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예방 접종으로 오늘은 풋살도 못 가고 확인할 데이터도 있어서 저녁 늦게까지 사무실에 홀로 있는데, 문득 카톡 메시지가 옵니다. 가수 신해철씨가 결국 사망했는데, 지금 테스트 중인 서비스 화면에 관련 기사가 노출되고 있는지 확인해달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신해철씨 또는 그의 음악에 대한 호불호가 존재할 수도 있지만, 우리 대한민국민들은 그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무서워서 쉬쉬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그는 거침없이 발언했고 그래서 다시 우리를 환기시켜줬던 적이 많습니다. 모든 문제가 온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그의 발언에서 우리는 저항할 수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런 신해철씨의 사망 소식은 참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런데 이런 슬픈 소식이 터졌지만 가장 먼저 지금 테스트 중인 서비스에서 관련 소식이 제대로 나오는지가 먼저 궁금해지고 찾아보게 됩니다. 그 외에 회사의 다른 서비스에서는 이 소기을 제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저는 조금 빗겨나있지만 뉴스를 다루는 팀에서는 고인에 대한 회상이나 슬픔은 뒤로 미루고 어떤 뉴스를 어떻게 내보낼까를 먼저 고민하게 됩니다. 서비스를 확인하면서 서비스를 다루는 우리에게 슬픔이란 감정은 참 사치에 불과하구나라는 걸 깨닫습니다.
세월호 이슈가 한참 일 때도 애도에 동참하기에 앞서 기사나 글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지가 먼저 궁금해지고, 이런 대형 악재 앞에서 일부 서비스를 닫아둬야하는게 아닐까?라는 고민부터 하게 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봉사이며 사명이기는 하지만, 슬픔이나 아픔 등의 감정 앞에서도 감정을 꾹 눌러야 하는 것은 우리의 숙명인 걸까요? 간혹 연예인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프로그램 녹화, 특히 생방송 때문에 슬픈 가정사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방송을 지켰다라는 얘기를 종종 합니다. 삐에로의 눈물이 이런 것일까요?
슬픔을 뒤로 하고, 기사가 제대로 나오면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고인과 관계자분들께는 참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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