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한번 다뤄야할 주제가 리더십 Leadership 또는 리더 Leader일 듯해서 그냥 짧게 적겠습니다. 저는 타고난 리더도 아니고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리더도 아닙니다. 그러나 조직의 아래에서 위쪽으로 전체를 조망하면서 나름의 이론적 혜학이 생긴 듯합니다. 리더의 자리에서 얻은 경험이 아니라 리더가 아닌 자리에서 얻은 경험에 바탕을 뒀습니다.
리드와 발음이 유사한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읽다의 read와 필요하다의 need입니다. 이 두 단어에서 리더의 능력에 대해서 논하려고 합니다.
리더는 우선 읽는 사람 reader입니다. 조직이나 다른 사람들을 이끌기에 앞서서 그 조직의 전체를 읽고 구성원 각자를 읽어내는 (읽어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강력학 카리스마를 가지고 확고한 비전을 가진 리더들을 많이 봅니다. 그러나 그런 카리스마나 비전이 조직 전체와 구성원들 각 개인들을 향한 애정이 아니라, 그냥 조직을 끌고갈 대장의 기질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성공도 합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유명 CEO들 중에서 특히 그런 강한 모습을 자주 봅니다. 그러나 그런 카리스마도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역효과를 발휘하고, 확고한 비전도 조직 전체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면 겉돌게 됩니다. 조직의 분위기를 읽고, 각 개인의 생각을 읽고, 그리고 사회 트렌드를 제대로 읽어내는 사람이 조직을 제대로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더는 읽기를 잘 하는 사람입니다.
두번째로 리더는 필요를 만드는 사람 needer (사전적으로 needer는 뭔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입니다.) 입니다. 조직의 존재 이유/필요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조직원들이 조직의 비전을 공유하고 실현시킬 동기/필요를 만들어내기도 해야 합니다. 리더는 조직이나 개인들의 필요를 항상 만들어서 보여줘야 합니다. 그냥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와서 어사인해주기 위해서는 리더는 필요없습니다. 그냥 코디네이터나 큐레이터만 있으면, 어쩌면 그냥 업무의 특성/스타일과 필요한 능력을 잘 기술해놓고 서로 매치매이킹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만 있어도 됩니다. 그냥 군대처럼 조직을 A에서 B로 이끄는 것이 목적이라면 리더보다는 잘 만들어진 교본/매뉴얼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리더는 동기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 동기란 필요입니다. 더 나아가 필요 이상의 열정이라는 욕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리더는 조직에서 필요한 것들을 해결해주는 사람 또는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조직의 필요를 읽어내서 그 필요를 항상 일깨워주는 것이 어쩌면 리더가 해야할 일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조직, 구성원, 사회의 필요를 읽어내는 사람이고, 그런 것을 읽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전에는 그리고 현재도 많은 사람들은 리더의 역할로 큰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달리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리더는 큰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적당한 (클수도 있고 작을수도 있는) 캔버스 (그리고 붓과 물감 등도)를 제공해주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그냥 자신의 마음에 맞는 그림을 스케치해놓고 그 선 안에서 채색을 하라고 시키는 것은 리더가 아닙니다. 물론 이런 사람도 필요합니다. 큰 그림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게 맡겨야 합니다. 그 사람이 그 조직의 리더일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그것보다는 그 조직의 역량에 맞는 캔버스를 준비해주고, 그 캔버스에 조직원들이 마음껏 스케치도 하고 채색도 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역할이 리더의 역할입니다. 필요에 따라서 스케치를 잘하는 사람을 스케치 업무에 배치하고, 색감이 좋은 사람에게 채색을 담당하게 하고,... 등등의 각자의 역량에 맞는 업무를 할당해줄 수는 있습니다. 그런 개인 능력을 잘 파악하고 때론 외부에서 영입을 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리더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입니다.
감독형 리더도 필요하겠지만, 제작자형 리더도 절실합니다.
** 회사 조직도 상에 잦은 변화가 있습니다. 그들 개인들을 관찰하면서 얻는 생각이 아닙니다.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그/그녀의 개인 역량을 평가한 글이 아닙니다. 그냥 일반론입니다. 물론 그들 중에 일부가 이 글을 읽고 스스로 부족함을 느낀다면 좋은 일이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원래 그들을 위한 글이 아니라 (개인사를 제외하고는 다른 글들이 그렇듯이) 일반론을 다룬 글이기 때문입니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특정인을 위해서 이 공간을 낭비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알립니다. 괜히 찔려하지도 말고 오해하지도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