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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인터넷의 능동성과 수동성

신문 방송으로 대변되는 올드미디어와 인터넷/SNS로 대변되는 뉴미디어를 구분 기준은 수동성과 능동성에 있을 것같다. 올드미디어는 브로드캐스팅과 구독이라는 모델을 가지고 있고, 뉴미디어는 참여 및 협업이라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인터넷의 대표 서비스인 검색과 SNS도 능동성과 수동성으로 비교해볼 수 있다. 편의상 검색은 구글로, SNS는 페이스북으로 칭하겠다.

먼저 인터넷 참여 및 활동의 측면에서 구글은 수동형 서비스이고, 페이스북은 능동형 서비스다. 구글에서는 사용자가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저 검색창에 찾고 싶은 단어를 입력하고, 구글이 정열해서 보여주는 검색결과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클릭해서 보면 된다. 간혹 고급 사용자들은 검색옵션을 변경해서 2차 필터링을 가하지만 이는 TV 채널을 돌리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서는 모든 것이 사용자의 자유의지, 즉 능동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 글이나 사진을 업로드하는 것이나 댓글을 다는 것 그리고 가장 흔한 라이크 버튼을 누르는 것 이 모든 활동이 사용자의 몫이다. 페이스북도 엣지랭크라는 뉴스피드랭킹 방식이 있지만 이는 그저 사용자의 능동성을 보조할 역할 밖에 되지 않는다. 구글의 검색옵션처럼…

반대로 정보의 습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구글은 능동형 서비스이고, 페이스북은 수동형 서비스다. 정보 습득이란 내가 원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과정이다. 그런 측면에서 구글에서는 내가 찾고자 하는 검색어에 반응하고, 많은 결과 중에서 내 구미를 당기를 것을 선택한다. 검색이란 원래 이런 온디멘드 형식의 능동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인스탄트검색이나 지식그래프 등을 통해서 사용자의 능동성 즉 디멘드 이상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에, 페이스북에서는 나와 친구를 맺었거나 팔로잉/구독한 사용자/페이지의 글들이 그냥 뉴스피드 상에 흘러지나 간다. 친구끊기나 일부 사용자/애플리케이션 별로 뉴스피드에 노출여부를 제어할 수는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친구나 다양한 출처에서 쏟아내는 정보를 그냥 소비만하는 일종의 오프디멘드형의 수동형 미디어다. 최근에는 그래프서치 기능도 선보이고 뉴스피드 제어권한을 더 많이 부여하는 형태로 차츰 변하고 있기는 하다.

활동 측면에서는 구글이 수동형이고 페이스북이 능동형이라면, 정보소비 측면에서는 구글이 능동형이고 페이스북이 수동형이다. 그런데 앞서 언뜻 언급되었듯이 이제 서로가 서로의 영역으로 파고 들고 있다. 구글+를 비롯해서 구글은 더욱더 페이스북을 닮아가려하고, 그래프서치를 내세운 페이스북은 또 구글을 닮아가려 한다. 구글과 페이스북 모두 인터넷 전투에서 살아남았지만, 둘 사이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질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상생의 길이 만들어질 것인지 내심 궁금하다.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를 만든다면 이 능동성과 수동성의 범주를 잘 생각해보고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 괜히 어중간한 포지션의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제대로 각인을 시켜주지 못한다. 괜히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의 기존의 강자들에게 이리저리 치이기만 할 뿐이다. 자신의 서비스의 정체성을 정하는 것은 서비스의 기획 개발에서 핵심이다.

(2013.06.05 작성 / 2013.06.13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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