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트렌드/뉴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VectureBeat에 '9 unusual, effective rules for successful meetings'라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평소에 회의가 많아지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회의에 대한 회의감이 듭니다. 그래서 더 효과적인 회의를 할 수는 없을까?도 종종 고민하는데, 몇 가지 힌트/프랙티스를 제공해주는 것같아서 공유하려 합니다.
VB의 글은 Urban Airship라는 실시간 위치기반의 푸쉬 노티피케이션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회의실에 오른쪽 사진과 같이 붙어있는 9가지의 Meeting Rules을 옮겨적은 것입니다.
- Do we really need to meet?
정말 필요한 미팅인가?
가장 중요한 항목입니다. 불필요한 회의는 애초에 계획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회의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 Schedule a start, not an end to your meeting – its over when its over, even if that’s just 5 minutes.
회의의 시작은 정하데, 끝은 정하지 말 것. 짧더라도 회의가 끝나면 그때가 회의의 끝이다.
현실적으로는 조금 어려운 규칙입니다. 관여하는 사람들이 많고 (각자의 회의 후 스케쥴이 있고) 또 회의공간이 제약된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러나 스타트업에서는 규모가 작아서 결론에 이를 때까지 모두 그것에 집중할 수 있으니 가능한 규칙인 듯합니다. - Be on time!
시간을 엄수할 것. / 정시에 회의할 것.
회의를 잡아놓고 짧게는 5분정도, 길게는 2~30분씩 늦게 시작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코리안 타임'이라든가 각종 조직명+타임이라는 식으로 그런 슬랙타임을 용인해주고 있습니다. 살다보면 그런 톨러런스가 필요하지만, 회의와 같이 상호/다자 간에 약속된 것이라면 꼭 정시에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필요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회의의 만족도는 떨어집니다. - No multi-tasking … no device usage unless necessary for meeting.
멀티태스킹 금지. 회의에 불필요한 모든 디바이스 금지.
회의에 참석해보면 모든 사람들이 노트북을 들고와서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그럴 거면 애초에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많아져서 회의의 효율은 더욱더 떨어집니다. - If you’re not getting anything out of the meeting, leave.
회의에서 얻을 것이 없다면 그냥 떠나라.
한국에서는 조금 건방져보이거나 예의에 어긋난 행동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필요하게 내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나 불필요한 사람이 회의에 참석해서 분위기만 망치는 것보다는 회의/업무에 진짜 관여하는 이들만 모여서 심도깊은 토의를 하는 것이 전체를 위해서 좋습니다. - Meetings are not for information sharing – that should be done before the meeting via email and/or agenda.
회의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정보공유는 회의 전에 이메일이나 아젠다를 통해서 이뤄지면 된다.
회의가 그냥 컨퍼런스나 Q&A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굴을 보기 위해서 모였으면 토론/토의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고백하자면, 회의 전에 먼저 공유된 자료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참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회의자료를 그냥 발표자료 (PPT/키노트)로 만든 경우에는 행간에 빠진 내용이 많아서 자료를 미리 읽어봐도 별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발표) 전문가들은 대략적인 내용을 담은 발표자료와 행간을 메운 요약문을 동시에 만들어서 제공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 Who really needs to be at this meeting?
이 회의에서 꼭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회의의 필요성도 중요하지만, 간혹 쓸데없는 사람이 회의에 참석해서 분위기만 흐러트리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때로는 회의에 참석해서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왜 회의에 참석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 Agree to action items, if any, at the conclusion of the meeting.
회의 끝에는 액션플랜을 정하고 공유하라.
회의에서 결론은 없을 수는 있지만, 액션플랜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회의 후에 액션플랜을 정하는 일에 미흡합니다. 장시간 회의는 했는데 결론이 없고, 앞으로 뭘 해야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의 막바지에는 회의 내용을 전체를 요약하고, 회의 후에 바로 실행에 옮길 액션플랜을 정해서 서로 공유해야 합니다. 그리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저도 건성으로 회의에 참석했다가 나중에 회의록을 정해서 메일로 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또 반성합니다. - Don’t feel bad about calling people out on any of the above; it’s the right thing to do.
사람들에게 위의 사항을 주지시키는 것에 불편을 느끼지 마라.
Calling someone out이라는 표현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내용상 앞서 말한 8가지 규칙을 항상 염두에 두고 회의를 요청/진행하라는 의미인 듯합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 또는 전화로 업무를 협의하는 경우도 많지만, F2F 회의보다는 업무효율이 떨어집니다. 특히 서울과 제주로 나눠서 업무를 하기 때문에 화상으로 회의를 자주 하지만, 간혹 회의 한 건 때문에 출장을 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저는 그냥 제주에 있고 기획자분들이 출장 내려오시지만...) 그렇게 전화든 화상이든 F2F든 모든 회의가 꼭 필요한가?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특히 성과없이 끝나거나 회의에 참석은 했는데 한 마디 말도 꺼내지 못한 경우는 내가 왜 여기에 와있지?라는 회의감이 듭니다. 업무효율화를 위해서 모인 회의 때문에 더욱 업무가 비효육적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이런 종류의 회의감은 조직의 규모나 국적에 무관하게 모두 느끼는 듯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제시된 정말 회의가 필요한가? 내게 필요한 회의인가? 내가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모두 YES인 경우에만 회의에 참석하고, 또 만약 참석했다면 더욱 집중적으로 토론/토의를 거쳐서 마지막으로 액션플랜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 중요한 포인트를 얘기하고 있지만, 저는 특히 8번의 액션플랜을 정하자라는 항목이 마음에 듭니다. (원문에서는 0번부터 시작함. 이건 프로그래머의 특징인가?) '결론없는 토론/토의가 토론/토의없는 결론보다 낫다'라는 말은 있지만, 회의를 했으면 작더라도 액션플랜을 공유해서 행동에 옮겨야 한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는 길든 짧든 회의를 하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런데 간혹 외국인들과 토의하는 장소에 가보면 회의에서 모든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더라도 마지막에 액션플랜을 정해서 다음 모임 전에 해야할 일들을 정하고 회의를 마치는 것을 자주 보면서 그런 점을 항상 배우고 싶었습니다. 각성한 시점에는 우리도 액션플랜을 만든 후에 회의를 끝마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흐지부지해 집니다.
그 외에도 이제껏 회의에 참석하면서 보여줬던 저의 잘못된 행동들을 반성하게 됩니다. 3번의 멀티태스킹 금지조항을 읽은 직후에 참석한 회의에서 저는 또 스마트폰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했습니다.
(2013.01.23 작성 / 2013.02.04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