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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Op

습관이란 참...

어제 아침에 아이폰5의 iOS를 7에서 8으로 업데이트했습니다. 아이폰을 켜고 업데이트를 눌렀는데, 잠시 후에 여유공간 4.6G가 필요해서 업데이트를 하지 못했다는 알람 메시지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Photos에 있는 모든 동영상들을 지워서 여유공간을 확보하고 무사히 업데이트를 마쳤습니다. 노트북에 아이폰 백업도 받아두지 않은채로 바로 OTA로 업데이트했습니다. 다행히 별 문제없이 완료되서 지금은 iOS8의 새로운 기능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늘 그렇듯이 애플의 키노트/이벤트가 있거나 신제품 출시 또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있으면 전세계가 시끄러워집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iOS8이 릴리즈된 후에 갑자기 영국(UK)의 트래픽량이 증가한 것을 보여줍니다. 오후 6시 (18시)에 iOS8이 릴리즈됐는데, 그 때부터 전날과 엄청난 트래픽 갭을 보여줍니다. (하늘색은 어제, 붉은색은 그제) OS를 업데이트하기 위해서 많은 트래픽도 모였지만,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는 업데이트 관련 글들도 우후죽순 올라옵니다. 대부분 iOS8에서 바뀐 내용을 정리한 글들입니다. 일반인들은 그런 글을 공유하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보이는 반응은 OS업데이트를 위해서 많게는 5.7G의 여유공간이 필요한데, 지금 업데이트를 못하고 있다는 하소연의 글들도 종종 눈에 띕니다. 우리의 발빠른 기레기들은 또 이런 글들을 모아서 뉴스랍시고 어뷰징을 하기도 합니다.

lonap-ios8

많은 iOS 관련 뉴스피드 중에 눈에 띄는 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폰에 여유공간 4.6G (또는 그 이상)이 없어도 (정확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지우지 않고'라는 늬앙스의 제목이었음) 업데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글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아이폰에서 OTA (Over The Air)로 업데이트할 것이 아니라, PC/노트북의 iTunes에 아이폰을 연결해서 진행하면 업데이트 관련 파일들을 노트북 하드에 받아두기 때문에 아이폰에 여유공간을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는 글입니다.

그런데 iOS5인가 6인가를 설치하기 전에는 당연히 아이폰을 노트북에 연결해서 iTunes를 통해서 아이폰 OS를 업데이트했었습니다. 그게 불과 2~3년 전의 일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이 폰에서 OTA로 업데이트를 시도합니다. OTA에 iTunes를 통한 것보다는 편하기는 합니다. 편의에 중독되어 당연히 있을 다른 대안을 찾지 않고 1차원적인 대응을 했던 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게 습관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습관 또는 버릇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습관으로 프로그래밍되어 다른 대안에 대한 생각이 없어지는 것은 분명 좋지 않은 징조입니다.

지난 글에서 브라이언이 판교/제주/한남에서 다음카카오 비전토크를 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Q&A 중에 한 분이 다음인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있냐고 질문했을 때, 브라이언은 '습관의 힘'이라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침에 일어나서 40분정도 샤워실에 있고 이후에 간단히 산책을 하는 등의 자신의 습관을 말해줬습니다. 저는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예전에 많이 읽었는데 별로 새로울 것이 없고, 결국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고, 또 말로써 사람을 바꾸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진 돈벌이 수단의 책에 대한 염증도 있고 해서...) 이 책을 읽지는 않겠지만... 습관이 어쩌면 힘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고 나쁜 버릇을 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좋은 습관, 나쁜 버릇.. 이라 적으니 습관은 좋은 것이고 버릇은 나쁜 것이라고 해석될 요지가 있네요.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몸에 벤 습관/버릇... 모든 상황에서 무턱대고 그대로 따르기 보다는 일반화된 루틴이더라도 항상 왜?라는 생각이나 혹시 다르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하는 것도 '습관'화시켜둘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아이폰에 쌓여있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다시 찾아서 보는 일은 별로 없어서 모든 동영상을 지우긴했지만, 다른 대안을 떠올렸더라면 굳이 동영상을 지우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좋은 습관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닌 듯... 어쩌면 습관이 아니라, 생각없음이었을지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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