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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네이버의 대선 검색결과가 수상하다.

미리 밝히지만 다음의 직원으로써 경쟁사의 서비스(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이렇게 글을 적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도 한때 다음검색에서 랭킹, 특히 통합검색에서 여러 출처의 노출순서 조정에 관여했던 사람으로써, 그리고 현재처럼 대선이 전국민의 초미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그냥 넘어가는 것은 직업의식이나 국민으로써의 도리가 아니라 생각하기에 글을 적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캡쳐한 화면들은 일부 키워드들을 샘플링한 결과이므로 일반화시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이슈가 되는 대선 키워드들을 검색해본다는 것은 대선 관련 뉴스 또는 사람들의 (실시간) 반응을 확인해보고 싶은 욕구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대선 이슈 키워드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뉴스 검색결과나 실시간/트위터의 글을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난 이슈들에 대해서는 방금 올라온 속보성의 뉴스/트윗보다는 블로그나 카페 등에 실린 좀 더 심도 깊은 글들이 나와도 무관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다음에서 하루종일 실시간 이슈검색어로 '신천지' 또는 '신천지 새누리'가 올라와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에서 여러 번 검색을 해보다가 그냥 네이버의 검색결과는 어떨까 싶어서 검색을 해봤는데, 제가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검색결과들이 노출되고 있어서 다른 키워드들로도 검색을 해봤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대선 키워드는 아니고, 박근혜씨와 관련된 부정적인 짧은 검색어들입니다. 아래에 나열된 검색결과들에 대해서, 다음에서는 대부분 뉴스-트위터 또는 트위터-뉴스, 또는 오늘 이슈의 경우 (이슈를 더 정제한) 소셜픽이 뉴스나 트위터의 자리에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네이버의 경우 실시간이나 뉴스가 최상단에 나오는 경우보다는 대부분 블로그나 카페의 글들이 먼저 나오고 현재 뉴스들은 검색 하단으로 밀려서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알고리즘 상으로 이렇게 되었다면 국민의 70%가 의존하는 검색엔진의 수준을 의심해봐야할 것이고, 그게 아니라 다른 이유 (자세히 적지 않아도 아실만한 이유) 때문이라면 진짜로 심각합니다. 일부 편향된 키워드에 대한 결과만 나열한 것입니다. 더 자세한 키워드는 직접 비교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최대 이슈어인 '새누리 신천지'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트위터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실시간-블로그 순.

화요일 최대 이슈어인 '박근혜 아이패드'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트위터-뉴스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카페-뉴스 순.

나꼼수에서 폭로해서 월요일의 최대 이슈어인 '박근혜 굿판'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트위터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웹문서 순.

어제 (수) 이슈가 된 '국정원' 키워드에 '박근혜'를 추가한 '박근혜 국정원'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트위터-뉴스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뉴스 순.

월요일 토론 이후에 이슈가 된 '박근혜 지하경제'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트위터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뉴스 순.

'박근혜 아이패드'의 아류인 '박근혜 가방''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웹문서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실시간-웹문서 순.

1차 토론 이후 이슈가 된 '박근혜 6억'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소셜픽-뉴스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웹문서-뉴스 순.

월요일 2차 토론 이후에 이슈가 된 '박근혜 세금'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지식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뉴스 순.

뉴스타파에서 박정희 생일행사의 발언중 하나인 금오산 전설에서 추론해서 만든 '박근혜 금오산'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트위터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카페 순.

강만희씨의 유세를 조금 변형한 '박근혜 강만희'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게시판(아고라)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카페 순.

어제 대구에서 박근헤 지원유세 중에 이슈가 된 '안철수 강만희'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트위터-카페글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실시간-블로그 순.

박근혜의 면접단독토론에서 이슈가 된 '박근혜 악수거부'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트위터-많이본글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뉴스 순.

1차 토론에서 이슈가 된 '다카키 마사오'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많이본글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카페 순.

'다카키 마사오'를 확장해서 '다카키 마사오 박정희'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트위터-뉴스 순인데, 네이버에서는 뉴스-블로그 순.

이상은 새누리의 박근혜씨에게 조금 부정적인 (이슈) 검색어로 검색한 결과입니다. 화면캡쳐는 안 했지만 '박근혜 단독토론'에 대한 검색결과도 재미있습니다 (다음에서는 실시간동영상-트위터 순, 네이버에서는 블로그-뉴스 순). 그리고 아래쪽은 반대편인 문재인님과 관련된 부정적인 검색어입니다. 사실 문재인님은 부정적인 것 자체가 거의 없어서 새누리에서 억지로 끼워만들어낸 것이지만, 적당한 검색어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기억남는 것은 다운계약서 정도가 생각나서 '문재인 다운계약서'로 검색해봤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어제 문재님에게 호재였던 윤여준 전 장관님의 찬조연설이 생각나서 '문재인 윤여준'도 검색해봤습니다.

잠시 이슈가 되었던 '문재인 다운계약서'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트위터-뉴스 순, 네이버에서는 뉴스-블로그 순.

문후보님께 호재였던 '문재인 윤여준'에 대한 검색결과. 다음에서는 뉴스-트위터 순, 네이버에서는 웹문서-뉴스 순. 역으로 박근혜에서는 조금 부정적인 '윤여준 박근혜'에 대해서는 다음에서는 트위터-뉴스 순, 네이버에서는 블로그-카페 순.

단지 몇개의 검색어/검색결과를 가지고 일반화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몇몇 샘플링된 이슈키워드에 대해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특히 박근혜 측에 불리한 검색어에서는 뉴스나 실시간이 첫화면에 제대로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대신 블로그나 카페로 대체함. 4~5년 전만해서 지식iN이 거의 1순위였는데, 이제 그 정책은 폐기했나 봅니다.), 문재인 후보님께 불리한 '문재인 다운계약서' 건에 대해서는 네이버 뉴스 검색이 가장 먼저 노출되고 있습니다. (말했지만 문재인님의 경우 부정적인 이슈검색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더 다양한 실험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혹시 생각나는 검색어가 있다면 직접 비교하시기 바랍니다.) 검색에서 첫번재 검색결과가 가지는 상징성의 매우 큽니다. 첫번째 결과만 좋아도 50점, 아니 90점 이상은 먹고 갑니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대선과 관련된 이슈검색어에 대한 네이버의 정책이 다소 아쉽습니다. 물론 다음의 검색결과도 다른 키워드들에 대해서 정확히 결과를 보여준다고는 말하는 없습니다. 어차피 다음검색은 아직 메이저 검색서비스도 아니고, 겨우 20%정도의 국민들만 사용하는 마이너니... (그래서 더 슬퍼ㅠㅠ) 대선 이슈가 아닌 다른 연예나 스포츠와 관련된 이슈 검색어에 대해서 (네이버에서) 뉴스 문서들이 제일 상단에 노출되는 것으로 봐서 뉴스를 1순위 노출시키지 말자라는 그런 종류의 정책은 아닌 듯합니다. 아니면 그냥 대선 관련 뉴스에 대해서는 뉴스를 낮추자라는 정책을 세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문재인 다운계약서'나 '이정의 27억'과 같이 야권 후보들의 악재성 키워드나 '박근혜 경제민주화'와 같이 박근혜 호재성 키워드에서는 뉴스가 상단에 나오는 걸로 봐서 이런 정책도 아닌듯합니다. (방금 생각나서 '박근혜 줄푸세'를 검색해보니 이것도 뉴스가 제일 먼저 나오네요. 설마 '줄푸세'를 긍정적으로 판단한 건가?) 그냥 박근혜 악재나 문재인 호재에 대해서만 이런 결과를 보여준다면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지하경제 활성화'처럼 검색어가 길고 복잡해진 경우에 대해서는 뉴스가 먼저 나오는 걸로 봐서 완벽하게 필터링한 것은 아닌 듯도 합니다.

경쟁사의 직원으로써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식의 이런 글을 적는 것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두에 말했듯이 검색결과에서 출처의 노출순서 결정로직을 만드는데 참여했던 사람으로써, 그리고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써 이런 현상이 안타까워서 글을 적는 것입니다. 오해나 곡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글을 적을 시간이 있으면 니가 만들고 있는 다음검색이나 잘 만드세요'라는 피드백도 있을 수 있습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렇지 않아도 다음 및 다음의 서비스에 대한 날선 비판은 블로그를 통해서도 줄곳해왔고 내부게시판에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Update (12/14). 오늘 이슈가 된 '십알단' 또는 '박근혜 십알단'에 대해서도 네이버는 블로그를 먼저 보여주고 있네요. 네이버는 전문 기자들보다는 아마추어 블로거들을 더 사랑하나 봅니다. 네이버의 순수함에 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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