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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매출 공식

제목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보통 제목을 정하고 일을 시작하는 편이다. 글의 제목을 먼저 정하고 상세한 내용을 적는다거나 프로젝트명이나 코드명이 맘에 들면 그 프로젝트나 프로그래밍이 그냥 잘 진행되는 것 같다. 때론 이름을 정했어도 빛을 보지 못하고 묻힌 경우도 많다. 어쨌든 좋은 이름을 가지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이번 글의 전개가 심히 걱정된다.

기업이나 개인이 광고를 집행함으로써 매출을 극대화하는 것에 관한 글이 아니다.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갖은 기업이 광고를 통해서 매출을 올리는 일반적인 방법 또는 전략을 수식의 형태로 정리한 거다. 수식이라 해서 뭔가 복잡한 건 아니다. 일부 용어의 생소함은 있겠지만 곱셈으로만 이뤄졌다. (부분적으로 나눗셈이 포함됐다고 반박할 수도 있으나 나눗셈도 곱셈의 변형이니 그냥 곱셈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매출보다는 원료비나 인건비, 판촉비 등의 비용을 모두 제한 이익이 더 직관적일 수 있으나 이 글에선 그냥 매출만을 고려한다. 아래의 대부분의 요소들은 선형적이지 않다. 즉, 새로운 요소를 추가한다고 해서 그만큼 트래픽이든 매출이 단조 증가하는 것이 아니다. 때론 카니발 효과로 기존의 것을 잠식하거나 더 나빠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기 바란다.

핸드폰을 판매하는 상점 A가 있다고 치자. 이 상점의 — 편의상 하루 — 총매출은 간단히 구할 수 있다. 하루 동안 판매된 모든 핸드폰의 판매 가격을 더하면 됩니다. 달리 말해서 총판매 대수에 평균 핸드폰 가격을 곱하면 하루 매출액이 나온다. 즉, '매출액 = 판매 수량 * 평균 판매 가격’이다. 광고 플랫폼 회사의 매출도 이와 다르지 않다. 판매 수량 대신 총 트래픽량, (평균) 판매 금액 대신 노출당 가격을 넣으면 된다. 즉, ‘광고 매출 = 트래픽 * 노출 가격’이다. 광고 매출을 올리려면 트래픽을 높이든지 아니면 객단가 즉 노출당 가격을 높이면 된다.

먼저 트래픽부터 보자. 온라인 서비스에서의 트래픽 PV (Page View)을 늘리기 위해선 사용자수 (UV, unique visitor)를 늘리거나 인당 방문하는 페이지수를 늘리면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거나 한 번 방문한 사용자가 더 많은 페이지를 보게 되면 해당 페이지에 함께 있는 광고의 노출수가 증가하는 셈이다. 그런데 서비스 초기에는 — 적당히 입소문이 났다고 가정하자 — 사용자가 급격히 증가해서 자연스레 광고 매출도 함께 늘어난다. 그런데 안정기에 접어들면 신규 유저의 수가 정체되기 때문에, 이제부턴 더 많은 시간 동안 머물도록 페이지수를 늘리는 전략을 취한다. 페이지수를 늘리는 방법으론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할 수도 있고, 서비스 내의 페이지 (탭 등)을 늘릴 수도 있다. 앞서 선형적이지 않다고 말했듯이 이렇게 서비스나 페이지를 늘린다고 해서 트래픽이 그만큼 함께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론적으로 늘리는 방안/전략이 이렇다는 거다. 신규 사용자수나 서비스/페이지로의 유입량이 정체된다면 한 가지 방법이 더 있다. 바로 한 페이지에 광고가 노출되는 인벤토리 (Inventory)의 수를 늘리는 거다. 처음에는 상단에 광고가 하나만 노출됐는데 어느 날부터 날개, 본문, 또는 페이지 하단에도 광고가 노출되는 걸 본 적이 있을 거다. 물론 노출되는 위치마다 효율이 모두 다르고, 사용자를 피곤하게 만들면 서비스성이 떨어져서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할 수도 있다. 굳이 하나를 더 추가하면 하나의 인벤토리에 노출되는 광고의 수를 늘리는 것도 있다. 광고 슬롯 (Slot)을 여러 개 둔다거나 스크롤이나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여러 광고가 번갈아가면서 보이는 형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트래픽 = 사용자수 * 서비스수 * 페이지수 * 인벤토리수 * 슬롯수


사용자수를 늘리거나 주목을 받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다음에 설명할 고효율 광고보다는 트래픽을 늘리는 전략이 접근하기는 더 쉽다. 물론 생각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더 이상 트래픽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이젠 객단가, 즉 노출당 가격을 높이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노출당 가격은 보통 eCPM (effective CPM)이라 부른다. 과금 방식에 따라서 여러 형태가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CPC 기준으로 설명하면 eCPM = BA * pCTR (* 1,000), 즉 광고가 클릭될 때마다 지불할 의향이 있는 입찰액 BA (BidAmount)와 해당 광고가 해당 조건에서 클릭될 확률 (CTR)을 곱한 값이다. 광고 매출을 올리려면 eCPM을 높이면 된다. 우선 BA를 높이기 위해서 광고주한테 광고 예산(과 단가)을 높여달라고 읍소해야 한다. 한때는 이런 영업이 없진 않았다. 그런데 각각의 트래픽의 중요도가 높으면 광고주는 자연스레 BA를 높여준다. 해당 사용자 (트래픽)가 광고를 보고 그 광고주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면 다른 광고주에게 그 트래픽을 뺏기면 광고비는 줄이겠지만 자신의 재화/서비스를 판매할 기회를 놓친다. 이런 상황이라면 BA를 높여서 eCPM을 높이는 게 맞다. 광고주에게 읍소하기 전에 트래픽 (서비스와 사용자)의 품질이 좋다면 광고주는 스스로 BA를 높여 입찰할 거다. BA를 올리는 다른 방법은 해당 트래픽을 두고 경쟁하도록 더 많은 광고주를 섭외하는 거다. 카카오나 네이버에 상당수의 영업 인원이 존재하는 이유다. ** 광고주가 똑똑하다면 자신들의 잠재 고객을 제대로 파악해서 정밀하게 타게팅함으로써 낮은 BA에서도 양질의 트래픽을 얻을 수는 있다.

앞서 설명한 트래픽을 늘리거나 광고주의 입찰액을 늘리는 것은 서비스 기획/개발자나 영업조직의 역량에 따른다. 데이터 과학자는 서비스의 품질을 올리는 등의 간접적인 역할을 할 수는 있으나 크게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pCTR의 영역에서 데이터 과학자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CTR이란 광고를 포함해서 어떤 콘텐츠의 노출 횟수 대비 클릭된 수의 비율 (유일한 나눗셈)을 뜻한다. 트래픽이 풍부하다면 적당히 노출하더라도 일정수 이상의 클릭을 확보할 수 있지만, 트래픽이 제한적이라면 매 노출마다 신중해야 한다. 즉, 더 클릭할 가능성이 있는 광고 소재를 노출해야 한다. 사실 광고 클릭의 많은 부분은 소재의 품질 (선정성 포함)에 따르지만 (<— 이건 광고주의 영역), 사용자의 성향과 트래픽의 상황을 잘 파악해서 적당한 광고주와 소재를 잘 골라주면 더 많은 클릭을 얻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는 사용자와 광고(주/소재)와의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가능성이 가장 높은 걸 보여주는 거다. 즉, pCTR이 가장 높은 소재를 노출시키면 — pCTR의 캘리브레이션이 맞다는 가정 하에 — 전체 클릭 횟수가 증가한다.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필요한 시점이다. 물론 BA와 곱한 eCPM이 가장 높은 소재를 노출시킨다. 좀 더 깊게 들어가야 할 주제는 생략한다.

정리해보자. 광고 플랫폼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선 광고가 노출될 기회, 즉 트래픽을 높이거나 노출될 때 얻는 금액, 즉 노출 단가를 높여야 한다. 아래 식처럼 쉽게 적었지만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 대한민국의 인구 상한선은 이미 알고 있는데 신규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해외로 진출한다고 해서 해외 사용자들이 바로 잡힌 물고기가 되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더라도 수많은 조건이 맞지 않다면 대부분 실패해서 추가 트래픽을 얻지 못하거나 때론 카니발 효과로 기존 트래픽에서 단순 이전한 수준에 거친다. 페이지를 늘리거나 인벤토리를 늘리면 산술적으론 노출 기회가 증가하지만 이는 서비스의 사용성을 떨어뜨려서 잡은 물고기가 도망가게 만든다. 더 많은 광고주를 섭외해서 경쟁을 붙일 수도 있지만,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들이 눈먼 장님이 아니다. 각 광고주들도 제한된 예산 내에서 집행하기 위해서 더 좋은 효율의 트래픽을 찾고 ROI가 있을 때만 과감히 베팅한다. 돌고 돌아서 그런 양질의 트래픽을 제대로 찾아서 연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만이 살아남는다.

광고 매출 = 사용자수 * 서비스수 * 페이지수 * 인벤토리수 * 슬롯수 * 입찰액(BA) * 과금 확률(CTR)


** 중요한 걸 빼먹었다. 제목을 못 정할 때부터 걱정했는데… 위의 내용은 오래전부터 정리하려 했던 건데, 얼마 전에 Mirriad라는 회사의 소개 영상을 보고 이걸 정리/공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Mirriad는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 등의 동영상 중간중간에 개인화된 광고 제품을 상황에 맞게 삽입하는 기술을 갖은 회사다. 아래의 티타임스 영상에도 소개/포함돼있는데 일종의 Virtual PPL을 하는 곳이다. TV 드라마나 유튜브 영상을 보는 중에 끼어드는 중간 광고만큼 귀찮은 것도 없고, 또 너무 어색한 PPL로 몰입도를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기존 PPL은 시청자 개인이 아닌 전체를 대상으로 정해진 하나의 상품만을 넣는다. Mirriad나 아래 영상에 소개된 기업/기술은 몰입도나 전개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개인 맞춤의 광고 PPL을 보여준다 (기술적 한계는 있다). 진짜 창의적으로 ‘트래픽’을 늘리는 방법이다. 데이터 과학자로서 더 정확한 pCTR 계산만을 고민했었는데,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이렇게 창의적으로 광고를 노출시키는 또는 트래픽을 뻥튀기하는 방법을 생각하지 못한 걸 반성한다.

https://youtube.com/watch?v=ZGzZwxk7k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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