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12.13 2013년, 나는 살아남았는가?
  2. 2013.01.01 2013, 살아남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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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 더 정확히는 작년 대선 결과를 보고 나서 -- 2013년도의 목표를 '살아남기'로 정했다. 그래서 2013년 첫 포스팅의 제목을 '2013, 살아남아라.'로 정했다.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그 글을 찾아서 읽는다. 과연 나는 지금 살아남았는가?

치열하게 살아남기로 다짐했지만 지금은 그저 가느린 산소호흡기에 기대어 연명하고 있을 뿐, 자생으로 살아남지는 못한 자가 되었다. 주변을 둘러보고 위로 아닌 위로를 얻는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살아남은 자들의 세상이 아니라, 죽지 못한 자들의 세상이다.

11월 어느날 이 글을 적으며 한해를 정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채워넣는 지금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한장의 대자보가 세상이라는 큰 호수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참고 기사) 우리가 답해야할 물음을 후배들에게 떠넘겨버린 것같아 마음이 아프다.

2013년도 첫 포스팅의 마지막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 마라. 적어도 두 분야 이상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이 둘을 결합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라'라고 명시했다. 페이스북에서 자동으로 설정한 Year in Review의 첫글도 이 글귀가 선택되었다. 지난 1년동안 까맣게 잊고 살았다.

올해는 매일 새로운 생각을 하고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서 매일 한편 이상의 글을 적는다는 나름의 작은 목표를 세웠다. 상반기 6개월동안은 실천에 옮겼고, 어느 순간 내가 미친 짓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글쓰기로는 내가 평생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래서 7월부터는 예전처럼 생각날 때만 글을 적고 있다. 그래서 간혹 중요한 주제를 그냥 흘려보내버리는 우도 범했다.

하반기에는 사진에 다시 미쳤다. 제주 생활 6년이지만, 올해처럼 어두운 시간에 돌아다녀본 적도 없다. 일몰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야간에는 별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또 늦은 밤에 차를 몰기도 했다. 한달에 수백 수천 장의 사진을 찍으면서 나름 즐거움을 만끽했지만, 또 그 모든 것이 너무 허무하기도 했다.

특히 제주의 새로운 곳, 아름다운 곳을 여행할 때면 늘 먼저 떠난 그 녀석 생각에 잠시 빠져든다. 늘 보고 싶고 또 늘 미안하다. 그 녀석을 보낸 이후로 내일도 눈을 뜰 수 있을까?를 늘 근심하며 잠자리에 드는 것같다. 갑작스러운 이별이었지만 그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고, 또 다른 생각과 시각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준 그 녀석의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한다. 나는 세상에 뭘 남겨놓고 떠날 것인가?

근심으로 시작한 2013년이었기에 지금 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솔직히 나는 2013년에 살아남았다고 당당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살아있고 또 주어진 시간을 채워나갈 것이다. 그것이 모두의 소극적 사명이다. 그러나 더 적극적인 사명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또 하게 된다. Quo Vadis, Domine? 제가 함께 가도 되겠죠?

이제는 뭔가를 새로 시작하면 끝낼 수 있을까?를 걱정하고,
그것을 끝내고 나면 다른 것을 시작할 수 있을까?를 걱정한다.
제발 이것만은 제 손으로 끝내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도,
그것이 당신의 결정이라면 저는 따르겠어요라고 내려놓는다.

다시 오지 않을 2013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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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살아남아라.

Gos&Op 2013.01.01 1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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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도 첫 포스팅이다. 인위적으로 시간이나 공간 등을 구분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모두가 그러니 일단 따르도록 하겠다. 어제 2012년도 마지막 포스팅으로 '대선과 대첩 이후'라는 글을 통해서 오프라인 이벤트가 온라인 서비스와 더 긴밀하게 연계되면 더 즐거운 축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글을 올리고 나서, 2013년도 첫 글은 어떤 걸 적어야하나?를 궁리했다. 그래서 지난 5년동안의 블로그글을 정리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이렇게 새해소망이 아닌, 새해결의로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밤에 0시가 되자마자 페이스북에 '살아남아라'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결국 그 메시지가 2013년도의 첫 포스팅의 주제가 되었다. 아침에 산에 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서 처음 든 생각이 지난 밤의 '살아남아라'라는 글이 너무 적절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감히 2013년을 시작하는 지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나 '부자되세요' '행쇼' 등과 같은 인삿말을 하지 못하겠다. 2013년도는 '행복한 삶'이나 '사람다운 삶'이나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살아남는 삶'이라는 처절한 현장이 될 것같다. 5년 전에는 (가짜) 경제가 행복을 이겼는데 지금은 사람까지 잡아먹었다. 꿈이 아니라 욕망이다. 그 욕망이 시작되는 이 시점에서 사람다운 삶이란 없다. 욕망에 이끌린 그런 짐승같은 삶을 시작하는 대한국민들에게 행복과 사람은 사치에 불과하다. 어쨌든 우리의 선택이 그렇다. 그러니 2013년은 그렇게 살아남아야 한다.

밤새 뒤척이다가 6시에 눈을 뜨고 지난 밤에 올라온 페이스북 글들을 봤다. 가장 눈에 띄는 메시지는 '대출을 줄여야 한다'라는 문구였다.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이미 시작되었다. 헛된 희망보다는 처참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미덕이었던 시절은 이제 끝났다. 그러나 여전히 위정자들의 생각은 산업화 시절에 머물러있다. 이제껏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최근 은행 CF들이 주로 개인 대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어릴 적 80년대에는 10%의 고이율로 저축을 장려했었다. 그때는 개인이 저축한 돈을 기업체에서 빌려가서 대량생산과 수출을 통해서 수익을 얻었던 시절이었다. 당시에는 개인대출을 굳이 광고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규모도 작아서 수익도 남지 않는 장사였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대출을 장려한다. 담보가 없어도 신용으로도 마구 대출해주고 있다. 그렇게 우리의 호주머니는 가벼워지고 우리의 인생은 은행에 저당잡혀있다. 산업화 수출주도형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은행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삶을 은행에 맡기고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

새해 첫 산행에 나섰다. 지난 목요일에 다녀왔던 관음사코스를 택했다. 7시에 집을 나서서 입구에서 산행준비를 마치니 벌써 미명이 밝아왔다. 그렇게 눈길을 걸으면서 계속 생각에 잠겼다. 오늘 굳이 정상을 밟아야 하나?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지금 정상을 밟는 것이 중요한가? 지난 주에 이미 다녀왔던 길이고 이른 아침이라 입구의 경치도 볼만했다. 5년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은 충분히 길다. 이제 출발선에 있다. 시작하자마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장렬히 전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3km정도만 걷다가 되돌아왔다.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긴 시간을 살아남기 위한 계획을 잘 세울 때다. 처음부터 너무 힘을 뺄 필요가 없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약아빠져야 한다.

좀 더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리고 암울한 시나리오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모든 가능성은 다 열어놔야 한다. 시절이 안 좋다. 꿈꾸는 것조차 위험하다. ... 대비하라고, 살아남으라고 글을 적고 있는데 생각이 집중될수록 더 우울해진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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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을 너무 우울하게 맺었다. 그래서 살아남기 방법 하나.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지 마라.
최소 두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져라.
그리고 그 둘을 결합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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