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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카오 직원이라는 내부인이면서 (인수 딜이나 음악 서비스와 무관한) 내부인이 아닌 내부인이 적는 글이라서 매우 조심스럽기는 하다. 어제 오후에 브라이언의 로엔 인수에 관한 이야기도 짧게 들었고 담당자의 인수과정 뒷얘기도 듣고 사내 게시판의 글도 읽었지만 이미 외부에 알려진 것과는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이 글을 통해서 뭔가 새로운 정보를 얻지는 못할 것같다. 그냥 인수라는 그 사건에 대한 일반적이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는 것 뿐이다.

아침에도 관련해서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승자의 저주 이야기도 했고, 화학적 결합에 대한 얘기도 했고, 의외로 다음과의 합병이 로엔을 인수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했고, 또 (자회사로 이직하기도 하지만) 이직할 회사를 하나 잃어버렸다는 얘기도 했다. 먼저 그 얘기들부터 풀어보고 떠오르는 다른 생각을 글로 남기려 한다.

이런 종류의 대형 인수 또는 합병에는 '승자의 저주'라는 것이 따른다. 인수라는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생존이라는 전쟁에서는 결국 패하는 경우를 뜻한다. 국내외의 유수의 기업들이 처음에는 작게 시작해서 성장하지만 어느 수준에 이르면 성장 모멘텀을 잃어버린다. 그런 경우 보통 외부의 유망한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합병해서 규모를 키우고 외부의 기술과 인력을 수혈받아서 계속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일반 전략이다. 그런데 시장에 좋은 매물이 나오면 그걸 탐내는 기업들이 많다. 결국 서로 인수하기 위해서 비딩 가격 경쟁이 붙게 되고, 경매에서 그렇듯이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비싼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 경쟁이 붙지 않더라도 경영 프리미엄 등으로 현재가보다 높은 웃돈을 주고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수나 합병에서 무리한 투자를 단행한 경우, 예상대로 계속 성장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많은 경우 예상치를 밑도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그냥 파산시키거나 헐값에 재매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의외로 많은 회사들이 이런 승자의 저주에 걸렸다.

카카오는 승자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난 잘 모르겠다. 뭐든 결과가 말해주는 거니... 인수 당시에는 과하게 지출했다고 회자되던 것들이 나중에 결국 성공한 인수였던 사례들도 많다.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한 것도 그렇고,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것도 그렇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잘 알겠지만 당시의 기준으로 봤을 때 유튜브랑 인스타그램은 미래를 위한 투자였는데, 카카오의 로엔 인수는 미래를 위한 것일까?에 대한 의문을 많은 이들이 말한다. 카카오의 로엔 인수는 당장의 미래보다는 현재의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면이 강하다. 현재 인터넷/IT 서비스 업체들의 수익모델은 결국 광고나 상품 중계 등의 B2B 사업이다. 카카오도 카카오페이지나 이모티콘 같은 B2C가 존재하지만, 매출과 수익의 대부분은 여전히 광고과 게임 중계로 채우고 있다. 로엔도 B2B의 가능성이 높지만 현재로썬 B2C에 강점이 있는 곳이다. 계획대로 잘 된다면 카카오는 B2B와 B2C라는 양쪽 축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미래 기술이나 인재에 대한 투자가 아닌 점이 다소 아쉽지만, 현재에 대한 투자가 가장 확실한 미래 투자일 수도 있다. (로엔의 주식 75%를 확보하는데 1.8조원이 적정한 가격인가에 대한 이견은 있겠지만, 어쨌든 현재 카카오의 규모에 비해서 무리(무리수?)하는 면이 있어서 당장은 승자의 저주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외환은행 사태에서 론스타가 그랬듯이 이번 인수에서 보여줬던 어퍼니티 이쿼티라는 사모펀드의 능력은 참 무섭다. 개인들이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나중에 주가가 오르면 다시 팔듯이, 사모펀드나 그런 펀드들은 참 장사 잘한다는 생각을 또 하게 된다. 물론 그들은 이런 분야의 전문가니... 보통의 경우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거나 핵심 자신을 분할 매각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장사를 한다. SKP/SKT 입장에서는 공정거래법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당시 2,600억 정도에 판매할 수 밖에 없었지만, 어쨌든 어퍼니티가 장사를 잘해서 몇 배를 남기는 것을 보면서 우리 나라의 기업들도 좀 배워야 한다. 무조건 정부의 보호 아래에서 커가던 그때의 사고로 계속 기업을 운영한다면 결국 더 똑똑한 놈들에게 잡아먹히고 그들 좋은 일 밖에 해주지 못한다. 잘못을 저질러도 용서해주고 형을 선고해도 집행유예나 특별사면으로 다 풀어주고, 법인세도 감면하고 전기 등의 각종 공공재도 막 퍼주는 이런 온실같은 환경에서 안전하게 기업을 운영하다가 야생에서 눈 시뻘겋게 먹이감을 찾아 다니는 대형 펀드들의 먹잇감이 바로 될 게 뻔하다. 당장은 정부가 먹잇감이 되지 못하고 경계를 서주고 있지만 잘 아는 ISD와 같은 국제룰로 접근하면 정부도 더 이상 기업의 뒤를 봐주기도 힘들어질 게 뻔하다.

보통 인수나 합병에서 물리적 결합보다 화학적 결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번 인수에서는 당장은 큰 문제가 안 될 것같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할 때와는 조금 다를 것같다. 당장의 서비스 분야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인수자(카카오)가 급하게 로엔의 상층부를 흔든다면 양상은 달라질 수도 있다. 지금 로엔의 CEO 등의 평판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급하게 그들을 교체하려고 시도하다 보면 그들을 따르는 부하 직원들도 함께 심난해지고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당장의 화학적 결합에 대한 이슈는 없어 보이지만, 결국 사업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자기 편한 사람을 위에 앉히려고 성급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브라이언이 컨텐츠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은 최소 2~3년 이상은 그들의 전문성과 비전에 맡겨놓는 아량 또는 기다림이 필요할 것같다. 카카오뮤직이나 비서비스 분야의 팀/사람들은 일부 겹치겠지만, 큰 비중은 아니다.

만약 1.5년 전에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하지 않았더라면 로엔을 인수할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개인적으론 불가능했으리라 본다. 합병하지 않았더라도 그 사이에 카카오도 IPO를 했을 가능성이 높고, 기업 가치가 5조정도로 형성돼서 충분히 인수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있다. 가능성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 단독의 규모에서는 이번 인수가 불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에 다음이 가지고 있던 현금 자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또 8조 정도 되는 합병 후의 규모가 있었기에 2조 기업을 흡수할 여력이 어느 정도 생겼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인수로 브라이언의 지분률이 어주 살짝 낮아졌는데, 카카오 단독이었다면 지분률이 거의 30%대초 반까지 곤두박두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웬만한 IT 기업들은 창업주의 지분이 20%대에서도 잘 운영하고 있지만, 급격하게 창업주의 지분이 줄어들었다면 경영권 방어에 상당한 애를 먹을 가능성이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더라도,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로엔의 인수의 밑거름이 됐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상은 기업의 입장에서 얘기고... 이전 글에서도 카카오가 마지막 직장이 될 가능성이 낮다고 적었다. 이직을 한다면 비슷한 회사로 갈텐데, 내가 이직할 수 있는 회삭 하나 줄어들었다. (자회사로 이직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재작년에 지인으로부터 멜론 추천 시스템을 만드는데 참여할 의사가 있느냐고 제안을 받은 적도 있고, 작년에 주변에서 로엔으로 이직하죠?라는 우스개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만약 그때 로엔으로 갔다면 지금은 어떤 심정일까?가 좀 궁금하다. 그때 잘 옮겼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이와 이렇게 됐는데 그때 왜 옮겼을까라고 생각할까?

브라이언은 로엔을 인수하면서 개인적인 꿈을 이뤘지만 나는 이직할 수 있는 선택지를 하나 또 잃었다.ㅎㅎ

추가. 페이스북에도 짧게 글을 적었는데, 카카오가 멜론을 먹었으니 그냥 Tropic (또는 Tropical)이나 Fruit라는 지주회사를 만들면 좋을 것같다. 최근에 포도트리도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이렇게 된 거 그냥 열대 과일 시리즈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같다. 망고나 파앤애플 같은 서비스를 포트폴리오에 넣으면 될 것같은데....

아, 그리고 로엔 산하에 여러 중소 뮤직 레이블들이 있다. 아이유 뿐만 아니라 씨스타도 있고, FNC도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몇 개 레이블이 더 있었는데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ㅠㅠ) 그렇지만 그들의 제작부서 사람들이 판교로 사무실을 옮길 가능성은 낮다. 카카오에 입사하더라도 그들을 만나거나 같이 일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이직에 이걸 고려할 필요는 없다.

아침에 이런 내용도 언급했다. 내부자 간 부당 거래는 공정위의 제재를 받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쉽게 소속 가수나 연기자들이 카카오 서비스의 모델로 기용될 가능성은 있을 듯하다. 어차피 모델을 사용할 거라면 굳이 외부에서 찾아볼 이유도 없고, 또 매니저먼트 쪽에서도 더 콧대 높게 대하지도 않을 가능성...? 그리고 만약 그들이 자발적이든 아니든 카카오의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그것도 좋다. 아이유가 인스타그램 대신 브런치에 글을 적고 플레인에 사진을 올린다면?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사내 행사에서 초대 가수로 와준다면 직원으로썬 땡큐겠지만 이건 될지 안 될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 하나 더. 원래 2대 주주였던 텐센트의 지분률이 많이 희석돼서 카카오의 3대 주주에 오른 어피니티와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브라이언이 텐센트와 이견을 보일 때 어피니티와 짝짝꿍이 될 수도 있다는... 텐센트 입장에서는 투자 대비 평가 차익은 벌써 충분히 얻었고, 또 이젠 카카오 경영에도 별로 신경이 없을 듯하다. 초창기에는 텐센트가 카카오를 롤모델 삼았다면 이젠 카카오가 텐센트를 롤모델로 삼고 있기 때문에 텐센트가 카카오에 아쉬울 게 별로 없다. 그리고 텐센트가 로엔의 컨텐츠 또는 소속의 연예인들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졌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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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파나소닉 몰락의 숨겨진 원흉, 산요'라는 전자신문은 기사입니다. 일본 전자산업의 상징 기업 중에 하나인 파나소닉이 작년 예상실적이 약 7800억엔 (원화로 약 11조원)의 적자를 기록하여, 일본 역대 최고의 적자기록에 근접한다는 기사였습니다. 기사의 핵심은 이런 파나소닉의 적자는 엄청난 시너지를 예상했던 리튜전지의 선두기업인 산요를 인수한 것도 파나소닉의 몰락을 가속화시켰다고 분석합니다. 다양한 모바일 전자기기들의 넘쳐나고, 그런 기기들에 필수 부품이 전지입니다. 그런 전지 산업의 1등기업인 산요를 인수하면 파나소닉은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결정이었습니다. (실제 전지산업은 밖에서는 화려하게 보이지만 내부에서는 수익을 내기가 힘든 산업이라고 합니다. 수요도 많지만 경쟁이 심해서 가격마진이 별로 크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무한 경쟁체제에서 계속 새로운 제품을 연구,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가 힘듭니다.)

보통 인수합병 후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승자의 저주 Winner's Curse'를 꼽습니다. 승자의 저주를 간단히 설명하면, 보통 특정 기업을 인수할 때 해당 기업의 주식 취득 형태로 이뤄지는데, 시장가로 모든 주식을 모으기도 힘들고 경영권 등을 보장받기 위해서 시장가보다 높게 프리미엄을 얻어서 주식을 취득하게 됩니다. (특히, 피인수 기업을 노리는 기업들의 수가 많다면 자연히 경매가 이뤄지면서 인수가는 더 높아집니다.) 이렇게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무리한 지출이 따르게 되고, 인수 후에 해당 기업의 경영실적이 좋지 못하면 인수대금도 제대로 건지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무리한 투자와 경영실적의 저조는 결국 모기업의 경영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심한 경우 모기업의 파산에 이릅니다. 주변에 많은 기업들이 덩치를 불리기 위해서 다른 기업들을 인수/흡수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합병된 이후의 시가총액이 인수 전의 시가총액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승자의 저주는 순전히 금융적인 관점에서 이뤄졌습니다. 아무리 무리하게 프리미엄을 얻어줬다고 하더라도 인수된 기업이 계속 좋은 성적을 낸다면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파나소닉의 예에서도, 인수 당시에 파나소닉의 경영진들의 입장에서는 산요의 인수가 (과도한 프리미엄 책정을 제하면) 전략적 판단미스가 아닌 것같습니다. 인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문제로 보입니다.

무리한 지출보다는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이 전략적 인수합병의 실패의 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너무나 당연히 기대되었던 그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을까요? 다른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많은 기업들은 왜 합병 이후에 더 어려움을 겪게 되는 걸까요? 보통 모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규모차이가 크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과도한 프리미엄도 모기업의 지출규모에서는 미약한 수준일 때가 많음) 규모가 비슷비슷한 기업끼리의 합병은 실패로 끝난 사례를 자주 봅니다. 

조직 간의 결합은 그냥 하나로 합쳐서 이름을 새로 붙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일전에도 특정 회사/조직이 성장하여 직원의 수가 커지고 여러 하부조직으로 분화될 때, 물리적인 조직구성은 잘 갖춰지지만 화학적인 결합은 약화된다고 말했습니다. 기존의 하나의 조직이 둘로 분화될 때도 화학적 결합이 깨어지지만, 두 조직이 하나로 합치는 경우에도 화학적 결합이 쉽게 이뤄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예상했던 시너지를 거저 신기루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과 조직의 결합은 첫째 사람과 사람의 결합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결합은 그들의 누려왔던 문화와 문화의 결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과거 역사와 역사의 결합입니다. 작은 조직이 큰 조직에 흡수될 때는 위의 결합에서 갈등이 잘 표출되지 않겠지만, 비슷한 크기의 군중들이 뭉치고, 문화가 충돌하고, 역사가 대비되면 단기적인 화학적 결합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적어도 몇개월에서 1~2년 이상의 버퍼타임이 필요한데, 지금처럼 무한 경쟁 속에서는 그런 1~2년의 쉬어가는 시간은 너무 깁니다. 위의 기사에서도 산요가 완전히 파나소닉화하기 전에 다른 수많은 전지회사들이 치고 올라왔습니다. 최근 엘피다의 파산도 어쩌면 비슷한 맥락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주요 반도체회사들이 공동으로 투자해서 엘피다를 만들었지만, 각 주주들의 이해의 충돌도 발생하는 것을 단기간에 극복할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삼성이나 하이닉스 등의 거대 경쟁자들은 그들이 잠시 주춤하는 틈을 그냥 놔두지 않습니다.

인수합병에 대한 정석은 없겠지만 그래도 인수의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1~2년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합니다. 충분한 여유자금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더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직접 기업을 경영하지 않는다고 너무 쉽게 말하고 있는 듯하지만...^^) 아니면 흡수인수를 시도하기보다는 그냥 독립회사로 독립경영을 보장해주는 것도 어쩌면 괜찮은 방법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정서상 '내가 구입했는데 왜 니들 마음대로 해?'를 그냥 두고 보지 못합니다.) 다른 측면에서는 21세기는 규모의 경쟁에서 탈피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충분히 큰 몸집이 필요하지만, 속도를 희생할 가치가 있는가? 새로운 트렌드가 나오지 않을까? 등의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답을 얻어간다면 단순히 몸집을 키우는 결정보다는 현명한 결정이 이뤄질지도 모릅니다. .. 물론 작업 신생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더 큰 회사에 적당한 가격으로 기업/제품을 팔아버리고 손을 털고 싶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그냥 아침에 잠깐 읽은 기사에서 '시너지'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뭔가를 적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주제넘게도 너무 큰 주제의 글을 적고 말았습니다. 정답은 없는 문제입니다. 제 글을 읽을 경영자들도 없을테고 그렇다고 이 글을 읽고 자신들의 전략적 선택도 바꿀 것같지도 않기 때문에, 저는 저 나름대로 그냥 편하게 글을 적습니다.

** 합병 후에, 직원들을 명예퇴직을 시키고 퇴직금 명목으로 과다하게 지급했는 설도 있다네요. 실제 영역이익을 흑자인데, 퇴직금으로 지출하느라...

** 참고링크: 파나소닉의 공식발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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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이다. 제주 생활의 아쉬운 점 하나를 들라면 겨울에 스키장에 쉽게 갈 수 없다는 거다. 제주의 겨울도 나름 낭만이 있지만, 봄 여름 가을에 비해서 야외활동이 극히 제한되어있다. 스키는 탈 수가 없지만 눈 (대설)이 자주 오는 제주의 특성 때문에 눈 온 다음날이면 인근의 오름에서 눈썰매를 자주 탄다. 아이가 있는 집이면 눈썰매 한두개는 이미 다 가지고 있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집과 회사 사이의 왕복/반복이지만, 겨울에는 적당한 야외운동도 거의 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무료할 수가 있다. 어제는 눈이 와서 점심식사 시간에 사람들끼리 회사 옆의 비스듬한 공터에서 눈썰매를 타기로 급히 결정했다. 그런데 경사도 생각보다 얕고 눈도 많이 쌓이지 않아서 눈썰매가 잘 나가지 않아서 몇 번만 더 시도해보고 그만 둘 요량이었다. 그런데 그때 (경영지원쪽) 직원 한분이 나와서 잔디가 상할 수 있으니 눈썰매는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뭐 그 직원의 입장에서는 잔디도 회사의 기물/시설이니 보호할 의무가 있고, 우리에게 그렇게 요구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렇지만 별로 마음이 유쾌하지는 않다. 이 회사는 직원의 즐거움/행복보다는 잔디보호에 더 가치를 두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문명인으로써 잔디 (넓게는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설령 잔디가 상하면 다시 심거나 하면 되는 일일텐데), 매일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하루의 일탈에 대해서도 그렇게 재제를 했어야 했을까?

Canon | Canon EOS 20D | Aperture priority | Partial | 1/80sec | 0.00 EV | 24.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0:12:26 16:09:50
 회사의 슬로건이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이다. 지금은 '생활이 바뀐다 Life On Daum'이라는 조금 이상한 슬로건이 홈피에 적혀있지만, 여전히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이 회사의 모토로 생각한다. 더우기 어제 눈썰매를 탄 장소가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이라는 슬로건이 적혀있는 제주 GMC 사옥의 벽면 바로 밑이였다.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킨다'라는 의미는 '즐거운 세상을 만든다'라는 의미와 '즐겁게 (즐거운 마음/방법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즐거운 세상은 즐거운 마음으로 만든 서비스를 통해서 만들어질 수 있다. 즐겁지 못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직원들에 의해서 기획되고 개발된 서비스가 과연 고객들에게 즐겁게 다가갈 수 있을까? 굳이 직원들이 일탈의 즐거움을 잔디보호라는 이유로 막았어야 했을까?

 입사한지 만 4년을 다 채워가는 지금,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다음이라는 회사는 활력을 잃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사적으로 만나서 얘기해보면 나만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다. 이런저런 작은 불만들이 한가득 담고 회사를 다니는 동료들을 자주 보게 된다. 회사는 왜 활력을 잃고 있는 것일까? 조직이 커지다보면 (보통은) 자연스레 생동감이 떨어진다. 중견기업, 대기업이 되어서도 초기 스타트업 때의 생동감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조직이 급격하게 팽창하던 시점에 팀/직원들 간의 물리적 연결은 계속 유지했지만, 화학적 연결까지 유지하지 못했던 것같다. 물리적 연결로는 겉으로 보이는 (조직의) 형태는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속에 화학적 결합이 없다면 언제든지 조직은 와해되어 버린다. 다음이라는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기업들이 성장기에 흔히 겪는 부침이다. 조직이 관료화되어지고, 없던 매뉴얼이 새로 생겨나고, 팀간/직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빈도와 질이 줄어들고, 주어진 목표 외에는 서로 신경을 쓰지도 않게 되고... 이런 것들이 다 조직 내의 화학적 결합이 끊어졌다는 증거다.

 그리고, 최근 많은 기업들을 관찰해보면 그들이 직원들에게 사용하는 돈 (급여 및 각종 복지예산)을 (미래에/직원에 대한) 투자가 아닌 그냥 낭비 (회계상의 지출)로 여기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단순히 물가인상률도 반영 못하는 연봉상승 (또는 삭감)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구조조정이나 경영 환경상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가장 먼저 직원들의 복지예산 및 부대시설 이용예산부터 삭감한다. 어차피 부수적인 돈이기 때문에 그런 돈을 최대한 아끼는 것이 회계상에 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맞는 말다. 회계/장부상에서는 분명 지출감소로 예산균형을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결정 하나가 그 속에서 생활하는 직원들이 사기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잘 계산해보면 삭감한 복지예산이 전체 지출이나 매출에 비해서 큰 편도 아니다. 삭감으로 인해서 얻는 (장부상의 금전적/겉으로 보이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직원들의 사기나 (업무) 분위기 등의 측면에서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그리고, 완전히 일반화시켜서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큰 조직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잘 해야 한다. 보통 스타트업 시절에는 모두 한 팀으로 움직인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라도 쉽게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조직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분화가 시도된다. 보통 조직 분화가 서비스/제품 단위로 쪼개지기보다는 기능 단위로 쪼개지게 된다. 비슷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끼리 묶어놓으면 더 큰 시너지가 발생할 것같고,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여러 조직에 쪼개어 놓으면 부서/팀별로 같은 일을 반복하게 되어 불필요한 리소스낭비가 발생할 것같다. 그래서 보통 팀을 만들 때 서비스보다는 기능 단위로 쪼개게 된다. 기능단위 조직의 장점이 분명 있지만, 그에 맞먹는 단점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앞서 말한 화학적 결합이 깨어지는 경우가 많다. 거대 기업에서는 어쩔 수 없이 기능위주의 조직분화가 이뤄지지만, 적당한 중견기업이라면 그냥 서비스/제품단위의 조직분화가 더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머리에 떠오르는 혁심기업들은 대부분 서비스/제품단위의 조직분화가 이뤄지는 것같다. 말했지만, 서비스/제품단위로 쪼개지면 불필요하게 같은 작업이 여러 번 이뤄지는 부작용은 분명히 있다. 또 기능단위 조직에서의 조직 간 알력싸움이 제품/서비스간 조직 사이에서도 비슷한 알력이 생길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전사의 리소스를 어떻게 잘 분배할 것인가도 중요하다. (그런데 어렵다. 바보라서 어려움보다는 전략상의 선택 때문에 그렇다.)

 적어도 그렇게 기능별로 조직이 분화되었다면 조직 간의 cross-functional 관계개선에 많이 투자를 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의 기획/개발을 위한 정식회의뿐만 아니라, 업무 이외의 동아리활동이나 팀간회식 등을 빌어서라도 조직간의 대화가 많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지 다른 조직에서 하는 업무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내가 하는 업무에 대한 설명을 다른 조직에 전달할 수가 있다. 그렇게 다양한 의견이나 생각들을 듣고 수렴함으로써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혁신이 발생한다. 어떤 회사에서는 큰 스튜디오에서 일부러 화장실을 건물의 한가운데 한 곳만 만들어뒀다는 일화도 있다. (픽사얘기다.) 각자 업무에 바쁘더라도 생리현상은 해결해야하고, 그렇게 화장실을 가다가 다른 팀/조직원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대화하다보면 서로의 문제를 듣기도 하고 또는 서로의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도 듣기도 한다. 그러면서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고, 역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해결해줄 다른 팀/조직의 전문가를 초빙할 수가 있다. 전문화 다원화 복잡화된 지금은 Know-how보다 Know-where 또는 Know-who가 더 중요한 시대다. 그리고, 앞서 밝혔듯이 회사에서는 동아리활동이나 팀간 회식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지출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제대로된 물리적 결합은 화학적 결합이 보장되어야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짧게 한마디를 더 하자면... 회사는 치사하게 돈과 시간으로 직원을 상대로 장난치면 안 된다. 골로 가는 첩경이다. (그리고 지극히 직원의 입장에서... 회사가 직원들에게 하지 말아야할 장난은 몇 가지 더 있다. 바로 여러분들이 분개하고 불만하는 바로 그 방식들...)
 
 하나더. 직원들로부터 최대한의 창의성을 끌어낼려면, '자유' '다양성' '재미'를 보장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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