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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비판/비난을 칭찬으로 바꿀 수 있을까? Positive Thinking

 TV/연예 관련 글은 잘 적지 않지만, 뜻하지 않게 연속해서 글을 적게 된다. 무한도전을 즐겨보기 때문에 여러 글에서 가끔 무한도전은 언급했던 것같다. 그리고 지난 주에는 위대한 탄생에 대한 글을 적었다. 트위터에서는 가볍게 시청소감을 짧게 남겼지만 블로그에서는 자제를 했었는데, 사람의 생각이라는 것이 매체별로 구분지을 수 없는 노릇이고 한번 떠오른 생각이 계속 발전해서 새로운 글이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또 이 글을 적는다. 물론 이 글에 흐르는 정서는 연예얘기를 할려는 것은 아니다. 중심 소제는 TV/연예에서 빌려왔지만, 전체를 흐르는 정서는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도전에 관한 거다. 그리고, 이 생각도 이미 트위터에 짧게 글을 올렸었다. (참고)

 내가 MBC의 드라마와 예능을 주로 시청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지난 주말동안 MBC 예능에 대한 이야기로 넘쳐났다. 금요일 밤의 위대한 탄생은 무한도전 시청 전까지 이어졌고, 그리고 무한도전에 대한 얘기는 일밤 나는 가수다에까지 이어졌고, 그 후에는 또 나는 가수다에 대한 얘기들이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다. 무한도전은 아주 오래전부터 줄곳 시청해오던 프로그램이고, 위대한 탄생은 얼마전부터 애시청하기 시작했고, 앞으로 나는 가수다도 계속 지켜볼 것같다. 물론, 이들 프로그램들이 황금 주말에 분포해있기 때문에 매번 본방사수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어쨌던 시청을 하지 못하더라도 인터넷으로 후기/반응은 계속 살펴볼 것같다.

 모든 일에는 사람들마다 그들의 개성과 생각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기 마련이다. 특정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집단적 사고/감성/해동의 패턴을 보이지만, 가벼운 주제에 대해서는 사람의 생각이 바람불듯이 바뀌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요즘 TV에 등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극찬양에서부터 극비난에 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반응들을 본다. 특히 일밤에서 새롭게 선보인 나는 가수다는 그런 반응의 정점을 찍은 것같다. 극찬양쪽은 데뷔 10년차 이상의 프로가수들의 열창을 볼 수 있어서 감동이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극비난쪽은 제작진들의 편집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나도 TV를 시청하면서 같은 반응을 보였다. 가수들의 열창에는 일종의 소름을 느꼈지만, 노래 중에 삽입된 인터뷰장면 (이건 좀 용서가 된다)이나 (소위?) 전문가들의 평가 내용을 삽입하는 몰지각한 편집에서는 왜 저런 무리수를 두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도 예능은 예능이니 피디의 선택에 모든 걸 맡기기로 했다. 방송 후에 인터넷의 반응 (그리고 그걸 그저 받아적기만한 찌라시 언론)들도 내가 시청하면서 느꼈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음악을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고, 나름 예능에 관대하기 때문에 나는 가수다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은 좀 극성스럽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지나치려는 찰라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물론, 그전부터 가졌던 생각이었고, 그리고 전날 있었던 무한도전에서도 발생했던 생각의 연장선이다. 왜 TV 방송은 온에어 On-Air에만 목숨을 걸어야 하나?였다. ARS가 도입되면서 시청자들의 참여를 이루었고, 인터넷의 활성화로 인해서 더 많은 시청자/네티즌들의 참여를 수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방송은 방송 (제작진)이고, 인터넷은 인터넷 (시청자)이다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참여가 많아져도 시청자는 여전히 방송의 부가요소일 뿐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서 스토리가 달라지는 경우도 종종 보지만 일종의 예시일뿐 전체는 아니었다. 왜 방송은 방송에만 머물러야하나? 왜 인터넷을 더 수용하지 못하는 거지? 그런 의문은 늘상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방송이 인터넷을 수용한 것은 적당한 댓글이나 설문조사정도에 거친 것같다. 시청자들을 참여시킨다곤 했지만, 시청자들은 그저 들러리일 뿐이었다. 20년의 시간동안 인터넷이 사회의 많은 것들을 변화시켰지만, 방송 (그리고 미디어)는 별로 변화를 못 시킨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 방송에서 피디의 역량은 대단히 중대하다. 그래서 그들에게 절대권을 줘야한다. 그런 절대권에 대한 너무 쉬운 반기는 별로 보기에 좋지 않다. 처음에 나는 가수다의 편집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글들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이다. 그런데 그 방송의 절대권을 인터넷의 절대권으로 승화시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에어 방송에서는 피디의 역량과 입맛에 맞게 편집을 해서 내보내고, 방송의 뒷얘기와 원본비디오를 인터넷 상에 유/무료로 배포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방송에서는 한정된 시간 내에 가수들의 노래도 넣고, 피디가 준비했던 다양한 인터뷰나 의도를 반영하고, 또 다른 재미요소를 접목해서 방송에 내보내면 된다. 그렇지만, 그런 피디의 입맛에 만족을 못하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라이브 무대의 감동은 동영상 클립의 형태로 시청자, 아니 네티즌들에게 제공해주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니면, 심야시간대를 이용해서 편집없는 라이브 무대 방송을 더 편성해서 시청자들에게 제공해주는 것도 좋은 전략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또 전파낭비라고 말한다면 어쩔 도리는 없지만, 한정된 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하려면 이런 방법도 나쁘지는 않지 않은가? 피디의 제량권을 주말황금시간대에 온전히 주고, 심야시간이나 인터넷 공간에는 피디의 제량이 아닌 시청자/네티즌들의 입맛에 맞는 것을 제공해주는 일종의 '원소스 멀티유저' 전략이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지금까지 방송이 인터넷을 수용한 사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정도가 전부였다. 미국의 넷플릭스 NetFlix나 훌루 Hulu같은 경우도, 그냥 온에어에서 시청을 못한 시청자들이 추후에 다시보기를 하는 수준에 거쳤다. 가끔 방송 뒷얘기를 다룬 단편적인 동영상 클립들이 제공되는 경우는 종종 존재했었지만, 방송 전체에 대한 전혀 다른 편집본을 인터넷에 제공하는 사례는 별로 없었던 것같다. 마치 아마존의 눈물을 극장판으로 만들어서 제공했듯이, 나는 가수다를 인터넷판 (또는 심야시간판)으로 재가공해서 제공해줄 수도 있을 거다. 같은 이치로.. 토요일에 무한도전을 방영한 후에 김태호PD는 트위터를 통해서 2주로 나눠서 방송할 수 없었기에 약 16분 가량을 편집해버렸다고 말했다. 방송시간이나 내용의 흐름을 위해서 16분의 편집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단지 트위터에 그런 아쉬움을 호소할 것이 아니라, 미편집 원본을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로 내보내면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닐까? (무료면 좋지만 가치있는 컨텐츠에 대해서는 유료라도 상관없다.) "전화위복" 비난과 칭찬의 차이는 종이장보다 얇다.
(참고: 방송국/제작진에서 편집되지 않은 풀버전을 제공하지 않아서, 방청객이 직접 녹음해서 인터넷에 공개함. 방송국에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청자/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해줬으면 좋겠음.)

 방송을 만들면서 이걸 이후에 어떻게 활용할지?까지 고민하면서 만든다는 것은 참 어려울 거다. 그렇지만 이젠 시청자들의 반응을 확인했으니 더 다양한 가능성을 펼쳐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김영희PD가 자신의 제량권을 일부 포기하고 단지 노래 중에 불필요한 인터뷰를 넣지 않는 선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방송 내에서도 그런 작은 변화를 주는 것도 바람직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방송 외적으로 다양한 변화와 시도들을 기대한다. 방송 내에서만 말하는 피디지만 방송 외에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틀 위에서 행동하고 틀 밖에서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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