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 5, 이론 부분이 예시/케이스스터디 부분보다 더 재미있는 책. 선택의 문제에서 현명해질 수도 있지만 조종당할 수도 있다.
선택의 문제는 인류가 항상 직면하는 문제다. 선택의 폭이 좁을 때는 더 많은 옵션과 선택의 자유가 있었으면 바라고, 선택의 폭이 너무 넓을 때는 누군가 대신 선택해줬으면 하는 심리를 모든 사람들은 가지고 있으리라 본다. 그런 의미에서 디폴트 옵션이라는 것은 매우 유용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디폴트 옵션이 믿을만한가? 또는 디폴트를 선택 후에 후회는 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디폴트 옵션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현명한 디폴트의 제공은 사람들이 선택에 소요하는 긴장감도 줄여주고 선택결과의 만족도도 높여줄 것이다. ... 이런 내용의 다양한 구체적인 예시들이 책의 후반부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된 예시가 물론 우리 (대한민국인들)의 삶에도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미국인들의 삶에 더 초점을 맞춘 예시들이라서 현실감이 조금 떨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중후반부의 예시파트보다는 오히려 시작부분의 이론 부분이 더 흥미로웠다. 저자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이 말은 앞서 말한 디폴트 옵션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같다. 즉, 사용자들에게 가능한 많은 다양한 옵션을 제공해주지만 나름 합리적인 그리고 잘 설계된 몇가지 디폴트 옵션들도 함께 제공한다면 선택의 문제에서 더 좋은 결과/만족도를 불러일으키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선택의 문제에서 사람의 뇌는 순간적이며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영역과 깊은 사고 후에 반응하는 영역으로 구분되는데... 자동영역의 선택 (직감?)이 많은 경우 잘못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현명한 디폴트 옵션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반면에 이콘 (인간과 반대로 어떤 상황 하에서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무리)들은 다양한 선택의 폭에서도 모든 경우를 고려해서 최적의 선택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콘이 아닌 인간이다. 즉, 불완전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콘적인 마인드를 가진 현자가 우리 범인들을 위해서 적당한 디폴트를 설정해줘야 한다. 모두의 이익과 만족을 위해서...
한국정부는 어떨까? 물론 많은 실망을 하고 있고, 희망도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