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을 수 있을까?
제주에서 사진을 찍으러 돌아다니면서 알게 된 분이 최근 카페와 펜션을 오픈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그냥 사진만 몇 장 찍으려다가, 제가 그래도 나름 인터넷 회사에 다니고 있고 이제 광고쟁이로 새로운 시작을 했고 또 오랫동안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를 운영했던 사람으로써 간단하게 펜션을 홍보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저야 업이 업인지라 인터넷과 모바일을 손에 끼고 살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온라인/모바일 전략에 대해서 무지하거나 막막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만약에 로컬 비즈니스를 하게 된다면 또는 그런 분들을 컨설팅해줘야 한다면 어떻게 하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요?
잘 모르는 사람에게라면 그냥 우리 회사의 키워드 광고나 디스플레이 광고를 구입하라고 뻔뻔하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여러 측면에서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얘기가 길어졌는데, 대화 중에 나왔던 이슈나 그 후에 여러 생각들을 좀 정리해봤습니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기 전에는 그냥 홍보 대행사를 통해서 온라인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늘 금액적인 부분이고 또 장기적인 온라인/소셜 인게이지먼트 측면에서 남의 손을 빌리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것은 아닌 듯합니다.
저와 대화하기 전에도 검색 키워드 광고나 홈페이지 제작 등에 대한 공부는 어느 정도 했던 걸로 보였습니다. 이미 블로그도 운영하고 있지만, 네이버에서 다음블로그를 바로 검색할 수 있게 해주지 않는 것도 있고 여러 막막했던 점들이 있었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초기라서 잘 알려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아름아름 연락오시는 분들도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주면 인터리어 등을 확인해서 연락주겠다고 하는데, 아직 그런 부분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은 실정입니다.
로컬 비즈니스를 시작하면 비즈니스 본연이 훌륭해야 겠지만 (카페나 레스토랑의 음식이 맛있다거나 특색이 있는 펜션이라거나), 온라인 전략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홈페이지는 개발자 출신이 아니면 직접 제작하기가 어려워서 외주를 줘야 합니다. 그리고 게시판 등이 있겠지만, 추후 관리가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좋은 대행사라면 온라인 결제까지 바로 붙여주겠지만, 그런 기능 하나하나가 모두 돈과 연결이 됩니다.
5년, 10년 전이었다면 홈페이지 개설로 충분한데, 요즘같은 경우 모바일 대응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그냥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만 만들어도 충분할 것같은데, 굳이 PC용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야할까?에 대한 고민이 생깁니다. 최근 네이버에서 오픈한 '모두'라는 서비스를 이용해서 간단히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도 만들 수 있습니다. PC에서도 (당연히) 볼 수 있는 모바일 홈페이지를 만든다면 PC에서처럼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떠오르는 공간은 블로그입니다. 티스토리같이 설치형이 아닌, 그냥 다음이나 네이버 블로그는 바로 쉽게 개설할 수 있고 글과 사진도 쉽게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블로그는 특성상 시간 역순으로 글이 정렬된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글이라면 무관한데, 로컬 비즈니스와 관련된 정보 (연락처나 시설 사진 등)를 첫화면/상단에 고정시킬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이라면 카테고리를 나눠서 기본정보 카테고리에 정적인 정보를 모아두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아니면, 티스토리처럼 설치형 블로그를 개설했다면 초기화면을 마음대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설치형 블로그도 홈페이지 제작보다는 쉽겠지만 비IT인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렵기는 매한가지입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가 어렵다면 그냥 카카오 스토리나 페이스북의 페이지를 개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페이지도 블로그와 큰 차이는 없지만, 그래도 상단 영역이 존재해서 static한 정보를 따로 모아둘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간혹 좋은 컨텐츠를 올리면 (제주의 특성상 멋진 제주 여행지 사진같은) 쉽게 공유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카스나 페북의 페이지는 기본적으로 닫힌 공간에 만들어져서 검색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옐로우아이디나 카톡 플러스친구도 고려 대상입니다. 옐로우아이디 사업에 관해서는 아직 문외한이라서 자세히 알려주지는 못했지만, 전화번호부에서 전화번호찾듯이 카톡에서 로컬 비즈니스를 쉽게 찾게 해준다면 (물론 그전에 많은 업체들이 옐로우아이디를 가지고 있어야...)...
인스타그램이나 플레인과 같은 모바일 서비스/앱도 잘 활용하면 좋은 홍보 공간이 될 수는 있지만 애초에 목표했던 것과는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의류 쇼핑몰의 경우 새로운 제품 사진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알릴 수 있지만, 펜션이나 카페, 레스토랑같은 경우 업체와 직접 관련된 글/사진의 업데이트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비즈니스의 종류에 따라서 효과가 갈릴 듯합니다.
대화 중에 문득 온라인 예약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의 호텔도 전화나 이메일로 확인을 받은 후에 예약하는데 작은 펜션에서 이건 너무 호사스러운 것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홈페이지가 있다면 바로 카드 결제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순간 카카오택시의 로컬 버전을 만들면 될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그런 종류의 서비스가 있습니다. 식당을 예약하는 오픈테이블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도 에어비앤비 Airbnb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기에는 빈방을 빌려줬지만, 요즘은 전문 숙박업소들도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혀 이질적이지도 않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에어비앤비는 중개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초기에 몇 개월동안은 수수료를 포기하고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다가 입소문을 탄 후에 그만 두면 되기 때문에 창업 초기에는 활용하면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로컬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각 포털사의 지도에 업체가 등록돼야 합니다.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포털에 사이트 등록하듯이 (요즘은 사이트 등록비가 없어졌음), 로컬 매장을 오픈했다면 처음에는 포털에 지역/장소 등록부터 하는 게 맞습니다.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개설했다면 포털에 검색 등록하는 것도 잊으면 안 돼고 (자사의 블로그는 그대로 검색노출되지만, 타사의 블로그는 검색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확인 후에 따로 사이트 등록하는 과정이 필요함), 여유가 있다면 검색이나 DA 광고를 집행하는 것도... 번거로우면 대행사를 통해서라도...
더 다양한 것들이 고민되고 준비돼야겠지만, 적어도 새로 로컬 비즈니스를 시작해서 온라인으로 홍보하고 싶다면 이정도는 검토해봐야할 듯합니다. 단, 소위 파워블로거(지)를 불러서 홍보하는 행위는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페이스북에도 지역의 업체들을 (유/무료로) 소개해주는 페이지들이 많은데, 이런 페이지도 포스팅된 글이 초기에만 타임라인에 노출될 뿐, 추후에 블로그 글보다 더 찾기 어렵게 파묻혀버리기 때문에 공짜가 아닌 이상은...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위의 매체들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하나 적어서 페이스북 등에 단순히 링크만 걸어줘도 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같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다수의 블로그에 같은 글을 적겠다면 (검색 등을 고려해서, 네이버 블로그와 다음/티스토리 블로그에 같은 글을 올리는 경우), 에버노트나 워드에 미리 글을 적어놓고 블로그에 C&P하면 되기 때문에 블로그 관리에 큰 어려움도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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