사에서 내가 재미있게 빠져들만한 일이 없느냐는 뜻도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뭔가를 기대하고 묻는 질문은 아니다.

2013:06:25 11:22:48때마침 올라온 미생 138수.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21407

그런데 일이 재미있어야 하는가? 프로에게는 일이 재미있을 필요가 없다. 재미가 선택을 위한 한 요소는 되겠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일이 재미있으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그냥 아마추어에 불과하다. 재미있는 일만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안전한 전쟁에만 참전하겠다고 말하는 용병과 같다. 일은 그냥 일일 뿐이다. 프로라면 계약한 사항을 완수하고 어쩌면 그것 이상을 해주는 사람이다. 맡은 일을 재미있게 할 수는 있으나, 재미있는 일만 하겠다는 것은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

일을 통해서 자아를 실현하겠다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이다.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일을 통해서 무슨 자아가 실현되겠나? 일을 열심히 하면 인정을 받고 승진을 하고 두둑한 연봉이 보장될 수는 있지만, 그런 것이 자아실현은 아니지 않는가? 장래희망이 사장이 되는 사람이 그렇게 일을 해서 사장이 된다고 하면 장래희망은 충족시켰겠지만, 그게 꿈의 완성도 아니고 자아의 실현도 아니다. 꿈이나 자아라는 것이 그렇게 물질적이지 않다. 일은 그냥 일일 뿐이다. 자아실현을 하겠다면 일보다 더 의미있는 것을 찾는 게 낫다.

때로는 속물이 더 진실하다. 누군가는 내게 배신감을 느낄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지금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 선언적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일이 재미있어서도 아니고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도 아니다. 당장 영혼을 팔지는 않겠지만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그걸 취할 거다. 이게 프로의 자세고 윤리다. 용병은 이미 전쟁에서 이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 필사적이다. 나도 지금 살기 위해서 일을 할 뿐이다. 아직은 그저 살고 싶을 뿐이다.

일이란 재미있을 수도 재미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에겐 그게 중요치가 않다.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일에 자신의 모든 능력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맡은 일을 완수하면 된다. 그 과정이 즐거우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2013.06.17 작성 / 2013.06.21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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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뉴스기사들에 별 기대는 하지 않지만, 최근 가장 불편한 것 중에 하나는 무한도전 '어떤가요'에서 정형돈이 불러서 1등을 차지한 이후, 각종 음원차트에서 일주일 넘게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강북멋쟁이'에 대한 시기성 기사들입니다. 처음 한두번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1등 기간이 길어질수록 계속 쓸데없는 논쟁만 일으키는 듯합니다. (참고. [기사/주장들이 쓰레기니 굳이 읽어볼 필요는 없어요.] 박명수가 소녀시대를 제친 게 욕먹을 일인가, 음원차트 돌풍 ‘무한도전’, 씁쓸함이 뒤따르는 이유'강북멋쟁이' 돌풍에 가요계 '씁쓸', ‘강북멋쟁이’를 둘러싼 대중과 음악인의 갈등, 잘 나가는 ‘강북 멋쟁이’…가요계는 상실의 시대‘강북멋쟁이’ 돌풍에서 읽어야 할 것들, 강북멋쟁이 인기가 오히려 불편한 무도?, 연제협 “무한도전 음원, 제작자들 의욕상실”) 그래도 초반에는 음반사를 대변하는 기사 위주였는데, 차음 대중문화와 트렌드를 내정하게 분석할 것을 요하는 기사들도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듣보잡 기관이 재쟁점화시키는 양상입니다. 이런 기사들을 처음 보기 전날 (8일) 카라얀 평전을 읽으면서 2차세계대전 와중에 그리고 직후의 폐허 위에서도 다양한 음악제들이 열린 이야기를 읽으면서 유럽의 문화/예술적 기반에 대해서 감탄했습니다. 물론 클래식 음악은 괜찮고, 대중음악은 저속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어차피 클래식/오페라도 그 당시에는 그저 대중음악의 하나였으니...무너진 극장의 한 켠에서 힘겹게 음악제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것이 이들이 가진 문화적 힘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화예술계에 속하지 않은 저의 입장에서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소비하지도 않는 저의 입장에서는 지금 일고 있는 무한도전, 어떤가요, 강북멋쟁이에 대한 논쟁이 참 불편합니다. 그들이 내세우는 논리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너무 억지, 뗑깡을 부리는 어린이의 모습을 봅니다. 아마추어가 단기간에 만들어서 완성도도 낮은 노래 때문에 프로들이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들려서 만든 노래가 사장되는 것이 안타깝다는 것이 그들의 주요 요지이고,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나오지 않았으면 현재와 같은 현상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도 한 주장입니다. 음악에 문외한으로써 박명수씨의 노래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일단 음악 전문가 또는 가요관계자들의 주장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맞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저는 그들의 주장이 너무 불편합니다. 현재의 가요계의 기현상을 만든 장본인들이 그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적반하장식의 반응은 참으로 웃픕니다.

먼저 현재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을 크게 왜곡시킨 장본인들이 무한도전이 음악시장을 왜곡시켰다고 말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중들이 원하기 때문에 댄스중심의 아이돌그룹들을 만들어서, 그런 즉흥적인 비트로 대중들을 현혹시킨 무리들이 현재 가요계 관계자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한 그들이 한명의 아마추어 작곡가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아이돌 가수들에 피해를 보는 인디음악계에서 이런 류의 반응이 나왔다면 저는 그들에게 동조를 해줬을 건데, 지금 엄살을 부리는 무리는 그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음악을 하는 이들이 아닙니다. 인디의 절규를 무시했던 그들이 이제 와서 마녀사냥을 펼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초반의 기사들이 박명수 정형돈이 어떻게 소녀시대를 제끼고 1위가 될 수 있느냐고 말하는 것에도 심한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누가 이런 불평을 퍼뜨리고 있는지 짐작이 갔습니다.

그렇게 바른 음반시장을 외치는 사람들이 평소에는 락이나 힙합 등의 인디음악에는 전혀 기회를 주지 않았던 부류들이고, 클래식이나 전통음악은 발도 못 붙이게 했던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80~90년대의 시장을 주름잡던 서정적인 노래나 발라드조차도 현재 명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 이들이 과연 누굴까요? 댄스 위주로, 어린 비쥬얼의 아이돌 위주로, 리듬보다는 비트 위주로 음악시장을 재편한 무리들이, 그런 결과로 만들어진 아마추어 비트 음악에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가요계가 어려울 때는 항상 남탓을 해오보고 있습니다. MP3 등의 불법다운로드 때문에 음반시장이 망했다고 말할 때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지만, 박명수, 무한도전 때문에 망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법다운로드보다는 앞서 말했듯이 음악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순간적으로 돈이 되는 음악 위주로 획일화시킨 것이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고 봅니다. 처음부터 다양성이 존중받는 음악시장이었다면 박명수의 노래는 큰 호수의 잔잔한 하나의 물결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듯이 대중이 선택한 것을 가지고 아마추어 작곡가 한 명을 나무라는 것도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물론 무한도전이라는 인기 프로그램을 통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박명수가 무한도전을 통해서 음악을 알렸듯이, 기존의 대형기획사들도 나름의 물량전을 펼칩니다. 작은 기획사에서 오랫동안 준비한 음반이 박명수의 노래 때문에 대중의 관심을 받지도 못했다면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현재 불만을 펼치는 이들은 마케팅 비용이 한정된 그런 작은 기획사들이 아닙니다. 그들이 길들여놓은 대중이 이제 박명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그들은 스스로 자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치 대중을 위한다는 투로 어떤가요 현상을 깎아내리는 것도 결국 제 살깎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대중의 자유로운 선택을 폄하하는 그런 아집부터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기존에 가요계가 보여줬던 많은 불편한 점들이 생각납니다. 나는가수다를 시작할 때 보여줬던 많은 가수들의 자존심을 보면서 몹씨 짜증났습니다. 아이돌가수들에 밀려서 설 수 있는 무대도 없는 이들이 경연 또는 예능에서는 노래를 못 부르겠다고 자존심을 내세우는 것도 현재 대중의 트렌드/선호를 무시한 그들만의 아집이 아니었나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부 인기있는 가수들은 자신들은 언제든지 설 수 있는 무대가 있으니 나가수같은 데는 나가지 않겠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짜증났습니다. 예능에 나와서 웃기고 있는 김태원씨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는 박완규씨의 말은 자기들만 잘난 그런 음악인들의 맨얼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중, 청중은 생각지도 않은 그들이 과연 가수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음향시설이 좋고 다양한 콘서트들이 성황리에 열리는 환경이었다면 나가수식의 그런 기형의 예능이 만들어지지 않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모두 현재 어떤가요에 불평을 하는 그들이 만들어놓은 구조이고 현실인 것을... 개콘의 '용감한 녀석들'이 힙합을 희화화한다고 비난하던 가수도 있었죠. 음악 또는 가수는 신의 영역인가요?

싸이의 성공에는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노래 자체가 가지는 중독성과 재미있는 안무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유튜브라는 유통채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더 이상 프로와 아무추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인 프로와 그냥 재미로 취미로 즐기는 아마추어를 바로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프로와 동일한 선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유튜브 등의 많은 서비스를 통해서 현재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같은 유튜브를 통하지만 프로의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하고, 아마추어의 것은 소수 때로는 전혀 유통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그래도 아마추어의 작품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비록 소수들 사이겠지만 유통되고 있습니다. 유통 채널 뿐만 아니라, 저작도구/기술도 이제는 아마추어들에게 우호적입니다. 박명수가 몇달을 공부하고 고민해서 음악을 만들어내듯이 수많은 아마추어들이 무료 또는 저렴한 저작도구로 다양한 창작물들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제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닙니다. 제가 이렇게 블로깅을 하는 것도 신문사의 (프로) 기자들과 경쟁을 하는 것입니다. 제 글이 더 진실에 가깝고 설득력이 있으면 기자들의 것보다 제것을 더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인기없는 블로그라는 점. 과연 누가 이 글을 읽을까?를 생각하면서 글을 적고 있다는 점.) 앞으로 아마추어의 역습은 더욱더 거세질 것입니다. 그런 아마추어들의 도전에서 프로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자기혁신 밖에 없습니다. 어떤가요를 보면서 아마추어나 매스미디어의 영향력에 불평불만만 쏟아낼 것이 아니라, 먼저 자성하고 자기혁신의 기회를 놓쳐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랜 수고의 결실이 어떤 아마추어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것도 자기의 운이고 실력인 것이고... 또 그 작품이 진짜로 명작이라면 또 언젠가는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소시의 아이갓어보이보다는 강북멋쟁이가 더 낫습니다.

프로들이 이렇게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이에 아마추어들은 더욱더 그들의 영역에 -- 노력에 의해서든 단지 운으로 의해서든 -- 매몰차게 더 침투할 것이고 그들의 영역을 야금야금 갉아먹어들어갈 것입니다. 지금 인터넷에는 많은 저급한 아마추어들의 작품도 있지만 프로의 것에 견줘 부족함이 전혀 없는 작품들도 많습니다.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은 당연한 예측입니다. ... 그런데 아마추어를 시기하는 그들이 과연 프로가 맞는 걸까요?

(2013.01.15 작성 / 2013.01.17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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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erry.tistory.com BlogIcon 뚜방꽁 2013.01.18 10:5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 블로그의 애독자입니다. (^^) 누가 읽겠나 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서. 왠지 저요! 라고 손들고 싶은 마음에 덧글 남겨요. 항상 많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2. Favicon of http://gyunny.tistory.com BlogIcon 현균 2013.01.19 18:5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저도 너무 재밋게 읽엇습니다. 요즘은 페이스북에 글을 먼저 공유하게 되니, 댓글을 잘 남기지 않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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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저 여느 때와 같이 일방적으로 대화를 듣고 있는 중에 떠오른 생각입니다. 그 때 바로 떠올랐다기 보다는 오랜 고민이 그 순간 하나의 문장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세기는 프로페셔널 professional 의 시대였습니다. 21세기에도 여전히 프로의 시대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전히 다양한 분야/직업에서 프로들이 존재합니다. 전문성 또는 특수성이라는 측면에 갖혀있는 프로의 시대는 종말을 구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프로는 프로가 아니다'라는 말의 의미는 각 분야의 프로가 그 분야의 프로가 아니다라는 말이 아닙니다. 한 분야에서는 프로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절대 프로가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현대에서 두 분야에서 동시에 프로로 인정받는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특정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갖춘 경우라면 다른 분야에서는 아마추어 수준보다도 낮은 지식을 가진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운동선수들이야 잘 발달된 운동 신경 때문에 자신의 주 종목 외에도 다른 스포츠들도 잘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다른 분야의 전문가로 대접받을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지금 귀농도 하나의 사회트렌드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특정 제조업이나 사무직에서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바로 시골에 내려가서 노련한 농부가 될 수 없습니다. 적어도 3~5년 정도의 경험이 쌓인 이후에 농부의 모습을 조금씩 갖춰가게 됩니다. 회사와 농업이라는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도, 한 사무실 내에서 여러 업무로 분화되어있는 현재 자신이 맡은 이외의 업무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가 힘들고 어쩌면 구조적으로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한 분야의) 프로는 (다른 분야의) 프로가 아니다라는 문장을 만들었습니다.

일전에 '제4의 물결은 뭘까?'라는 글을 통해서 회사 내에서 텃밭동호회가 활성화되고 스스로 과일과 채소 등을 가꿔서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귀농이 미래의 트렌드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형식이 자급자족이 일종의 큰 트렌드 또는 변화가 될 것같다는 취지였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더 극명한 양분화가 이뤄질 듯합니다. 자신의 손으로 가꾼 음식으로 직접 만들어서 자신의 식단을 채우는 자급자족족들과 그냥 돈으로 농공장에서 만들어진 탐스러운 식자재료 전문 요리사가 만든 식탁에서 우아한 식사를 하는 타급타족족들로 양분화될 듯합니다. 타급타족은 당장 제 관심 밖이니 더 긴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자급자족족들이 늘어난다면 분명 그들은 멀티태스커가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기서 멀티태스커는 동시간 대에 다른 일을 동시에 하는 사람을 뜻하지 않습니다. 여러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사람을 뜻합니다. 멀티태스커보다는 유틸리티맨/우먼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할 듯합니다. 낮과 주중에는 직장 또는 사무실에서 교환수단으로써의 돈을 위해서 일을 하고, 저녁이나 주말 시간에는 자신의 재미/취미를 위한 다양한 액티버티를 하거나 귀농/주말농장과 같이 자급자족을 위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듯합니다. 프로슈머Producer + Consumer 나 프로암 Professional + Amature 등이 뜻하는 아마추어리즘의 활설화를 뛰어넘는, 즉 다양한 분야에서 멀티-프로페셔널의 시대가 올 것같다는 얘기입니다. 사무실에서는 전문 프로그래머지만, 또 주말농장에서는 또 전문 농부가 되는 그런 시대가 올 듯합니다.

분명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멀티태스커/유틸리티맨들이었습니다. 밭에서 채소를 가꾸고, 논에서 벼농사를 짓고, 과수원에서 과실을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 집을 스스로 짓거나 고치기도 했습니다. 마을 축제가 되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징이나 꾕과리를 잡고 노래를 불렀고, 덩실덩실 춤을 췄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채소농사는 채소 전문가에게, 쌀농사는 논전문가에게, 악기는 음악인들에게, 춤은 춤꾼들에게... 한 사람이 경우에 따라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던 과거의 모습이 많이 상실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자급자족이라는 트렌드, 어쩌면 웰빙이라는 더 큰 트렌드에 편성해서, 그리고 생산적인 아마추어 또는 잉여문화에 편성해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기술들을 배우고 삶에 적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듯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멀티태스킹의 시대 또는 유틸리티의 시대가 돌아오는 것이 아닌가? 또는 그런 시대 트렌드가 제4의 물결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합니다.

전문성을 더 갖출수록 전문성이 더 옅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T자형 인재상을 넘어서, U자형이나 W자형의 인재로 변화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적어도 2분야 이상에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또 그런 상이한 두 분야를 결합해서 새로운 분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인재들이 각광을 받을 듯합니다. IT에 종사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새로운 농법을 배워서 IT농업을 만들어내는 것도 멀지 않을 듯합니다. 아니면 (사람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서 로봇을 만들어내듯이) 농업에 기반한 IT기술이 만들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데이터파밍 Data Farming이라는 용어도 나왔는데, 프로그래밍에도 파밍기법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일이죠. 오픈소스운동에서처럼 한명이 간단한 프로그램 씨앗을 뿌리면 다른 이들이 조금씩 기능을 추가해서 성장된 프로그램/서비스를 만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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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적고 싶은 많은 글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글을 적어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래서 그냥 적고 싶은 글의 화두 (제목)만 던저놓고, 그 이후에는 그것과는 무관하게 그냥 흘러가는 제 생각만 적게 됩니다. 비의도 낚시 Unintended Fishing이었으니 넓은 아량을 바랍니다. 한동안 계속 이런 글쓰기가 이러질 듯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지식의 사춘기'라는 글도 적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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