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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T Fest 후에

Living Jeju 2013.10.21 19: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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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동안 (2013.10.18 ~ 20) 제주도청소년야영장에서 JET Fest (Jeju Experience Tour & Festival)라는 타이틀로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뮤직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음악이나 밴드/라이브공연에 환장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척에 좋은 기회가 왔는데 빠질 이유가 없어서 양일 모두 다녀왔습니다. 터블벅을 통해서 소정의 개인 후원도 했지만, 회사에서 공식 후원해서 직원들에게 공연티켓도 배포되었던 터라 특별히 금전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행사에 기꺼이 참석할 몇몇 분들을 만나기 위한 목적이 더 컸습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많은 얘기도 나눠보지 못했고, 인파에 휩쓸려 나중에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지만 이런저런 기회를 통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은 삶이 가끔 주는 기회입니다.

이 글을 통해서 페스티벌이나 라이브 공연에 대해서 평가할 것은 아닙니다. 그냥 참석하면서, 공연을 보면서 문득 스쳐간 생각을 적으려고 합니다.


이런저런 행사를 다녀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또 많은 기사들을 보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모든 것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가 보여준 가능성과 그 한계를 매번 경험하게 됩니다. 공연을 보고 들으면서 이런 라이브공연이나 페스티벌이라는 행사에서도 가능성과 한계를 경험합니다. 제주에서 많은 행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음악을 매개로한 공연/페스티벌 중에서는 가장 많은 이들이 참석했습니다. 후원 기업을 통한 무료 티켓도 배포되었겠고, 또 외지의 음악 애호가들이 참여도 많았지만, 어쨌든 제주에서 (정원 대보름에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들불축제를 제외한다면… 그리고 오일장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구경하기 힘듭니다. 잘 하면 제주에서 괜찮은 페스티벌이 정기적으로 열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번 페스티벌도 사실 손익을 넘기지는 못했다고 생각하니 그 한계를 분명히 느낍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블로그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인디음악이나 그들의 밴드가 쉽게 팬들에게 알려지고 그들의 음악이 소비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그 규모는 제한되었다는 점을 보면 인터넷이 가져다준 기회/가능성과 그러나 여전히 높은 현실적 장벽이라는 한계도 경험합니다. 인디/밴드음악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 현상 (뉴스)에서도 소셜미디어의 가능성을 늘 경험하면서도 여전히 매스미디어에 치이는 현실도 함께 경험합니다. 이런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늘 가능성과 한계 사이의 외줄타기를 봅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뮤지션들이 노래를 하고 퍼포먼스를 펼치는 동안에 수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쁩니다. 단지 몇 장의 스틸컷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공연 전체를 동영상으로 저장합니다. 많은 동영상들이 찍은 그들이나 소수의 그룹에서만 소비되겠지만, 또 그 중의 아주 일부만이라도 유튜브나 개인 채널을 통해서 또 전세계로 전파될 것입니다. 이것도 위에서 말한 가능성과 한계의 확장선에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으로써 이렇게 만들어지는 데이터량이 얼마나 많을까?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많은 데이터들이 모두에게 공개, 공유되지 못하고 그저 개인 핸드폰에 저장된 상태로 여전히 남아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들어지는 많은 데이터 중에서 극히 일부만 공개, 공유되는 현실이 늘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이 또 공개, 공유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저장공간이 필요할까?라는 현실에 압도됩니다. 그리고 이런 많은 데이터들이 모두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그저 쓰레기 컨텐츠들만 모아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염려도 생깁니다. 물론 개인의 동영상이 의미가 없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그것에 관심이 없는 이들에게는 정보 노이즈일 수 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공용의 저장공간이 허비되고 이를 운영하는데 많은 리소스가 들어간다는 생각에도 이릅니다.

이렇게 공연 동영상을 찍고 있는 이들을 보면 연민을 느낍니다. 그 연민은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공연에 참석했다는 것은 뮤지션들의 라이브공연을 직접 보고/듣고, 현장의 분위기에 맞춰서 즐기기 위함인데, 그 본연은 잊어버리고 단지 현장을 기록하겠다고 모든 정성을 쏟아붇고 있다는 점입니다. 흔히들 여행을 가서도 그곳의 정서를 느끼고 문화를 체험하거나 휴식을 취하기 보다는 달력이나 화보에 나올만한 장소들만 찾아다니면서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장비와 테크닉을 가졌더라도 전문가들의 사진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굳이 자신의 카메라에 전문가가 찍었던 것과 똑같은 장면을 담아야지 직성이 풀립니다. 그냥 여행에서는 여행을 즐기고 그곳의 풍경은 전문가의 사진으로 대체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공연에서도 공연 그 자체를 즐기고, 이후의 추억은 전문가들이 찍어놓은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물론 이번 경우에 공연 영상이 제대로 공개될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저도 다음부터는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그냥 차에 고이놓아두고 가벼운 몸으로 현장에 몸을 맡길까 합니다.

인디음악이 모두 인디가 아니고, 인디음악에도 인디가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락이나 밴드음악이 장르적으로 인디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 댄스나 발라드 위주로 메이저 음반사들에 의해서 아이돌들이 양산되고 소비되는 것 때문에, 락이나 힙합 등이 여전히 소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장르를 인디라고 부를 수는 없을 듯합니다. 장르적으로는 모든 음악이 인디가 아닙니다. 단지 메이저에 의해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 규모로 -- 인디일 뿐입니다. 이번 페스티벌에도 많은 밴드/팀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게중에는 일부 밴드를 보면 그들을 인디로 불러야할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그저 매스미디어에서 소개된/소비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으로 구분하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매스미디어에 자주 등장했던 팀들의 공연에는 많은 이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스칩니다. 메인스테이지에 오른 대부분의 팀들도 탑밴드라는 매스미디어에 한번정도는 소개되었던 팀들이라서 모두 나름 매스미디어의 혜택을 받은 팀들입니다. 그리고 메인스테이지 옆에 조그마한 스테이지에서도 덜 유명한 밴드들의 고연이 있엇습니다. 메인스테이지에 오른 밴드들이 인디라면, 이들은 인디 속의 인디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들과 이들의 차이는 단지 매스미디어의 간택을 받았느냐의 차이정도인데, 대중의 인지도나 관객들의 호응도는 천차만별이었습니다. 그러니 인디가 모두 인디가 아니고, 인디 속에도 인디가 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열정을 가져라라고 말하지만, 현실이 보여주는 장벽은 너무 높습니다. 그러나 또 그들에게 매스미디어라는 빛이 주어지면 인디가 아닌 인디가 되어있겠지요.

앞서 말했듯이 저는 음악에 환장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도 신나는 음악과 분위기에 적당히 동조는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행사에 갈 때는 최대한 가볍게 참성해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괜히 카메라 가방을 메고 몇 시간동안 서있었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도 신나는 음악에도 제대로 뛰지도 못했습니다. (물론 뒷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서 큰 행동을 못하는 면도 있지만…) 음악에 맞춰서 방방 뛰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동조하고 싶었습니다. 무대의 뮤지션들이 내 얼굴이나 흐드는 손을 볼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래도 최대한 손을 흔들고 호응을 했습니다. 나의 작은 손짓이 어쩌면 뮤지션들에게 힘들 북돋워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고, 그러면 더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어서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또 긍정의 에너지를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작은 손짓이 긍정의 피드백루프를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이 끝까지 자리를 벗어날 수가 없었고, 호응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뭐… 그렇다구요.

그리고 이번에 손익을 넘기지는 못했을 듯합니다. 그래도 내년에도 이 행사가 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페스티벌에 입장해서 준비된 무대를 보는 순간 조금 더 많은 후원을 할 수도 있었는데, 그 작은 돈을 아꼈다라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내년에 또 행사가 개최되면 좀더 기쁜 마음으로 후원할 수 있을 듯합니다. 내가 낸 것 이상의 감동을 얻었고, 가능성 (물론 한계도)을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제 인생의 큰 부분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를 통해서 다양한 것들을 볼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기에 이제는 (앞으로 이런 모임에 자주 참석하거나 음악을 많이 듣겠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제가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선택의 문제에서 다른 종류의 음악만을 듣습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인의 정서에는 깊은 한이 서려있다고 말하는데, 이런 행사들을 다녀보면 그보다 큰 락이 있다는 것을 매번 느낍니다.

뭔가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힘든 주말을 보내고 또 이렇게 시간이 흐르니 기억이 옆어져버렸습니다. 이번의 경험과 생각이 또 다른 글을 통해서 표현될 수 있을테니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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