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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나는 왜 글을 적을까? Why am I blogging?

 오늘 아침에도 두서없는 글을 적고 말았다. 그전의 글들을 보더라도 딱히 내세우기 민망한 글들로 넘쳐난다. 책 리뷰를 적는다고 시작했지만 책에 대한 내용이나 평가는 없이 이상한 헛소리들만 가득 채우고 끝맺음을 하고,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리뷰한다고 시작했지만 제품 사진이나 화면캡쳐라도 제대로 삽입하지 않은 흉물의 글을 남기고 만다. 다른 글들을 모두 검토해본다면 이 사람이 과연 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 사람이 맞나?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런 글 재주로 어떻게 졸업논문을 썼으면 어떻게 저널에 퍼블리슁을 했는지 의심이 든다. 그렇다고 말을 조리있게 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왜 이런 글들을 적는지 스스로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저 어차피 넘쳐나는 글들 속에 글 하나를 더 추가해봤자 티도 안 날 거라는 그런 기대심리로 글을 적는 것은 아닌데, 왜 이런 쓰레기글을 꾸준히 적어나가는지... 이유가 뭘까요? 사내게시판이나 야머에도 너무 직설적이고 적나라하게 독설을 퍼붓는 바람에 회사에 안티가 아닌 사람을 찾아볼 수도 없는 상황에서 왜 글을 끊지 못하는 것일까? 중독일까? 그렇지 않다. 절대 중독은 아니다. 글을 적을 때는 항상 즐거움을 가지고 글을 적고, 또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글을 적기 때문에 이는 분명 중독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 나는 항상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적고, 또 그런 글을 적으면서 즐거움을 느낀다. (오해금지! 비판/독설하면서 나르시즘에 빠진다는 얘기는 아님.) 그리고 스스로 자부하기에, 글재주는 없고 글이 보기에는 좋지 않고, 내용이 두서가 없지만, 나름 글 속에 '인사이트'를 포함되어있다. 나만의 생각일진 몰라도, 처음 제목을 정하고 첫 단어를 적어나가는 그 순간 만큼은 큰 주제와 인사이트를 가지고 글을 적기 시작한다.

 내가 왜 글을 적는 것일까?에 대해서 세가지만 또 두서없이 적어봅니다.
  • 먼저 그냥 내 생각을 적는 것이다. 누군가 이 글을 읽어줄 것을 기대하고 적는 것이 아니다. 물론 누군가 읽는다면 감사하겠지만,... 지금 현재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하고 또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글을 적는다. 책리뷰들을 보면 이게 리뷰가 아니라 그냥 내 감정과 생각을 나열하는 것이지 않는가? 그렇다. 난 그저 내 생각을 나만의 공개 공간에 남기고 기록하고 또 언젠가 생각나면 열람하기 위해서 글을 적는다. 첫번째 이유는 어쩌면 전적으로 나르시즘에 바탕을 뒀는지도 모르겠다.
  • 두번째 나름 인사이트라 생각한 것을 적는다. 내가 받은 그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또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서 글을 적는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글을 엄청 잘 적는다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지만, 나의 임무는 완성된 글을 적는 것이 아니라 피가 뚝뚝 떨어지는 그냥 날것 Raw 그대로의 생각/인사이트를 누군가 해독할 수 있는 분들을 위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만약 누군가 나의 조잡한 생각에 동의를 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또는 더 좋은 글재주를 가지신 분이 읽어보시고, 자신의 세계관과 비전으로 더 우수한 글을 적는다거나 아니면 그런 아이디어를 제품/서비스로 구현을 한다면 내 역할이 끝나는 것이다. 내 생각을 나 혼자만 붙잡고 있는다면 그것은 내 생각/아이디어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또 누군가가 그것을 더 발전시킬 때만이 그것이 나의 생각이 된다. Life is Contribution이라는 말도 그래서 항상 염두에 둔다. 제가 좋아하는 영문 알파벳으로 I도 포함시킬 수 있습니다. 애플의 I 시리즈도 그렇고 인터넷이나 IT 등에서도 I가 자주 등장하지만, 제가 특히 좋아하는 4개이 단어는 Imagination, Insight, Impression, 그리고 Inspiration입니다. 즉, 상상하고 영감을 얻고 또 영감을 주면서 감동을 시키는 것입니다. (Inspiring Impressive Insights through Imagination) 저는 늘 상상을 합니다. 늘 영감을 얻기 위해서 고뇌를 합니다. 제 방식대로 영감과 감동을 주기 위해서 속앓이를 합니다. 그렇지만, 저의 역할/능력이 Implementation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생각의 구현은 항상 다른 이들에게 양보를 합니다.
  • (추가) 그리고 제 생각을 검증 받기 위해서 글을 적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을 제 머리 속에만 간직하고 공개/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생각은 영원히 제 생각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했던 것들 또는 발견했던 것들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다른이들의 공감을 받기도 하고 또는 반대를 받기도 하고 또는 보충을 받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부족했던 점은 보완을 하고 괜찮은 것은 더욱 발전을 시켜나가는 검증의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 공개적으로 글을 적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니면 글재주가 나빠서 그런지 이런저런 이유로 제 글은 주목을 못 받습니다. 댓글도 없고 RT나 추천도 없고, 첫번째 두번째의 이유에서는 이런 (댓글 RT 또는 추천) 반응과 무관한 글쓰기를 한다지만 제 생각을 검증하고 수정하기 위해서 중요한 피드백이 적은 것은 항상 아쉽습니다. 물론, 많은 피드백을 받고 싶은 것은 부가적인 이유이지, 제가 글을 적는 주요인은 아닙니다.

 삶은 삶에 그저 기여를 하는 것입니다. 내가 받은 인사이트를 공유를 하고 또 다른 이의 인사이트를 통해서 진화를 하고... 그렇게 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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