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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축의금/조의금 정리하기

지난 주말에 친지의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요즘 장례식은 전문 장례사와 도우미들이 많이 도와줘서 예전만큼은 힘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같은 어중간한 나이에 있는 사람이라면 장례식에서 허드렛일을 많이 해야 합니다. 게중에 외부인에게 절대 맡길 수 없는 것이 조의금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적게는 1~200명에서 많게는 1,000명에 가까운 손님들이 놓고간 조의금 (또는 결혼식 축의금)을 정리하는 것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닙니다. 최근 몇 차례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사용하는 축의금/조의금을 정리하는 법을 정리/공유하려고 합니다.
** 소위 김영란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덕분에 불필요한 축의금/조의금이 줄어든 점은 정리하는 사람 입장에서 참 좋습니다. 그리고 5만원권이 일반화된 것도 참 좋습니다.

준비물: 엑셀이 설치된 노트북 (맥인 경우 Numbers, 인터넷이 연결되면 구글닥스도 좋음), 볼펜 (사인펜) 1개, 고무밴드 또는 빈봉투, 계수기, 빈박스 (2개)
최소 필요 인원 3명 (계수기가 없으면 더 있으면 편함) 편의상 A, B, C로 부름

절차:
  1. 축의함/조의함에서 꺼낸 봉투를 가지런히 모은 후에, 흰 여백에 1번부터 끝번까지 숫자를 적는다.
    • 예를 들어, 157명이라고 가정하면, 1번부터 157번까지 순서대로 적음
    • 미리 봉투를 출처 별로 굳이 분류할 필요는 없음
  2. (A) 새로운 엑셀/구글닥스 sheet에 1번부터 끝번(157)까지 숫자를 적는다.

    • 엑셀/구글닥스에서 1, 2, 3 등 몇 개만 적고 선택후 드래그를 하면 자동으로 +1씩 증가함
    • 엑셀/구글의 열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출처별로 그룹(소팅)을 만들어야 해서 별도의 넘버링이 필요함
  3. (B) 1번 봉투부터 돈을 꺼내서 액수를 확인해서 액수를 불러준다.

    • (A)는 확인된 금액을 엑셀/구글닥스의 해당 번호에 적는다
    • (C)는 확인된 금액을 봉투에 (숫자 옆에) 적는다.
    • (B)는 1만원권과 5만원권을 개별 빈박스에 분리해서 넣는다.
    • 이 단계에서 축의금/조의금을 낸 사람의 이름은 확인할 필요는 없다.
    • 이젠 5만원권을 많이 사용해서 액수 확인하는 것이 편해짐. 그리고 김영란법으로 액수 제한이 있어서 또 편해짐
    • 봉투에 돈이 들어있을 수 있으니 (C)가 금액을 적기 전에 봉투를 재확인하면 좋음
    • 최초에 액수를 잘못 확인/기입하면 나중에 뒤처리가 귀찮아짐
  4. 금액 확인이 모두 끝나면, 엑셀에서 총액을 구한다. (=SUM()함수 사용)

    • '1만원권 x 매수 + 5만원권 x 매수 = 총액'을 앞서 구한 SUM과 비교함
    • 매수 확인을 위해서 계수기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1만원권/5만원권을 100매 단위로 구분함 (고무밴드로 묶거나 빈봉투에 담아서 구분)
    • 고무밴드가 있으면 100매를 고정하기가 편하고, 흰봉투를 사용하면 봉투에 매수(금액)을 적어놓을 수 있어서 좋음
    • 총액이 맞지 않으면, 매수 재확인 및 번호에 따라서 봉투와 엑셀파일의 금액 재확인
    • 엑셀을 사용하는 첫번째 이유는 별도의 계산기가 없이도 총액을 바로 구할 수 있기에 편함
  5. 이제 봉투 1번부터 시작해서 이름과 소속 (구분)을 적는다.

    • 요즘은 대부분 한글로 이름을 적지만 한자인 경우는 참 난감함. 주변에 한자를 잘 아는 어른이 필요함
    • 축의금의 경우 친척, 부모님의 지인, 그리고 당사자의 지인 등으로부터 축의금이 들어오고, 조의금의 경우 친척, 부모님의 지인, 개별 자녀들의 지인 등으로부터 조의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추후의 관리를 위해서 기본 출처 (소속)을 큰 단위 (부모님, 당사자 또는 자녀들)로 구분해두는 것이 좋음. 혼주/상주는 바쁘기 때문에 일단 가능한 범위 내에서 1차 분류하고, 미결된 것만 따로 추후에 혼주/상주에게 확인을 받으면 된다.
  6. 구분에 따라서 재소팅해서 구분별 합계를 구하고, 봉투도 출처/구분별로 나눠서 당사자에게 전달한다.

    • 행사가 끝난 후에 엑셀파일을 당사자들에게 전달함

저의 축의금/조의금 정리의 팁은 바로 처음부터 엑셀/구글닥스에 금액을 함께 기입한다는 것입니다. 봉투에 기입된 금액을 다시 확인해서 계산기로 총액을 구하고, 실제 수금된 총액과 비교해야 하는데, 엑셀을 사용하면 총액을 바로 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처/구분에 따라서 재소팅하면 누구한테 얼마의 금액이 왔는지 바로 구분이 가능하고, 추후에 상대방의 경조사에 쉽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축의금/조의금을 정리합니다. 이런 종류의 축의금/조의금 문화가 없어졌으면 (가까운 지인/친구끼리는 -- 특히 결혼식에서 -- 그들이 필요로하는 물건/선물로 대체) 하는 것이 저의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당분간은 우리나라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이므로 조금은 편하게 정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글을 적었습니다. 앞으로 카톡 (카카오페이)에 축의금/조의금 보내기 기능이 들어간다면 돈을 주고 받는 것도 편하고, 시스템이 알아서 돈을 보낸 사람의 목록 및 금액을 정리해줘서 편할텐데... 엑셀로 정리하든 아니면 카톡에서 시스템에 정리하든 정리가 돼있으면 이를 참조해서 추후에 상대방의 행사에서 등가의 금액/선물로 다시 전달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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