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사 수면실에서 잠을 잘려다가 도저히 못 참겠어 그냥 잠을 포기하고 몇 자 적을려고 합니다. 지금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하기 때문에, 논리도 없이 횡설수설할 것같지만... 내부자이 역할이 동료들끼리 서로 격력하고 보듬어서 끝까지 함께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리고, 이런 역할은 사내에서 너무 많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나는 다른 역할 (필요이상의 비판)을 하려고 합니다. 보통 이런 글은 사내게시판이나 야머 등에 올렸었는데, 사내게시판에 흐르는 이상한 분위기가 싫어서 절필한지도 2년이 다 되어가고, 야머에서는 혼자 너무 많이 떠들어서 2~3달 전에 2000번째 포스팅을 끝으로 야머도 그만 뒀습니다. 내가 여기에 글을 적는다고 해서 회사관계자들이 와서 제대로 읽어볼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회사관계자가 아니더라도, 한국의 인터넷을 걱정하시는 분들과 의견을 나눈다는 심정으로 몇 자 적습니다. (공유버튼 때문에 페이지 레이아웃이 이상해서 사족서론이었습니다.)
개편된 내용은 오른쪽 캡쳐화면과 같습니다. 아니면 그냥 다음 검색창에 '@다음첫화면'을 검색하시면, 개편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접 기자간담회에 참석해서 CEO 및 윗선에서 어떤 내용을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언론에 보도된 것으로 판단하면 이번 개편의 초점은 '오픈 & 소셜'에 강화한다고 했는 것같습니다. 여러 블로거들의 반응도 괜찮다는 반응도 있고, 아쉽다는 반응도 있고, 다양했습니다. 그래도 가장 인상적인 반응은 '소셜과 오픈은 어디에?'라는 반응이 가장 핵심인 듯합니다. 국내 포털들이 소셜을 제대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오픈을 제대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항상 비판적이었으니... (저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이번 개편의 방향이 '오픈'과 '소셜'이라고 이미 밝혔습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인터넷의 트렌드가 오픈과 소셜이니, 굳이 이 흐름에 역행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오픈과 소셜이 트렌드라고 해서 그냥 발만 살짝 올려놓는 것은 참 비겁해 보입니다. 국내의 대표 포털인 네이버나 다음에서 오픈과 소셜이라는 기관차에 추진력을 발휘하고 방향을 잡아주지는 못하고, 항상 남이 운전하고 있는 기관차에 무임승차만 하려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같은 현실도 늘 아쉽습니다. ... 그런데, 지금 '다음'이 필요한 것이 오픈과 소셜일까?라는 물음을 던저봅니다. 세계적인 트렌드니 '아니다'라고는 말을 못하겠지만, '오픈과 소셜'을 말하기 전에 '다음 아이덴터티'부터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에서 던지는 질문입니다. 포털이면 포털이지, 무슨 아이덴터티가 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 10년의 시간 동안 국내의 포털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및 기타 등등)이 보여준 모습은... 그저 배너 색깔만 다를 뿐이지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네이버가 1위 사업자로 치고올라가면서 모든 포털들은 네이버 베끼기에 바빴습니다. 네이버를 욕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더 큰 문제는 네이버도 특별히 대승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런칭하는 것같지도 않은데, 무조건 네이버바라기식의 포털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합니다. (개편 내용에 대해서 다른 불평사항들도 많이 있습니다.)
'다음 아이덴터티'는 뭘까?라는 질문을 해봅니다. 물론, 저는 답을 못합니다. 평소에 가졌던 소소한 생각들과 느낌이 있지만, 제가 다음 아이덴터티를 이것이다라고 정의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으니... 윗선에서 이런 걸 좀 더 고민을 하고, 전체에 공유를 자주 해줬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어쨌던, 정립된 '다음 아이덴터티'를 바탕으로 그 위에 소셜을 올리고, 또 플랫폼을 개방하는 것이 필요한데.. 일단 트렌드에 편성해서 불완전한 소셜 (어디에 소셜이 있는지 찾아볼 수 없지만)을 붙이고, 일부 외부 데이터를 피딩해오는 정도를 가지고 플랫폼을 오픈했다라고 선언부터하는 것은 조금 비겁해 보입니다. 그런 후에 블로거 및 네티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이게 우리가 추구했던 '다음 아이덴터티'다라는 식으로 대응해가는 것같아 아쉽습니다. 다음의 비전과 철학을 담은 다음 아이덴터티를 먼저 보여주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의 런칭이나 개편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바로 제가 바라는 DAUMish (다음다움)입니다.
자, Being Daumish를 위해서 제안을 해봅니다. 약 1년 전에는 다음검색을 위한 Being Daumish를 제안했었는데, 오늘은 다음탑을 위한 다우미쉬를 말해볼까 합니다.
다음은 포털입니다. 포털에 오면, 뉴스도 볼 수 있고, 검색도 할 수 있고, 블로그나 카페/커뮤니티도 있고, 이메일도 확인하고,... 등등 이것저것 모두할 수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모든 기능들을 한 화면에 담아내기 위해서 지금까지 모든 포털들이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을 고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단구성이냐 3단구성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구성을 취하는 것과 무관하게 위에서 말한 모든 기능과 컨텐츠를 한 화면에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 마치 '포털의 미션'이었습니다. 이를 제대로 담아내면 Mission Accomplished라고 좋아들했습니다. 그런데, 트위터에서 대화를 하면서,,,, 왜 포털 탑은 한 화면이어야만 하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 한 화면에 모든 걸 담아내야만 할까요? 그냥 기능에 따라서 2~3개의 다른 탑화면을 가져도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뉴스와 블로그 등의 컨텐츠/정보 화면, 이메일/카페/소셜네트워크 등의 커뮤니티/네트워킹 화면, 그리고 실시간 이슈/트렌드 등의 검색 화면.. 이렇게 3개의 화면을 가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그인 설정 또는 쿠키의 내용에 따라서 사용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화면을 개인화면으로 삼고, 다른 화면으로 쉽게 스위칭할 수 있도록 제공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굳이 좁은 화면에 답답할 정도로 많은 정보를 모두 넣을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한 페이지에 여러 기능들이 혼란스럽게 중철될 이유도 없습니다. 3개의 개별 화면으로 구성되더라도 운영자들의 운영리소스가 특별히 더 많이 들어가지 않을 것같습니다. 어차피 지금도 운영된 데이터가 넘치고 넘치는 상황에서 좀더 여유있게 보여주자는 것입니다. 포털은 이제 컨텐츠를 꽉꽉 채워서 보여줘야한다는 그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트위터에서 이런 말을 종종합니다. 글을 적다가 140자를 넘는 긴글이 될 것같으면, 긴글을 지원하는 3rd파티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 아니라, '글이 길어지면 쪼개서 올려라'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같은 논리를 포털 탑화면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담을 내용/기능이 많으면 한 화면에 모두 담기 어려우면, 분활해서 보여줘라. 이것이 이 글의 요지입니다. .. 음, 그리고.. 다음탑이 일반에 공개되기 전에 탑영역에서 다음뷰view가 4줄에서 3줄로 줄어들 것같다는 루머 때문에 다음뷰로거들 사이에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한 뉴스 중십의 화면이 독립되면 이렇게 다음뷰 등에서 유입되는 우수한 컨텐츠들을 더 많이 소비도 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뺄 수 없으면 더하지 마라 Don't Add unless Subtract."... 존 나이스비츠가 <The MindSet>이라는 책에서 챕터 제목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일반에 공개되기 전에 사내에 오픈한 다음탑 화면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 바로 저거였습니다. 왜 기존에 불필요한 (?) 것들을 빼지도 않으면서, 더 많은 정보/컨테츠를 쑤셔넣을려고 할까?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리학에서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포털 엔트로피는 굳이 증가시킬 필요는 없었는데... 무조건 남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자신만의 아이덴터티를 확립하는 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자신만의 차별화는 경쟁이 심화될 수록 더욱 절실합니다.
추가. 그리고 좀 어이가 없는 부분은 왼쪽 상단에 로그인 박스 하단에 today/카페/블로그/요즘이라는 탭이 있다. 위의 캡쳐화면에서 보듯이 이 부분이 보강했다고 나름 내세우는 부분이다. 그래 다 좋다고 치자. 그런데, 블로그 탭에서 다음블로그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 '블로그 만들기'라는 버튼이 생긴다. 그런데, 난 티스토리를 쓴다. (또 누군가는 네이버나 이글루스나 다른 외부 블로그를 쓸 것이다.) 다음블로그를 사용하는 것처럼 댓글연동 등은 바라지 않더라도, 자기의 블로그를 등록할 수 있는 '블로그 등록하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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