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에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이하 브라이언)이 판교(월), 제주(화), 한남(수) 이렇게 3일에 걸쳐서 카카오 및 다음 직원들을 대상으로 비전 토크를 했습니다. 내용은 대외비라서 이 글에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 분명 대외비인데 이미 일부 내용이 밖으로 알려진 듯합니다. (참고. "다음카카오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모바일에 올인.. 해외사업은 고민") 이 글에서는 브라이언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직접 들어본 일종의 감상평입니다.
비전토크는 크게 3부분으로 이뤄졌습니다. 첫 부분은 브라이언이 이제껏 걸어온 길 (이미 언론을 통해서 많이 알려진 어린 시절, PC 통신, 한게임 및 NHN, 그리고 카카오 창업 등에 이르는 브라이언 연대기), 두번째 부분은 브라이언이 아직 가보지 않은 길 (다음과의 합병을 결심한 계기와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집중할 사업분야에 대한 개괄), 마지막으로는 함께 걸어갈 길 (Q&A)로 약 3시간 (제주 기준)정도 진행됐습니다.
판교와 한남에서의 Q&A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잘 모릅니다. 대략 듣기로는 한남에서는 향후 서비스에 대한 Q&A가 많았다고 하던데, 제주에서는 합병된 회사의 최대주주 (새로운 주인)에게 질문한다기보다는 평소에 볼 수 없던 유명인의 강연회 Q&A에 더 가까웠습니다. 미리 예상했듯이 제주와 연봉 문제가 첫질문이었고 회사 관련 질문도 있었지만, 좀더 개인적인 것에 질문이 다소 많았던 듯합니다. (겨우 3일 지났는데 벌써 가물가물… 임팩트가 없었나?)
비전토크의 감상평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브라이언은 개인 스토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언론 인터뷰나 강연회 등을 통해서 워낙 많이 얘기해서 이제는 그저 정형화된 면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제껏 내가 어떻게 살아왔다라는 내용으로 30분정도 얘기할 수 있는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똑똑하거나 돈이 많거나 그런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겠지만, 결국 스토리가 있는 사람만은 못합니다. 세상에 스펙이 좋은 사람들은 많지만 자신만의 인생 스토리를 가진 사람은 적습니다.
두번째는 비전토크를 하는 중에 계속 그냥 ‘다음’이라고 말하지 않고, ‘우리 다음’이라고 말하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라는 표현이 평소 말버릇일 수도 있지만, 미리 연습을 했거나 비전토크 중에 계속 의식하면서 말을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카카오를 얘기할 때는 ‘우리 카카오’라고 표현하지 않았는데, ‘우리 다음’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음 직원들을 의식/배려하면서 얘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람이라면 조금 기대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더 얘기하면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모든 답변은 기승전공유였던 것같습니다. 이런 저런 답변을 하다가도 끝에는 대화와 공유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 식으로 끝맺은 듯합니다. 아직 해결해야할 것이 많은데 독단적으로 정하지는 않겠다는 느낌입니다. 어쨌든 언론이나 동료들을 통해서 몇 가지 에피소드만 들었는데, 직접 얘기를 들은 후에 이전보다는 조금 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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