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 5 데이터분석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었지만, 예상했던 만큼의 인사이트는 주지 못했다. (인사이트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 많은 인사이트를 기대했었다는 뜻입니다.)
처음 대학에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이메일과 인터넷을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기본 HTML로 홈페이지도 제작하고, 자바를 공부한다는 것이 잘못해서 자바스크립트책을 구입했던 기억도 (반대였나?) 새록새록 납니다. 90년대 중반에는 인터넷이 새로운 문물이었고 그렇게 삶을 변화시킬 거라는 기대를 가지지는 않았던 것같습니다. 그저 공돌이로써 최소한의 기계치를 벗어나자는 그런 생각이 앞섰던 것같습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서비스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또 어느 순간엔가 버블이 꺼져버리고 또 웹2.0이니 이상한 용어들이 다시 등장해서 열광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인터넷이 곧 삷 Neting is Life 이 되어버렸습니다. 여전히 인터넷의 가능성보다는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의 모습을 파릇파릇한 20대 때는 상상을 못했고, 또 역으로 내가 지금 10대 20대로 돌아간다면 어떤 자세로 삶을 누리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두서없는 서론은 접고,... 저자는 HitWise라는 인터넷 트래픽을 분석해주는 회사의 리서치 총괄담당입니다. 특정 국가나 지역만이 아닌 전세계의 인터넷의 동향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 또 리포팅을 해주는 아주 매력적인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회사에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패널들이 약 1천만명 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비슷한 분석을 한다면 최소 2~3천만명의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통계에서 샘플링이 그렇듯이 전 세계적으로 1천만명의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해줄 수 있는 곳이 별로 많지는 않습니다. 또 여담이었고,... 예전에는 사회/시대의 트렌드를 찾기 위해서 아마도 골방에서 혼자서 고민만 했거나 아니면 시장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듣거나 동네 사랑방/마을회관에서 오간 대화가 전부였을 겁니다. 정보나 트렌드를 획득하기에 오랜 시간도 필요했지만, 정보의 시의성도 문제가 되고 지협성도 문제가 되던 시절입니다. 그래도 그때는 그런 것들이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최근 전화 등의 통신이 발달하면서 많은 전화여론 조사기관들이 생겼지만, 이 또한 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하는 고단한 일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이 생활화되면서 인터넷 상에 흘러다니는 검색어만을 분석하고 또는 트래픽의 향방만으로도 이 시대 조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어떤 지역에 사고가 터졌는지 아니면 어느 지역에서의 핫이슈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하는데 조사원을 직접 보내지 않더라도 단순히 검색어나 트래픽만으로 이런 것들을 알아낼 수가 있다는 점이 참 매력적입니다. 어떻게 보면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킬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렇습니다. <검색의 경제학>은 이렇게 HitWise에서 인터넷 트래픽과 검색어를 분석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몇몇 사례들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왜 작심삼일일까?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과 같은 사소한 문제에서 부터, 다음 차기 대통령은 누가될까? 등도 인터넷의 여론으로 대략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이 이미 생활화되었다지만, 인터넷 사용의 주요계층이 아직은 고르지 못하다는 점에서 인터넷만을 통한 여론향방을 파악하는 것에 많은 문제점도 있습니다. ... 또 여담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궁금했습니다. 지금 MB는 인터넷에서 어느 정도의 인기인지? 그래서 다음검색의 트렌드차트 기능을 이용해 봤습니다. '
이명박 vs 박근혜' '
이명박 vs 노무현'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같은 당의 계파장보다 인터넷에서 검색이 덜 되고 있고, 또 고인이 된 전직대통령보다도 인기가 없구나라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아직은 인터넷이 조금 bias가 있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