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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Jeju

유수암 아루요와 애월의 키친애월 Aruyo & Kitchen Aewol

 토요일 오후 무한도전 본방사수를 고대하던 나에게 한통의 메시지가 왔다. 직장 후배의 '부환님 바쁘세요?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는 메시지는 일종의 청천벽력이었다. 그러나 평소에 남의 부탁을 잘 거절치 못하는 (이성의 부탁이라면 흔쾌히 들어주는???) 성격에, GMC를 배회하는 다른 불쌍한 한 영혼을 더 데리고 유수암에 위치한 일본식 분식점인 아루요에 다녀왔습니다. 몇 주 전에 이담님의 트윗을 보고 찜해둔 곳으로, 나중에 제주도 서쪽 오름을 다녀오면서 들러볼까했던 곳이었는데, 그 기회를 흔쾌히 주말에도 제주를 배회하는 두 영혼을 위해서 사용했습니다. 생긴지 오래지 않았기에 얼마전까지 다음지도/플레이스에도 미등록된 곳이었는데, 지금은 다음지도에도 바로 검색이 됩니다. 이미 다른 블로그 포스팅들도 다수 존재하기에 굳이 더 자세히 적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블로그 포스팅들과 먼저 다녀온 분의 의견에 따르면 이곳은 짬뽕이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일반 중국집 짬뽕이 아니라, 아래의 사진에서처럼 국물이 흰 담백한 짬뽕입니다. 옵션으로 얼큰한 짬뽕도 가능하지만 제주의 고추는 육지의 그것과는 달리 매우 맵고 톡쏘는 맛이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그냥 (담백한) 짬뽕을 권합니다. 그리고, 참치회덮밥도 맛있다고 합디다. 그외의 메뉴는 호불호를 달리하기 때문에 일단 가장 추천을 받은 짬뽕과 참치회덮밥만 소개합니다. 가격대는 보통 점심메뉴는 1만원 내외, 이고 저녁메뉴는 1.5 ~ 2만원 선입니다. 물론, 저녁에도 점심메뉴를 시킬 수 있습니다. 일반 일식집에 가면 늘 드는 생각으로 맛이나 품질은 좋은데, 가격이 다소 높다거나 아니면 양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가집니다. (특히 저같이 오랜 시간 효율성과 가격대성능비라는 극단적인 엔지니어링의 습관을 가진 자로써는... 게다가 미식가도 아니고) 기회비용 등을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이 집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부수적인 요인을 모두 제외시키고, 단지 제가 경험한 짬뽐만을 고려하다면 온갖 해산물들이 풍부하게 들어가있는 이곳의 짬뽕은 충분히 추천메뉴에 올려놓겠습니다. 비슷한 류의 다른 음식들을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일식짬뽐의 맛과 비교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여행이나 데이트 중에 간단히 들러서 경험해보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아루요 입구.


나무 스푼과 젓가락.


담백한 짬뽕. 온갖 해산물이 살아있음.


요건 참치회덮밥. 직접 먹은 것이 아니니 평가는 생략.


 아루요에서 저녁을 간단히 먹고,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근처 키친애월에도 두 영혼을 인도했습니다. 키친애월은 곽지해수욕장을 가기 직전에 위치해있습니다. (근처, 솔향이라는 식당도 꽤 유명한 고기집입니다.) 솔향과 키친애월든 제주도 북서쪽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음식을 먹으면서 일몰을 즐기기에 매우 좋습니다. 레스토랑과 카페를 동시에 하는 곳인데, 팥빙수에 대한 얘기를 몇 번 들어서 팥빙수 (싱글 6,000원)에 도전했는데, 다양한 부재료들이 꽉꽉찬 것이 소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사진에서도 유추하겠지만, 키친애월은 음식/차를 즐기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는 시간을 즐기기 위한 공간입니다. 온화한 일몰도 경험할 수 있고, 해안가 산책로의 낭만과 운치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키친애월에서 바라보는 일몰.


멀리 비양도도 보입니다.


일몰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Tilt-Shift와 Hefe 필터를 사용한 사진.


일몰.. 팥빙수를 먹다가 뛰쳐나가서 찍은 사진인데, 아이폰에서 대강 찍은 것이라 당시의 생생한 느낌을 전달할 수가 없어서 매우 아쉬운 사진입니다. 지금 사진에서는 당시의 태양의 '빨감'을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요즘 카메라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늘 아쉬운 장면만 남기네요.


인스타그램에서 필터적용한 것.


바로 요것이 키친애월의 팥빙수. 아무런 정보가 없던 불쌍한 영혼들은 아메리카노와 키위쥬스를 시켜놓고는 결국 내가 시킨 팥빙수만 다 먹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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