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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Story

나의 아이폰 여정기 (아이폰 위치추적 프로그램) The Journey of my iPhone.

 '아이폰의 위치정보 저장'에 대해서 하도 언론에서 떠들어대서 직접 사용해 봤습니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단순히 로컬폰에 위치를 저장하는 것에 더해서, 구글 본사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위치정보를 실시간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가 노출되고 싶지 않다면 LBS기능을 꺼두라는 식의 해명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아이폰 위치추적 프로그램은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Mac용으로 http://petewarden.github.com/iPhoneTracker 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바로 실행해봤습니다. 아이폰을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바로 아이폰의 consolidated.db의 파일을 불러와서 지도상에 보여줍니다. 아이폰4를 구입한 이후로 국내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아래의 그림과 같이 한국에서에만 점이 찍혀있습니다.



 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서 지도를 더 확대해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제가 지금 제주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제주도에 수많은 점들이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고향집 (경북 경산 / 대구)에 갔기 때문에 대구주변에도 점이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가을에 울산대학교와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짧은 강연을 해줬기 때문에 울산과 포항지역에도 몇개의 점이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10월 경에 다음개발자컨퍼런스를 예산에서 2박3일 진행했기 때문에 충청도에도 점이 찍혀있습니다. 그런데, 내가 가지도 않았던 곳들에도 많은 점들이 찍혀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청주 근처가 아닌, 다른 충북/충남지역에 다소 많은 점들이 찍혀있고, 그 외에도 서울근처 (서울에 못 간지 2년은 넘었습니다.)나 부산근처에도 점들이 산발적으로 찍혀있습니다. 그리고, 대구근교에도 저는 주로 대구공항과 경산 사이만 지나다녔고, 성서지역에 잠시 머문 것밖에 없는데, 제 이동경로에서 많이 벗어난 지역에 점들이 많이 찍혀있습니다. 대략적인 저의 이동경로는파악할 수 있지만 정확한 위치는 파악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지도의 아래쪽에 플레이버튼을 클릭하면 자신의 위치정보를 시계열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위치정보가 엉망인 것은 아이폰에 저장된 위치정보는 GPS나 이동통신기지국 정보도 활용했겠지만, 잠깐동안 아이폰이 접속된 IP를 기반으로 해서 위치정보를 저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제주에서나 경산에서 아이폰으로 무선IP에 접속했는데, 실제 접속된 지역이 아니라 IP중계센터가 있는 이상한 지역이 아이폰에 남아있는 것입니다. 일전에도 IP에 지역을 매핑하는 방법에 대해서 글을 적었는데, IP로 지역을 매핑하는 데는 큰 오차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회사들이나 가정의 무선중계기도 KT 등의 라우팅업체의 서버가 위치한 곳으로 IP지역이 할당되어있기 때문에, 저와 무관한 지역의 위치가 제 아이폰에 남아있습니다. 처음에 아이폰에 위치정보를 저장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GPS를 기반으로 더 정확한 위치가 저장되어있으리라고 내심 기대를 했었는데,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정확도가 많이 떨어져서 조금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매일 새로운 지역이나 식당 등에 들러면 자발적으로 4Sq나 다음플레이스 앱을 통해서 체크인을 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업데이트할 때도 자신의 위치정보를 남기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 점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아이폰에 위치정보가 남아있는 것만으로 너무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위의 지도에서처럼 지도에 찍힌 위치의 정확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이 (심지어 공해상에도 점이 존재합니다. 비행 중에 아이폰을 꺼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단순히 위치정보가 저장되는 것보다 더 문제가 있을 것같습니다. 만약 수사당국이 범죄수사를 위해서 제 아이폰을 검열했는데, 제가 한번도 가보지도 못했던 곳에 (단지 라우터가 존재하는 위치에) 제가 갔던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제 알리바이를 제대로 알려줄 수가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스스로 떳떳하게 살고 계신 분들이라면 위치정보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위 지도는 제주에서의 저의 행적입니다. 이렇게 크게 확대해서 보니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더 여실히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제가 제주시 부근에 집과 회사가 있기 때문에 제주시를 중심으로 많은 점들이 있다는 것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1년동안 제가 거의 가보지 않은 지역에서도 저의 흔적을 볼 수가 있다는 것은 분명 허구입니다. 특히, 동쪽 끝인 우도에는 10년 전인 2000년도에 한번 가본 이후로, 기회가 없어서 아직 못 가고 있는데, 위의 지도에서는 우도에도 저의 흔적을 남긴 걸로 되어있습니다. 전반적인 경향성은 보여줄 수 있지만, 세부적인 정밀성까지는 보장해주지 못합니다. 

 물론 현재 쟁점사항은 단순히 아이폰/안드로이드폰에 사용자들의 위치정보가 저장되었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사용자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 위치정보가 저장되었다는 점이겠죠. 단순히 사용자들이 LBS기능을 사용하겠다고 했다고 해서, 위치정보를 저장/전송을 허용했다는 의미는 아닐텐데... 개인적으로 위치정보를 저장하는 것에는 찬성합니다. (어떤 이상한 경우가 발생해서 불이익을 당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그런 정보의 저장이 투명성 (사용자의 인지 및 확인)을 벗어난 경우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합니다.

 그런데, 위의 프로그램에서 아이폰의 위치정보보다 더 심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나라별로 실선으로 구역을 표시해뒀는데, 울릉도와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에 포함되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OpenStreetMap이라는 것을 사용하는 것같은데, 빨리 항의를 해서 대한민국의 영토를 제대로 찾는 것이 더 시급해 보입니다. 다행히 동해를 Sea of Japan이라고 적어놓는 그런 만행은 저질러 놓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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