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론 '아니다'라고 본다. 문제가 있다면 준비가 덜/안된 노령화와 인구감소이고, 국가별 감소폭의 상대적 차이에 있다. 최소 이 둘이 해결됐다면 저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는 궁극적으로 재앙이 아니고, 오히려 인류의 축복일 수도 있다.
지금 정부나 기업들은 인구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그들의 논리에 따르면 당연하다. 세금을 내야하는 노동 인구가 줄고, 값싼 노동력이 줄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과 노동자를 영원한 개 돼지로 남겨두고 싶은데, 계속 인구가 감소하면 그게 어려워진다. 인구가 감소하면 세금을 내는 개개인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지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개개인의 가치가 올라가서 인금을 당연히 올려줘야 한다.
인구감소를 현실적으로 축복이라고까지 말하는 이유는 이렇다. 현재의 인구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미래에는 그들에게 돌아갈 일자리가 없다. 요즘도 일자리가 없어서 아우성인데, 인공지능과 로봇이 더 발전한 미래에 인간에게 허락된 일자리가 과연 몇이나 남을까?를 심각하게 질문하고 고민해야 한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과거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됐다. 그러나 이건 이미 과거사다. 이젠 새로운 일자리가 오래된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한다. 대체하더라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잉여 노동력에게 다른 삶의 가치를 주지 않는다면 인구감소야 말로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축복이다.
* 참고 관련 기사 하나: "고용 인색한 애플·페북은 독" 미국서 나오는 볼멘소리
완전 자동은 아니지만 농기계로 녹차잎을 수확하고 있다. 여인네들이 나란히 서서 녹차잎을 따는 모습을 상상했다면 오산이다.
더 늘어나는 인구를 지탱하기 위해서 소비되는 한정된 지구 자원이나 그로 인한 환경 파괴와 같은 거창한 얘기를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인구가 유지되거나 증가한다면, 오늘 애기를 낳아서 20년 30년 뒤에 그 아이가 일자리를 찾을 어른이 됐을 때 과연 우리는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해줄 수 있을까? (직업의 귀천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에 청소부 역할이 여전히 인간의 몫일까? 기본 소득에 대한 사회적 논의, 실험,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이런 것에 기인한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현재 인간이 하는 (보통) 육체적인 일을 모두 대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고령사회가 된다면 늙어서도 여전히 육체 노동을 해야 한다. 또 국가별 또는 민족별 상대적 인구 감소는 힘의 불균형을 일으켜서 인간이 인간 위에 굴림하는 그런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 (보편적 인간성을 믿지만 역사가 말해준다. 100% 그렇게 될 거라고...) 인구감소의 시기나 상대성 등에 별 이슈가 없다면, 나는 인구감소야 말로 진정한 미래 평화의 길이라고 본다.
현재의 '학위' 또는 '자격증', 더 나악 교육의 종말에 관한 글도 오래 전부터 적고 싶었다. 지능의 향상과 미래 사회의 변화라는 큰 틀에서 인구 감소를 환영한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비숙련 노동자의 양산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쓸모없는 학위/자격증의 불필요한 시대를 의미한다. 이미 산업화를 위해서 필요했던 교육이 더 이상 맞지 않다는 것이 현실에서 증명돼고 있다.
참고로, 요즘 일본의 노동시장이 좋다는 얘기가 많다. 즉, 실업률이 낮고, 한명의 취업 지원자를 여러 기업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난리라는 얘기가 있다. 최근에는 사무직에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외국인 직원의 채용을 늘린다는 얘기도 있다. 사토리 세대라고 불렀지만, 대표적인 노령사회인 일본은 지금 젊은 인력이 필요하다. 가치는 희소성을 따른다.
한 사람, 젊은이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대접받는 사회에서 인구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어야지, 인간의 존엄이 위협받는 사회에서 인구감소를 우려하는 것은 결국 힘없는 tax payer나 값싼 노동력만을 걱정하는 저급한 위정자들의 위선이다. 그들의 논리에 따라서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걱정하고 무책임한 대책에 우리의 미래를 맡기면 안 된다. 자식의 미래가 걱정된다면 애초에 자식을 낳지 않았어야 한다. 무책임한 출산은 새로운 세대에게 무거운 짐만 짊어지게할 뿐이다. 한 사람의 생명이라도 소중히 여기는 사회가 인구감소를 걱정해야 한다.
나도 행복한 세상을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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