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이야기부터 시작해보자. 첫번째는 최근에 진행 중인 쇼핑 추천 서비스와 관련이 있다. 아마존을 사용해본 사용자라면 다 알겠지만 아마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최근에 구매했거나 조회해본 상품들이 첫화면에 나열되고 그것과 관련이 있는 상품들을 추천해준다. 일종의 개인화 추천이다. 구매나 조회는 나의 관심사를 암묵적으로 보여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을 추천해주는 것은 직선적이다. 그런데 그런 상품을 언제까지 추천을 해줘야할까? 만약 1년 전에 마지막으로 아마존에 접속해서 책 한권을 살펴봤다가 1년만에 재접속했는데 여전히 그 책과 관련 도서를 보여준다면 제대로된 추천이라고 볼 수가 있을까?
두번째는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좀 거시한 거다. 어떤 여성 의류 쇼핑몰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 내가 접속하는 많은 블로그나 사이트들에서 해당 쇼핑몰의 광고가 계속 노출되고 있다. 처음에는 해당 쇼핑몰이 광고를 많이 하나보다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이게 다 구글의 장난이었다. 해당 쇼핑몰에 한 번 접속한 후로 계속 같은 광고가 노출되고 있다. 광고에 있는 쇼핑몰 모델이 예뻐서 클릭해봤던 건지 아니면 위의 쇼핑 추천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접속해봤는지 정확한 시작은 모르겠지만, 한번 접속 이후로 계속 같은 광고가 따라다닌다. 처음에는 1주일정도 노출되다가 말겠지 생각했는데, 벌써 몇 주째 같은 광고만 보고 있다. 알고리즘에 의해서 다양한 정보 (?)의 선택권이 박탈되었다.
위의 두가지 사례는 모두 개인의 관심 또는 흥미 Interest와 관련이 있다. 분면 내가 아마존에서 책을 조회했기 때문에 해당 책에 관심을 보였고, 해당 쇼핑몰에 접속해봤기 때문에 또 그 쇼핑몰에 관심을 보인 경우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상품이나 해당 몰을 계속 보여주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런데 언제까지 계속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마존이 되었든 구글이 되었든 또는 다른 업체가 되었든 개인의 관심사를 찾아내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관심사가 소멸되는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개인마다 관심사가 제각각이고 또 계속 변한다. 관심의 생성이 중요하듯이 관심의 소멸도 중요하다. 인터넷 서비스들이 개인화를 시작하면서 관심의 생성/발생에는 초점을 두는데 관심의 소멸에는 좀 소홀한 것같다. 어떤 물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그 물건을 검색해보고 상세정보를 확인해본다. 관심이 생성된 시점이라고 봐도 좋다. 그런데 계속 살까 말까를 고민하면서 다양한 제품들을 조회해보다가 결국 지름신을 이기지 못하는 때가 온다. 그 물건이 내 손에 들어온 이상 더이상 그것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다. 즉, 관심이 소멸한 시점이다. 그런데 구매가 이뤄진 이후에도 계속 내가 최근에 본 상품과 그것의 관련 상품을 추천해준다면 좋은 일을 해주고 욕먹는 꼴이 된다.
가끔 사회 이슈가 된 것 때문에 검색을 해보거나 특정 사이트에 (우발적으로) 접속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바탕으로 관련 광고를 계속 노출시켜주는 것이 현재 구글의 DA 전략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우발성 또는 일회성에 있다. 이것은 관심의 생성과 함께 소멸을 의미한다. 그런데 계속 관심이 살아있는 것으로 가정하고 광고를 노출한다면 해당 업체에 대한 피로감만 누적된다. 때로는 여행과 같이 의도를 가지고 검색/광고클릭을 했더라도 그 욕구를 충족시킨 이후에도 계속 비슷한 광고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관심의 생명주기가 어떻게 될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관심을 캐치해내는 능력을 키웠듯이 관심이 소멸되는 시점을 캐치해내는 능력에 대한 연구와 시도가 필요하다.
쇼핑 추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일단은 기술적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끝내 풀지 못한 문제가 이 관심의 소멸시점에 대한 것이다. 수학적으로 시간에 따라 감소하는 dacay factor를 식에 넣기는 했지만, 이것이 소멸 시점을 확정시키지 않는다. 예전에 소셜픽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슈의 생명주기를 고려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이슈는 생성 시점만큼 소멸 시점이 명확하다. 검색량이나 관련 문서량이 급감하면 이슈가 소멸했다고 판별할 수 있다. 그런데 대중의 관심사에 대한 소멸은 경향성을 보면 짐작할 수도 있지만 개인(화를 위한 개인)의 관심사의 소멸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 특정 물건에 관심을 가지기 싲가해서 평규적으로 며칠 후에 물건을 실제 구매하더라 등과 같은 데이터라도 제대로 확보한다면 유추해 가늠해볼 수는 있지 않을까? 새로운 관심의 생성시점이 이전 관심의 소멸시점으로 유추할 수도 있으나 여전히 불완전하다.
관심/흥미 생명주기 Interest LifeCycle 또는 관심의 변동성 Interest Volatility 을 연구해보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것같다. 그런데 이 연구에 대한 흥미는 언제쯤 없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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