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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에 에어컨을 틀면 춥고 꺼면 후덥지근해서 그냥 밖에 나가서 산책을 했습니다. 한참 걷다가 문득 저녁에 온 메일이 생각났습니다. 최근에 그분을 만나서 직접 질문할 기회가 생긴다면 '당신께서 생각하는 다음의 꿈은 뭔가요?'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고 줄곧 생각하더 차였습니다. CEO가 된지도 몇 년 지났고 또 그런 종류의 메일도 이미 여러 번 보냈기에 지금정도는 당신께서 생각하는 그래서 우리가 함께 꾸고 이룰 다음의 꿈을 얘기할 때도 된 것같아서 내심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래서 '다음의 꿈이 뭐냐?'라는 추상적인 질문보다는 더 현실적인 질문으로 바꿨습니다. 일이 잘 되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다음에서 꼭 남겨야할 (또는 바로 접을) 서비스 3가지를 고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산책하면서 저도 어떤 서비스를 남길까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돈을 벌고 있는 캐시카우 검색? 아니면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미디어다음? 아니면 다음의 상징성을 보여주는 카페나 메일? 또는 미래를 위한 포석인 모바일? 등의 서비스들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어리석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습니다.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필히 남겨야할 3가지는 위에서 나열한 그런 서비스들이 아니라, 사람, 꿈/비전, 그리고 가치/철학입니다. 현재의 서비스들이 아닌 그것들을 가능케했던 사람, 꿈, 그리고 가치를 지켜야 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가치(관)/철학은 다음이 이제껏 걸어온 것이 집약된 다음의 과거입니다. 사람은 지금의 다음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음의 현재입니다. 그리고 꿈은 다음이 앞으로 나가야할 다음의 미래입니다. 이런 가치, 사람, 꿈이 아닌 유물/서비스에 집착을 한다면 다음의 과거도, 다음의 현재도, 다음의 미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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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마이닝의 좋은 점을 하나 꼽으라면 늘 새롭다는 거다. 새로운 도메인의 새로운 문제를 만나기도 하고, 늘 담당하던 서비스지만 새로운 출처의 데이터나 새로운 종류/포맷의 데이터를 만나기도 하고, 그도 아니면 새로운 알고리즘을 배우고 적용하기도 한다. 파라메터를 새롭게 추가하거나 내용을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경험이 된다. 그래서 현재 업무가 지치거나 지루해지면 새로운 서비스를 담당하거나 새로운 데이터를 공급받거나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하거나 등의 방법으로 매너리즘을 돌파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새로운 문제가 전혀 새롭지도 않고 새로운 데이터도 전혀 새롭지도 않고 또 하늘 아래 새로운 알고리즘도 없는 것같은 무력감에 빠지지 않는다는 법도 없다.

어쨌든 데이터 마이닝은 늘 새로운 문제와 접근법/해결책과의 조우다. 그렇기에 새로운 문제 또는 접근법을 수용하기에 앞서 과연 내가 이를 받아들일 것인가를 판단하거나, 적용 후에 결과가 만족스러운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밸리데이션 프로세스 validation process나 이벨류에이션 메져 evaluation measure가 필요한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그런 수치적 또는 이론적 메져에 대한 얘기는 아니다.

새로운 문제나 해결책을 맡을 것인가를 판단하거나 그 결과를 평가하는 정성적인 기준이 필요할 것같다. 사람들마다 다양한 기준점이 있겠지만, 나는 MVP (Meaning Value Practice) 이렇게 세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로 Meaning, 즉 의미가 중요하다. 새로운 문제가 의미가 있는가? 새로운 접근법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가?에 따라서 판단 및 평가 기준을 삼을 수 있다. 빅데이터라는 말에서처럼 쏟아져나오는 데이터가 전부 노이즈로 가득 찼다면 어떨까? 이런 가비지 데이터에서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아니면 새롭게 복잡한 알고리즘을 배워서 적용해봤는데, 기존에 통밥으로 떼려맞추던 것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면 그 알고리즘은 이 문제에서는 쓸모가 없다. 새로운 파라메터를 추가했는데, 개선효과가 없다면 이 또한 의미없는 헛수고에 불과하다. 여러 경우에도 의미있는 변화를 줄 수 없다면 새로운 문제도 새로운 접근법도 수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광물의 흔적도 없는데 금이 있다고 가정하고 굴을 파고 들어갈까?

두번째로는 Value다. 즉, 문제를 해결한 후 결과물이 가치가 있어야 한다. 단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다는 자기만족이 아니라, 뽑혀진 의미있는 결과물을 통해서 개선 효과가 있고, 그래서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사용성이 좋아져서 시간을 줄려줬다거나 적절한 상품을 추천해줘서 바로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거나 등과 같은 가시적인 성과, 그리고 이에 따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가 있어야 한다. 어렵게 금인줄 알고 캐냈는데 알고 보니 황철석이면 어떤 기분일까?

마지막으로 Practice, 즉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결국 실행이 의미를 가치로 변환시켜주는 과정이다. 사실 내가 학교 쪽에 불만을 가지는 이유 중에 하나가 여기에 있다. 어렵게 연구해서 좋은 알고리즘을 만들어냈는데, 실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논문을 여러 편 적기는 했지만, 당시에는 그냥 주어진 평가점수만 조금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내면 그걸 마치 대단한 연구인양 논문으로 적었던 것같다. 실험실에서 주어진 토이 문제에서는 좋은 효과를 발휘하지만, 실제 문제에 적용될 수 없는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그렇다. 단지 논문을 적기 위해서, 단지 특허를 받기 위해서 만들어진 쓰레기 알고리즘들이 넘쳐난다. 업무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그 결과물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될 가능성이 없다면 왜 처음부터 머리를 싸매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야 하는걸까? 진짜 금이 매장되어있는 것은 밝혀졌는데 너무 깊어서 캐내는데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채광을 할까?

의도했던 글의 뉘앙스로 글이 적히지 않았다. 조금 억지스러운 표현이 많이 있다. 데이터 마이닝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일들에서 MVP의 기준에 따라서 생각, 판단할 수 있을 것같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의미가 있는가? 내가 하는 일을 통해서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대로 실행, 적용될 수 있는가? 해결책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실제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면 의미, 가치, 실행에 대한 물음에 긍정적 답변을 얻은 후에 해도 절대 늦지가 않다.

(2013.05.30 작성 / 2013.06.04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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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R에 올라온 기사를 정리 및 첨언한 것입니다. John Coleman이 적은 Six components of a great corporate culture라는 글에서, 제목과 같이 위대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6가지 요소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글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겟습니다. (일부 의역 및 개인 생각/표현이 첨가됨)

모든 기업마다 고유의 기업 문화가 있습니다. 많은 경영학책에 보면 유명한 기업들의 조직 및 문화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들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그것들을 벤치마킹해서 자신들에게 접목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흉내는 낼 수 있으나 완전히 이식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비용만 들어가고 전보다 더 나빠지는 경우도 종종 봅니다. 이것은 기업마다 가지고 있는 케미스트리라고 표현되는 고유함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업문화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다음의 6가지를 설명합니다.

  1. Vision. 가장 먼저 좋은 기업은 그 기업이 나아갈 방향이나 이상에 대한 명확한 비전 Vision이 있습니다. 간혹 미션 mission이란 말과 혼용됩니다. 간단하지만 명확한 미션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대변해주고 목표를 설정해줍니다. CEO에서부터 말단 직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직원들에게 공유된 숭고한 비전은 스스로에게 열정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런 열정은 다시 그 기업의 고객이나 관계사, 및 주주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글에서 예시된 '알츠하이머가 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진 알츠하이머 연합이나 '빈곤없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진 옥스팜의 예가 나옵니다. 이와 같이 비전 또는 미션은 짧지만 핵심을 파고드는 비전선언문/미션선언문 statement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그런 비전/미션 아래 조직의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2. Value. 비전이 기업의 목적을 명확히 해준다면 가치 Value는 그 비전을 이룩하기 위한 행동 및 마음가짐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또는 기업이 고객과 세상에 제공해주는 기여에 대한 공감이 없이 온전한 기업 문화가 자리잡기 어렵습니다. 구글의 'Don't be evil'을 글에서 예로 들고 있고, 'Ten things we know to be true'는 더 구체적인 구글의 value입니다. 많은 가치들이 있지만 진정성 authenticity가 제일이라고 합니다.
  3. Practice. 많은 기업들이 거창한 미션이나 가치를 내세우지만 그런 비전에 맞게 행동하거나 가치를 제공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실천 Practice가 없기 때문입니다. '안전제일'이라는 문구 아래서 일어나는 수많은 안전사고들이나 '고개제일주의'라는 말이 무색한 고객서비스는 좋은 문구가 없어서가 아니라 실천이 없어서입니다. 모든 기업의 비전과 가치는 명확한 리뷰기준과 promotion 정책들로 뒷받침되어, 매일의 행동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4. People. 다음으로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실천할 사람 People들이 필요합니다. 기업의 비전을 공감하고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를 제공하는데 기꺼이 동참하려는 직원들이 있을 때만이 건전한 기업문화가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직원을 채용할 때부터 단순히 지원자의 능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직원의 태도와 신념이 기업이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맞는지를 함께 평가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기업문화와 맞는 직원은 7%나 낮은 연봉도 받아들이고, 그런 팀은 턴오버 비율이 30%가 낮다고 합니다. 기업문화에 공감하는 직원이 그런 기업문화를 더욱더 공고히 합니다.
  5. Narrative. 기업은 나름의 스토리/역사 Narrative가 있습니다. 창업부터 현재까지 기업이 쌓아왔던 성취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줌으로써 그 기업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그런 역사를 계승발전시키겠다는 사명감을 갖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역사관을 만들어서 내외부인들에게 공개합니다. 무엇보다도 구전되는 창업신화만한 내러티브는 없을 듯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업할 때의 이야기를 술자리 안주로 삼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키워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패배감을 떨쳐버릴 꾸준한 성공이 필요한 듯합니다.
  6. Place. 마지막으로 기업문화를 펼칠 장소 Place입니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은 단순히 비용측면에서 보면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런 공간에서 우연히 마주쳐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발합니다. 창의력의 창발성은 다양함이 부딪혀야 발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만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공간이 필요합니다. 픽사에는 화장실이 캠퍼스 정중앙에만 존재한다는 얘기는 이런 의미에서 시사점이 큽니다. (캠퍼스가 커져서 현재는 아니라는 말이 있음) 사람들 사이의 공감을 나눌 공간이 없으면 문화가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의 HBR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기업은 어떻습니까? 건전한 기업문화라는 것이 있습니까? 다음은 엄청난 문화가 있는 듯합니다. 그 연봉을 받으면서 꾸준히 만족하는 직원들을 보면은...

(2013.05.08 작성 / 2013.05.16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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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 타협

Gos&Op 2012.06.07 0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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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페이스북에 접속해서 사진 한장을 보게되었습니다.[각주:1] 대학교/연구실 후배가 올린 학생식당의 아침메뉴를 찍은 한장의 사진입니다. (아래 사진 참조) 사진에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함께 붙어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그동안 학생식당의 맛이 있고없고를 떠나서 가격이 저렴했기 때문에 별로 불평하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나온 쥬스의 양은 너무 심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대학에 입학했던 1996년도에 학생식당의 밥값이 1,000원이었고, 중간에 아침 1,000원/점심저녁 1,500원으로 인상된 적이 있었고, 제가 마지막으로 학교를 떠나던 2008년도에는 1,500/2,000원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조금 더 올랐겠지만... 요즘은 김밥천국이 아니면 5,000원짜리 밥도 구경하기 어렵고, 웬만한 메뉴의 가격이 10,000원을 전후하기 때문에 학생식당의 가격은 매우 저렴한 편입니다. 물론 맛 그리고 전반적인 만족은 다른 문제.

아 앤간하면 가격대비 성능좋은 학생식당은 까기 싫은데 인간적으로 너무 치사하다. 사진에 있는 주스 나온 그대로임.. 저거 하나만 저 높이면 따르다가 모자랐구나 하겠는데 쟁반에 같이있는 녀석들이 하나같이 저 높이만큼 따라져있다. 아니 주스 1/3컵씩 줘서 재료비 참 많이 아끼것다...

2012년 6월 7일의 포스텍 학생식당의 아침메뉴

저도 10년을 이용했던 학생식당인지라 위의 후배의 불평을 보는 순간 폭풍공감이 갔습니다. 그러나 제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학생식당에 대한 불평이 아니라, '가격대비 성능좋은'이라는 문구였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수와 계산에 밝은 공돌이 -- 특히 효율성과 최적화를 강조하는 산업공학도 -- 의 특징을 너무 잘 표현해주는 문구다정도로 생각했지만, 비율/상대/효율 등의 단어에 함몰된 성능/품질에 대한 인식이 안타까워졌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절대 가치에 대한 추구보다는 상대 비교에 안주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합니다. 많은 연구에서 보여주듯이 평균연봉 2억원인 회사에서 연봉 1억원을 받는 사람보다 평균 연봉 3천만원인 회사에서 연봉 5천만원을 받는 것에 더 행복 또는 우월감을 느끼는 것이 사람의 이상한 (비합리적) 심리입니다. (달리 표현하면, 연봉 1억원을 받는 두 사람이 있다면 그 두사람의 (소유에 따른) 절대행복도는 같아야 하지만, 한명은 평균연봉 2억원인 회사에 다니고 다른 이는 5천만원인 회사에 다닌다면 후자가 느끼는 만족감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절대적인 액수보다는 주변과 비교되는 상대적인 액수가 더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후배의 글을 보면서 맛 또는 품질은 절대적 측도로 평가받아야하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가격에 비해서 괜찮다 또는 이것도 못 먹는 사람들에 비해서 (나는) 괜찮다 등과 같은 상대적 측도로 자기 합리화에 빠지는 듯합니다. 어느 허름한 식당에 들어가서 3,000원짜리 백반을 시켜놓고, 맛이 없더라도 가격은 저렴했어요라고 웃는 것이 사람인 듯합니다. 맛을 평가할 때는 일단 가격이나 다른 요소를 모두 배제하고 맛이라는 기준에 따라서 평가해야 합니다. 그 외의 가격이나 서비스 등의 다른 요소는 그 요소에 맞게 경중을 평가하고, 총점에 반영하면 됩니다. 그런데 흔히들 맛을 평가할 때도 가격에 비해서 맛있다라고 평가합니다. 1,000원짜리 맛이 있고, 1억짜리 맛이 따로 있는 걸까요? 그냥 맛은 '있다 없다'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요리에서의 맛 ==> 서비스나 제품의 품질.

애플의 제품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뺄 수가 없을 듯합니다. 애플에서는 제품을 개발할 때 투입되는 비용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니 가능한 얘기지만...) 일단 최고의 제품,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서 현혹시켜서 열광시키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첫번째 우선순위입니다. 그 다음에 투입되는 연구개발비를 걱정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도 <인사이드 애플>에 들어있는 내용이던가?) 제품의 품질은 품질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최고를 추구함에 있어서 투입되는 리소스에 대한 최고는 좀 지양되어야 합니다. 물론 가격대비 성능은 여전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관련기사: 애플, 비효율과 장인정신의 사이에서) 품질에 대해서 타협하지 않는 것이 장인정신입니다.

90점짜리 제품과 99점짜리 제품과 100점짜리 제품을 앞에 두면 사람들은 그 제품들의 품질차이를 크게 못 느낍니다. (특히 개별로 제공해주고 사용해보라고 한다면 더욱..) 그러나 그 제품을 개발하는데 투입되는 비용이나 판매되는 가격은 매우 큰 차이가 납니다. 90, 99, 100짜리 제품을 개발하는데, 1, 10, 1000...0000의 단위 리소스가 투입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현실적 타협을 합니다. 10을 투자해서 99를 얻는 것보다는 1을 투자해서 90을 얻는 것이 더 낫다 또는 9배 효율이 더 높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숫자에 대한) 바보가 아니면 1을 투입해서 그냥 90짜리 제품을 만듭니다. 90짜리 제품은 1,000에 판매하고, 99짜리제품은 10,000에 판매한다고 가정해보십시오. (또 보통 그렇습니다. 짝퉁 vs 명품.) 90짜리 제품에 대한 사용자들이 불평불만을 터뜨립니다. 그러면 1,000짜리 제품을 쓰면서 뭔 그런 불평불만이 많냐?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애초에 90 제품을 만든 자기 자신의 과오를 가격으로 덮어버립니다. 수치적으로는 합리적일지는 몰라도... 이건 좀 아닌 듯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너무 익숙합니다. 그리고 90제품에 대한 불평이 쏟아지면 95짜리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더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900, 800으로 가격을 낮춰서 그냥 임시방편으로 불만을 잠재웁니다. 뭔가 이상한 사회입니다.

경제학의 기본 가정은 '사람은 합리적이다' 또는 '모든/많은 정보가 주어지면 사람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입니다. 고전 경제학의 튼튼한 기초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많은 연구에서 절대 사람은 합리적일 수 없다는 증거들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경제학의 가장 큰 실수는 '사람은 합리적이다'라는 가정에서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품질을 따질 때도 가격을 슬그머니 가져와서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잣대로 평가하는 것도 사람의 합리성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합리화에 대한 것입니다. 상대적 가치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절대적 가치보다 더 앞에 둬서는 안 됩니다. 현실적 타협은 가능하지만, 그래도 최고에 대한 갈망을 포기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글의 제목을 '현실적 타협'이라고 정했지만, 제 마음 속에서는 아직 이 글의 제목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1.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행동에 대한 글도 언제 한번 다시 정리해야겠습니다. 저의 행동패턴의 변화가 그동안의 IT/인터넷이 변화와 궤를 같이하는 듯합니다. 4~5년 전에는 눈을 뜨면 바로 메일부터 확인하던 것이, 2~3년 전에 트위터를 한참 사용할 때는 트위터부터 확인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페이스북부터 확인하기 시작합니다. 이메일, 트위터, 페이스북으로의 변화는 지난 10년 사이의 인터넷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다음은 뭐가 될까요?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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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정보, 지식 그리고 지혜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통상적으로 데이터를 요약정리하면 정보가 되고, 그런 정보가 다시 정제되면 지식이 되고, 그런 지식이 누적되고 재활용되면 지혜가 된다고 들한다. 데이터를 깊이 파고드는 기술을 데이터마이닝 Data Mining이라하고, 정보를 찾는 과정을 정보탐색 Information Retrieval이라하고, 지식을 찾는 과정을 지식발견 Knowledge Discovery라고 한다. 그런데 지식의 다음 단계인 지혜를 얻는 방법에 대한 표현은 아직 없는 것같다. 통상적으로 이렇게 데이터, 정보, 지식, 그리고 지혜를 이해해도 무관하다. 그러나 더 쉬운 도식을 만들어보고 싶다. 

 정보는 데이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데이터에서 나온 모든 것이 정보가 아니다. 일명 쓰레기 정보를 정보라고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데이터가 진정으로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 그래서

정보 = 데이터 + 의미 (Information = Data + Meaning)

 라는 등식을 만들면 될 것같다. 미사여구를 사용해서 정보를 설명, 정의내릴 것이 아니라, 주변에 산재한 데이터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또는 의미를 부여하면 그것이 날 Raw 것이 아닌 정보로 가공, 정제된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데이터마이닝이다.

 지식은 또 정보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지식과 정보의 차이는 별로 크지가 않다. 중요한 키워드는 '일반적으로'다. 정보와 지식의 차이는 거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하나의 정보가 누구에게는 그저 평범한 정보가 되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소중한 지식이 되는 걸까? 그것은 그 사람이 생각하는 그 정보에 대한 가치다. 즉, 정보에 가치가 부여되면 지식이 된다는 소리다. 그래서

지식 = 정보 + 가치 (Knowledge = Information + Value)

라는 등식을 만들 수 있다. 나에게 가치가 있는 정보는 지식이 되지만, 나와 무관하거나 가치를 주지 못하면 그냥 정보 그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때로는 그냥 불필요한 정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의 상황에 따라서 정보에 가치가 부여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미 의미가 부여된 정보가 쓰레기가 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사람의 상황이란 통상적으로 말하는 컨텍스트 Context로 생각하면 될 것같다. 오늘은 가치가 없지만 내일은 가치가 부여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시간이라는 컨텍스트, 여기서는 무가치하지만 저기서는 가치가 부여되는 공간이라는 컨텍스트, 그리고 나에게는 직접적으로 무관하지만 너와의 관계에서 또는 우리라는 공동체 내에서는 가치가 생기는 그런 인간이라는 컨텍스트,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컨텍스트가 바뀜에 따라서 하나의 정보는 가치를 가지게 되고, 지식이 된다.

 마지막으로 지혜는 과정 지식의 축적으로 이뤄지는 걸까? 늘 그런 고민을 해놨다. 데이터에서 정보가 나오고, 정보에서 지식이 나온다는 것은 너무 자명해 보이는데, 지식에서 과연 지혜가 나올까?라는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그래서 늘 지식의 다음 단계를 지혜라고 말하곤 한다.) 사실 지식이란 단순히 가치만 있다고 해서 지식이라고 말하긴 그렇다. 지식은 단지 앎을 뜻하지 않는 것같다. 지식에서 행함이 없다면 과연 그것이 지식일까? Actionable하지 않는 Knowledge는 과연 지식일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런데 그런 행위/실행이 반복되면 분명 지식 이상의 무엇으로 발전할 것같다. 그래서 그 '무엇'을 지혜로 부르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지혜 = 지식 + 실행 (Wisdom = Knowledge + Execution)

으로 등식을 만들면 될 것같다. 행함이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고 말한다. 그런 행함 그리고 반복을 통해서 우리 몸으로 그 지식을 체화시키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습관이 되고, 나에 대한 캐릭터 Character가 된다. 그렇게 되면 그 지식이 나의 지혜가 되고, 나의 평판 Reputation이 된다. (그리고 캐릭터가 없는 평판의 무의미하다. 평판은 순간적이지만 캐릭터는 영원하다. 그런 의미에서 평판의 지식의 영역이고, 캐릭터는 지혜의 영역이다.) 음... 그리고, 실행의 누적이 경험 Experience 입니다.

 앞에서 이미 다 적었지만, 데이터, 정보, 지식, 그리고 지혜를 다시 정리해보자. 데이터에 의미가 부여되면 정보가 되고, 사람마다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정보는 지식이 되고, 그런 지식을 실생활에서 꾸준히 활용하다보면 지혜가 된다.

정보 = 데이터 + 의미
지식 = 정보 + 가치
지혜 = 지식 + 실행
그래서 결국, 지혜 = 데이터 + 의미 + 가치 + 실행 

단순한 숫자로써의 데이터가 아니라 그 숫자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부여하고, 실행하고 그러면서 우리는 더 진화한다. 똑똑한 사람이 아닌 현명한 사람으로...

 (추가. 2012.03.01) 데이터는 더 많이 가질수록, 정보는 더 많이 알수록, 지식은 더 많이 행할수록, 그리고 지혜는 더 많이 공유할수록 만족/행복해진다. 삶에서 행복이란 더 많은 소유, 더 많은 지식, 더 많은 경험보다는 더 많은 나눔에 있는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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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8 21:29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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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문득 혜민아빠님 (@hongss)이 트윗한 @ideakeyword님의 '아이디어는 돈이 되야 진짜 아이디어다?'라는 제목을 보며 잠시 떠오른 생각입니다. 해당 글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제목에서 바로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다정도의 결론을 적은 것같다. 진짜 결론이 궁금하신 분은 직접 글을 읽어보시고, 제 결론이 틀렸더라도 나무라지는 마세요.

 최근에 혁신 Innovation에 관한 나름의 논의를 했습니다. 그런 논의의 밑바탕에 깔려있던 기본 가정 중에 하나가 위에서 제시된 글의 그것과 같습니다.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즉, 혁신은 혁신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라는 기본 가정에서 글을 적었습니다. 일부 인사들의 강연이나 글을 보면, 마치 성공한 일은 모두 혁신인 것처럼 말을 합니다. 어린애가 보더라도 대단하지도 않은 일을 그저 성공했기 때문에 그 일은 그리고 그 방법은 혁신 또는 혁신적인 것이었다라고 자평을 하는 것을 가끔 보게 됩니다. 역으로 말하면 성공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나 시도도 절대 혁신이 아니다라는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생각을 조금더 좁게 해서, 참신하고 남다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시도가 만약 실패했다면 그 아이디어와 시도는 혁신이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일반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모두가 인정할만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일지라도 실패하면 그 아이디어는 혁신적이거나 창의적이지 않다라는 이상한 결론으로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디어나 혁신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만약 혁신적인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면 '그 시도가 혁신이 아니다'가 아니라, 그저 '실패한 혁신'일 뿐입니다. 그 생각 및 시도 그 자체는 성패를 떠나서 여전히 혁신이고 창의로 인정을 받아야 된다는 말입니다. 글의 시작에 나왔던 포스팅에서도 '돈이 되어야 진짜 아이디어인가?'라는 질문으로 되돌아가서 생각하더라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만약, 좋은 아이디어로 그에 상응하는 돈을 벌지 못했다면 그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할 것이 아니라, 단지 '돈되지 않는 아이디어'였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아이디어나 혁신을 말할 때, 그것이 돈이 되느냐 또는 성공했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아이디어고 혁신이다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디어와 혁신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제대로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냥 '실패한 혁신' 또는 '돈되지 않는 아이디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제가 이런 이상한 말을 하는 것은,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실패한 것은 혁신이 아니다 또는 성공했기 때문에 우린 혁신했다라는 인식이 깊이 뿌리박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입니다. 일의 결과 (성패)를 가지고, 생각의 고유성을 판단하는 그런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넌 성공했으니 혁신했다. 넌 돈을 벌었으니 아이디어를 가졌다. 이건 아니잖아요. 넌 혁신했지만 결국은 실패를 했구나. 왜 그런 혁신적인 생각이 아직 사회에서 받아들려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등과 같은 칭찬이 더 이 사회에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 분명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 아디이어는 매출로 연결이 되고 혁신은 성공으로 연결되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아이디어나 결국 실패로 판명된 창의적 시도들이 마치 쓸데없는 걸로 인식되는 그런 분위기는 사라져야 됩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에서 가치를 발견하기보다는 가격부터 매기려는 것은... 그렇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디어를 시도를 하고 모든 혁신에 투자를 해야된다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을 운영하다보면 우선순위도 있고 리소스도 한정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매출과 연결시키지 못한다면 엄청난 데미지를 받게 되고, 극단적으로 파산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그래서 조심을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기획/계획단계에서 투자대비결과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분석을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디어가 돈을 벌지 못했거나 혁신이 실패했다 손치더라도 그 아이디어 자체의 가치는 여전히 바뀌지 않습니다. 가격은 이미 마이너스 (-)가 되어버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좀 생뚱맞고 지나친 논리로 오늘 글을 적은 이유는... 한번의 나쁜 결과로 미래의 많은 시도들이 좌절되는 것을 보고 싶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비록 실패했더라도, 그래서 많은 피해를 받았더라도, 다시 아이디어를 내고 혁신을 시도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실패한 아이디어와 혁신은 때론 회사를 파산으로 몰고 갈 수도 있겠지만, 전 인류에게는 더 큰 교훈을 남겼을 겁니다.

 오늘 글의 논리가 참 허술합니다. 말하고 싶은 요지가 있지만, 핵심을 비껴가는 글만 자꾸 남기게 되고, 그래서 다시 요지로 돌아가려다보니 억지 주장과 논리만 계속 펼치게 됩니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걸 말하고 싶을 뿐입니다. 참, 글을 적고 나서 참 송구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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