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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은 개인들에게도 큰 상처를 줬지만 대한민국 전체에도 또 큰 상처를 남겼다. 사고 당사자의 트라우마, 가족친지들의 슬픔, 그리고 국민 전체의 불안감... 지금은 모든 살아남은 자들의 무덤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이런 글을 적어야 하는가?라는 의문도 있지만 기록은 남겨야겠기에 생각을 정리한다.

사건이 경과하면서 계속 눈에 띄는 것은 언론들의 바보짓이다. 대형 오보가 하루를 멀다하거 터져나온다. 기본적인 사실확인이나 의견에 대한 비판/의심이 없이 그저 누군가 불러주는대로 적어나가기 바쁘기 때문이다. 그냥 속도 경쟁에서 이기면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치킨런을 보는 듯하다. 그 끝은 낭떠러지일 뿐이다. (굳이 따로 오보를 정리하지는 않겠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각종 소셜미디어가 생겨나면서 언론에 위기가 닥쳤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그래도 10년 20년을 지내면서 언론들은 그들 나름의 생존 전략을 세워서 어쨌든 연명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 한심하게 언론 본연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전파되는 가십성 이야기들을 정리해서 실시간으로 스팸질하고 뿌리는 것이 다 이기는 하지만...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분명 기성 언론에 큰 충격을 줬지만 언론 자체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언론, 적어도 대한민국의 언론은 사망선고가 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한다.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와 같은 외부효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언론 내부에서 스스로의 생존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명박근혜를 거치면서 언론이라 불리던 집단들은 스스로 찌라시가 되어가고 있다.

정부나 대기업에서 불러주는 홍보 자료를 받아쓰기해서 마치 기사인양 뿌려대고, 포털에 올라오는 실시간 이슈어만 수집해서 가십을 재생산하는 것이 언론이 됐다. 이제는 심층취재, 아니 일반 취재 능력도 상실한지도 오래다. 그도 그럴 것이 비판하고 깊이 파고드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부당해고했고, 이제 그들은 스스로의 살 길을 찾아서 대안언론을 만들었다. 이번 사건을 지나면서 기성언론들의 몰락과 대안언론들의 성장이 대비될 것이라 본다.

그 전에도 많이 있었고, 촛불집회 때의 아고라도 있었고, 천안함이라든가 여러 사건 사고들을 통해서 기성언론들의 안이함과 대안언론의 필요성을 실감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기성언론들의 카르텔이 무너지지 않았다. 어쩌면 더욱더 견고해졌다. 종편이라는 새로운 숨통도 터줬고 잠재 경쟁자들을 여러 수단으로 단단히 묶었다.

그래도 시대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소소한 사건들에서는 빈틈이 잘 눈에 띄지도 않고 위장해서 감춰버리면 되는데, 크고 긴박한 사건 속에서 빈틈은 여실해 노출된다. 기성언론들의 오보행진은 마치 바보들이 낭떠러지는 향해서 브레이크없는 자동차를 가속하는 것을 보는 듯하다. 그러는 사이에 대안언론들은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된다.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뉴스타파나 아프리키TV의 개인 방송의 신뢰도나 영향도가 기성언론을 능가하게 된다면 그 시작은 지금이라고 말해도 된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에 누군가 대한민국 언론사를 회고해본다면 지금 이 사건이 물줄기가 확 바뀐 시점이라는 것을 확인해줄 거다.

** 슬픔 속에 잠긴 이들을 위해서 사건의 명칭은 별도로 적지 않습니다.
** 다른 생각들도 많았지만, 당장의 생각 흐름에 맞게만 글을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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