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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교육은 비인격이다.

교육의 기본 가정은 틀렸다. 그래서 교육은 재고돼야 한다. (물론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고, 그래서 이 문장이 재고돼야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교도소를 생각하면 단순히 범죄자들을 사회에서 격리시켜놓는 것만을 떠올리지 않는다. 교도소를 다루는 영화 등에 등장하는 -- 그래서 극적 과장이 심하고 왜곡됐지만 -- 사회고위층이나 교도소장의 말을 들어보면 범죄자들은 일종의 사회부적응자이고 그래서 교도소에서 그들의 지도 하에 교화돼서 사회에서 바르게 생활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중략) 교도소가 -- 그들이 주장하는 -- 그 목표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은 여전히 교도소가 존재하고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증거다.

교화를 미화하면 교육이 된다. (그리고 학교가 교도소와 다를 바가 없다는 많은 증거/논리들이 존재한다.) 교육의 기본 가정은 사람에게 뭔가를 가르치면 더 좋아진다는 거다. '저 아이는 이 기술이 부족하니 이 기술을 얼마동안 가르치면 잘 할 거야'라는 생각이 근저에 깔려있다. 즉, 사람/학생은 늘 부족한 상태에 있고 그걸 억지로 채워줘야 한다는 강박이 바로 교육이고, 이를 실행하는 곳이 교육기관이다. 범죄자를 교화의 대상으로 대상화하듯이, 학생(일반적인 사람)들을 비슷하게 대상화시키는 것이 교육이다.

정해진 기준에 미달하면 부족한 사람이 돼고, 정해진 기준에 따라 서열화한다. 그 기준이라는 것이 학생 개인의 것이 아닌 그저 통염에 따른다. 그 통염이라는 것도 제대로 검증된 적도 없다. 결국 몰개성의 시대로 퇴화하고 교육은 공장식 산업이 된다. 아무리 정교하고 자동화된 공장에서 찍어내더라도 불량품이 만들어진다. 그들이 사용하는 기준으로 말했을 때 우수한 교육을 거치더라도 불량품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그들의 기준에 따르기 때문에...

'너는 학생이고 나는 선생이야.' 너는 부족하고 나는 그걸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격적인 관계가 아닌 그저 부족한 사람과 채워주는 사람으로 등식이 생긴다. 사람이 사람이 아니라 평가하고 부족함을 채워줄 대상이 된다. 비인격이 교육을 통해서 밑으로, 옆으로 전파된다.

주변에 보면 교육을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들이 불편하다. 그들이 사람들을 연민하듯이 나는 그들을 연민한다.

글을 적으면서 그냥 커쇼가 생각났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싶지가 않다.


P.S. 이 글을 통해서 그들을 교육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냥 내 생각을 밝히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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