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팅은 그냥 넋두리를 읖조리려 합니다. IT나 혁신 등과 같은 트렌드 이야기도 아니고, 책이나 제주 여행지에 관한 글도 아닙니다. 극히 개인적인 글이고 조금은 종교 (기독교) 관련 글입니다. 개인적인 글을 적을 자유가 제게 있듯이, 저의 넋두리를 읽지 않을 자유는 여러분들께 있습니다.
(참고: '소향' 또는 '소향 스타킹'으로 많은 유입이 있는데, 스타킹에 출연한 동영상을 보시면 풀빵닷컴의 소향 동영상 또는 다음동영상검색에서..)
제주에 내려온지도 이제 만 2년을 넘었습니다. 처음 1년 동안은 도두동이라는 제주민속오일장 근처에서 살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지금은 1년이 넘도록 제주대학교 후문에 원룸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번 트위터에서 밝힌 것같은데) 지금 방은 공중파 TV만 나옵니다. 공중파도 MBC와 KBS 1 & 2만 나오고, SBS는 나오지 않습니다. (SBS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길하려고 제주 내려온 얘기도 꺼냈습니다.) SBS 주말 프로그램 중에 강호동씨가 진행하는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오늘 스타킹에 CCM 가수로 유명한 소향씨가 나왔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교회를 조금이라도 다녔고, 복음성가/CCM을 좀 불러봤다는 분들에게 소향씨는 전혀 낯선 이름이 아닙니다. 어쩌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소향씨의 노래를 많이 들어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향씨가 부르는 '반석위에 Upon this Rock'을 듣고 있노라면 그녀의 가창력에 매번 놀라게 됩니다. SBS 스타킹을 못 봤지만, 강호동씨 등의 출연자들의 반응이 너무 뻔히 보입니다. 그녀의 놀라운 가창력에 놀라워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녀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그녀의 가창력이 아니라는 점을 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소향씨의 노래를 들으면서 항상 놀랬지만,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너무 몰랐습니다. 오늘 소향씨의 스타킹 출연 뉴스를 본 이후에야, 그녀가 이전에 인터뷰했던 기사들을 읽었고 그녀의 삶을 볼 수 있었습니다. 늘 아름다운 목소리 뒤에도 행복한 모습만을 상상했습니다. 물론 그녀의 삶에 역경이라는 암초들이 있었지만 그녀는 하나님의 무한한 위로에 누구보다 행복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눈으로 봤을 때는 그녀의 상황과 처지가 그리 행복의 조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소향씨는 저보다 약 1년 늦은 78년생입니다. (생일도 4월 5일이니, 거진 1년 차이가 납니다.)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지만, 20세의 어린 나이게 결혼을 했고 결혼 후 바로 자궁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향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위키피디아에 정리된 그녀의 인터뷰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위키피이아 바로가기) 그런 모든 과정에서 인간으로써 좌절과 아픔도 있었겠지만, 그 속에서 작용하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면서 다시 제 눈시울은 촉촉히 젖었습니다. (지금 소향씨의 노래를 다시 듣고 있는데, 최근 POS 앨범을 구입해야 겠습니다. 고백하자면, 지금 가진 많은 곡들이 예전에 P2P를 통해서 받았습니다. P2P를 거의 사용하지는 않지만, 이젠 제 돈 주고 컨텐츠를 구입/사용해야겠습니다.)
제 나이 20대 후반에 결심한 것이 있습니다. 공부를 하느라 30년 (유아기 포함)을 보냈으니 그냥 버리기도 아까우니 10년만 사회에 공헌을 하고 그 이후에는 학교에서의 배움과 전혀 다른 일을 하자는 결심이었습니다. 그런 결심을 한지도 벌써 5년은 지났습니다. 정확히는 제 나이 40세가 되면 국내외 NGO 단체나 선교단체에 들어가서, 세계 오지로 선교를 떠나는 것이 어느덧 제 꿈이 되었습니다. 제 삶에서 어릴 적 '커서 물리학자가 될테야'라는 아이의 꿈 이후, 이렇게 꿈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제게 다시 꿈이 생겼는데 다시 지난 5년의 세월을 너무나 쉽게 허비해버렸습니다. 저는 음치까지는 아니지만, 목소리가 별로 좋지 못해서 노래를 잘 부르지 못합니다. 그래서, 노래를 잘하는 분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특히, 그런 노래로 전도/선교를 하시는 분들이 늘 부러웠습니다. 나도 노래라도 잘하면 그냥 찬양사역이라도 하면 될텐데라는 생각도 여러번 해봤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곱고 아름다운 목소리의 노래소리보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의 찬양과 제사를 원하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이 그래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생각이 제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래를 잘 하는 자매를 만나서 결혼을 해서 같이 사역을 떠날까?라는 상상도 해보지만, 상상은 상상일 뿐... 결심을 한지 아니 꿈을 가진지도 벌써 5년이 지났고, 계획했던 시간이 6~7년 내로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저는 5년 전의 상태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최근에 주변에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때문에 다시 제 꿈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허울뿐인 저의 삶이 부끄럽습니다.
제 삶을 되돌아보면 거의 일직선입니다. 한 곳만을 바라보며 인생을 살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인생에서 큰 기복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빈농이 가정에서 태어나서 물질적으론 풍족한 삶을 누리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1남 4녀의 막내로 태어나서, 누나들보다는 혜택을 누렸지만)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큰 사고도 없었고 큰 기쁨도 없었습니다. 사춘기 시기를 되돌아봐도 크게 이게 사춘기구나라는 특징이 전혀 없이 그냥 지나왔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니 제2의 성징이니 뭐 이딴 것은 전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간혹 사고 (?)로 다치기도 하고, 시험성적이 예상보다 낮다거나 등의 잠시 우울한 시기를 보냈고 반대로 조금의 기쁨의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인생의 그래프를 그려보면 거의 직선에 가까운 그래프가 나올 겁니다. 물론, 이런 삶이 항상 감사합니다. 늘 제가 있어야할 곳에 그분은 절 놓아두셨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욱 투정이 심해지기도 했습니다. 간혹 신앙간증을 들어보거나 유명인들의 인터뷰를 보면, 깊은 좌절 속에서 다시 삶의 희망을 얻어서 성공을 했노라라는 그런 스토리에 너무 익숙해졌는지는 몰라도, 간혹 그런 이들의 삶이 부러웠습니다. 만약 제 인생에서 더 깊은 굴곡이 있었더라면, 더 깊은 낭떠러지에 떨어졌더라면 지금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상상도 가끔 하게 됩니다. 어쨌던, 좌절 후에 성공한 스토리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제 삶에서 큰 실패가 없었듯이 큰 성공이 없었다는 점이 늘 아킬레스건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너무 평안한 삶을 살아왔기에, 그래서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 제 모습 때문에 언젠가는 그분이 절 크나큰 시련을 안겨줄 거라는 두려움도 항상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저의 인생은 한정되어있지만,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은 영원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에... 만약 부모님께서 교회를 다니지 않았더라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무서운 생각도 자주 합니다. 전 천성적으로 나쁜 남자입니다. ... 너무 깊은 수렁의 넋두리로 빠져버려서 이만...
요즘 세계 곳곳의 지상이변이나 전쟁의 소식을 들으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그 모든 곳을 제 마음에 품지 못하는 것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제가 불혹의 나이가 되었을 때, 그들을 제 마음에 온전히 품을 수 있을까요? 한손에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고, 다른 손에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들고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까요? 지금은 소향의 노래를 듣고 있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지영씨의 '그리스도의 계절'을 듣고 싶네요. 그 꿈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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