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내려온지도 만으로 2년이 지났습니다. 늘 마음에 품고 있던 한라산 백록담을 가기로 했습니다. 시작은 참 어이없었습니다. 야머에 어느 분이 백록담에 물이 찼는데, 주말에 같이 갈 사람을 모은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그 분은 이번 산행에 빠졌습니다. 정확히 1년 반전에도 백록담을 한번 도전했습니다. 그때도 성판악코스 (해발 750m에서 시작)를 택했는데, 중간에 진달래밭 대피소 (해발 1500m 부근)까지만 올라가고 그냥 내려왔었습니다. 이번에도 그냥 쉽게 성판악코스를 택했습니다. (참고로, 현재 백록담에 가기 위해서는 성판악코스와 관음사코스가 있습니다. 원래 윗세오름과 백록담 사이에 연결통로가 있지만, 지금은 안식년 중이라 폐쇄단 상태입니다. 웟세오름 연결통로가 개방된다면, 어리목코스, 어승생악코스, 돈내코코스 등이 추가로 생기는 것이고, 백록담을 조금 더 쉽게 밟을 수 있습니다.) 성판악은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넘어가는 여러 길 중에서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최정상에 있습니다. 해발고도 약 750m지점입니다. (한라산을 경유해서 제주-서귀포로 연결되는 1100도로라는 곳도 있는데, 이 도로를 통해서 어리목과 어승생악에 갈 수 있습니다. 최고고도가 1100미터라도 1100도로라 부를 겁니다.) 성판악코스는 총 길이 9.6km입니다. 성판악 휴게소를 지나서 7.3km 지점에 진달래밭 대피소라는 간이 매점이 있고, 또 나머지 2.3km를 더 가면 백록담에 도착하는 코스입니다. 올라가야하는 고도 (약 1.2km)에 비해서 걸어야하는 거리가 9.6km로 좀 긴 편입니다. 그래서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경사가 급하지않습니다. 그래도, 걷는 거리가 길어서 백록담에 도착하기 전에는 모든 기운이 소진된 상태이고, 또 돌아오는 길도 참 멀게 느껴지는 코스입니다. 중간에 진달래밭에 도착하기 700m 전 지점에 조금 가파른 경사가 있고, 진달래밭을 지난 후에는 경사가 매우 급하지는 않지만 체력적 한계로 조금 어려운 편입니다. (초반에 5~6km의 너무 긴 산책으로 체력소모가 좀 심한편입니다.) 관음사코스의 경우 총 길이가 약 8km로 조금 짧지만, 시작하는 지점이 성판악보다 훨씬 낮은 해발고도 4~500m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경사가 조금 심해서 성판악코스보다 오르기가 더 힘들다고 합니다. 그래서, 추천하기로는 성판악코스를 통해서 백록담에 오르고, 내려오는 길은 관음사코스를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자가차량을 이용한 경우나 단체관광이 아니라면) 성판악코스를 오르는 총 시간은 약 3시간 30분 ~ 4시간정도입니다. 어제 저는 약 3시간 15분 만에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보통 9시 경에 산행을 시작해서, 진달래밭 대피소에 11시 30분 경에 도착해서 준비해간 간단한 요기 (또는 진달래밭 매점에서 판매하는 컵라면)를 떼우면서 30분 정도 휴식을 위한 후에, 다시 백록담으로 오르는 경우 (1시간 30분 정도 소요),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4시간 30분이면 오를 수 있습니다. 어제 등산 시에는 별로 휴식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3시간 20분내에 정상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백록담에 가기 위해서는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12시 30분 전에 출발해야하고, 또 백록담에서 안전을 위해서 오후 2시에 모두 귀가조치시킵니다. 어제 날씨는 아래의 사진들에서 보듯이 참 좋았습니다. 일주일 내내 꽃샘추위와 우중충한 날씨가 이어졌는데, 하늘이 저의 산행을 허락해준 것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성판악코스의 시작점과 중간 샘물
진달래밭 대피소 직전
멀리 보이는 정상
물찬 백록담
아, 힘들다.
함께 산행한 동료
함께 산행한 동료
정상에서 내려오면서...
어제 무겁게 DSLR 카메라를 들고 갔지만, 막상 산에 오르니 카메라를 꺼내어 렌즈를 교환할 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모든 사진은 아이폰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그리고, 이상에서 보여드린 사진 외에 더 찍지도 못했습니다. 중간중간마다 트위터에 글을 남길 때도, 타이핑도 제대로 하기 힘들었습니다. 하루가 지난 지금도 제 다리가 제 다리가 아닙니다.ㅠㅠ 어제 등산은 총 19.2km를 7시간 만에 해냈습니다. 등산시에 조금 오버페이스로 무리했더니, 내려오는 길에 다리도 아프고해서 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라산 정상에서 이런 트윗을 날렸습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앞에 보이는 산을 모두 오르려는데 있고, 정상에 오름으로 그 어리석음이 증명된다." 마지막 1km를 남기고, 왜 인간들은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정복해야만 할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은 늘 그대로 있고 싶은데, 인간은 그대로 놔두려들지 않습니다.
산행의 교훈: 아이폰이 있으면 굳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등산을 하지 마라.
트위터와 함께 하는 한라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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