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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업무방황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시작해야지 내년을 더욱 재미있고 알차게 보낼 것인가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오고 가는 얘기들이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도 없고, 더우기 제가 마음 속으로 꼭 해봐야겠다는 일이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때가 되면 일이 생기고 또 길이 생겨서 이런 걱정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최근 1년동안은 간헐적으로 계속 같은 고민에 빠집니다. 현재는 데이터마이닝팀에 소속되어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데이터분석에 초점을 맞춰서 글을 적을 예정입니다.

다음에 입사한지도 이제 만 5년이 다 되어갑니다. 5년 전에 입사를 위해서 지원서를 내고 면접을 볼 때는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당시에는 인터넷 회사에 들어와서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직접 관여는 하지 않았지만 어떤 것들은 실제 서비스로 나오거나 기능이 추가되었고 또 어떤 것들은 이제 트렌드에 맞지 않는 구식의 아이디어가 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5~6년 전부터 트위터와 비슷한 서비스를 구상했던 적도 있었고, 웹문서 전체를 클러스터렁해보자라는 생각도 했었고, (구글) 트렌드와 같이 그런 정보를 세상에 더 공유해보자라는 생각도 했던 것같습니다. 그 외에도 잡다한 많은 생각들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데이터분석 측면에서 보면 지난 5년 (실제, 전반기 3~4년)은 새로운 일들이 끊임없이 밀려왔습니다. 한가지 일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새로운 것들에 대한 요구가 넘쳐났던 시기였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당시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전혀 새로운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요구사항이 조금은 바뀌었지만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에 파묻혀지내던 그 당시에는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런칭하기 위한 분석작업이 있었고, 같은 서비스더라도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어 분석의 내용이 바뀐 적도 있었고, 또는 새로운 분석 알고리즘을 적용하거나 분석툴이 생겨서 이를 기존의 서비스, 데이터에 적용하는 식이었습니다. 서비스가 바뀌면 새로운 일이었고, 데이터가 바뀌면 또 새로운 일이었고, 알고리즘이나 방법론을 수정하는 것도 늘 새로운 일이었습니다. 4~5년을 비슷한 패턴으로 일을 하다보니 이제는 새로운 서비스가 들어와도 기존의 서비스와 거의 비슷하다고 느껴지고,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와도 이미 다른 서비스에서 다뤄봤던 데이터들이고, 그리고 새로운 알고리즘이라는 것도 별로 없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에 일종의 업무 권태기가 온 듯합니다. 물론 기존 서비스, 데이터, 알고리즘에 대한 고도화 작업은 꾸준히 이어지지만 이건 좀 지루하고 (매우 중요한 업무지만) 챌런징하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세상에 수많은 알고리즘/기술들이 있지만 현재 업무 영역 내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새로운 알고리즘을 배우고 적용하는 것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날 갑자기 기존 서비스에서 전혀 새로운 데이터가 만들어져서 분석니즈가 생겨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서비스로 메뚜기처럼 옮겨갈 수도 있지만 그냥 환경이 조금 바뀌었다뿐이지 크게 달라질 것도 같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완전히 새로운 곳에서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지 않는 이상은 새로운 것에 갈망을 채워주지 못할 것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도 내년에는 뭘하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던 중에 같은 서비스, 같은 데이터, 같은 알고리즘이더라도 새로울 수가 있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습니다. 예전부터 이 부분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했었었는데 이제껏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뤄뒀던 것인데 지금 이 권태기 기간이 그 생각을 더 정리하고 그걸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적기인 듯합니다.

예전부터 늘 새로운 일에 치여서 바쁘게 지내면서 '과연 우리는 현재의 데이터 또는 능력에서 최대한의 가능성/의미를 뽑아내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졌습니다. 아주 간단한 데이터에서 단순히 평균이나 편차 이상의 그 무엇을 생각해내고 있는가?라는 그런 종류의 의문이었습니다. 다음검색에서는 여러가지 쿼리/클릭로그에서 사용자들에게 최대의 만족도를 줄 수 있는 가치를 뽑고 있는가?가 될테고, 다른 다양한 RDB나 로고들에서는 그 서비스에 맞는 최대치의 결과를 주고 있는가? 등의 물음입니다. 한 가지 데이터를 여러 곳에 응용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 데이터가 가지는 또는 그 알고리즘이 가지는 최대치를 아직까지 미처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계속 해왔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더라도 완전히 새로울 수가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데이터, 새로운 알고리즘은 일반인들이 모두 보고 상상할 수 있는 XYZ축의 3차원 공간 이상이 아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3차원 공간에서 시간이라는 4차원 시공간이 되고, 또 그 이상의 무언가에 의해서 5차원, 6차원으로 발전하듯이 (분석) 업무에서도 기존의 서비스, 데이터, 알고리즘의 차원 이상의 차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New Insight
그래서 생각해낸 첫번째 차원은 바로 새로운 인사이트입니다. 지난 몇 년간 해오던 서비스에서 나오는 늘 똑같은 데이터를 정형화된 프로세스로 분석한다손치더라도 그 속에서 새로운 보물/인사이트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매너리즘에 빠져버려서 내가 담당하는 서비스의 가능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데이터의 숨은 미세 틈새를 여태껏 놓쳐버린 것도 있을 것이고, 늘 이렇게 해왔고 이게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사용하던 그 방법론에서도 새로운 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주도면밀하게 관찰하고 상상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그런 인사이트를 여태껏 놓쳐버린 것같습니다. 때로는 '아하'의 순간도 있겠지만 스스로 더 깊이 파고 들어가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 인사이트입니다. 이제껏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재미없다는 핑계로 또는 급한 것이 아니다라는 핑계로 내버려뒀던 것들에서 더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찾는 노력을 기울려야 겠습니다. 그것이 인사이트를 얻는 시발점인 듯합니다.

New Perspective / Viewpoint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늘 보던 방식대로 서비스와 데이터를 보면 새로운 것을 볼 수가 없고 인사이트를 얻기가 힘듭니다.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또는 새로운 관점을 장착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늘 만나던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예전에 했던 얘기를 또 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약한 고리의 사람들과 자주 접촉을 해봐야 합니다. 내가 담당하지 않는 서비스의 사람들이나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 너른 대화를 해봐야 합니다. 굳이 깊이 있는 토론일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대화도 전에 그 사람의 얼굴을 보는 순간 새로운 생각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또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해서는 기존의 프레임/틀을 깨어부숴야 합니다. 원래 그럴 것이다라는 그런 식의 편견/선입견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는 새로운 것을 볼 수가 없습니다. 아니, 새로운 것을 보더라도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다양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사물을 보면 또 다른 것이 보여집니다. 그리고 너무 당연하지만 생각비우기 또는 오픈마인드도 좋은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한 좋은 프랙티스입니다. 내가 이제껏 이런 일들을 해왔고 이런 분야에 전문가다라는 그런 생각을 모두 버리고 완전히 어린 아이나 그 일을 처음해보는 초보자의 입장으로 돌아가서 지금의 문제를 다시 보는 것입니다. 쉽지도 않고 그렇게 하더라도 늘 완전히 새로운 솔루션을 얻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그래도 완고한 틀에 갇혀서 가능성이 없는 상태보다는 더 낫습니다.

지금 지루하고 힘든 권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해서 늘 새로운 길로 갈 수는 없습니다. 이 시점에 기존의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새로운 것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관점으로 기존의 것을 봐야할 때입니다. 제가 지금 그런 시점에 와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새로운 관점에서 내가 하고 있는 업무들을 리뷰해보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쉽지만은 않습니다. 주변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혼자만 놀고 있는 듯해서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더 알찬 내년을 준비하기 위해서 눈치를 보면서도 이런 저런 다양한 생각들을 하고 있습니다. Think Diffe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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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5, 점수를 좀 짜게줬지만 나름 유용하다.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고, 이런 것에도 굳이 이름을 붙여야돼?라고 반문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점수는 좀 낮게 줬다. 음... 그리고 책은 쉽고 재미있는 예제들을 많이 나열했지만 전체 구성에서 조금 엉성한 면도 있고, 과학적 실험 및 검증의 측면에서 허술한 느낌이 강하다. 즉 본인의 주장에 대한 과학적 증명을 보여주기 보다는 일반화된 예제에서 자신의 주장을 끼워맞추는 듯한 느낌이랄까.. 뭐 그런 느낌을 받는다. 전략적 직관이라지만 어떻게 보면 다양한 전문적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한 순간의 섬과 또는 성찰을 조금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전략적 직관이란 이름으로 붙여둔 느낌도 받는다. 본 블로그의 타이틀에서 표시되어있듯이 나도 항상 직관/통찰 (Insight로 표시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본 책이 더 좋은 평점을 받을려면 그런 전략적 직관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것도 제대로 다룰 필요가 있을 것같다. 단순히 잡스의 표현과 같이 점잇기 식의 섬광과 같은 직관이 생긴다고 하지 말고, 어떤 체계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그런 직관을 갖는 훈련을 할 것인가를 언급해주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물론 직관이라는 것이 훈련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님은 너무 명백하다. 그리고 전략적보다는 경험적 직관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듯해보이기도 한다. 어린아이들의 순수와 무모, 그리고 노인들의 연륜과 신중이 합쳐지는 지점에서 전략적 직관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햄릿과 돈키호테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 순간 당신도 성공이라는 위치에 있을지도 모르고, 본 책과 같은 것에서 당신의 예제가 다루어질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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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윌리엄 더건 (비즈니스맵,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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