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인터넷 컨텐츠 중에서 동영상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미지는 한번 쓱 보면 뭔 내용인지 바로 알 수 있고, 텍스트 문서는 필요한 곳으로 건너뛰기를 하거나 대강 훑어보고 더 자세히 읽을지를 결정할 수가 있다. 그런데 보통 동영상은 처음부터 끝가지 플레이를 해야 한다. 간혹 재미없으면 중간에 끊어버리기도 하고 건너뛰기도 하지만, 특히 모바일에서 동영상을 볼 때는 미세하게 건너뛰기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동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은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텍스트 위주로 기사를 봤는데, 요즘은 동영상이 포함돼있으면 읽기보다는 그냥 동영상을 플레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건 나혼자만의 경험은 아니니라 짐작한다. 페이스북 등에서 예전보다 더 많은 동영상이 올라오고 그냥 스크롤만 하면 auto플레이되는 등의 변화도 있었고,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테츠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라이브로 중계하는 것들도 많아서 시간이 있으면 잠시 눌러서 보기도 한다. 이렇게 플레이하는 동영상이 많다는 것은 동영상 시청 전에 봐야 하는 프리롤 동영상 광고도 많아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불평하듯이 프리롤 광고는 진짜 싫다. 단순히 동영상 시청 경험을 떨어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맞지 않은 크리에이티브가 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느꼈던 더 인터넷에 맞는 동영상 크리에이티브가 되려면 어떤 요소가 반영돼야할지에 대해서 짧게 적는다.
첫째, 동영상 광고의 오른쪽 하단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브랜드를 명확히 노출시켜야 한다. 아래의 캡쳐화면과 같이 대부분의 프리롤 동영상 광고의 오른쪽 하단에 광고 '건너뛰기' 버튼이 있다. 프리롤 광고가 시작되면 광고 (화면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언제 건너뛰기 버튼이 활성화될지를 기다리며 우하단에 시선이 머문다. 즉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우하단에 그 광고의 핵심 메시지나 브랜드를 노출시켜야 한다. 어차피 건너뛰기를 하는 광고라면 어떤 광고였는지는 명확히 보여줘야하는데, 그곳이 바로 우하단이라고 생각한다. 동영상을 이렇게 제작하지 않았다면, 광고 시스템에서 브랜드 노출을 전략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아래의 구글 광고는 좌상단에 무슨 광고인지 보여주는데, 이런 메시지를 우하단에 배치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동영상 프리롤 광고 예시 (구글 광고)
두번째는 5초 또는 15초 경에 임팩트를 줘야 한다. 구글 (유튜브)의 프리롤 광고는 5초에 건너뛰기 버튼이 활성화되고, 국내의 많은 (TV 방송국 컨텐츠) 광고는 15초에 활성화된다. 그래서 보통 5초나 15초에 건너뛰기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만약 4~5초 경이나 14~15초 경에 관심을 끌만한 내용이 나오면 바로 건너뛰지 않고 계속 광고를 시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로는 끝까지 보기도 한다. 건너뛰기가 가능해지기 직전에 임팩트를 줘서 계속 보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니면, 5초/15초 내에 표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 참고로, 국내의 15초 건너뛰기는 다음(카카오)이나 네이버 등의 포털 업체에서 제공하는 자체 광고가 아니다. SMR (Smart Media Rep.)이라는 대행사에서 방송국의 컨텐츠를 제공하면서 그들이 집행하는 광고다. 그래서 포털 업체는 광고 수익의 10% 내외만 받고, 대부분의 수익은 SMR이 가져간다. 그런데 일반 사용자들은 이걸 잘 모르고, 포털 업체들만 욕한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자체 동영상 컨텐츠인 경우 5초만에 건너뛰기 버튼이 생긴다. 욕을 하더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세번째는 인터넷/모바일을 위한 광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다. 보통 동영상 광고는 TV를 위해서 만들어졌다. 그래서 보통 15초 또는 30초 짜리가 많다. 15초 x 4편 또는 30초 x 2편 등으로 1분 (60초)에 맞춰서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 15초나 30초짜리 광고 포맷이 정형화됐다. 그런데 TV 프로그램은 보통 50분, 짧아도 30분이어서 15초나 30초짜리 광고가 지나가도 별로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오는 동영상 클립들은 보통 2~3분, 길어도 5~6분 내외다. 이런 짧은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 15초짜리 광고를 보는 건 아무래도 손해보는 느낌이다. 2~3분짜리 짧은 컨텐츠를 위해서는 임팩트가 있는 더 짧은 광고가 제작되는 게 맞다고 본다. 방송용 광고를 재활용하는 것도 좋지만, 인터넷/모바일에 맞는 새로운 광고를 따로 준비하면 어떨까?
마지막으로 3번째 제언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것으로 (특히 모바일 기기를 위해서) 동영상 광고를 저용량으로 만들고 송출할 필요가 있다. 일상 생활에서 실제 컨텐츠 (문서, 이미지, 동영상 등)를 보기 위해서 소비하는 데이터량보다 때론 이런 프리롤 광고를 보는데 소요되는 데이터량이 더 많다. 그래서 광고 컨텐츠의 경우 사업자가 데이터 비용을 대신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도 종종 있다. 사업자 부담은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낮으니 더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다면 광고의 화질을 조금 낮춰서 용량을 낮추는 방법이 있다. 특히 Wifi로 연결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저화질의 광고를 내보내는 것이 사용자들에게 이롭다. 작은 스마트폰 창에서 굳이 4K 모니터에서 볼만한 영상을 봐도 별로 감흥이 없다. 사업자들도 사용자의 접속환경에 따라서 다른 용량의 광고를 내보내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저용량 광고부터 제작돼야 한다.
인터넷 동영상 광고는 건너뛰기 버튼이 있는 우하단을 공략하고, 5초/15초에서 임팩트를 줘서 계속 광고를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광고 효과를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광고가 사용자의 동영상 시청 경험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짧은 인터넷 컨텐츠에 맞는 더 짧은 광고 영상을 만들고, 불필요한 데이터 소모를 줄여줄 적당히 낮은 용량의 영상을 만들어줬으면 한다. 동영상 (광고) 제작 전문가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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