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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27 인문학과 딥러닝이 던지는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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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이후로 인문학에 대한 화두는 대한민국 사회를 휩쓸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긍정적 기대와 기성 세대의 인문학 팔이에 대한 회의가 겹쳐서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있다. 어쩌면 '중심에 있다'는 표현은 맞지 않는듯하다. 대한민국에서 공학이나 과학과 비슷하게 인문학도 논의의 중심에 놓인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단지 조금 더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중심으로 들어온 것처럼 보일 뿐, 여전히 변두리에 머물러 있다. 정치 또는 경제가 아니면 대한민국의 중심에 놓일 수가 없다. 간혹 스포츠가 중심에 놓인다. 그러나 그건 정치의 조작에 따른 왜곡된 현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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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공학에 발을 담고 있는 나는 여전히 인문학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다. 정확한 방법을 모를 뿐 뭔가 변화를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힐링이라는 말과 함께 기성세대들의 생명연장을 위한 지나친 인문학 마케팅은 여전히 경계한다.

그런데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한자로 풀어보면 사람을 뜻하는 인, 글자/문자를 뜻하는 문, 그리고 배움을 뜻하는 학으로 이뤄졌다. 즉 사람과 글과 배움이다. 문자 그대로 사람에 관한 것이고, 글에 관한 것이고, 또 배움에 관한 것이다. 사람 글 배움... 

먼저 문이란 결국 글이다. 즉 글을 적는 능력, 글을 읽는 능력, 글을 해석하는 능력, 글을 응용하는 능력 등으로 볼 수 있다. 더 깊게 들어가면 생각하는 능력이다. 문을 영어로 표현하면 liter(al)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같은데, 조금 의역하면 art로 표현될 것같다. (영어권에서도 liberal art라고 표현했지 않은가?) Art란 흔히 예술이라 표현하지만 기술을 뜻하기도 한다. 즉 예술과 기술은 같은 것이고 이는 모두 사람들이 인위적으로(artificial) 만든, 즉 natural의 반대 개념이다. 결국 문은 사람이 만드는 모든 것이다. 그래서 결국 문은 인에 포함된다.

학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배우지 않은/못하는 이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말도 있다. 배움이란 사람이 가지는 기본 소양이고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거다. 같은 결론으로 학도 인에 포함된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사람 그 자체가 인문학이고, 사람에 관한 것이 인문학이고, 사람이 만든 모든 것이 인문학이다. 그렇기에 인문학에 대한 이상 과열 현상이 진짜 이상하다.

결국 인문학에서 사람만 남았다. 사람 또는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이 인문학이다. 인문학은 이래야 한다는 많은 주장들이 있지만 그 속에 사람이 없으면 그것은 인문학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내가 인문학에 기대하는 이유도 혹시나 사람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다시 사람의 가치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역으로 인문학에 경계를 하는 이유도 다시 인간의 존엄성보다는 수단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 때문이다. 잘 알려진 많은 인문학 마케터들은 인간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밖에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여전히 잘 팔린다.)

인문학에 대한 무지 또는 오해가 인문학을 무용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에 대한 무지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무지가 맞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이 인문학을 배우고 전파한다는 것은 자기 모순이다.

학문적으로는 오래 됐지만 그 효용이 끝났다라고 판단했던 알고리즘이 있다. 물론 일부 분야에서는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고 믿었지만 대부분의 영역에서 다른 더 나은 알고리즘으로 대체됐다고 판단했던 알고리즘이다. 바로 신경망이라 알려진 뉴럴네트워크, 더 정확히 말하면 인위적 뉴럴 네트워크 (Artifical Neural Network, ANN)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인위적으로 사람의 신경망을 은유해서 만든 머신러닝 기법이다. 수식으로 깔끔하게 표현되지 못해서 비판을 받고 또 다른 대체제들보다 더 낫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장되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최근에 딥러닝 Deep Learning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뉴럴네트워크를 처음 제안했던 사람들의 꾸준한 연구와 그리고 구글이나 페이스북같이 충분한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를 확보한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적절한 사용처를 찾아내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딥마인드라는 회사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술적으로 4세대 뉴럴네트워크인 Restricted Boltzmann Machine이 딥러닝이다. 그냥 그렇다는 거다. 어차피 대부분 관심이 없을테니 그냥 아는 척 한 거다.

어쨌든 딥러닝 또는 뉴럴네트워크의 성공 이면에는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에 두고 있다. 사람의 신경망이 어떻게 작동할까?를 고민한 끝에 나온 모사가 뉴럴넷이기 때문이다. 뉴럴넷같은 소프트웨어/알고리즘 뿐만 아니라, 많은 로봇공학이 사람이나 동식물들의 움직임 또는 기능을 관찰해서 얻은 통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물론 기계/로봇으로 동물을 그대로 모사할 수 없기 때문에 유기체와 다른 형태로 구현될 수 밖에 없다. 어쨌든 유기체의 기능을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것 또는 더 나은 것을 얻고 있다.

인문학이 던지는 화두는 사람에 대한 본질에 대한 이해이고, 딥러닝이 던지는 것은 사람의 기능에 대한 이해다. 사람의 본질과 기능. 사람을 이해해야 한다. 어제 적은 '성공하는 서비스'에서 밝힌 AC도 결국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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