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5 내가 굳이 이 책의 리뷰를 적을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다. 어떤 이들의 저자의 주장에 감동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나같은 경제에 문외한 이에게는 감흥이 없다. 저자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하더라도, 감수 추천자들이 세계적인 석학이더라도 내 느낌을 만족시켜주지 못한다면 그런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나름 의미가 있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내가 받아들이느냐의 문제는 나의 문제다.
유사 이래로 (실은 아담 스미스 이후로) 많은 경제학자들의 등장해서 나름의 이론을 제시해왔다. 그들의 이론이 때론 특수한 조건이 갖춰진 상황에서 경제현상을 잘 설명하기도 하고, 때론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문제를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가면 또 다른 변수에 의해서 과거의 모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는, 단지 경제학 교과서에 한 페이지 또는 한줄의 언급만을 남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까지의 어떠한 경제학 이론이 우리가 현실에서 맞딱뜨린 모든 경제문제를 제대로 설명해줄 수 가 없었다. 이제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어쩌면 더 많은 이들의 지혜가 모여진다면 조금 오차률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무수한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인간사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겠는가? 그러나, 여기 2001년도에 노벨경제학상까지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노라고 한 권을 책을 내놓았다. 그도 인정했다. 이제까지의 어떠한 경제학 모형도 제대로 경제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했고, 현재의 문제를 설명해주지 못했노라고...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심리를 경제학에 끌어들렸다. 자신감이나 공정성, 부패, 화폐착각, 그리고 역사적 이야기를 야성적 충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소개해주고, 8가지 주요 경제학적 문제의 이면을 완벽하게 설명을 해준다고 우리를 설득하고 있다. 경제도 사람의 문제다. 그렇기에 사람에 관한, 즉 인간의 심리적 요인을 경제 문제에 결부시키는 시도는 나름 신선하다. So what? 소위 야성적 충동이 이제까지 난제의 경제문제의 조금의 빈틈을 메꾸어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다. 그렇다고해서 나머지 모든 틈도 메꾸어줄 수 있을까? My answer is 'Never'. 수년 후에 저자의 주장이 주류 경제학의 흐름에 올라올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때 가서 나를 욕해라. 그 전까지는 나의 무지가 저자의 유지에 앞설 것이다. 설사 어떤 모형이 현제의 문제를 완벽하게 설명한다고 하더라도, 그 또한 하나의 모형에 불과하다. 과거를 설명하던 경제학 모형들이 미래에서 실패했듯이, 또 다른 미래에서 야성적 충동이 먹혀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사람들은 경제학을 보면서, 이론들이 경제문제를 얼마나 설명해주느냐에 궁금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 사람들은 그런 이론들이 내 배를 얼마나 배불려줄 수 있느냐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책에 추천사를 쓰는 소위 지식인들의 그들의 추천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