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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구글에게 대한한국, 다음/네이버에게 대한한국

슬픈 현실입니다. 오늘 글이 궤변과 변명으로 비춰질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최근에는 잦아졌지만 2008년도를 설명하는데 아고라 신드롬을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고라의 기본 구조는 누군가 의견을 개진하면 그 글/생각을 읽은 많은 네티즌들이 의견 동조 또는 의견 반대를 찬/반 투표해서 많은 관심을 받은 글들을 일종의 베스트글로 뽑아서 메인화면에 보여줍니다. 그런데, 최근에 아고라 추천 방식을 One-IP-One-Voting으로 변경한다는 공지가 떴나 봅니다. (다음뷰에서는 예전부터 취했던 방식이며, 당연히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지닌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최근 구글 YouTube에서 대한민국 내의 서비스에 대한 실명제를 거부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 두 사건을 통해서 어떤 분이 '구글과 반대로 길을 걷는 미디어 다음'이라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그분의 의견에 반대를 해서, 또는 난상토론을 하기 위해서 이 글을 적는 것이 아닙니다. 그분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면서도, 너무 높은 장벽에 막힌 현실이 슬퍼서 글을 오립니다.

 인터넷 포털업체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써, 그리고 일반 평법한 네티즌으로써 구글의 실명제 거부를 환영합니다. 그렇지만, 한참 논란이 될 무렵에 적은  예전 글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구글에게 대한민국이란 어떤 나라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구글이 국가별로 이중잣대를 들이대었던 이력은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합니다. 때론 용기있는 행동도 있었지만, 때론 비겁한 결정을 내린 적도 많이 있었죠.) 구글이 판매하는 서비스의 대상은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거의 전세계 모든 나라들입니다.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더 까칠하게 말해서 전세계 모든 나라 중에서 대한민국이 구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적어도 현재로썬) 거의 0%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구글에게 대한민국 정부의 이상한 요구를 바로 들어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법으로 제정이 된 것도 아닌, 이상한 사이비집단인 방통위의 결정이 구글의 입장에서는 콧방귀도 뀌지 않을 요구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구글의 모든 (localized) 서비스들을 접는다고 해서 구글로써는 별로 타격을 받을 것같지가 않습니다. (대놓고 말해서 스폰서링크/애드센스 판매 외에는 대한민국이 구글로써는 별로 매력적인 국가도 아닙니다.) 이것이 구글의 힘일 수도 있고, 구글의 오만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음과 네이버는 어떨까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몇몇 지역에 지사를 두고는 있다지만 대부분의 서비스를 대한민국에서 운영하는 국내의 포털들에게 대한민국정부 그리고 방통위의 결정이 미칠 영향력은 어떨까요? '영혼을 파느니 차라리 서비스를 접어라'라고 다음이나 네이버에게 쉽게 요구할 수가 있을까요? ... 구글은 개념이 충만해서 실명제를 거부했고, 다음이나 네이버는 개념이 없어서 댓글제한, 실명제수용, 정보제공 등의정책을 취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네이버 등이 사익을 추구하듯이 구글도 사익을 추구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는 악이고 다른 것은 선이지 않습니다. 이 둘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습니다. (단순히 애국심 마케팅을 위해서 글을 적는 것도 아닙니다.) 다음이나 네이버의 많은 정책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지만, 단순히 구글이 칭송을 받아야할 정당한 이유도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구글이라는 회사를 엄청 좋아라하지만, 그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지 그들의 영혼까지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영혼을 팔지 않아도 되는 그런 개념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하나의 악과 하나의 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이 악이고 또 모든 것이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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