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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2013년을 모두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연말정산이라는 것 때문에 2013년의 저의 돈 흐름을 다시 확인,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카드 사용액수를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민감한 개인 정보일 수도 있지만, 조금 추상적인 수준에서 보여드리고 또 누군가에게는 비슷한 과정/조언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같아서 공개합니다.

연말정산을 준비하면서 간소화서비스에 들어가서 2013년동안의 카드 사용내역을 뽑아봤습니다. 대략 1000만원 조금 밑도는 수준으로 1년동안 신용카드를 사용했습니다. 부양 가족도 없고 그렇게 과소비를 하지도 않고 또 예년처럼 비싼 물건을 구입한 것도 아닌데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습니다. 2011년도는 MBP를 구입했고 2012년에는 5DMk3를 구입했기 때문에 당시에도 약 1000만원 정도의 카드 총 사용액이 나왔는데, 2013년에는 특히 비싼 물건을 구입한 기억이 없습니다. (100만원짜리 렌즈는 하나 구입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항목에 얼마를 사용했는지를 정리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2011년, 2012년 등에도 비슷하게 정리를 했더라면 2013년도에 어떤 항목에서 얼마를 사용했는지를 비교할 수 있을텐데, 1년 전의 카드 사용 내역은 데이터가 없어서 그냥 2013년도 것만 봤습니다. (물론 카드명세서를 다시 확인해서 정리할 수도 있습니다만…) -- 카드 회사들이 왜 사용처의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요약해서 보여주지 않는 걸까요?

카드회사 홈페이지에서 사용내역을 조회했는데, 문제는 조사일로부터 1년전까지만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오늘을 기준으로 1년치, 즉 2013년도 초반의 사용내역은 무시하고 반대로 올해 월초에 사용한 것을 2013년도 내역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렇게 월별로 총합을 내봤습니다. 대략 최소 사용월은 45만원정도였고, 최다 사용월은 160만원정도가 나왔습니다. 최다월에는 앞서 말한 렌즈 구입비가 포함되어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약 50만원이 나왔고, 이 달을 제외하면 100만원정도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달입니다. 핸드폰 사용료나 기본 유류비 등의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매달 부식비 (식당 & 마트 등)로 20만원정도가 기본 소요되는 것같습니다. 이것을 기준으로 절기/명절 등에 따른 선물비나 항공료 (제주에서 대구, 저가항공이 없어서 왕복 20만원정도)가 더해지는 달도 있고, 간혹 자동차나 카메라 등의 장비수리비가 더 돌발적으로 지출되거나, 도서구입비 (1회 구입에 약 10만원)가 추가되기도 하고, 이런 저런 비용이 더해져서 월 50 ~ 100만원의 카드 사용액이 나옵니다.

이제는 사용처를 몇 개의 카테고리를 묶어봤습니다. 자동차 기름을 넣는데 사용되는 유류비, 식당을 이용한 경우는 식사비 (혼자 식사한 경우도 있고 다른 이를 데리고 가서 사준 경우도 있고), 마트나 편의점에서 잡화나 다과 등을 구입한 것, 그외에 항공료 (제주-대구), 사진관련 (카메라 및 인화), 핸드폰, 선물, 병원/약, 도서비 등으로 몇 개의 카테고리를 나눠봤습니다. 간혹 이 항목이 왜 들어갔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내가 이런 곳도 갔구나정도로 기억을 리마인드시켜줍니다.

항목별로 대강 정리하면 유류비로 약 200만원 정도가 소요되었습니다. 제주에 있으면 1년에 많으면 1만km정도를 운전합니다. (지금 자동차의 연비가 10 km/l이고 기름값이 약 2000 원/l인 걸 감안하면 1만km에 200만원이 나옵니다.) 단순히 출퇴근에 한한다면 월 10만원정도면 충분하지만, 사진에 다시 욕심을 내다보니 좀 많이 돌아다닌 편입니다. 이것보다는 많이 나왔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낮게 나왔습니다. 다음으로는 카메라 관련해서 렌즈와 삼각대 구입, 그리고 연초의 렌즈 수리비가 좀 많이 나왔습니다. 다음으로는 마트에서 사용한 것과 식사비로 약 100만원정도씩 소요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항목을 전년들과 비교해봐야하는데 확인이 불가한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 항목은 핸드폰요금과 항공료입니다. 아이폰5로 교체해서 기계값도 함께 나가는 것을 고려해야하지만, 약정된 통화시간과 SMS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면 많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신 데이터사용량은 매월 말에는 간당간당합니다. 여러 번 밝혔지만 약정된 통화시간/SMS를 대신해서 데이터 사용과 교환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보통 1년에 두번 내지 세번 고향에 가지만, 올해는 (추석을 생략한 대신) 장례식 등의 이슈로 4차례 대구에 다녀왔습니다. 이것들을 제외하면, 제주에 살기 때문에 절기마다 보내줘야하는 선물을 구입하는 비용이 필요하고, 예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도서 구입에도 지출이 있습니다. 그외 잡화 및 기타 등이 포함되어 총 1천만원정도를 카드로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항목별로 나눠서 보니 일부 항목에서는 불필요하게 사용한 것도 눈에 보이고, 도서 구입비처럼 적어도 예년만큼은 분발했어야 했는데라고 생각대는 부분도 눈에 보입니다. 식사나 마트비용처럼 전년도와 비교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항목도 있고, 핸드폰요금과 같이 아깝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눈에 보입니다. 그렇지만 200여건의 카드 사용 내역이 전혀 허투루 이뤄진 것은 아니고, 그래서 결과로 나온 1천만원에는 다 이유가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나 카메라, 렌즈 구입같은 장비교체 비용을 제외한다면 저는 1년에 6~700만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주에서는 현금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카드 사용내역과 저의 소비내역이 거의 일치합니다. 물론, 일부 선물이나 공과금의 경우 통장이체를 했기 때문에 카드 내역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부분도 있습니다.

조금 우발적으로 발생하지만 장비 구입/교체/수리 비용을 포함하면 1년에 생활하는데 약 1000만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 해서 월세 (또는 전세 및 대출 이자 등)도 꾸준히 나가고 각종 보험료 (자동차보험, 생명보험, 연금보허 등)도 고려되어야 하고, 또 각종 세금 (소득세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자동차세를 비롯한 재산세는 별도로 계산되어야 함)도 내야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자동차를 10년을 탄다고 계산해도 매년 300만원정도의 고정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지금은 젊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지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의료비의 부담도 커져갈 것입니다. 이런 것을 모두 감안한다면 성인 한명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만 하면서 살아간다고 해도 1년에 1500만원에서 2000만원정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은퇴 후에는 모든 식사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시간이 많이 남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이 돌아다닐 가능성도 있다는 것도 고려되어야 합니다.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1년에 2천만원, 은퇴후 10년을 살아남기 위해서는 2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갑자기 막막해집니다. 젊기 때문에 소요되는 취미생활비용이나 외식비를 줄인다고 가정해도 최소 1년에 1천만원, 10년이면 1억원이 필요합니다. 20대 중후반까지는 경제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하더라도 등록금/방값을 갚을 정도) 30 40 50대에는 가정을 꾸려서 집값/대출금, 자녀와 부모 양육비 등에 번 돈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그렇게 60대가 되어서 모아놓은 돈도 없이 은퇴를 해야 한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연금 및 복지가 잘 되어있다면, 아니 적어도 자기 이름으로 빚없는 집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그나마 괜찮겠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45세 이전에 빚없는 내 집을 마련하고 60세에 은퇴하고 은퇴 후에 20년정도를 더 산다고 가정한다면, 집 마련 후부터 은퇴전까지 매년 최소 1000만원을 저축해야 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만약 부부라면 2000만원이 필요하고, 물가상승분을 반응한다면? 집 마련 후에도 아이들이 여전히 경제생활력이 없다면? 부모님을 봉양해야 한다면? 텃밭이 있는 튼튼한 단독주택을 구입하지 않고, 우리 나라처럼 내구 수명이 짧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어서 노후에 다시 집 걱정을 해야 한다면...?

일단 집을 장만하기 위해서 회사 대출을 받고, 그렇게 회사 대출을 받으면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급하게 상승할테니 더 열심히 일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남들이 다 하는 즐기는 삶을 살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안정된 삶을 살 수도 없는 것은 너무 잔인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아니 살아남기 참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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