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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아이폰, 미즈넷, 그리고 사랑과 전쟁

 지난해 아이폰이 국내에 도입되고, 대한민국 국가/사회 전체에서 많은 변화를 몰고 왔습니다. 그런 변화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또 몸소 체험하는 것은, 항상 유쾌하지만은 않지만,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이제껏 제 블로그에 조금 시니컬한 주제를 다루거나 아니면 무미건조한 테크오피니언을 주로 다루었는데, 이런 글까지 적게 될줄이야.... 글이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적어나가렵니다. 참고로, 아이폰이 몰고온 사회전체의 변화의 물결에 대한 글을 제가 또 적으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제 얘기입니다.

 아이폰이 생긴 후에 바뀐 것 중에 하나는 미즈넷 게시판을 종종 보게 된다는 것이다. 미즈넷은 그저 미시들이 수다를 떨거나 아니면 결혼/육아 등의 정보를 공유하는 서비스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웹에서 아주 가끕 접속해보면 제가 마음을 붙이고 사용할 서비스도 눈에 띄지도 않고, 또 '내가 왜?'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미즈넷은 저와는 무관한 서비스인 듯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이 생긴 이후로, 침대에 누워서 잠이 오지 않으면 모바일 다음에 접속해서 신문기사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서비스의 한계로 기사의 양 및 다양성이 부족하기에, 기사를 대강 파악하면 차츰 아래로 내려와서 티스토리/블로그/카페/뷰 등에서 관심가는 글들을 보게 되고, 최종적으로 가장 하단의 아고라/미즈넷 등의 게시판글까지 눈이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바일 다음에 올라오는 미즈넷 베스트글 2~3개만 읽는 정도였습니다. 가끔 재미있는 글도 올라오고, '이건 뭐야?'라는 글도 올라오고, 그렇지만 공감하기보다는 이런 세상/사람들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글들이 더 많습니다. 진짜 잠이 오지 않는 경우에는 좀더 많은 미즈넷 게시글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더 깊이 들어가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다음앱스 어플이 출시되면서부터 (전, 사내에 배포된 테스트 버전부터 사용함), 더 많은 미즈넷 게시판 글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잘려고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에는 어김없이 미즈넷에 접속해서 글을 읽고 있는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앞서 잠시 적었지만, 미즈넷 게시글들을 보면 참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TV에서 욕을 하면서 막장드라마를 본다는 기사들이 자주 보이는데, 매번 왜 저렇게 살지? 세상에 저런 사람들도 있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또는 내 주변에는 저런 사람이 있을까? 등의 타인을 향한 욕과 함께 자신을 향한 자성의 시간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꼭 저런 비정상적인 글들만이 베스트로 선정되고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다는지 참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정말 세상을 저렇게 살고 싶을까?라거나 진짜 저런 사람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아주 많은 일상의 사건들 중에서 아주 특이한 경우들만이 미즈넷에 소개되고 또 그런 더 자극(?)적인 글들에 사람들이 많이 반응을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점에 떠오른 생각, 아니 TV 프로그램이 생각났습니다. 바로 얼마전까지 금요일 밤마다 방영했던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모두 부부생활이 파경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리얼가상드라마입니다. 10년정도 방영되었으니, 꽤 인기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사랑과 전쟁'이 방영되던 시기에 자주 언급되던 반응이, 제가 미즈넷 게시글들을 읽으면서 보인 반응들과 비슷했습니다. 왜 저런 자극적인 소재의 드라마를 공중파에서 보여줘야하느냐? 또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저런 나쁜 예를 보여줘야하는냐? 등의 비평들이 꽤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실제 이런 일이 있냐?'라는 반응이 많았던 것같습니다. 그런 비평/반응에 제작진들은 대부분의 내용이 실제 내용을 바탕으로 각색된 것이고, 또 실제 사연은 방송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더 심하다는 식의 인터뷰도 본 듯합니다. 실제는 더 심하지만, 그래도 방송에 보여줄 수준까지 수위조절을 했다는 소리입니다. 

... 죄송합니다. 제가 처음에 이 글을 적고 싶었던 이유를 까먹었습니다. 서론만 적고 보니 내가 왜 이 글을 적고 있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미즈넷 게시글을 내가 왜 읽고 있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처럼... 아이폰이 생긴 이후로 미즈넷을 자주 보게 된다는 것이 시초였는데, 미즈넷 내용이 비정상적인데 그런 비정상적인 내용은 이미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에서 많이 다뤄졌다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 드라마의 내용이 실제의 그것을 많이 순화해서 내보냈다라는 인터뷰의 내용까지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여기까지의 생각의 흐름은 맞지만, 그 이후에 결정적인 결론에 이르는 매듭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글을 적기 전에 남녀의 만남은 단순히 1:1의 개인의 만남이 아니라 가족과 가족의 N:N 만남이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라는 생각도 했던 것같고, 결국 그런 N:N의 전쟁 (충돌)이 결국 1:1이 대리전으로 흘러갈 거다라는 생각도 하면서, 그래서 내가 이런 연애 및 결혼 문제에 깊은 반감을 가지고 있다라는 생각도 했던 것같지만, 이것들이 제가 이 글을 적는 이유나 이 글의 결론이 아닙니다. ... 뭔가 재미있는 결론이었는데...ㅠㅠ

 음... 아이폰이 제 삶을 조금 바꿔놨습니다. 평소에 보지 않던 미즈넷의 글들을 시간떼우기 용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미즈넷에 올라오는 수많은 비정상적인 삶의 모습들을 보면서 세상이 참 무서워졌습니다. '사랑과 전쟁'에서 '방송용'이라는 수위조절 안전장치가 있었지만, 실제 삶에서는 그런 장치가 없습니다. /* 이상은 밤을 샌 후에 적은 글입니다. 이하는 잠시 눈을 붙인 후에 적는 글입니다. */ 시대적으로 다시 '사람이 핵심이다라'는 메시지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모든 개별객체로써의 사람은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위험에 처해있는데, 다시 인간관계를 맺으려는 시도가 아이러니합니다. 어쩌면, 가상의 인간관계를 물리적 인간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전제하에 맺어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크로의 시각과 마이크로의 시각의 차이가 너무 큽니다. 전체를 보면서 부분을 볼 수가 있다는 것... 대중을 만족시키면서 소수를 배려한다는 것... 서비스 제공자들이 항상 염두에 둬야하는 자세인데, 중용의 해법을 찾는다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집단지성 Collective Intelligence, 사회지능 Social Intelligence, 그리고 개인지능 Personal Intelligence가 모두 다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대중의 흐름으로 개인에게 추천을 해주는 것 CI과 친구의 관심을 이용해서 개인에게 추천해주는 것 SI가 모두 개인화 PI의 방법이지만, 개인화의 한계가 너무 명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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