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Pin It
지난 주에 뉴스위크지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올라왔다. Rob Cox가 적은 The Ruthless Overlords of Silicon Valley라는 기사다. 기사의 내용은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한 많은 IT기업들이 스스로 선하다고 인식하고 그렇게 알리고 있지만, 그들이 적대하는 기존의 악덕대기업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얘기다.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등의 주요 IT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업 미션이 악하지 않고 수익을 낸다거나 수익보다는 위대한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기존의 제조나 유통 대기업들의 경영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 중에서 최근 이슈가 되었던 SOPA (Stop Online Property Act) 규정에 대한 내용이 있다. (그리고 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도)

논의에 앞서서 개인적으로 '사용자들의 자발적 규제'에 대해서 찬성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발적 규제란 사용자 스스로가 현재의 법적인 근거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의미다. 기존의 저작권법이라거나 정보통신이용법이라거나 그런 법적인 근거를 해치지 않고 또 사회규범이나 미풍양속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자발적으로 인터넷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발적 규제'가 사회의 민감한 이슈에 대한 '자기 검열'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사법체계가 완벽해서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그저 건전한 인터넷 문화에 사용자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자발적 규제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지, 스스로 표현의 자유를 억제하라는 의미도 아니다. 표현의 자유도 헌법에서 보장해주는 것이니 당연히 지켜야 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동의하는/금지하는 행위 (인터넷 도박, 성인, 저작권침해, 욕설이나 악성 허위사실유포 등)에 대해서는 스스로 삼가야 한다는 취지다.

그래서 SOPA처럼 강제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 이런 행위를 법이 아닌 사용자 스스로가 인식하고 자제하고 금지시킬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또 인터넷 생태계 내에서 잘못된 정보나 악의적인 행위들은 스스로 규제/정화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강제조항은 반대한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지난 4년 동안 보여왔던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무시한 입법 행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반대한다. 강제력보다는 자발성에 바탕을 둔 생태계의 조성에 더 많은 토의가 필요한 시점이지, 무조건 강제력의 동원이 답은 아니다.

그런데 위에 소개한 기사를 읽으면서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 있다. 바로 지난 2008년의 전세계 금융위기 사건이다. 지난 금융위기의 원인에 대한 많은 분석과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것의 직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던 입법행위가 있었다. 새롭게 법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법의 폐기가 있었다. 바로 1930년대의 세계대공항 시기에 만들어졌던 글라스-스티겔법 (Glass-Steagall Act, The Banking Act of 1993)의 폐지다. 법을 간단히 설명하면 한 은행이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동시에 가질 수가 없다는 거다. 예금과 대출, 보험, 증권 등을 한 은행에서 모두 할 수 없다는 거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금산분리법과 비슷하다. (금산분리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말한다.) 그런데 근 70년간 이어오던 법이 90년대 말에 폐지되었다. 2000년대의 투자은행이 성행하고 은행들의 서브프라임모기지나 증권화과 가능했던 것이 글라스-스티겔법의 폐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이 중론다. (전문 분야가 아니므로 세부사항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은 맞습니다.)

기사를 읽으면서 글라스-스티겔법의 폐지와 금융위기 사건이 떠올랐다. 자율시장은 지지하지만 무분별한 자율시장의 결과가 바로 우리가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는 금융위기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법은 늘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동해야 한다. 글라스-스티겔법이 그런 일종의 안전장치였다. 실제 7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법이 처음에 제정되었던 시대와 사회 환경이 많이 바뀌었고 은행업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래서 실제 글라스-스티겔법의 의미가 거의 유명무실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형식적으라도 존재하던 법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무분별/무절제의 자유방임이 되어버렸다. (비유하자면 남녀가 한방에서 가운데 그어놓은 선을 지운 것과 같은...^^)

금융에서의 사례를 바로 인터넷에 적용할 수는 없다. 그리고 SOPA 등의 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러 법이 제정되면 관련된 업체/기업들은 위축될 수 밖에 없고, 사용자들도 자기 검열에 들어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에는 근본적으로 반대한다. 그렇지만 방종에 이르도록 내버려두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이 글을 적고는 있지만 어떤 의견을 보태거나 빼야할지 막막하다. 단순히 미국의 얘기라면 쉽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에 비춰보면... 좋은 의도로 시작된 법이 나쁜 적용사례를 남긴 적이 많지 않은가? 무리하게 법조항을 적용한 사례도 많이 보았다. 그리고 허위사실유포나 명예훼손 부분에서는 기존의 법체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는 이중잣대의 새로운 무거운 법조항을 삽입하려는 현재의 움직임을 보면서 아주 좋은 취지의 법이라도 찬성의 입장을 밝힐 수가 없는 것이 지금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미네르바 사건이나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나경원 전의원과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사건도 인터넷 사용에 대한 규제에 관한 사안이다. 이런 사건들을 바로 옆에서 목격하면서 SOPA와 같은 입법 움직임을 어떻게 봐야할까?

그런데 금융위기에서 금융회사들이 타격을 받는 모습을 보면서 IT/인터넷기업들은 교훈을 얻었을까? 이상한 법이 만들어지지 않고도 건전한 인터넷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다. 현재까지는 나름 잘 만들어져가고 있다. 그런데 세계대공황이나 금융위기가 인터넷 생태계에서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입법으로 규제될 수 없는 공간이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그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공간이다. 어쩌면 구체적인 사안별로 주먹구구식으로 입법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달라진)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대해서 더 심도깊은 토의를 거쳐서 좀더 폭넓은 사회전반에서 우리의 법체계를 재검토해보는 것이 더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이 글은 참 오해를 불러일으키기가 좋다. 그래서 적지 않으려고 했지만... 요약하면 '인터넷에서도 금융위기와 같은 대공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능하면 자발적으로 정화가 되어야 하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 그런 안전장치가 기득권의 이득을 위한 임의의 조치로는 되면 안된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지만 옳은 방향으로 이 사회가 발전하기를 희망하면서 적은 글입니다. 세부사항에서 잘못된 부분도 있을 수도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사안에 대해서 일방적으로 표현된 것도 있을 수가 있지만, 글을 처음 적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그 요점이나 취지를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Share           Pin It
 조용하던 (?) 대한민국 IT 계를 술렁이게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비즈 스톤과 잭 도르시와 함계 트위터 Twitter를 창업한 에반 윌리엄스가 한국을 방문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거물들이 한국을 방문했지만, 현 시점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는 인물 중에 하나다. (그 외에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의 마크 쥬커버그 정도의 방문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같다.) 이브의 이번 방문으로 다음과 트위터의 제휴를 맺었고, LGU+를 통해서 한국에서도 텍스트메시징으로 트윗팅이 가능해졌고 (물론, 그 전에도 한트윗 등으로 SMS 트윗팅은 가능했었다.), 그리고 트위터의 로컬라이징 (한글화)가 이뤄졌다. 8번째 지역화인 듯하다. 중국보다 빠른건가? 그 외에도 다른 국내 IT거물들과의 회동이 있을 듯하지만, 어쨌던 내 관심사는 텍스트메시징도 아니고 (아이폰 때문에 KT를 사용중), 트위터 한글화도 아니다. (twtkr 등의 어줍짢은 한글화는 별로였으니,.. 그리고 다른 대부분의 서비스들도 그냥 영문메뉴로 사용중이다.) 그나마 내 관심사는 지금 제직중인 다음이라는 회사가 그래도 다른 포털인 네이버와 네이트를 따돌리고 트위터와 첫번째고 공식 파트너쉽을 맺었다는 정도다. (특별히 큰 관심은 물론 아니다.) 다음이 트위터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자세한 내막은 내부인이어도 잘 모른다. 그리고 알고 있더라도 자세한 계약사항들은 대외비일테니, 더 깊게는 묻지 마라. 그래도 하나의 힌트를 주자면, 트위터로부터 실시간으로 데이터/트윗을 피딩받을 수 있는 양이 좀 더 늘었다 정도다. 무제한은 아니고, 일반 리밋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다.

 다음과 트위터의 제휴 소식이 나오기가 무섭게, 오늘부터 다음탑화면의 하단에 트위터 피드가 노출되기 시작했다. 모든 트위터러들의 피드를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유명인들 (정치인, 연예인, 기타 파워트위터러 등)의 트윗을 거의 실시간으로 피쳐링해서 보여주는 수준이다. 아마도 다음검색에서 '~~ 트위터'로 검색했을 때, 사이트 영역에 노출되는 이들은 모두 포함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서 참 초라하게 노출되고 있다. 트위터러들의 성향/직업에 따라서 구분해서 보여준다거나, 모든 트윗피딩보다는 좀 이슈가 된 것들 (RT가 많이 된 것 등)만 선별적으로 보여준다거나, 현재 이슈가 되는 사건에 대한 트윗들만 보여준다거나 등의 더 파인튜닝이 필요할 거다. 해당 팀/본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니 더 딴지를 걸진 않겠다. 어쨌던, 시작은 시작이지만 좀 초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 물론 그 전에 더 큰 서비스를 준비하기는 했었다. (본인도 일부 참여했던 부분이지만, 자세한 내막은 생략)

 그런데, 아무리 유명인들의 트윗이라지만 사생활침해에 대한 우려는 있다. 물론, 해당 인물을 팔로잉만 하면 자신의 타임라인에서 그들의 글을 모두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네들의 개인타임라인에서 과거의 모든 글을 볼 수가 있다. 그렇지만, 트위터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자신의 또는 그네들의 타임라인을 본다는 것은 적극적 Active 열람행위지만, 광장과 같은 다음탑에서 그네들의 글/생각을 수동적 Passive으로 보여준다는 것은 어쩌면 사생활침해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어떤 유권해석이 내려질지 궁금하다. 같은 이유에서, 대한민국의 유명인/트위터러라면 이제 자신의 트윗에 더 신경을 쓰고 조심해서 트윗했으면 좋겠다. 단순히 개인의 마이크로블로깅을 넘어서, 더 공적인 영역에서 그들의 글이 노출되기 때문에 하나의 트윗에도 더 신경을 쓰고, 말도 가려가면서 트윗을 하는 그런 노력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유명 트위터러들이 가끔 불평아닌 불평을 한다. 팔로워들이 늘어나면서부터 트윗 하나하나를 올리는 것이 조심스러워졌다고... 이제는 수천, 수만의 팔로워가 아니라, 다음에 접속하는 수천만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더 조심스럽게 트윗을 했으면 좋겠다. 그렇지만, 너무 위축되어서 가식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다. 자유와 격식을 함께 보여줬으면 좋겠다.

 두번째로 생각해볼 점은 바로 '제휴'에 관한 것이다. 다음이나 네이버가 대형 포털회사라고는 하지만, 메일/카페/블로그 등의 일부 대형 서비스를 제외하고, 많은 소소한 정보들을 국내의 중소업체/기관들과 제휴를 맺어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음에서 검색해서 보면, 일반 글들도 노출되지만, 뉴스를 포함해서 많은 선별/가공된 정보들을 볼 수가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제휴된 데이터들이다. 그리고, 게임과 같이 내부에서 개발되지 않는 많은 것들도 제휴를 통해서 서비스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의 다음/네이버/네이트 등의 대형 포털들의 제휴에서 항상 포털이 '갑'의 역할을 그리고 중소업체들은 '을'의 역할을 담당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은 잡음들이 들려왔다. 그런데, 이번 트위터와의 제휴에서는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일까? 형태상으로는 다음이 갑으로 보이고 트위터가 을로 보이긴하다. 그렇지만, 이번 제휴에서 분명 트위터는 '슈퍼 을'이었을 것같다. 다음을 포함한 네이버/네이버/파란 등의 다른 모든 업체들도 트위터와 전략적 제휴를 맺길 희망했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 이번 윌리엄스로 그들 모든 회사에 방문한다는 얘기가 있다. 또 네이버는 한국에서 구글과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데이터 연동의 대가를 매우 높게 불렀다라는 후무도 있다. (Believe or Not이지만, 개연성이 높을듯하다.) 어쨌던 이번 한국 포털/업체들과의 제휴에서 트위터는 '갑'을 뛰어넘는 '슈퍼을'의 지위와 힘을 가졌을 것이 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껏 대형 포털들이 국내 업체들에게 보여줬던 일종의 월권이 참 가슴아프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업체들과 건강한 제휴관계를 맺었어야 했는데, 이제껏 그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지 않은가? (틀렸다고 말하면, 바로 수정하겠다.) 마치 구한말에 외국 열강들에게 치외법권 등의 권한을 부여했던 것같은 일이, 어쩌면 이번 트위터와의 제휴에서 발생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페이스북이 한국에 진출하고 다른 센세이셔널한 서비스들이 한국에 진출할 때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좀 더 지켜보자.

 세번째는, 티스노리에서 itagora 블로그를 운영중인 @zerofe가 아침에 올린 트윗을 보자. (본인도 비슷한 뉘앙스의 주장을 오래 전부터 해왔다.) 아침에 "메일과 카페 서비스를 성공시킨 Daum이 10년 넘게 커뮤니티 모델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남들 따라만 하다가 결국 트위터와 제휴맺고 메인에서 트위터 글을 보여준다니.. 안타깝다. 얼굴이 화끈하다. (링크)" 요런 트윗을 했다. (참고로, 트람/zerofe는 미디어다음에서 아고라 서비스에 참여했었고, 저와는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공학과 입학동기입니다. 물론, 그 친구가 졸업은 고려대학교에서 했고, 다음에서는 3달 정도의 차이로 함께 일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의 블로그에서도 여러번 밝혔던 내용인데, 다음에서 한메일과 카페를 성공시켰습니다. 이 두 서비스의 특징이 바로 '소셜'입니다. 그런데, 더 나은 소셜 서비스를 가깝게는 싸이월드에도 못 미쳤고 그 이후에도 외국에서 마이스페이스/페이스북/트위터 등의 SNS가 활짝 핀 시점에도 소셜에서 제대로된 모습을 못 보여줬습니다. 물론, 플래닛이나 요즘과 같이 꾸준히 소셜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지만, 경쟁 서비스들에 비해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다음의 시작시점에는 소셜서비스로 시작해서 꽃을 피웠지만, 후속 소셜 서비스를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한 것이 참 아이러니한 것입니다. (참 위안은, 소셜은 구글에게도 무덤이었다는 정도.) 트람의 주장처럼 제대로된 커뮤니티 모델로 성공했지만, 그 이후에 더 발전하지 못하고 뜨는 서비스를 벤치마킹 (참 우아한 표현입니다. 직설적으로는 '베끼기')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또 얼굴 화끈거리는 상황입니다. (오해는 마세요. 트람도 전 회사인 다음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적인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지 못하고, 아니 그런 트렌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데이터 연동 수준으로 트윗글을 보여주는 현실은 참 안타깝습니다.

 그렇지만, 네번째로 (이것도 자주 주장하던 바인데), 포털들의 순수혈통주의를 버렸다는 점에서 이번 제휴에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아주 예전 글들에서 국내 포털들의 순수혈통주의, 소위 갇힘/닫힘/폐쇄/close/walled,를 자주 비판했습니다.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네이버 지식iN이나 블로그의 글만 보여주고, 다음에서 검색하면 다음 카페나 티스토리의 글들만 보여주고... 아니면, 적어도 해당 포털에서 제공한 다른 데이터들만 우선순위에 두고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외부의 더 많은 데이터/글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해는 마시길) 실제, 예를들어/단편적으로, 다음검색에서 블로그글을 검색하면 네이버블로그의 글에 더 높은 우선순위로 보여주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물론, 다음이나 네이버보다 규모가 작은 포털의 경우, 검색에서 자체DB 뿐만 아니라, 다른 포털의 데이터를 피쳐링해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 파란에서 카페 컬렉션은 다음에서 제휴를 받아서 서비스됨.) 그러나, 보통 대한민국 국민들이 포털이라고 말하면 다음이나 네이버 (네이트도 추가해줘야할까?)를 떠올리기 때문에, 실제 국내 포털들은 모두 갇혀있었습니다. 검색에서는 그나마 자체 DB의 부족으로 더 나은 품질의 문서를 보여주기 위해서 외부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수준이지만, 이제껏 포털의 탑화면에서 자사의 컨텐츠가 아니라, 외부의 컨텐츠를 보여준 경우는 없습니다. 물론, 뉴스는 모두 외부 신문사에서 가져오고, 네이버 N캐스트는 메이화면 편집권을 신문사에 넘겼습니다. (N캐스트가 만들어진 사정은 신문사에 더 큰 권한을 주기 위한 오픈이 아니라, 다른 복잡한 사정이 있었죠.) 포털 메인/탑화면에서 뉴스와 광고 (쇼핑몰업체 리스트 포함)을 제외하고는 외부 컨텐츠가 제공된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있기는 있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습니다.^^) 간혹, 다음뷰를 통해서 외부 블로그로 연결되지만, 그것도 다음뷰라는 테두리 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트위터 제휴로 인해서, 다음 메인/탑화면에서 트윗글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은 (3번째처럼 쪽팔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국내 포털들의 순혈주의를 깨부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한번의 파괴가 일어났습니다. 이것은 파괴의 시작입니다. 연속된 파괴를 대비해야 합니다. 파블로 피카소가 말했듯이 '모든 창조 행위의 시작은 파괴다'라는 말을 떠올린다면, 이번 파괴는 분명 창조를 위한 출발점입니다. 이를 기회삼아서 창조로 이어진다면 베스트 시나리오지만, 역으로 그냥 파괴로만 끝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됩니다. 어떻게 될까요? 흥미진지합니다. (워스트로 된다면 제가 월급을 못 받을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절대 그런 일은 벌어지면 안 되겠죠? ^___^)

 이번 deal을 바라보는 다른 여러 시각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서 저는 사생활침해 우려 및 주의깊은 블로깅 생활, 주종이 아닌 상생의 제휴관계로의 시작, 세게적인 트렌드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 IT수준, 그리고 포털의 순혈주의의 균열 등의 4가지 점을 이번 다음-트위터제휴 및 트윗글의 다음탐 노출에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른 생각할 점이 있다면 후속 포스팅으로 올리겠습니다. 그런데, 후속은 기대하지 마세요. 더 적기 귀찮아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travel.plusblog.co.kr BlogIcon 이즈 군 2011.01.20 14: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포털의 소셜화...
    이젠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 같네요.. ^^

  2. Favicon of http://falconsketch.tistory.com BlogIcon 팰콘스케치 2011.01.20 20:1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엄청난 사건으로 기록이 되겠는걸요~~!

  3. 2011.01.21 15:05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4. Favicon of http://pssyyt.tistory.com BlogIcon 무터킨더 2011.01.24 02:0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진지한 글 잘 읽었습니다.
    지금 인터넷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대략 감이 오네요.
    저 같은 사람을 위해서 아주 중요한 포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