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5 공감가는 내용도, 재미있는 내용도 많이 있지만, 그래서? 이제는 기술의 미래보다는 인간의 미래가 궁금하다. 책에서 제시한 것들의 실현가능성이 낮아서가 아니라, 이런 이야기들이 더이상 나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는 기술에 있지 않고, 결국 사람에게 있다.
책의 제목은 외국의 트렌드를 잘 따라서 지은 것같다. '세계는 평평하다'고 토마스 프리드먼이 선언한 이후에,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라는 책이 이어서 나오고, 또 누군가는 '세계는 울퉁불퉁하다' (이 책은 읽어보지 못함)라고주장하더니, 이제는 '오목한 미래'라는 타이틀을 가진 책이 국내에서 출판되었다. 영문 제목도 최근의 외국 저자들의 제목과 유사하게 경제학이라는 용어가 포함된 Blue Hole Economy라는 재미나게 지었다. 세계는 평평하다고 주장할 때도 마땅한 이유가 있었고,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고 주장할 때도 마땅한 이유가 있었다. 저자 배일한님이 또 미래는 오목하다고 주장하는데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토마스 프리드먼이 세계화의 과정에서 경쟁의 글로벌화와 평평한 경기장을 말했다. 세계 평탄화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 인터넷 광통신 기술의 발달과 그리고 인적/물적 자원의 자유로운 이동이었듯이, 배일한씨의 오목한 미래도 결국은 초고속 광통신이나 첨단 로봇의 발달 등의 기술의 발달의 결과물이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물리적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세계의 모든 곳을 여행할 수가 있고 세계 곳곳의 인물들과 대화를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이제는 발전의 속도가 많이 둔화되었지만 다양한 교통기술도 예전보다는 더 짧은 시간에 더 먼거리를 더 안락하게 여행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계속 발전하고 있는 로봇기술도 우리의 이런 '서로 떨어진 무대'에서 서로를 연결시켜주는 주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는 큰 기대를 안고 있다. ... 그런데, 본인은 이제 이런 기술의 미래, 더우기 핑크빛 미래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인간성의 미래, 인간 문화의 미래가 더 궁금해진다. 기술의 발전으로 지성이 축적되지만, 그럴수록 더욱 감성이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욕구를 기술만으로 충족시켜줄 수가 없다. 미래는 기술에 있지 않고, 결국 인간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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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제 오목한 미래를 보는가? 아니면 착시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인가? |
그리고, 저자가 주장하듯이 세계의 어떤 곳은 오목한 미래의 혜택을 누릴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의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오랫동안 그런 혜택을 못 누리는 곳도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혜택을 누린다고 전지구를 위한 최선의 길은 아니다. 물론, 책의 결론에서 밝혔듯이 저자는 바른 비전, 특히 대한민국의 IT 비전,을 염두에 두고 글을 적었지만, 우리가 누리는 것을 소위 제3세계의 많은 나라들과 국민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제대로된 오목한, 즉 압축된, 미래/세계를 제시하는 것이다.
함께 읽으면 좋을 책으로... 많은 미래학 서적들이 있지만
레이 커즈와일 (Ray Kurzweil)의 '특이점이 온다 Singularity is Near' 정도만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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