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24 개인 우연 창발 그리고 창의
  2. 2012.11.19 다음의 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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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서구의 개인주의가 창의력의 원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사실인지 아니면 그냥 신화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Pixar 스튜디오에는 화장실이 건물 중앙에 한 곳에만 있다고 합니다. 누구나 생리현상은 해결해야 하고, 그럴려면 중앙에 있는 화장실로 모여야 합니다. 그렇게 모이고 부딪히면서 서로 얘기를 하다보면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갈 것입니다. 때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토로하는 경우도 있을테고, 때로는 최근에 자신이 했던 프로젝트나 잘 된 일을 뽐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게 우연히 마주친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줄 사람과 대화하기도 하고, 또는 그런 이를 연결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연에 의한 창발을 기대하며 화장실은 하나만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빌딩 숲 사이로 점심시간이 되면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사람들이 몰려나와서 수다를 떨면서 식당으로 향합니다. 웃고 떠드는 사이에 픽사의 그것처럼 서로 시너지를 일으켜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샘솟아날 것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음성지원이 될 것같다.) 이렇게 무리를 지은 사람들을 찬찬히 확인해보면 이미 평소에 친하게 지내거나 같이 일하고 있는, 그리고 많은 경우 같은 부서, 팀원들끼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구내 식당을 이용할 때도 보통 팀원들끼리 같이 내려와서 같이 식사를 합니다. 같이 내려와서 따로 앉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양한 이유로 한두명이 따로 앉게 되면 괜히 미안해하는 듯합니다. 간혹 혼자 내려오면 가장 먼저 누구랑 같이 먹을지 친한 동료를 찾기에 바쁩니다. 식사나 다과 자리에서 업무 얘기보다는 우스개 소리만 하면서 식사가 빨리 끝나기만을 초조히 기다립니다.

이 두 사례에서 어쩌면 서양의 개인주의 풍토가 오히려 그들에게 창의력의 원동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평소에는 각자 흐트져서 생활하다가도 또 모여서 일해야할 때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미국에 잠시 머무르는 동안 — 소수 그룹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면도 있었지만 — 한국인 게스트연구자들끼리는 매번 식당에서 모여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습니다. 우르르 몰려다니면서 늘 비슷한 일상을 얘기합니다. 물론 그런 관계가 나중에 중차대한 일에서 다른 창발성과 다양한 연결에 기여하겠지만, 얼핏 봐서는 이질성이 모여서 새로운 동질성을 만들어낼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양인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TV나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냥 평소에는 각자 생활하다가도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긴 대화가 이어지는 모습을 봅니다. (물론 영화적 설정일 수도 있지만…)

끼리끼리만 모이다보니 그 무리에 속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자연스레 배타적이 될 수 밖에 없고, 또 그 그룹 내에서 생각과 시각의 동질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인식과 해결은 가능하지만, 외부의 생각이나 현상을 접할 기회가 줄어듭니다. 그러나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곳에서는 평소에는 이기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각자가 다양한 경험과 견해를 가지고 특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새로운 팀을 바로 구성할 수 있는 것같습니다. 끼리 문화에서 누군가를 새로 받아들이는 것이나 또 한명이 다른 그룹에 내보내게 되는 것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원래부터 개인으로 활동했으면 필요에 따라서 뭉치고 흩어지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어 보입니다.

다양한 연결에 의한 우연한 아이디어의 창발이 곧 창의성입니다. 빛과 그림자는 늘 상존합니다. 공동체 문화가 공동체 내에서는 좋지만, 또 제주의 괴당과 비슷하게 공동체 외부와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면역학/유전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유전적으로 비슷해지면 예측치 못한 돌연변이의 발생이 잦아지고, 특정 유전병으로 인해서 그 유전자 그룹 모두가 괴멸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중학교 때였나 고등학교 때 생물책에서 읽은 유전적으로 비슷해진 치타 무리에 대한 우려의 글이 여전히 머리에 생생합니다. 동질감 때문에 평소에는 공동체를 이루지만, 그 동질감을 파괴하는 새로운 병이 발생하면 모두가 파멸의 길에 이릅니다. 한 때 화려했던 문명들이 갑자기 사라진 것의 이유 중에 유전적 동질성이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도 이때문입니다. 유럽인들에 의해서 정복되었던 아프리카나 아메리카의 원주민이 멸종된 것도 면역/유전병에 이유를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깨끗하면 병에 더 잘 걸린다는 말도 비슷한 케이스입니다.

일국의 대통령이 창조경제라는 정체불명의 말을 만들어낼만큼 '창조성' '창의성'은 중요합니다. 순수한 한 사람의 노력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기반한 창조성도 있지만, 요즘에는 다양한 연결을 통한 창발적 창의성이 큰 힘을 발휩합니다. 다양한 생각, 다양한 견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서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같은 생각끼리는 처음에는 뭉치기는 쉽겠지만, 새로운 진보를 예상하기는 힘듭니다. 적어도 IT분야에서 미국 또는 실리콘밸리가 왜 앞서갈까?를 생각해보면서 어쩌면 개인주의가 오히려 창조성을 자극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이런 여담은 하면 나중에 꼬투리 잡히는데…) 지금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무리들이 모든 국민들을 하나의 틀에 맞도록 컨트롤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절대 창조성이 발현될 수 없습니다. 조금만 다른 생각을 하면 그냥 '종북' 딱지를 붙이는 세상에서 다름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으며, 그 상상된 것을 겉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다름이 불편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그렇다고 말살시키는 것은… 그리고 이중잣대로 사회를 판단하는 것도 창조성에는 별로 좋지 않은 듯합니다. 자유를 외치면서 나의 자유와 너의 자유를 동시에 보장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자유만을 감싸는 것은 잘못되었습니다. 규제를 철폐하겠다고는 하지만, 1%의 이득에 관련된 것만 해당되고 나머지 대다수가 불편해하는 것은 늘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민영화된 포스코의 회장으로 정권의 사람이 내정되(었다)는 소문/현상을 후세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줘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민영화가 결국 이득의 사유화라는 것을 보여줄 뿐입니다. 민영화 및 경쟁체계가 좋다면, 대통령 등의 권한도 민영화하고 두명 이상을 뽑아서 경쟁시키면 우리 나라가 더 좋아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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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길

Gos&Op 2012.11.19 19: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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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회자되었던 '만년 2위 다음의 설움'이라는 글을 읽고 글을 하나 적고 싶었는데, 평소에 하고 싶었던 말은 많았지만 글로 적기에는 미처 준비가 덜 되어 글로 표현하는 것은 그만 뒀다. 같은 날 올라온 '네이버의 차세대 검색 코끼리 프로젝트'라는 글을 읽고도 글을 하나 적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괜히 오해를 살 것같고 '너네나 잘 하세요'라는 피드백을 받을 것같아서 또 그만 뒀다. 그외에 여러 글/기사들을 보면서 글을 적어야겠다는 마음을 자주 먹는데 매번 글을 적지는 못한다. 그 모든 반응글을 요약하자면 '글은 잘 적었는데 알맹이는 없네'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에 IT관련 재미있는 글들이 별로 없어서 심심했는데 그래도 재미있는 글이라도 발견했으니 다행이긴 하다. 그래도 알맹이가 없는 것은 없다고 말해줘야하지 않겠는가. 1년에 한번 정도는 회사/다음에 대해서 심하게 비판하고 나름의 비전에 대한 글을 적고 있다. 보통 연말이나 연초에 글을 적는데 올해도 마무리하면서 글을 하나 적어야 하나?를 계속 고민중이다. 사실 9월 말에 내부인을 위한 글을 한 번 적었기에 (참고. 합창성의 세계로 나아가라.) 올해는 그냥 조용히 넘어갈까?도 고민중이다.

그런데 주말에 봤던 무한도전 못친소 페스티벌과 어제 이슈를 모았던 케이팝스타의 심사진들 (케이팝스타는 보지 않음)을 보면서 이들에게서 얻은 교훈이 회사에 도움이 될 것같아서 글을 적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오후 내내 혼자서 나름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내년 상반기 또는 1년 동안 회사에서 무슨 일에 전념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그 고민에 대한 좋은 답은 얻지 못하고 이 글을 어떻게 적어야 할까?에 대한 생각만 계속 머리 속을 헤집고 다녔다. 그래서 업무 시간이 끝남과 동시에 이렇게 글을 적는다.

나에게 <무한도전>은 토요일 그 자체다. 오후 6시 전에 귀가하지 못할 것같으면 집을 나가지 않을 때도 있다. 몇 년째 그렇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상반기의 파업 중에는 나도 다른 토요일을 경험할 수도 있었다.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MBC에서 무한도전을 계속 본다는 것은 편치만은 않다. 지난 주말에 있있던 '못친소 페스티벌'은 단순히 재미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많은 회사들에게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무한도전이 갖는 아이디어 기획력과 실행력을 배워야 한다. 파업 기간 중에 돈독해진 멤버들의 무한 이기심을 되살리기 위해서 준비한 '네가 가라 하와이' 특집에서 정형돈과 유재석 사이에 오간 외모논쟁에서 시작된 것이 '못친소 페스티벌'이다. 무한도전이라는 예능의 특성상 정해진 포맷이 없이 매주 다른 이야기를 펼칠 수 있기에 가능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연히 흘러가는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고, 그 얘기를 다른 모든 멤버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시 얘기를 하면서 하나의 아이디어로 발전시키고, 또 그런 아이디어를 그저 아이디어 수준에 놓아두지 않고 페스티벌이라는 이색적인 이벤트로 발전시켜 실행시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우연이 만들어준 에피소드가 시청자들이 배꼽을 뽑았다. 그건 우연을 그냥 우연으로 남겨놓지 않고, 그걸 현실화시키는 무한도전의 기획력과 실행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하홍철대결이나 알래스카특집 등을 확인해보라.) 인터넷의 등장 이후,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로 많은 서비스/회사들이 등장한다. 많은 것들이 성공보다는 실패로 귀결된다. 처음부터 대박 아이템만을 쫓으면서 만들어낸 많은 서비스들이 결국은 실패하는 것을 자주 본다.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그렇다. 그렇기에 서론의 '만년 2위'라는 그런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일밤>에서 많은 프로그램들이 나왔지만 2~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조기종영되는 것을 봤다. 어찌 그리 다음 그리고 많은 한국기업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지... 지난 못친소 페스티벌에서 보여준 무한도전의 기획력과 실행력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

오늘 SM주가에 대한 기사를 읽었다. 기사를 읽으면서 한국 연예계/음악계의 3대 기획사에 생각이 미쳤다. 보통 하나의 산업 분야에서 1등이 50~70%를 먹고, 2등이 2~30%를 먹고, 나머지가 합쳐서 1~20%정도를 먹는다. 이동통신에서 SK, KT, U+의 시장비율이 그렇고, 인터넷 포털에서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이 그렇고, 전자에서 삼성, LG, 기타가 그렇다. 그 외에 많은 산업에서 1등과 2등과 3등 이하에서 이런 비율로 시장을 나눠갔는다. 그런데 음반기획사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SM, JYP, YG가 대형기획사이지만 이들이 5:3:2로 전체 시장을 나눠갖지 않았다. 이들 3대 기획사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기획사들이 나름의 성과 (인기있는 아이돌가수들)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들 3대 기획사 중에 어느 한 기획사가 다른 기획사보다 3~4배 규모가 크다고 말할 수도 없다. 왜 음반산업은 다른 산업과 다른 양상을 보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최근에 아이돌 (및 댄스)를 중심으로 음악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이런 시장에서 SM, YG, JYP가 주요 플레이어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같은 아이돌가수를 양산하고 있지만, 이들 기획사들은 내세우는 스타일이 모두 다르다. 아이돌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3대 기획사를 묶기에는 (회사 및 소속 가수들의) 색깔이 너무 다르다. 이런 차별화가 음반시장에서 3사가 고르게 점유률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한다. 네이버와 다음의 사업영역이 별로 차이가 없다. 이통사들의 사업영역이 다르지 않다. 핸드폰이나 가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음반시장에서는 같은 듯지만 고유의 나름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일종의 창조적 파괴다. 다양성이 상실된 영역에서는 서로 1등, 2등, 3등으로 규모의 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다양성이 인정되는 곳에서는 각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1등이다. 이들은 경쟁관계이면서도 서로 보완관계가 된다. '군무'에 능한 기획사에서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랩'을 잘 하는 가수를 키우려고 하지 않고, 그냥 그런 가수는 '랩'을 전문으로 하는 기획사에 맡겨버리고 자기들은 더 나은 군무/댄스를 개발해서 차별화/전문화를 하면 된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서 왜 YG는 자사의 많은 댄서/가수들을 놔두고 타기획사의 현아를 뮤직비디오/음악에 참여시켰나?라는 의문을 표하는 것을 봤다. 그냥 타기획사의 가수더라도 현재 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다른 영역에서 전문화/차별화를 가져야 한다. 그러면 극단의 치킨게임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공생할 수도 있다. 그리고 더 큰 시장이 만들어진다. 모두가 SM과 같은 영역에 욕심을 부렸다면, 아마도 지금 한국의 (아이돌) 음악시장은 훨씬 작았을 거다.

내가 이 회사 (다음)을 비판하는 주요 내용이 위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있다. 왜 다음은 만년 2위이고 그래서 설움을 겪어야 하냐고? 왜 다음은 네이버와 같이 차세대 검색에 대해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냐고? 왜 주가가 그렇게 반토막 나도록 뭘 하고 있었냐고? 그들이 가진 장점을 잘 모르고 또 강점을 잘못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수평구조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실험을 해가면서 우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야 하는데, 그저 1위 기업인 네이버의 꽁무니만 쳐다보고 있으니 스스로 실험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제대로된 기획력이 생길 수도 없고, 또 늘 실패하다보니 실행력도 무뎌졌다. 예전에 1위였던 한메일, 카페가 네이버에 밀린지가 오래고, 또 최근에 내놓은 서비스들이 다른 기업들에 밀리고 있다. 다음만의 컨셉을 가지고 다음의 서비스를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늘 하게 된다. 트위터와 미투데이가 있는데 굳이 또 하나의 단문서비스인 요즘을 만들 것이 아니라, 그럴 바에는 국내에는 없는 텀블러/포스터러스처럼 중문/미니블로그를 만들어서 더 쉽게 퍼블리슁하고 모바일에서도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초기에 주소록 기능만 가진 마이피플을 (빨리) 출시하고, 이후에 메시징, 무료통화 등을 순차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면 지금 카톡과의 싸움이 어땠을까?라는 생각한다. 우연에서 얻은 다양한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이미 공고해진 시장에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짓을 반복하고 있는 모습이 늘 안타깝다. 그리고 지금 다음은 대표서비스가 없다. 파란색 위에 녹색을 덧칠하면 일반 유저들이 다음과 네이버를 구분할 수 있을까?

물론 나도 잘 안다. 이렇게 공자왈 맹자왈 훈수를 두는 것은 쉽다고... 그리고 나도 어떤 서비스를 내놔야지 지금 바로 먹힐 수 있을지 또는 앞으로 5년 10년을 대표서비스로 키워갈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다. 당장 내가 내년에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어서 하루종일 고민했는데, 어찌 일개 사원따위가 회사 전체의 먹거리를 만들어내겠는가? 그러나 위의 '합창성의 세계로 나아가라'의 글에서처럼 회사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모여서 아이디어를 좀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경영진들만 늘상 모여서 이런 저런 슬로건만 만들어내면서 지난 몇년을 허비해버리지 않았는가? 그렇게 만들어낸 핵심사업영역도 서비스와 기술이 혼합되어 밑에 사원들은 진정 자신들이 뭘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내 게시판에 다양한 재미있는 서비스 아이디어들이 끊임없이 올라오지만, 그것들이 실현되는 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 처음 한두번 그렇게 아이디어가 무시되면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노력을 하지도 않고 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굳이 공유하려들지도 않는다. 그렇게 직원들은 무기력에 익숙해진다. 그럴수록 회사는 더욱 수렁에 빠져든다. ... 글을 적으면 적을수록 그냥 욕하고 싶어지니, 여기서 그만.

말미에 헛소리를 길게 적었지만 "우연에서 힌트를 얻어 기획,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갖고, 같은 시장이지만 다른 경쟁을 하는 그런 차별성/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지금 다음에 다니고 있으니 '다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어쩌면 당신 회사의 모습이 아닌가요?

Imagine Impossible Do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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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처음 이 글을 구상했을 때 넣고 싶었던 내용이 생각나서 추가합니다.

며칠 전에 우연히 '한국 자영업이 망하는 이유'라는 그림을 봤습니다. (링크참조) 그림은 '피리부는 사나이'를 패러디한 것입니다. 2001년에는 피리부는 사나이가 PC방을 차려서 잘 되니 나머지들이 죄다 PC방을 창업하고, 2002년에는 치킨집을, 2009년에는 커피/카페를, 2011년에는 떡볶이 분식사업을, 2012년에는 닭강정업을 따라 하는 패러디 그림입니다. 하나가 잘 되니 그 소문을 들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같은 업종에 뛰어들어서 시장이 포화되고, 결국 손님이 줄어들어 모두가 망해버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그리고 다른 그림은 (원래는 따로 봤던 그림인데 위의 블로그에는 둘이 함께 포함되어있습니다.) 외국에서는 한 사람이 둥근 구를 만들면 다른 사람은 피라미드를 만들어서 누가 잘되는지 경쟁을 해보는데, 한국에서는 한 사람이 구를 만들어서 잘 되면 다른 사람도 구를 만들고, 또 그 사람도 잘 되면 또 다른 사람들도 획일적으로 구를 만들어서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의 SM/JYP/YG 기획사 얘기와 함께 이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글을 적다보니 미처 글/그림을 넣지 못했습니다. 또, 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재미있기 때문에 따라하고 패러디 동영상을 찍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개인이 인기를 끌면 TV에서는 그 사람의 모습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추가한 직후에 페이스북에 올라온 기사도 있습니다. '저예산 독립영화 58편 상영횟수, 광해의 25%뿐'이라는 기사입니다. 획일화 또는 다양성의 실종에 대한 좋은/나쁜 예가 될 듯합니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은 다 망합니다. 다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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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olarhalfbreed.tistory.com BlogIcon ludensk 2012.11.20 00: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다음에서 텀블러나 posterous같은 중문블로그라... 괜찮은데요...!+_+
    제 주변에 IT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텀블러를 쓰는걸 보면서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죠ㄷㄷ

    • Favicon of https://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1.20 0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요즘을 만들 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조금 늦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길은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가야할 곳도 한 곳만 있는 것이 아니니...^^

  2. Favicon of http://webostory.tistory.com BlogIcon 웹운영자 2012.11.20 14: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내년에 뭘하지? 뭘 위해 뭐에 집중하지? 하는 생각 저도 합니다.

    제가 다음이라면 (ㅎ_ㅎ;;)

    오픈 교육 플랫폼

    지식을 전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전할 수 있음
    최근 프로그래밍이나 오픈소스, 포토샵, 영어, 수학문제, 인적성 상식, 미술음악 등 예술상식, 다양한 취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식을 갈무리하고, 공유하려는 컨텐츠가 많음.

    컨텐츠생산자로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성과 개인브랜드를 쌓아가고, 함께 지식을 공유하며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고, 동종분야 평균을 향상시켜 해당 분야를 발전시키고 인맥도 쌓으려는 의도가 있음.

    플랫폼의 역할은 카테고리화와 카테고리별 추천교육을 선별하여 보여주는 것임
    그리고 다양한 교육을 한데 모아주고, 컨텐츠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고 각각 역할과 명예를 부여해주는 것임

    컨텐츠소비자는 지식을 얻고자 하는 분야, 새로운 취미에 대해 쉽게 양질의 컨텐츠를 전수받을 수 있고 평가하는 역할도 즐겁게 수행하여 컨텐츠 퀄리티 선별에 도움을 주고 열렬한 피드백으로 생산자를 춤추게 하도록 함.

    포맷은 주어진 것 중 선택(블로그형/단문형/이미지형)하거나
    자율구성(소스넣거나 오픈마켓처럼 상단에 다음플랫폼 껍데기만 씌워지고 자체사이트나 개인운영블로그나 카페로 연결)

    이것은 교육 평등화, 누구나 원한다면 평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진 세상이 되자는 대의 명분도 있음. (이런 컨셉에서 어덜트와 키즈를 나눠두겠음..)


    다음의 이미지는 2등이라는 것 이외에도 다음아고라와 티스토리로 오픈마인드 오픈소스 다 함께 잘사는 더 나은 세상을 지지한다는 이미지가 있음. (네이버의 잦은 조작 논쟁에 감사하며) 그리고 다음TV의 성과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에서 얻은 컨텐츠의 주기(생명력)과 선별, 배치 - 잘 된 것을 추려서 보여주며 누적 점수(조회/댓글 등)를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최선인지(명예의 전당) 노하우를 살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함. 플랫폼으로서 컨텐츠를 제대로 케어하고 배치(서비스)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을 (네이버를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참고해) 갖고 싶음. 뚜렷한 베스트안을 찾는다면 한동안 잘 살 것임. (모바일과 웹은 다른 고민이겠지만)

    뭐 사내게시판에도 좋은 아이디어 많은데 안 된다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요 ^^;; K스타트업 1등도 수학문제 자동생성 서비스라고 하고 비싼 돈 내는 영어교육도 많고, 정치권에서도 사교육 교육평등화 고민하니까 생각해봤어요~~

    • Favicon of https://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1.20 14:4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일단 제 (개인적인) 고민은 데이터분석 업무에 한 한 것이고요.
      그리고 어느 정도 큰 조직/기업에서는 후속 서비스의 규모 및 품질이 기존의 것과 적어도 엇비슷해야 된다는 그런 이상한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충분히 성공한 서비스도 기존의 경험에 비춰서 성과가 미미한 경우 (예를들어, 기존에는 1000만이 사용했는데, 새로 런칭한 서비스는 겨우 100만이 사용한다거나.. 그냥 예로들어서) 실패했다고 단정을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내게시판의 소소한 아이디어들도 어떻게 보면 대박 아이템이 아니라 그저 사용자들에게 편의와 재미를 주자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서비스 담당자들의 입장이나 경영진들의 입장에서는 별로 매력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 그냥 사양시켜버리죠. 초기 단계의 작은 아이디어/힌트를 그냥 작은 걸로 간주해버리지 않고 그걸 더 디벨롭해보면 생각보다 더 큰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이상의 아이템으로 키울 수 있는데, 그리고 그런 것들이 또 미래에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는데 그런 기회들을 대박만을 쫓느라 놓쳐버리는 거죠. 그러는 사이에 스타트업이나 작은 기업들이 중박아이템을 잘 디벨롭해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나가면서 기존의 대기업을 위협하게 되는 거죠. (물론 대기업은 규모의 강점이 있기는 하지만...) 길게 적을 내용이 아니라 여기서 줄입니다.

  3. Favicon of http://aliceblue.tistory.com BlogIcon aliceblue 2012.11.20 14:4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엇 저도 차라리 한국판 텀블러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시작은 그냥 저의 개인적인 니즈였지만. 블로그는 무겁고 길고 한물간것 같아서 싫고, 트위터는 너무 가볍고 , 페이스북은 너무 사적이고.. 결국 무언가 기록하여 남길 곳이 딱히 없더라고요. 다음 블로그도 티스토리도 요즘도 딱히 어떤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면 차라리 남이 안하는걸 하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을...
    여하튼 글 잘 읽었습니다!

    • Favicon of https://bahnsville.tistory.com BlogIcon Bahniesta 2012.11.20 14:5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제는 좀 늦은 것같기도 합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이미 알 사람들은 모두 텀블러를 쓰고 있거나
      또 다른 중소 스타트업에서 이걸 그걸 기회삼아서 준비중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